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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기와에 이은 까만 기와. 빨간 기와에서 린빙과 친구들의 우정과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사고들, 혼란스러운 시기이지만 빨간 기와에서 학생들은 그들 나름의 신나고 유쾌한 중학교 생활을 보낸다.
빨간 기와를 졸업 하고 나서 린빙은 친구들과 까만 기와에서 만나게 된다. 함께 다시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이들은 점점 변해간다는 것을 서로가 알게 모르게 느끼게 된다. 중학생 때의 사소하게 지냈던 일상들이 지금은 고뇌와 각자의 고민으로 가득차있게 되고, 즐거울 것만 같은 생활도 예민에 가득찬 채 신경이 곤두서있기만 하다. 하지만 이 변화는 서로에게 소홀해져 있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인생과 삶이 점차 뚜렷해지기 시작하고 서로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은 나의 중심대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아름다운 것도 미워보이고 꺼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대로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바라본다면 각자 그대로의 의미와 포부를 담은 채 꽉 찬 열매처럼 쓸데없는 것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린빙도 까만 기와에 다니면서 주변 사람들의 성장 모습과 변화 과정을 지켜봐오면서 자신도 나름대로의 의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타오훼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하면서 부끄러워하는 소년의 모습도 보여주고, 친구를 위해주는 의리 있는 청년의 모습도 보여준다. 짧은 것 같은 이 까만 기와에서 생활에서 린빙은 원치 않은 일도 겪고 슬픔과 후회를 겪기도 하면서 많이 성장을 하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수이칭이 군대에 들어가면서 잠바 하나를 린빙에게 주고 간다. 그 잠바 주머니에 문득 손을 넣었다가 린빙은 마수이칭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던 자신이 타오훼이에게 썼던 편지가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린빙이 그동안의 경험으로 성장을 하지 않았더라면 반응이 달라졌을까?
'나는 바람 속에 잠시 멍청히 서 있다가 찬바람이 일렁이는 큰 강을 바라보았다. 편지가 파닥파닥 바람에 나부꼈다. 나는 그 편지를 강물 위로 날려 보냈다. 편지는 강물을 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졌다 하며 흘러갔다. 해 질 무렵, 나는 이불을 짊어지고 적막한 백양나무 가로수 길을 걸어 학교에서 빠져나갔다. 내 뒤로 빨간 기와와 까만 기와가 남겨져 있었다. 그 모습 그대로 영원히!' (본문 395쪽 마지막 부분)
자신이 타오훼이와 이뤄지거니 접점이 생길 수도 있었던 기회를 마수이칭이 차단한 것이라고 느낄 수도 있는데 린빙은 아무렇지도 않게 마음 속에서 아예 버린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내려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들 많이 변하였지만 그 중에서는 린빙이 제일 많이 변한 것 같다. 확 변한 것이 아니라 그래도 자신의 추억과 여러 기억들 그대로, 또 그들이 기억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영원히 간직하며 서서히 어른으로 성장해나가면서 변해가는 것이다. 사소한 까만 기와에서의 생활과 재미난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본받기도 하고 공감 하며 읽어야 더 좋을 것이다.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 보는 그 순간 내가 점점 성장해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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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빨간 기와>로 작가 차오원쉬엔의 이름은 이제 내게 낯설지가 않다. <빨간 기와>에서 중학교를 빨간 기와로, 고등학교를 까만 기와로 이미 언급한 바 있었던 탓에 <<까만 기와>>는 더 흥미를 느끼고 읽을 수 있었다. <빨간 기와>가 불안정한 시절에 사춘기를 보내는 중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라면 <<까만 기와>>는 빨간 기와의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빨간 기와>에서 린빙은 고등학교를 입학하지 못하게 되지만 학교 생활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꿋꿋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웠기에 절망적이기 않을 것임을 시사했기에 이후의 삶이 무척 궁금했는데 이렇게 주인공을 다시 만나게 되니 무척이나 반갑다. <빨간 기와>에서는 이제 막 청소년이 된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면, <<까만 기와>>는 청소년에서 청년이 되어가는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세상이 뒤집히는 틈바구니 속에서 나는 뜻밖의 행운으로 까만 기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덕분에 내 미래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본문 9p)
노동자의 일원으로 편입되어 가난하고 척박한 노동자의 삶을 묵묵히 견뎌 내며 꾸역꾸역 살아갈 자신의 미래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받아들이기로 가까스로 마음먹었던 린빙은 고등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게 된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은 탕좡 마을 출신의 탕원푸가 권력을 잡으면서 탈락된 학생들 중 몇을 골라 입학자 명단에 올리고, 합격자 명단에 올랐던 몇 명이 탈락되면서다.
