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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 어느 여대생의 책상이다. 전공서적은 왼쪽에 아무렇게나 펼쳐져있다. 시험기간이지만, 아까부터 소설책을 보고 히죽거렸다 책상정리를 했다 시험과는 상관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 새벽 2시쯤 되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한 번 쉬더니 밀어뒀던 전공서적을 앞으로 가져온다.
Scene #2 아까 그 여대생이다. 손이 안보일정도로 자판을 두드려대고 있다. 내일은 과제제출마감일이다.
대학 1학년 때, 나는 '어느 여대생'이었고 '아까 그 여대생'이었다. 시험기간만 되면 난 정말 모든 것이 재미있었다. 갑자기 안하던 아이메이크업이 궁금해지고 책장에 모셔놓고 읽지 않던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딴짓과 딴짓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새벽 2시를 넘기면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과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제가 주어지면 자료수집만 하다가 정작 작성할 때 모아둔 자료가 너무 많아서 선별과 정리로 허덕였다. 그런데 [미루기의 기술]이라니? 나는 미루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책표지에서는 이 책을 '늑장부리고 빈둥거리고 게으름 피우면서도 효율적인 사람이 되는 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 방법은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있다면 알고 싶은 마음에 의심 반 호기심반으로 책을 열였다.
[미루기의 기술]은 일종의 자기기만이다. 해야할 일을 미루지만 이 특성을 오히려 활용한다. 먼저, 목록(우선순위목록)이 중요하다.
p24:가장 긴급하고 중요해 보이는 일들이 위쪽에 있다. 그러나 목록 아래쪽에도 수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들은 있다.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은 목록 상단의 일들을 하지 않을 방편이 된다. p27:상단에 올리기 적합한 일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명확한 기한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둘째, 엄청나게 중요해 보인다(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요약하면, 미루기의 기술이란 위에 있는 목록을 하지 않을 요량으로 아래에 있는 목록들에 시선을 돌리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혹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루기쟁이는 미루면서 죄책감도 느끼지 않을 것같지만 사실은 이와 다르다. [미루기의 기술]의 저자 존 페리 교수는 미루기쟁에 대한 믿음이 있다. 바로 미루기쟁이는 귀차니스트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귀차니스트가 방바닥을 긁는 사이, 미루기쟁이는 상단에 있는 일을 미루고 그 보다 아래에 있던 많은 일을 해낸다. 그런데 상단에 있는 일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황당하지만, 자체소멸하기도 한다. 누가 대신 해준다든지 할 필요가 없어졌다든지 하는 식으로. 하지만 미루기에도 적정선은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장치같은 것을 마련해야한다.
안전장치 1:할 일 목록을 만든다. 가능하면 더 작고 부담이 덜한 하위 과제로 나눈다. 여기서 더 중요한 점은 하지 말아야할 일도 포함시킨 다는 것이다.(ex:이메일을 확인하지 않는다) 안전장치 2:알람시계를 활용한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꼭 연관검색어를 누르게 되고 어느새 무아지경에 이른다. 알람시계는 이 최면상태를 깨기 위해 위한 것이다. 안전장치 3:부지런한 사람을 곁에 두자 부지런한 사람들이 일을 하는 동안 그들을 칭찬해주고, 체계적인 미루기쟁이로서의 재주를 살려 그들이 절대 엄두도 못내는 비교적 덜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하는 방법이다.
읽다보면 궤변같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은 정말 흠칫 놀랄 정도로 속을 내보인 것 같다. Scene #2의 '아까 그 여대생'은 완벽하게 과제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에 자료를 넘치도록 모아두었다. 그리고 아래 목록에 있는 일들을 하면서 '과제제출'이라는 상단의 과제를 미뤘다. 여유를 가지고 쾌적한 공간에서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주일중에 그런 날이 갑자기 찾아오진 않는다. 이러다보면 '아까 그 여대생'은 제출전날 퀭한 눈으로 모니터를 노려보게 된다. 저자는 완벽주의가 미루기로 이어진다고 한다. 완벽주의는 환상일 뿐인데 여기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완전한 결과를 내도 좋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하고, 완벽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을 경우의 비용과 편익을 따져 보는 습관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강약조절'이라고 달리 표현해보니 이해가 좀더 쉬웠다. 시간과 비용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과업에만 매달리지 말고 강약조절을 하면서 주어진 과업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저자가 미루기쟁이에 대해 방어적으로 변명하는 것 같지만 변명을 넘어 '우린 달라'라고 말한다.
