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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이 화려한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료시카와 조선 소녀들의 상징과도 같은 수수한 모습의 검정치마. 이 두가지의 낯설지만 독특한 조합은 책 표지를 보자마자 '무슨 사연일까'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다.
'마트료시카'는 인형 속에 똑같이 생긴 또 다른 인형이, 그 안에 또 하나, 그 안에 더 작은 또 하나...이렇게 같지만 다른 자신을 내안에 여러개 간직한 러시아 전통인형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 마트료시카와 주인공 쑤라를 함께 빗대어 가는 과정이 너무나 좋았다. 부모님의 귀화로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조선의 독립을 위해 남몰래 애쓰다 사라져버린 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하나 하나 발견해가는 쑤라의 모습. 작가는 아마도 우리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시대의 절망적 상황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두려움 속에서도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낄 줄 아는 쑤라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우리들도 꿋꿋이 또 다른 '나'를 찾아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건 아니었을까.
책을 읽으며 아픈 역사를 마주하면서 분노와 안타까움의 눈물이 수차례 반복했지만,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가장 강하게 남은 느낌은 '절대 잊지 말고 기억해야 겠다'였다. 일제의 탄압 속에 강제징용으로 낯선 러시아 땅으로 가게 됐지만, 정작 해방이 되고 나서도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그 아픈 역사를 꼭 간직하고 기억해야겠다.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역사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배워나가야 하는 되도록 많은 어른들 이 책을 꼭 봤으면 좋겠다. 술술 읽히지만 여운은 깊고 오래가는.. 그런 책을 만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