두창밍과 탕원푸의 끝나지 않는 권력다툼 속에 린빙은 운명의 장난처럼 그렇게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이러한 권력 다툼은 학교 내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빨간 기와에서도 언급되었던 백곰보와 스챠오완의 불륜이 양쯔에 의해 들통이 나고 쑤펑에 의해 백곰보는 쫓겨나게 되지만 백곰보의 복수로 추락하게 되고, 여전히 강가 움막집에 살고 있던 왕루안 교장 선생님의 내력을 알게 된 린빙과 친구들은 왕루안 교장의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왕루안을 쫓아냈던 왕치완 교장 대신 왕루안을 다시 교장 자리에 올라설 수 있도록 돕는다.
시간이라는 건 참으로 묘해서 빨리 가기를 애타게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점점 더 더디게 가면서 사람의 애를 태우게 마련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모든 끈기를 동원해 시간의 톱니바퀴 속에서 시련을 견뎌 내었다. (본문 196p)
까만 기와에 과분한 교사였던 아이원 선생님이 담임으로 오게 되면서 린빙은 예쁘지는 않았지만 우아했던 아이원 선생님에 대한 동경과 도움으로 문학에 대한 열정을 다시 꿈꾸게 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해 힘겨워하던 자오이량은 결혼계획과 함께 자기 인생을 다시 설계하려하지만 비파에 대한 동경이 그를 힘겹게 한다. 빨간 기와시절부터 좋아했던 타오훼이에게 고백하지 못 하던 린빙은 용기 내어 편지를 쓰지만 답장을 받지 못하고 타오훼이 주변을 돌면서 짝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린빙과는 비둘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던 대장간의 푸사오추안과 메이쯔의 불륜과 애증의 관계, 지주 집안의 양원푸와 그가 좋아하는 샤렌상의 끊을 수 없는 인연의 고리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또 다른 인생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린빙의 모습 등이 연작소설처럼 그려졌다.
<<까만 기와>>는 독자들로 하여금 청년이 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청소년의 인생과 사랑 그리고 우정에 관한 갈등과 혼란에 관한 타인의 삶을 통해서 생각의 폭을 넓혀갈 수 있게 된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지 못하여 혼란을 느끼는 등장인물들이 지금의 자리에서 새로운 삶을 설계하려는 과정은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되짚어보는 성찰의 기회를 줄 수 있을 듯 보인다. 이 작품에서 보게 되는 또 다른 재미는 권력으로 달라지는 인간의 모습과 본성이었는데, 왕루안과 왕치완 교장을 통해 그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났으며, 선과 악이 공존하는 쉬이룽의 모습도 그러하다.
