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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꼭 베토벤의 음악을 준비하라~ 임야비.... 작가의 이름에서부터 이 소설은 우리를 매혹한다. 소설을 안읽은지 십년은 된것 같은데 검은 책표지에 어렴풋이 보이는 달걀과 산란일자... 병아리가 알을 깬다는건 하나의 세계를 부셔버리는거라는 말처럼 이 소설은 내가 알던 유전학 내가 알던 클래식 음악 내가 알던 연극 내가 알던 소설의 세계를 산산히 부셔버린다. 유전학적 희귀종의 탄생 닭에게 생긴 이 변화를 신을 흉내내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유전학을 만나 닭에게 유리한 사람에게 유리한 솎아내기를 거쳐 어마어마한 결말을 빚어낸다. 샤말란 감독의 영화에서처럼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읽는 모두의 심장은 마구 두근거리게 될것이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듣는 사람처럼 이 책의 사랑 연극을 읽는 모두의 가슴은 심히 말랑거려질것이다. 수학의 정석을 공부하는 고등학생처럼 이 책의 유전학적 이야기를 읽는 모두의 머리는 과히 팽팽돌게 될 것이다. 제인의 마음에 공감하며 피터의 아픔을 함께 하며 리처드의 야망에 수긍하며 앤의 화사함에 감복하며 이 책을 읽은 사람과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결말 이후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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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된 동기> 필명을 쓰신거 보면 자신을 밝히고 싶지 않으신 것 같아요. 임야비 작가님께서 제가 싱가포르 북클럽에 참여하고 있을 때, "유리알 유희"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2년이 조금 지났는데도 아직 생각나는 강연 입니다. <핑갈의 동굴>과 푸코의 <미의 역사>, <추의 역사>를 거쳐 조이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까지 살짝 거치고 가는 토요일 오후 시간이였어요. 항상 "아름다움" 혹은 "예술"이라는 것이, 먹고 살만한 것들의 자기 과시라는 생각이 조금은 깔려 있었어요. 그러나, 음악과 미술, 문학을 다 아우르는 통섭의 강연은 아름다움 그 자체로, 삶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예감이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강연자 님이 느끼는 그 깊이를 이해해줄 만한 사람이 드물 것 같고,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 분이 책을 썻다고 하니, 그것도 지금같은 역병의 시대에 바이러스로 전멸하는 인류에 대한 과학 소설을 썻다고 하니 너무나 궁금해졌어요. <내용은..> 어느 날, 달걀 껍질에 시간이 찍히는 돌연변이 닭이 발견됩니다. 클락-헨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닭은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인간이 원하는 형질 - 먹고, 입고, 싸우는데 필요한 형질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살처분하는 과정을 통해 원하는 종자를 얻어냅니다. 닭의 생존과 번식 본능을 억제하고 인간에게 유리한 형질을 위한 선택 과정이 잔인하리만큼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했던 조작된 진화의 끝은 변형된 인류의 전멸을 불러오는 새로운 바이러스 였습니다. 이 책의 화자는 난소가 없어 여성성을 상실한 여성 과학자 입니다. 클락헨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는 그녀가, 연구소 설립부터 마지막 날까지 적어내는 기록입니다.
"바르도의 링컨"이 마치 합창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면, 이 소설은 더 큰 시청각 경험입니다.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장면은, 연극 무대 처럼 극본이 들어와 있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파티에 나오는 부분들은 슈베르트와 독일 가곡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읽을 땐 "옴브라 마이 푸"를 틀어놓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7XH-58eB8c 전람회의 그림을 보러가는 대목에서는, 그림과 음악이 같이 나오는 이런 영상을 보면서 읽어나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8z1_A-Zlbw&t=5s 이 소설은 이 대통섭의 장면 위에 과학 이론을 얹은 거대한 지적 유희입니다. 생명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 생존의 역사도 짧은 시간을 거쳐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이 거대한 우주적 푸가에서 , 편의함을 위해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결국은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을 앞당기는 결과가 아닐까.. 특히나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시점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이 책은 누구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그리고 책에 나오는 음악과 미술 작품들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공감각적인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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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나면 많은 것을 배웠다는 느낌이 들게할 만큼 저자의 다양한 지식과 시도가 들어있는 소설이다. 사실 소설 한 권에 소설, 희곡과 보고서 등 다양한 형식이 들어있고 특히 유전학과 음악, 미술에 관한 다양한 상식들이 많이 들어 있다. 표지에 저자가 '의학을 전공'했다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리고 보면 주인공의 이력 소개에 '전직 생물학과 교수, 유전학 박사...결국 작가가 가장 잘 어울린다'라고 써 있는 것이 저자 소개와 같은 느낌이 든다. 바벨이 무너진 이유는 언어가 달랐기 때문이다...이 문장은 평소 내가 생각하던 것을 너무나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 같아 내겐 의미 있었다. 결국 우린 같은 언어로 소통하더라도 그 의미를 다르게 이해함으로써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 주인공의 이름 '제인'은 딱 한 번 나온다. 그리고 그 주위의 사람들은 앤, 리처드, 피터와 같이 친숙한 이름들이다. 그런데 설정은 한국인지 미국인지 모호하다. 이름이나 식문화, '해군 제독'같은 용어는 미국이란 느낌인데, 회를 먹는 문화, '어른이 부탁하는 데'와 같은 표현, '제과점', '산업통상자원부'와 같은 한국이나 동양식도 보인다. 말투나 문체도 여성적이라기보다는 중성적으로 의도적으로 쓴 것 같다(앤의 목소리가 중성적이라는 표현은 나온다. 이유는 리처드를 제외하곤 모두 성 정체성에 문제를 조금씩 갖고 있다). 아마도 범세계적 작품을 염두에 쓰지 않았을까? 보고서가 #1~7까지는 제대로 가다가 갑자기 번호가 건너 뛰어 파본인 줄 알았다. 거기다 책 앞의 Contents나 순서와 거의 맞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보면 이것이 그녀가 간신히 찾은 여백에 이 작품이 씌어졌다는 것을 알게해 주는 단서가 있다. 그러니 그런 것은 염두에 두지 마시길.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유전자를 담은 로봇, 복제 능력에만 충실한 DNA 등)를 기본으로 제임스 조이스(율리시스), 헤르만 헤세(유리알 유희) 등의 영향을 많이 받은 표시가 난다. 그러니 그러한 분들에게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쯤 보면서 음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혹시라도 내용이 노출될까봐 줄거리나 내용은 쓰기 어렵다. 이 책은 확실한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전학을 우리가 어떻게 이용하고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할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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