p163:체계적인 미루기쟁이는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인간은 아닐지 몰라도,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자유로이 발산하게 내버려두면 체계적인 업무 습관을 고수할 경우에 놓쳤을지 모를 온갖 종류의 일들을 성취해낼 잠재성 있는 인간이다.
재치있는 말투와 곧 죽어도 '우린 다른 것 뿐이야'라고 맞받아치는 항변에서 오히려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미루기쟁이에 대한 강한 믿음 때문이었다. 미루기쟁이는 잠재성 있는 인간이고, 미루는 습관이 있긴 해도 나름대로 생산적인 삶을 산다. 체계적인 미루기쟁이가 되지 못할 바엔 차라리 미루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이유에서든 미루는 일이 생길 것이다. 고집스런 노교수의 믿음을 깨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아차. 하나 빼먹었다. 아까 그 Scene #1의 '어느 여대생'. 걔는 상단에 올리지 말아야할 것을 올렸다. 시험공부는 명확한 시간이 정해져있고 단언컨데, 중요하다. 내 학점은 소중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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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기의 기술 The Art Of Procrastination>, 우리의 대부분은 '체계적인 미루기쟁이'들이다! Written by. DdAm* 미루기의 기술? 오호! 제목부터 '어머, 이거 내 얘기 아니야?' 라며 왕성한 호기심을 보이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미루기의 기술>은 위트 넘치는 철학교수, 존 페리가 자신의 '체계적인 미루기' 성향을 토대로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오히려 체계적인 미루기가 효율적인 면도 있으며, 그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근거를 들어가는 책이다.
잠깐!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저자는, 단순한 미루기를 강조하는 것이 아닌 '체계적인 미루기'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늑장만 부리고, 내가 아닌 타인에게 떠넘기려는 생각으로 미루고 미루기를 반복하는 단순 미루기가 아닌, 미루기를 통해 다른 효율적인 일들을 해나갈 수 있는 '체계적인' 미루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미루기의 기술>은, 고대 철학자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다'에서부터 의문을 품고 시작된다. 합리적인 동물인 인간은 왜! 다이어트 중에도 쿠키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데드라인을 어기며, 알람시간에 맞춰 잠에서 깨지 못 하는가! 그렇다. 아마, 앞서 말한 세 가지 사례에만 적용해봐도 우리 모두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합리적인 인간'에 반기를 든 철학자들은 존 페리 이전에도 많이 존재해왔다. 오스카 와일드는 '인간은 이성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성을 잃는 이성적인 동물이다'라고 했으며, 버트런드 러셀은 '흔히 인간을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말한다. 나는 평생토록 이걸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아 헤맸다'라고 했을 만큼 우리는 그다지 합리적이지 못한 동물에 불과하다. 인간은 '합리적이기만 한 기계'가 아닌 '욕구, 신념, 충동, 변덕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이성에 의해서만 움직일 리 만무한 존재다.
