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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만 보아서는 불교신앙 서적인 줄 알았다. 아니면 적어도 스님의 수필집정도는 되어보였다. 대학 1학년때 친구 한 명이 이 책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난 그때 이렇게 물었다. "너두 절에 들어갈려구..?" , 지금생각해보면 그저 웃음이 나온다. 이 책의 저자는 스님도 아니요, 독실한 불교신자도 아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목조건축물 전문가요, 또한 건축을 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목수이기도 하다. 즉, 불교 신자의 입장에서 보는 사찰, 절이 아니라 순수히 목수의 입장에서 보는 한국의 사찰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불심이 없이 사찰을 지을 수 있겠는가...
이러한 생각은 이 책을 읽음으로해서 더욱 명확해 진다. 1000년전 신라인들이 그들의 불심을 표현하기 위해, 지금의 경주 남산과 석굴암, 불국사 등의 유물을 남겼듯이...., 그 역시 불심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할 지라도, 불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경까지도 외우고 있는 사람이다. 거기에다가 역사에 대한 지식을 곁들어 설명해 줌으로서, 사찰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절의 입구라 할 수 있는 일주문부터, 왜 절이 거기에 있는지, 그리고 탑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금당은 어떻게 보는지 등이 나와있다. 부록으로 약간은 어려울 수 있는 명칭들에 대한 용어를 해설까지 해놓아주었다. 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이 책을 한번 읽고 절에 가게 된다면 이전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상깊은구절]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대웅전 장중하고 화려한 통도사 대웅전 법당에 가거던 부처님 앞에 나아가 절을 올려야 하느니라. 그렇게 배워왔어서 그런지 허전하다. 이 대웅전에는 부처님이 앉아 계시지 않는다. 부처님이 없는 대웅전에 들어온 것이다. 불단이 비었다. 불단의 장엄만이 도저할 뿐이다. 대웅전 내부는 화려한 단천의 장엄으로 인하여 한층 돋보이게 되어 있다. 더구나 불단 앞 중앙간 천장의 장식은 매우 장중하다. 다른 대웅전에서 보기 어려운 그런 화엄이다. 이 대웅전은 건물이 좌우로 긴 장방형 평면이 아니다. 불단이 있는 쪽이 깊은, 앞뒤로 장축이 형성된 그런 건물이다. 마치 서구의 교회당이나 신전처럼 그렇게 깊다. 다른 대웅전과 다른 점이다. ...(중간생략).... 자장 스님이 귀국하셔서 통도사를 개창하고 부처님 두골, 치아, 사리를 봉안한다. 당시의 것은 아니라도 이 금강계단에 지금도 봉안되어 있다고 하고 거기에 정례드리기 위하여 대웅전을 계단 앞에 세웠다. 계단에 바로 석가세존이 계시니 구태여 불산을 따로 만들어야 할 까닭이 없다. 그래서 대웅전에 부처님이 들어앉지 않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