중3 딸아이의 가장 큰 고민은 진학문제이다.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찾아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아직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딸아이에게 고등학교 입학은 지금 가장 큰 장벽이다. 이 작품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길이 아닌 자리에 서서 고민하고 갈등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인물들을 볼 수 있었기에 딸아이에게 이 책은 자신의 위치와 진학에 대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 싶다. <빨간 기와>와 더불어 청소년의 심리 묘사를 섬세하게 그려낸 <<까만 기와>>는 학교 생활 모습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절망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부여해 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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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주니어 서평단이 되어서 처음 받아본 책이 이 '까만 기와'라는 책이다. 책 뒤쪽에' 우리시대 최고의 성장 소설'이라고 써 있어서 기대가 앞섰다. 주인공이 린빙이 생산대의 노동자에서 까만기와(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된 탕원푸와 두창밍이 서로 권력을 가지기 위한 이야기로 글이 시작되었다. 권력자였던 두창민이 초등학교 교사였던 탕원푸에서 말의 싸움이었던 '대변론'에서 참담히 무너지면 권력이 점차 탕원푸에게 옮겨졌다. 린빙의 글재주를 알고 있었던 탕원푸가 린빙을 까만기와에 입학시키게 된다. 그 이후는 린빙의 까만기와에서의 생활을 다루었는데.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글쓰기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린빙이 아이원 선생님과 만나면서 기교적인 글이 아닌 정말 살아있는 글에 눈을 뜨게 되고, 비극으로 끝을 낼 뻔 했던 푸사오추안,야오망,메이쯔, 친치차는 야오야오라는 아기를 통해 사각관계의 끝과 더불어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꿈꾸던 삶과 달라진 사람도 있고 자신의 꿈을 찾아 점점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도 있다.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린빙과 친구들을 보면서 나 자신도 조금씩 성장해 갈 내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린빙을 생각하면 내가 편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구나..... 다음 스토리가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되면서도 혹시 안좋은 일 이라도 생길까 걱정되기도 한다. 린빙과 마수이칭이 어떻게 더 성장할지, 야오야오가 잘 성장할지도 무척 궁금하다. 어서 다음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 자신의 정체성이나 앞으로의 삶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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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기와 마음이 자라는 나무 036 차오원쉬엔 지음 푸른숲주니어
전편, '빨간 기와'에서 '까만 기와(고등학교)'에 못 들어가게 된 린빙은 노동자로 일하다가 탕원무가 진잠자리에 오르면서 까만 기와에 들어가게 된다. 까만 기와에서는 전편 '빨간 기와' 보다 권력을 잡기 위한 대립이 더 중점적으로 나오고 있다. 두창밍과 탕원푸, 그리고 왕루만과 왕치한. 차오원시엔 특유의 감성적이고도 가감없는 문체와 함께 좀 더 차분한 고등학교 생활 안으로 들어간다. 탕원푸는 진잠자리에 오르지만 얼마 안되어서 물러나고, 닷기 두창밍 권력을 잡는다. 셰바이찬의 활약으로 왕루안을 물러나게 만든 거지 모녀를 찾아내고 진실은 밝혀진다. 왕치한은 쫓겨나고 왕루안은 다시 교장이 된다. 그리고 아이원 선생님을 만나게 된 린빙은 작문에 대한 꿈을 피워나간다. 린빙의 비파 라이벌이였던 자오이량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결국 가업을 물려받는다. 하지만 염색 공장이 화재로 불타면서 자오이량의 삶도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푸사오추안, 야오망, 그리고 메이쯔, 친치차의 사각 관계는 결국 야오야오라는 아기로 헤피엔딩을 맞는다. 샤렌샹은 결국 양원푸와 약혼하지만 그에 대한 혐오는 여전하다. 샤렌샹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양원푸는 샤렌샹과 친치창의 관계를 밝힌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혼자가 된 마수이칭은 해병에 입대하고, 린빙은 마수이칭의 옷 속에 있는 전해지지 못한 타오훼이에게 바치는 연애 편지를 발견한다. 지난 번, '빨간 기와'를 읽었을 때, 린빙이 고등학교에 올라가지 못해서 이걸로 끝이구나... 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이렇게 이어져서 반가웠다. 정말 소설처럼 아름답게 끝나는게 아니라 정말 우리의 실제 삶처럼 가감없이 그 본 모습을 드러낸다. 린빙이 까만 기와를 졸업한 후에 어떤 삶을 살게 될지도 궁금하기만 하다. 2013.9.18.(수) 이지우(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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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에 관련된 책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은데,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까만 기와는 성장소설이라고 못박기에는 애매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중심에는 까만 기와로 불리는 학교 자체가 주인공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까만 기와를 중심으로 학생들과 교직원 그 주변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까만 기와는 빨간 대문과 빨간 기와를 쓴 차오원쉬엔의 작품이다. 