저자는 체계적인 미루기를 통해, 유익하지만 겉보기에 덜 중요해 보이는 다른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체계적인 미루기란, 최우선 순위에 있는 일들을 지금 당장 실행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체계적인 미루기로 인해 뒤따라오는 부가 혜택을 읽을 때면 '오호- 이거, 미루면서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겠는걸?'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될 것이다. 체계적인 미루기 도중 어떠한 일은 상황에 의해 하지 않아도 될 일로 될 수도 있으며, 영화<멜랑꼴리아>의 커스틴 던스트의 캐릭터를 예로 들어가며 조급해하지 않아 침착과 평정심으로 오히려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한편, 체계적인 미루기를 통해 어떠한 일을 정말 하고싶어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으며, 기다림을 통해 일을 처리할 때의 유용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루기는 미덕이 아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저자도 동의한다. 미루기는 미덕보다는 결점에 가깝지만, 체계적인 미루기 습관으로 오히려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뿐만 아니다. 우리 대부분은 한 번 쯤은 미루기를 해봤을 것이며, 실행과 달리 마인드에서는 미루기의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 미루기쟁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이 <미루기의 기술>이다.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미루기의 효율성이 잘 정리된 책<미루기의 기술>. 자칫 합리적인 부지런쟁이 유형에 가까운 독자들의 눈살을 지푸리게 만들 수도 있는 책이지만, 스스로 부지런하다고 생각해왔던 필자조차도 이 책을 읽으며 무릎을 연타로 쳤고, 보다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차분히 업무를 해나갈 수 있게 됐으니 좋은 책이라 말하고 싶다.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루기를 고쳐나가려는 독자들을 위해 수록한 논문 및 책들의 일부를 읽으면 왠지 체계적인 미루기쟁이가 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거센 파도처럼 밀려온다는 점이다(크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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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루는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것 또한 기술이다. - 존 페리 저/강유리 역/21세기북스/2013/자기관리/성공학
늑장 :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태도나 행동
오랜만에 재미있는 자기계발서를 읽었습니다. 저도 가끔씩은 자기계발서를 읽지만 싫어하는 이유는 책 속에서 단편적인 사람이 되라고 권하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저는 미루기형 인간입니다. 「미루기의 기술」을 읽으면서 저 또한 미루기형 인간임을 깨달았지요. 하지만 수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미루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계획적인 삶을 살라고 권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일을 미루는 것이 잘못 되었다 하여 계획적이게 살아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시키는대로 하였지만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려웠고 스트레스만 받으며 책을 덮어버리기 일수였지요. 이미 자기계발서의 내용은 대리만족으로 남겨두고 계획적인 삶은 고이 접어 책 속에 봉해버립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미루는 것만이 잘못된 것인가? 계획적인 삶과 미루기의 삶 중 어떤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옳고 그른지의 선택은 본인에게 달려있습니다.
「미루기의 기술」이 재미있다고 느껴진 이유는 나와의 비슷한 저자의 모습과 계획적이고 기계처럼 살아야 하는 삶에서 시원시원하게 일을 내일로 미루라는데 공감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누구나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하고, 내일로 일을 미루지 않기 위해 오늘 열심히 일을 합니다. 약간은 이기적이지만 생각해보면 오늘 일을 끝내도 내일은 내일의 일이 생기게 되지요. 또한, 제가 일을 미룬다면 누군가가 그 일을 대신 해줄 수도 있습니다.
