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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의 진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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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서울과 근교의 산책길을 누비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해외여행길에서도 방문한 도시를 산책하기도해서 도시산책이라는 개념에 눈을 뜨게 된 셈입니다. 최근에 윤미래의 <발터 벤야민과 도시산책자의 사유>를 읽은 데 이어 이창남의 <도시 산책자>를 읽게 된 이유입니다. <발터 벤야민과 도시산책자의 사유>가 <일방통행로> 등 발터 벤야민의 저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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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서울과 근교의 산책길을 누비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해외여행길에서도 방문한 도시를 산책하기도해서 도시산책이라는 개념에 눈을 뜨게 된 셈입니다. 최근에 윤미래의 <발터 벤야민과 도시산책자의 사유>를 읽은 데 이어 이창남의 <도시 산책자>를 읽게 된 이유입니다. <발터 벤야민과 도시산책자의 사유>가 <일방통행로> 등 발터 벤야민의 저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 <도시 산책자>의 경우는 도시산책의 역사로부터 시작하여 발터 벤야민,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이상, 박태원 등의 시선을 통해 근대 파리, 베를린, 도쿄와 경성에서의 도시산책의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근대 이전에는 거북이를 끌면서 한가롭게 도시를 산책하던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만, 도시가 폭발적으로 발전하게 됨에 따라 도심의 거리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한가롭게 산책을 할 상황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는 근대 대도시에서의 산책과 현대 대도시에서의 산책의 의미를 비교하기도 합니다.


이창남은 산책자라는 주제를 장 자크 루소의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만, 비슷한 시기의 임마누엘 칸트 역시 도시산책에서 빠트릴 수 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입니다. 도시산책이라는 주제로 쓴 글이 없어 주목받지 못한 것 아닐까요?


현대에 들어서도 벤야민이나 크라카우어의 도시산책의 전통을 잇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하철에서 책 읽는 여자>의 크리스틴 페레플뢰리와 <바깥 일기>의 아니 에르노, <도시 탐구기>의 로버트 파우저는 물론 최근에 읽은 우리나라의 작가로는 <지하철 독서 여행자>의 박시하, <교토의 밤산책자>의 이다혜, <도쿄적 일상>의 이주호 등이 생각납니다. 도시산책이라는 주제를 정리해볼 생각에서 읽어본 책들입니다.


20세기에 활동한 발터 벤야민이 18세기의 산책자와 구분되는 산책자의 유형을 제시했다면 오늘날의 도시산책자들은 21세기의 도시산책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18세기의 도시산책자들이 철학적 몽상가였다고 하면, 벤야민이 이야기하는 20세기의 산책자는 “사회적 야생성 한가운데에서 끊임없이 부유하는 알 수 없는 익명의 인간”으로 애드거 앨런 포의 ‘군중 속의 남자’와 같은 존재로 재탄생하였다는 것입니다.


