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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로 짧은 만화를 여러 엮어 구성되었다. 세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연애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데, 찌질해보일 수도 있는 순간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순간도, 가슴이 아린 순간도 보여준다. 비록 사물을 묘사한 캐릭터들이 나오지만, 만화 에세이 마냥 느껴졌다. 민요 작가에 대해서는 웃긴 생활툰을 그리는 작가로만 생각했다. 이 책에서도 사소한 개그들과 찰진 비유가 나오지만, 책 제목처럼 '그래도 사랑은'이란 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잔잔히 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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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얼마나 왔는지로 사랑의 깊이를 판가름 한다는 게 미친 소리 같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홧김에 마음속의 작은 불순물들까지 모조리 다 솎아내고 감정적 나체의 상황으로 대면할 때, 서로의 마음 구석구석 못난 흉터와 상처들이 눈에 익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사랑도 무르익는다. 잠시나마 맛봤던 헤어짐의 씁쓸함과 고새를 못 참고 머리를 내민 그리움이란 감정들은 하루 종일 쫄쫄 굶고 앉은 저녁 식탁 위의 제육볶음마냥 반갑고 기쁘고 심지어 고맙기까지 한 마음으로 변하곤 한다.
이것이 연애에 있어 싸움이 필수 불가결한 이유이다. -122p -------------------------------------------------------------------------------------- 남들 연애얘기를 들으면, 도무지 감정이입이 안되고 오글거리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책은 달랐다. 피식, 웃으면서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느샌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져왔다.
그래도, 정말, 사랑은, 할 수 밖에 없는가보다.. 퇴근 길에 읽다 마음이 가는 페이지가 있어, 한 귀퉁이를 적어두었다가 여기에 풀어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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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은…] 모두 살람을 해요 그래야 해요
네이버, 다음 웹툰의 미스터리 중 하나, "왜 이보람 작가는 정식 웹툰을 못가나". 네이버와 다음 웹툰PD들은 끝끝내 그의 도전 웹툰을 정규 편성하지 않았지만 다른 회사들은 꾸준히 그에게 일감을 맡기고, 그가 연재한 만화들도 꾸준히 책으로 나왔다. 몇달 전 드디어 다음에 정식연재되어 내 일처럼 기뻐 봉산탈춤 좀 췄더랬다. <그래도 사랑은…>은 그가 쓴 달달한 사랑 만화이자 웹툰으로 연재하지 않고 바로 책으로 낸 만화이다(출간하면서 맛보기 에피소드를 웹에 공개했긴 하지만 연재한 적은 없다). 민요작가, 2B, 이보람. 픽논픽(Fiction or Nonfiction), 퀴퀴한 일기, 어쨌거나 청춘 등등. 그녀를 어떤 키워드로 처음 접했든 그의 만화에서 묻어나오는 특유의 ‘웃기는 고자 언니’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가 처음 네이버 도전 만화에 등장했던 2009년부터 그의 웹툰을 훔쳐보고 있는데 댓글을 보면 유독 ASKY 여자들이 언니언니하며 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는 꾸준히 연애하였다. 네이버에선 ‘Fiction or Nobfiction’, 다음에선 ‘퀴퀴한 일기’로 연재한(책은 <퀴퀴한 일기>를 제목으로 출간되고 있다) 그의 일상만화에서 그는 잊을만하면 연애가 시작되었음을 은근하게 보여주곤 하였다. 그리고 그 에피소드들은 "작가, 연애하신다?!" 소리가 절로 나오게 달달하였다. <그래도 사랑은…>은 그가 서른이었을 때 자신의 연애 내공과 역사와 철학을 총동원해 그려놓은 만화이다. 만화의 주인공인 커플들부터 심상치 않다. 편지봉투군과 편지봉투양, 물조리개군과 화분양, 수캐군와 암캐양. 빵 터지며, 처음엔 이거 망상만화야? 경험에 기만한 만화야? 하고 헷갈렸다. 그리고 책을 계속 읽다보니 이 의문은 곧 무의미해졌다. 그의 ‘Fiction or Nobfiction’처럼 세 커플의 이야기는 허구든 실제든 중요하지 않았다. 결국은 ‘모두 살람(사랑)을 해요 그래야 해요’라는 교훈, 공감과 감탄.
누군가에겐 이 세 커플 모두 자신의 이야기 같고, 누군가에겐 썅년(놈)과 호구가 걸리겠고, 누군가에겐 따라할 수 없고 하기도 싫은 사랑이 있을 책이다. 하지만 ‘내 사랑’은 아니었어도 ‘우리 사랑’이긴 한 흔해 빠지고 보편적인 범지구적 연애의 단상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와중에 잊거나 안해봐서 따라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곤 메모 충동을 느낀다. 그래서 처음엔 그림 중심으로 가볍게 후르륵 읽었는데, 다시 읽으니 보이고 밟히는 글들이 있었다. 연애하고픈 2030 처녀총각들에게 추천한다. 연애세포 마구마구 자극한다. 누군가에게 굉장히 잘해주고 싶고 누군가를 굉장히 좋아하고 싶게 한다. 읽고 많이 사랑하자. 무생물마저 연애하며, 세상 만물이 꽁냥꽁냥하다는데 분하지 않은가. 인생 짧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