나는 왜 미루기쟁이일까. 어떻게 일을 미룰까. 이 책을 읽으면서 불연듯 왜 내가 일을 미루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루기쟁이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입니다. 이에, 체계적인 미루기는 이 부정적인 특성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는 기술(p.23)을 의미하지요. 미루기의 부분 중 가장 공감갔던 부분은'당신이 체계적인 미루기쟁이라면 머릿속으로 어렴풋이, 혹은 어딘가 메모지에라도 며칠, 몇 주, 몇 달,심지어 몇 년 안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두거나 적어 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체계적인 미루기쟁이인 당신은 무엇보다 중요해 보이지만 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일 때문에 겉보기에 덜 중요해 보이는 일에 먼저 매달리는 스타일일 것이 틀림없다."(p.55) 저도 버킷리스트나 해야 할 업무리스트는 작성해 둡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1,2 순위에 있는 업무부터 처리하는 것이 아닌 그의 하위나 리스트 목록에도 없는 기타 부수적인 업무부터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나도 그래!'라며 저자의 글에 공감하기를 눌러 주고 싶었지요. 덕분에 저의 첫 업무리스트에는 '내일 아침에 스마트폰을 쳐다보지 않는다!'라는 실현 가능성 있는 것부터 목록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미루기 쟁이에게는 장기간, 혹은 광범위한 업무 리스트는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저자처럼 일을 미룸으로써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 적은 없습니다만 저자의 미루기 기술에는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나보다 심한 사람이 있구나. 그런데 이런 사람이 철학과 교수라니!'라고 생각도 들었습니다. 너무 많은 부분이 공감갔습니다. 그리고 저의 업무 스타일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도 '수직형 정리자'보다는 '수평형 정리자'이거든요. 어떤 서류든 책상에 지저분하게 쌓아서 펼쳐놓고 일을 한답니다. 잘못 되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것 또한 하나의 업무 스타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제 업무 스타일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계획적인 삶에 지쳤다면 일을 미뤄보는 것이 어떨까요. 사실 우리는 너무 시간의 마감에 쫓겨 살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리고 계획적인 삶과 미루는 삶 두가지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어쩌면 미루기가 안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미루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 또한 효율적인 하나의 기술이지요. 어떤 기술이든 올바르게 잘 사용한다면 타인에게는 '0점'짜리 기술일지라도 저에게는 '100점'이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루기의 기술」 핸디북이 나온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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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늘도 Wunderlist에 할일을 적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하지 못하죠. 특히 마감일자를 확실히 적지 않은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가장 상위에 올려놓은 일이지만 부담만 가득할 뿐 정작 미루기만 할 뿐이죠.
뭔가 죄책감이 계속 들 뿐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집니다. 당신이 죄책감을 가지는 저 상위의 일....하지만 당신은 그 아래 있는 일의 다수를 해내고 있지 않은지.
생각의 전환
그렇습니다. 사실은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몇가지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매일매일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 부분에 착안해 미루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미루기를 죄악시 하지 않고 미루기를 하는 성향자체를 활용하여 오히려 이루는 일이 더 많도록 하는 창의적 방법론이라니!!!
자신이 미루기쟁이라 답답하다면 한번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모든 것을 해결할수는 없겠지만 미루기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그것을 이용하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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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버렸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었다면 착착 해낼 수 있을텐데, 꼭 마감까지 일을 끌고 온다. 자책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스스로 위안하게 된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뤄야 내일 덜 심심하다는 이유를 갖다붙이며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위로한다. 가끔은 마감에 쫓겨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름 즐거운 시간이 된다는 생각도 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미루기의 기술>이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일을 자꾸 미루는 것이 아예 당연한 듯 습관이 되어버린 나에게 잘 미루는 기술이라도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어쩌면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지리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제목 자체에서 오는 느낌보다 내용이 더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이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솔깃한 책이었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자 이런 말이 나왔다. 웃음이 나오며 공감하게 된 글이었다. "모레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 마크 트웨인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내가 이른바 '체계적인 미루기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 장면에서 나도 마찬가지로 체계적인 미루기쟁이였나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조언에 기죽고, 스스로 게으르고 잘 미룬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부분이었다.
1930년에 로버트 벤츨리는 <시카고 트리뷴>지에 한 칼럼을 실었는데, "누구든 그 순간 원래 하기로 되어있는 일만 아니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보며 어찌나 공감하게 되던지.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미루기쟁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룬다. 체계적인 미루기는 이 부정적인 특성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미루기가 곧 무위도식을 의미하지 않는다는게 핵심이다.
