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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의 정거장 : 전주에 간다는 것이 진주에 내렸다/ 독백을 한다는 것이 고백을 했다/ 너를 배반하는 건 바로 너다/ 너라는 정거장에 나를 부린다/ 그때마다 나의 대안은 평행선이라는 이름의 기차역/ 선로를 바꾸겠다고 기적을 울렸으나/ 종착역에 당도하지는 못하였다/ 돌아보니 바꿔야 할 것은 헛바퀴 돈 바퀴인 것/ 목적지 없는 기차표인 것 … - 놓았거나 놓쳤거나 : 내가 속해 있는 대낮의 시간 한밤의 시간보다 어두울 때가 있다 … 세상에 확실한 무엇이 있다고 믿는 것만큼 확실한 오류는 없다고 생각한 지 오래다/ 불꽃도 타오를 때 불의 꽃이라서/ 지나가는 빗소리에 깨는 일이 잦다/ 고독이란 비를 바라보며 씹는 생각인가 … 누군가가 되지 못해 누구나가 되어 인생을 풍문 듣듯 산다는 건 슬픈 일이지/ 돌아보니 허물이 허울만큼 클 때도 있었다/놓았거나 놓친 만큼 큰 공백이 있을까 - 무소유 : 무소유로 살다 간 법정스님의 `무소유`란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던 김수환 추기경도 무소유로 살다 갔다/ 거미한테 가장 어려운 것은 거미줄을 뽑지 않는 것처럼/ 우리한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소유로 살아가는 것이다. - 바람의 이름으로 : 땅에 낡은 잎 뿌리며 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을 쓸어버리는 바람처럼 살았다/ 그것으로 잘 살았다, 말할 뻔 했다/ 허공을 향해 문을 열어놓는 바람에도 너는 내 전율이다 생각하며 길을 걸었다/ 그것으로 잘 걸었다, 말할 뻔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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