벤야민은 도시산책자의 행동특성을 두 가지로 파악하였는데, 하나는 찻집에 자리 잡고 앉아 무형의 대중을 관찰하는 사람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개인의 고독에서 벗어나 대중 속에 섞여드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군중 속의 개인을 산책자와 구경꾼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산책자가 자아에 몰입하는 사람이라면 구경꾼은 자아를 벗어나 외부대상에 몰입하고 몸을 맡기는 탈자아적 행태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20세기에는 이동수단의 발달로 인하여 전지구적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어 지구촌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저가항공의 발달과 이용객의 증가, 그리고 인터넷 사용의 보편화와 정주민이 가졌던 삶의 경계들을 유동화하는 매체의 발달은 도시산책자들의 유목을 일국적 현상이 아닌 초국적 현상으로 만들고 있다.(44쪽)” 21세기의 유목적 대중은 국경을 넘는 여행자이거나 인터넷을 배회하는 전자적 산책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국경을 넘는 트랜스내셔널 산책의 개념은 단순한 여행의 의미를 넘어 ‘문화적 전이와 개념적 재위치의 자기 성찰적 과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45쪽)”라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살고 있는 서울의 산책에서 국내 도시는 건너 뛰고 지구촌의 다양한 도시를 찾고 있는 저는 돌연변이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y*****2 2025.07.02.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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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매개로 한 근대화에 대한 사회문화적 분석
"산책을 매개로 한 근대화에 대한 사회문화적 분석" 내용보기
#도시와산책자 #이창남 #사월의책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book #bookreview 로런 엘킨의 “도시를 걷는 여자들”을 읽으면서 산책자( 그 책에서는 걷는 여자 플라뇌즈라는 신조어를 저자가 만들어 소개했다. 걷는 남자인 플라뇌르에서 나온 말)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나 스스로 매일 한시간 걷기를 실천에 옮기려 애쓰고 있는데, 걷기는 가장 간단히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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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산책자 #이창남 #사월의책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book #bookreview
로런 엘킨의 “도시를 걷는 여자들”을 읽으면서 산책자( 그 책에서는 걷는 여자 플라뇌즈라는 신조어를 저자가 만들어 소개했다. 걷는 남자인 플라뇌르에서 나온 말)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나 스스로 매일 한시간 걷기를 실천에 옮기려 애쓰고 있는데, 걷기는 가장 간단히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이고, 걷다보면 신체 뿐 아니라 왠지 머리 속도 맑아지고 그 과정에서 나의 일상을 또는 읽고 있던 책을 한번씩 되새기게 된다. 평범한 일반인인 나도 이럴진대, 지식인- 예술가 산책자들은 어떠했을까?

이 책에서 산책자는 그 의미가 매우 확장된다. 트랜스내셔널하면서 (즉, 국경을 넘는다) 여행도 하지만 (여행자처럼 랜드 마크도 열심히 방문하지만) 산책자의 마음을 가진 자로, 장소와 상관없이 산책할 때처럼 주변을 관찰하는 그 마음을 가진자다.

19세기 프랑스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 남작의 대대적인 파리 대정비사업에서 비롯한 근대 도시의 출현은 인근 제국주의 도시들, 나아가 식민도시들로 확장된다. 그 도시를 걷게 된 직장인들(노동자와 구분되는)은 꽉 쫘여진 시스템에서의 탈출을 조성된 대로변( 당시는 파사주)의 영화관, 백화점 등을 거닐고 출입하면서, 여행을 하면서 실현한다. 그 과정에서 산책자들은 군중속에서 스며들면서 일체감을 느끼고 그 와중에 고독을 느끼고, 스쳐지나가는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벤야민, 크라카우어 등 산책자들은 군중의 모습에서 집 밖을 떠도는 유목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통 사회에서 정주하던 사람들과 상반되는) 그들이 끝없이 탈출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주하고자 하는 목마름을 읽는다. 이율배반된 그 의식은 동경, 경성으로 오면서 서양인들이 동양을 대할 때 느끼던 무의식과 식민지 청년들의 복잡한 심경으로 연결된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진출로 인한 변화가 전통적 가치관과의 괴리로 불편하게 드러난다. 근대도시의 허영적 면모와 공간적 개방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입장에 따라, 젠더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파리, 베를린, 동경, 경성을 거닐다’라는 부제 답게, 각 도시마다 산책자들의 의식이 달라서 재미있다. 특히 일제 식민치하의 경성을 배경으로 이상의 시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나혜석을 통해서 본 분석은 내가 한국인이라서 더 와닿았다.

산책을 매개로, 근대 사회로 바뀌면서 도출된 여러 사회 변화를 유명 사상가들의 시각을 통해 관찰, 분석한 책이다. 지금까지 나는 그저 느긋하게 걸으며 삶의 활력을 찾고자 하는 산책을 했는데, 산책자의 진화에 슬쩍 발 하나 얹어보는 것도 괜찮네.
p******p 2022.01.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