22쪽
생각보다 여러 방면으로 설득력있게 구성된 책이었다. "나는 미루는 습관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결점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142쪽)"라는 말에 공감한다. 미루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항상 미루는 것때문에 스스로 자책하지 말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힘을 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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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 대학 철학과 교수가 쓴 '미루기의 기술'은 마감 시한이 임박했음에도 늑장 부리고 빈둥거리고 게으름 피우는 우리 대다수를 위한 책이다. 하지만 이분의 게으름을 위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첫 장에서부터 늦장 부려도 용서되는 책이라니 흥미롭다. 하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책인 듯하다. 할 일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데 어떻게 미루기의 기술이 용납이 되겠는가? 읽을 책들이 밀려있고 계획을 세워 놓아도 할 일들이 줄어들지 않는다. 아직까지 일들을 미루고 만들어 놓는다. 그런데 이 사람 일을 받아 놓고는 탁구 치지를 않나…포테토 칩을 먹으면서 여유 부린다. 존 페리 교수는 '미루기'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일을 해내는" 방식의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그것을 '체계적인 미루기'라고 부른다. 그래도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존 페리 교수의 자기만족…자아도취…가 가득한 책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은 합리적으로만 행동하지 않는다. 더는 일을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조차 호시탐탐 시간을 낭비할 기회를 노리며 정작 해야 할 일은 될 수 있으면 오래 피하고만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런데 일다보니 왠지 성격 급한 사람은 이러한 책은 피해야 할 듯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늦장 부리고 미루고 따른 것들만 생각하고 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까지 이렇다하게 저자처럼 일을 미루거나 해본 적이 없었다. 단, 기한이 느긋한 일은 말이다. 그러한 것은 여유롭게 시간을 잡아서 느긋하게 하게 된다. 마감일이 다가왔다. 우리는 얼마나 일을 미루어 가면서 지혜롭게 해결을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을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며 느릿느릿 꾸물거리며 늑장을 부리다가 뒤늦게 심신의 고통은 물론 경제·사회적 손실을 경험하게 된다. 시험을 앞두고 책상정리나 인터넷서핑에 빠져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학생, 차일피일 늦추던 원고의 마감을 앞둔 작가 언론인도 “늑장 부리지 말고 진작 매달릴 걸”이란 뼈아픈 후회를 반복할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약을 먹고 세수를 하고 다시 잠을 잔다. 이렇게 매일을 지켜 나가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못할 때가 있다. 미루기를 통해 그 원인과 행태를 파악하는 한편, 늑장 정복을 위한 생활지침을 제시한다. 미루기의 요인으로 흔히 완벽 주의적 기질을 지목하지만 저자는 그보다 “충동성, 매 순간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성향”을 내세운다. 충동적인 사람들은 미리 계획을 세워 일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심지어 일을 시작한 뒤 쉽게 산만해지고, 그 과정에서 늑장이 몸에 배어가면서 요령을 부리는 그의 실용적(?) 기술을 엿 볼 수 있는 기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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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미루기를 변호하고자 했던 저자의 뜻을 받들어 만든 가상의 재판 기록입니다. 그가 미루기의 변호를 맡은 것은 미루기가 안겨준 심적위안과, 의외의 성과, 그리고 변호인과 미루기의 오랜 친분이 아니었겠냐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날 재판은 스르로 합리적이라 생각하며 평생을 살아온 '나 이성' 판사가 맡았으며, 원고측 검사는 항상 자기 검열로 완벽한 인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전 두엽'씨가 맡았다. 존 페리 변호인은 이들과 수준을 맞추기 위해 감정에 휩쓸리는 인간이란 뜻으로 '감정 돌'이란 가명으로 참석했다. 피고는 항상 느긋함으로 한 평생을 살아온 '만만 디'씨와 그의 배후조정 세력 '미 루기' 씨였다. 다음은 재판 속기록의 일부 발췌 내용이다. 전 두엽 :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 '미 루기'씨는 매번 업무의 기한이 도래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만만 디 씨의 실행을 감언이설로 기만해 지연시킨 바 있습니다. 