빨간 대문과 빨간 기와를 먼저 읽지 못하고 까만 기와를 읽게 되었는데, 빨간 기와를 읽어 보니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의 순서대로 읽는다면 책을 이해하기가 쉽고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까만 기와의 시대적 배경은 문화대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시대인데, 지금의 중국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 책 속에 들어있다. 대혼란의 시기였던 그 때 사람들의 모습 역시 혼란에 빠져 있었고, 그때의 모습은 우리 나라의 60년대도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아홉 개의 이야기가 연결 지어져 있다. 대토론 대회에서 이겨 두창밍을 누르고 진장을 자리에 오르는 탕원푸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탕원푸가 진장에 오르고 얼마지나지 않아 탕원푸는 쫓겨난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린빙은 탕원푸 덕분에 고등학교인 까만 기와에 들어 올 수 있게 되었다. 문화대혁명으로 대혼란이 일어나던 중국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학교 관리인 백곰보와 스챠오완의 이야기, 린빙이 좋아하던 소녀 타오훼이, 특히 린빙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던 아이원 선생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평소 글 솜씨가 있다고 생각했던 린빙에게 형편없다고 이야기 하고는 선생님을 책을 내어주고 읽고 쓰는 연습을 하게 했고, 자신의 방에 린빙을 오게 해서 책을 읽게 하고 글을 쓰게 해서 학교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아이원 선생님은 린빙을 제자로 정말 아꼈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자 농사를 짓겠다고 나섰다가 그마저 포기하고 가업인 염색공장에서 일을 하던 친구 자오이량. 마음잡고 열심히 염색일을 배우고 장가도 가려고 준비 중이었지만, 염색공장에 큰 불이 나게 되고,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었다.
이 때에는 중국의 경제가 이렇게 발전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까만 기와를 다녔던 린빙이 경제를 발전시킨 주도적 역할을 한 세대였을까? 아마 그 시절 고등학생이었던 사람들이 경제 발전의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힘든 시절을 겪고 이겨냈던 힘으로 경제를 일으킬 수 있었던 힘을 얻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힘들었던 과거의 모습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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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원쉬엔의 <빨간 기와>가 중학생들의 좌충우돌 성장기였다면 이 책 <까만 기와>는 그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어 벌이는 소소한 일상을 그리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니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에 살았던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 중 하나가 강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배를 타고 이웃집에 가는 장면이나 강물 사이에서 자라는 갈대를 베는 장면 등은 도무지 연상이 되지 않아 내 멋대로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한층 성숙해지고 어떤 일을 할 때도 행동이 먼저 앞섰던 빨간 기와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이제는 사리분별을 따질 줄 아는 까만 기와에서의 생활은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한때는 유마디 중고등학교를 만들고 학교를 이끌었지만 학교나 돌보는 일꾼으로 강등된 왕루안과, 기세등등한 왕치한 교장 선생님의 처지가 순식간에 완전히 뒤바뀌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해도 그런 식으로 처지가 바뀔 수 있는 것인지. 그 상황이라면 대개의 사람들은 치사해서라도 거기에 있지 못할 텐데 왕치한이 잘 지내는 걸 보면서 그게 바로 문화 차이가 아닌가 싶었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사회주의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빨간 기와>에서 분명 린빙은 고등학교를 들어가지 못했는데 어떻게 까만 기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의아했었는데 책을 읽자마자 의문이 풀렸다. 그러한 의문을 품을 것을 생각한 작가의 배려라고나 할까. 여하튼 권력구도가 바뀌면서 린빙은 운이 좋게도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한때는 권력자였던 아버지의 위세를 등에 업고 친구들을 깔보았던 자오이량의 몰락을 보며 인생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기도 하고, 그런 친구를 보며 속으로 고소해 할법도 하지만 되려 친구를 돕기 위해 거짓말까지 하는 린빙과 마수이칭, 셰바이싼, 야오싼촨을 보며 어찌 보면 사람의 기본 속성은 선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어떤 커다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라면 유마디진 고등학교에 다닌 아이들은 모두 훌륭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줬겠지만 여기서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등장한다. 중간에 죄책감 때문에 학교를 옮기는 야오싼촨과의 이별 장면은, 참으로 썰렁하다. 그러나 정말 슬프다. 남자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으며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 것일까. 작가 또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아릿하고 아련하다.
