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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듣다가 '보호종료'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생경하면서도 왠지 가슴 한편이 아려왔다. 보육원을 갓 나온 '열여덟 어른'이 처음으로 마주한 그 세상은 얼마나 낯설고 무서울지...중년 어른인 나조차도 세상이 버거울 때가 많은데 아직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우리가 너무 쉽게 '보호종료'를 해 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보호종료』는 윤혜숙 작가의 첫 단편 소설집으로, 보호종료아동의 현실을 다룬 내용 외에도 세상의 장벽에 맞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려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라진 얼굴」은 학원 괴담처럼 학생들의 얼굴이 하나둘 사라져 가는 이룸 기숙 학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곳에서 1등을 갈망하는 유진은 학습 멘토인 수연에게서 2년 전 실종된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1등 자리와 자신의 얼굴을 맞바꾸어야 한다면 학생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사라진 얼굴」은 간결하면서도 무심한 듯 주고받는 학생들의 대화에서 오히려 그들의 절박한 심정이 잘 드러나, 치열한 입시 경쟁에 내몰린 청소년들의 심리를 군더더기 없이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돌멩이」는 절친했던 친구 간의 우정이 균열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저렸던 작품이다. 태석과 강우는 시험 조작으로 왜곡된 우정을 약속한다. 우정의 본질을 외면한 대가는 태석이 집어 든 돌멩이의 향방에 달려 있다. 태석이 강우에게 돌멩이를 겨냥하는 순간, 우정은 부정된다. 강우는 일찌감치 관계의 변화를 예감하고 태석에게 절교를 선언하는데, 단순한 짐작과는 달리 강우에게 또 다른 고민이 있진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보호종료」는 보호종료아동의 현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소소한 일상의 갈등과 연관 지어 현장감 있고 진정성 있게 다룬 작품이다. 보호종료아동인 성복은 사회적 편견에 맞서 자신의 신념을 용기 있게 드러내지만 현실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다. 험난한 홀로서기 속에서도 보육원 출신의 친구들은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또 다른 희망을 품는다. 성복에게 냉담했던 다린이 점차 마음을 열고 성복과 가까워지게 되는 전개 과정은 반전을 더해 설레기까지 하는데.... 시련을 견디며 훌쩍 성장해 버린 아이들의 마음이 곱고 귀하게 와 닿는 작품이다. 「로드 스쿨러」는 이 책을 접하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된 단어이다. 천재 기타 소년인 장우는 맹목적으로 학업에만 전념하다가 우연히 편의점에서 로드 스쿨러인 은철을 만난 뒤로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적당한 때란 없어. 지금이 바로 적당한 때라는 거지. 친구들, 모두 힘내자고’라며 말하는 은철의 메시지는 자기 자신을 마주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향한 응원이기도 하다. 「스카이콩콩」은 실종된 가족이 외계 종족으로 변해 다른 행성에 존재한다고 믿으며,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우성과 은하는 각각 아버지와 언니의 실종을 두고,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으로 어쩌면 사라진 가족이 외계인이 되어서 다른 행성에 존재할는지도 모른다고 여긴다. 결국 둘은 외계 행성의 존재를 직접 찾아 나서는데, ‘은하계에 존재하는 어떤 외계 종족은 스카이콩콩을 타고 행성 간을 이동하는 점프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지’라고 여기는 주인공의 상상은 가족 찾기라는 과제를 넘어 또 다른 시작을 보여 준다. 청소년들은 미성숙한 대상이 아니라 이미 독립된 인격체이며 완전체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어른들의 고정 관념과 편견 속에서 아이들을 단순히 보살핌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걸음마를 처음 배울 때 넘어지는 방법부터 스스로 터득하듯이, 어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청소년들은 훨씬 더 강인하고 지혜로울 수 있다. 그들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마음껏 꿈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사회적인 제반 환경을 갖추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 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기성세대인 어른들이 먼저 읽어 봐야 할,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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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를 지나가기전에 한번쯤 우리아이들이 읽었으면 하더라구요^^집단속에서의 권력과 차별에 대해 아이들이 헤쳐나가야하는 세상이 험난할 수 있지만, 한번쯤은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은 책을 통한 간접 체험에서 나오는것 같네요~ 그런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