이는 조직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만만 디 씨의 사회적 지위와 평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바 있습니다. 이에 미 루기 씨가 만만 디의 일상에서 정년 퇴직 나이인 만60세까지 '격리'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바입니다. 변호인 : '미 루기' 씨가 의도적으로 업무의 성취를 지연시켰다는 것은 일견 일리가 있는 주장 입니다. 하지만, 미 루기 씨의 업무지연 유혹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9일 금요일 밤 만만 디 씨는 다음 주에 있을 '하반기 기획 보고서 발표회' 파워포인트를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만만 디 씨와 미 루기 씨의 대화 내용입니다. 미 루기 : 만만 디, 천천히 쉬엄쉬엄 해. 어짜피 금요일 밤인데 토요일 일요일도 있잖아. 만만 디 : 잔소리 말어. 오늘 이거부터 끝내놔야 내일 또 검토하고 연습도 하지. 미 루기 : 오늘 왜이리 까칠해. 잘 생각해봐. 너 지금 그거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너 얼마전에 새로 오픈한 홈페이지 들어가 봤어? 사람들 댓글이 그렇게 많은데 지금 그거 모른척 할거야? 어떻게 오픈한건데. 그리고, 어제 어머니가 말했자나. 너 그렇게 운동 안 하 면 혈압 올라서 약먹어야 할 지 모른다고. 운동은 안해? 그리고 오늘 너 좋아하는 영화 '와바타'도 한다잖아. 천천히 해. 니가 그래도 굳이 하겠다면 별 수 없고. 만만 디 : 아참. 그게 오늘이었나. 흔들리면 안되는데... 아니다. 일단 운동은 나를 위한거니깐 한 시간 돌고 들어오자. 미 루기 : 그래 돌면서 잘 생각해봐.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감정 돌 : 결국 만만 디 씨는 이 날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못했다고 원고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존경하는 재판장 님, 만만 디 씨는 사실 프리젠테이션 대신에 세 가지 일이나 해냈습니다. 운동과 홈페이지 관리, 그리고 보고 싶었던 영화 시청입니다. 아시겠지만, 이 일은 시간이 남아 돌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일들입니다. 연필 몇 자루 깎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하더라도, 미루기쟁이는 절대 스스로 연필을 깍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더 중요한 다른 일을 하지 않을 방편이 된다면 미루기쟁이는 어렵고 중요한 과제들을 때맞춰 수행할 의욕을 느끼게 된다. (p.23) 감정 돌 : 전 두엽 검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 때문에 그 날 프리젠테이션을 망쳤다고 (전두)엽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얻은 것과 잃은 것의 손익계산만 뿐만 아니라, 심리적 위안을 준 사실도 있습니다. 사실 만만디 피고는 그 날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부담감으로 쉽게 잠을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일들을 처리하면서 시간이 부족하게 되자 이제 업무처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부족 하면 프리젠테이션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도 스스로 용인할 수 있기 때문이요. 나는 완벽주의가 미루기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둘 사이의 연관성을 진작 발견하지 못한 이유는 나 자신을 완벽주의자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완벽하게, 혹은 완벽에 가깝게 해낸 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완벽주의자임을 깨닫지 못하는 미루기쟁이들이 많다. (p. 38) 감정 돌 : '미 루기' 씨가 '만만 디'에게 준 선물은 더 있습니다. 지난 밤에 그의 어머니가 시키신 쌀과 현미 분리작업은 어떻습니까. 미루고 미루고 있었는데, 때마침 그의 어머니가 들어오시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만디, 혹시 쌀과 현미를 벌써 분리해 버린것은 아니겠지? 생각해 보니 내일 아침은 잡곡밥으로 먹어야겠다. 똑똑한 우리 아이가 다행히 일을 안했구나." 즉시 즉시 했더라면 얼마나 큰 에너지 낭비를 할 뻔 했습니까. 체계적인 미루기쟁이로 살 때 따라오는 멋진 부가 혜택 중 하나는 가끔씩 할 일 목록 상단에 적혀 있던 중요한 일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p. 129) 감정 돌 : 조직과 사회에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만만 디 같은 인간은 빛과 소금이 될 수 없음은 이 자리를 가득 메운 방청객 여러분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는 효율적이고 획일화된 인간 대신 체계화를 벗어난 창의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업무 수행을 해 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때문에 저는 '미 루기' 씨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마지막으로 마크 트웨인의 불후의 명언을 최후의 변으로 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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