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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기본 질서로 자리 잡은 요즘과 같은 시대에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 보이는 건 금물이다. 적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의미 없이 드러낸 약점은 언젠가는 결국 적에게 발목을 잡히게 만든다. 개인 아닌 국가 차원에서도 이는 통용된다. 각국은 국경 없는 열린 정부를 지향하지만, 그 와중에도 정말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판단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한 방어선을 구축한다. 소위 핵심 정보를 캐어내기 위한 첩보 활동은 비단 1960~1970년대에만 있지 않았다. 냉전이 비화됐던 시대와 달리 이제는 서로를 존중하는 듯 한 뉘앙스를 항상 취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더 난해해졌을 따름이다. 소련이라는 거대한 국가가 존재하던 시절에 비한다면 국제 질서는 상당히 온순해진 듯도 하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거대 나라가 이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으며, 이에 대항하거나 이를 견제할 세력이 아직은 분명치 않다는 점이 우리 사회가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가 군대를 갖고 있으며 자국의 영토를 지키기 위한 활동에 열을 올린다. 이 점은 미국 군대도 기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바다. 그런데 미군은 이 단계를 뛰어넘는 활동을 현재 펼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의 사례를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집단이 바로 미군이다. 이들 국가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그 먼 곳까지 자국의 군대를 파견하는 일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었다. 그들은 수시로 언론에 승리했으며, 상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말을 건네고는 한다. 미국과 영국 등을 중심으로 한 사고에 너무도 익숙한 우리는 그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은 적이 많다. 이와 다른 사고를 한다는 것은 심지어 위험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분단국가라는 상황은 지배적인 사고를 고착화시키는 데에도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다수가 생각하는 게 언제나 진리는 아니다. 해당 국가의 언론이나 이슬람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의 언론, 아니 그 곳에서 실제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심상찮다. 미군이 이야기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 담긴 진술을 그들로부터 듣는 일이 잦다. 우리가 안정이라고 말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안정일까. 내 주변에 언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고, 나의 친지가, 자녀가, 내 자신이 언제 죽어도 하등의 이상함이 없는 상황을 안정이라고 불러야만 한다는 사실에 그들은 저항감을 드러낸다. 그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마치 독수리 오형제라도 된 것 마냥 지구 전체를 수호하는 활동으로 여겨지는 바에 스스로를 내던지고 있다. 타국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내정간섭이라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이러한 움직임은 제국주의적 흐름이 어느 정도 사라진 후부터 비롯됐으며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다. 1900년대 초반이었더라면 제국주의 열강과 그렇지 않은 집단으로 세계는 분명히 갈렸다. 자본의 흐름을 앞서 수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철저히 제국주의 열강이 원하는 시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서 강대국이라 하여 어느 한 국가를 짧은 시간 내에 완벽히 점령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제 아무리 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미국이라 하여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이권의 힘을 통해 권력을 거머쥔 미국의 위정자들은 소위 ‘워싱턴 룰’을 폐기할 수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관점을 수정해가면서까지 계속해서 전쟁을 수행했다. 과거 같았으면 위기 상황이라 부를 수 있는 전쟁 등에 개입해 조속히 이를 끝내는 게 그들의 기본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위기는 끝장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오히려 너무도 자연스러운 질서다. 계속되는 위기가 극적인 상황으로 발전하지만 않도록 끊임없이 주시하는 것이 새로이 미군에게 요구되는 태도다. 전통적인 개념의 승리와 패배에 집착할 필요가 사라졌다. 꼭 전쟁 등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를 위기로 규정짓고 개입하기 시작하면 되며, 그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혼란을 지속적으로 호소할지라도 그들의 눈에 이것이 ‘정상’이라면 그것은 곧 정상이자 승리다. 공화당에 비해 민주당은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드높여왔다고 우린 믿어왔다. 그렇지만 클린턴이나 오바마도, 여느 대통령 못지않은 예산을 군사 부문에 쏟아부었고, 어마어마한 군사력을 해외에 파병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 물적 자원과 인력이 해외 어딘가가 아닌 자국을 위해 쓰였더라면 폐허가 되어버린 디트로이트에 생기가 돌 수도 있으리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군비 감축은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로서도 한 번 즈음은 고려해볼 만한 것이다.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통일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꼭 필요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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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이 벌이고 있는 전쟁에 대하여 비판적인 책이 하나 나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