특별한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니고,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지만 삶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되는 책이다. 사실 전편격인 <빨간 기와>를 읽으면서는 요즘의 청소년 소설과 달리 밋밋하고 특별한 주제도 없는 것 같아 불만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소설도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소설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나 보다. 문득문득 이 소설의 장면이 기억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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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빙을 통해 본 중국 소년 성장기>
중국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터라 작가의 이름부터가 낯설다. 읽지는 않았어도 흐름은 대강 알고 있었다. 과거 영미 소설권을 벗어나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던 동양권 작품은 아무래도 일본 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지금 일본 작가의 작품도 많이 소개되지만 눈에 두드러지는 것은 중국 작가의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청소년 소설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차오원쉬엔이라는 작가는 이미 적지 않은 작품이 한국에 소개된 듯하다. <까만기와>의 연작인 듯 보이는 <빨간 대문>, <빨간 기와>를 비롯해서 <사춘기> 외의 다수가 익숙한 제목이다. <까만기와>에는 고등학교 시절이 주로 다루어진다면 비슷한 등장인물들의 초등학교 시절은 <빨간 대문>중학교 시절은 <빨간 기와>에서 다루어지고 있는가 보다. 전작을 읽지 못해 아쉽지만 이 작품과의 첫대면으로도 충분히 작가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첫느낌은 비슷하지만 낯설음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권이지만 중국은 또 다른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마오쩌뚱이 이끄는 문화대혁명의 시기와 맞물리면서 권력을 잡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대립이 빈번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진다. 첫이야기부터 탕원푸와 두창밍이라는 두 인물이 권력을 잡으려는 과정이 그려진다. 당시의 상황을 모르니 그 과정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다소 있지만 변화하는 시기에 주인공 린빙을 둘러싼 주위의 반응은 충분히 감지된다.
학생에게 선생님은 어떤 존재일까? 지금이야 많이 다르지만 과거 우리에게 선생님은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고귀하고 높은 존재였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교사들은 교사가 되는 과정이 조금은 달라서 유심히 보았다. 학벌이 좋고 집이 좋아서 교사가 되기 보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줄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교사가 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까만 기와를 만든 왕루만 교장이나 린빙을 까만학교에 추천한 탕원푸 등등.
중심 사건이 있다기 보다 린빙의 성장과정을 통해서 소년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경험들이 이 책의 주를 이루고 있다. 첫사랑의 가슴앓이도 하고 자신의 글재주를 알아봐주는 여선생님을 애틋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젊은 치기에 싸움도 하고...그리고 재미난 것은 자신이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화수분같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린빙의 성장과정에 무엇을 남겼는가?라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는 성장과정에서 무엇을 지나쳐왔는가?라는 물음과 같을게다. 때로는 나와 상관이 없는 듯하지만 수많은 일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경험하기도 하면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 입대를 위해 떠나는친구와 그의 손에 남겨진 첫사랑의 러브레터에 미소짓게 되는 것은 서로가 달라도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와 애틋한 그리움 때문이 아닌가 싶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거나 뇌리에 남는 주제를 주기 위한 필력이 난무하는 글보다 이런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는 듯하다. 예전에 읽었던 시모무라 고진의 <지로이야기>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하나는 중국이 하나는 일본이 배경이지만 두 주인공 모두 성장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