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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로그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 는 더 이상 유행이 아닌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사람들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궁금해 하고, 공감하며 때로는 위로를 받고 작은 희망을 얻기도 한다. 현정원 작가의 수필이 내게는 활자화 된 브이로그와도 같았다. 어떻게 활자가 영상의 video가 될 수 있느냐 묻는다면, 작가가 걸어간 곳, 만난 사람, 먹었던 음식, 함께 놀았던 동물들까지 마치 눈앞에 비디오를 보듯 선명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까지 더해져, 나에게는 그 어떤 영상보다 생동감 넘치고 눈뿐만이 아닌 오감이 즐거웠던 독서라 말할 수 있다. 작가는 독자에게 말을 거는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현정원 작가는 절대 독자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경원의 며느리 이야기 손자이야기...... 며느리도 손자도 없는 나는 할 수 없이 내 이야기..... (세 잔의 차 중에서) 작가는 책속에서 아무도 의식하지 않는다. 편집도 근사한 삶에 보정도 없어 보인다. 그냥 할 수 없이 내 이야기를 하듯 조용히 혼자서 읊조린다. 누가 듣든 말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마 자신의 글을 누드에 비교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기에 오히려 독자쪽에서 카메라 렌즈를 작가에 맞추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이건 어디까지나 작가의 일상을 열심히 뒤쫓아 간다는 비유다, 절대 도촬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도촬은 범죄다) 요즘은 삶이 이러쿵, 인생이 저러쿵, 세상이 이러저러쿵 하는 책들이 너무 많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 박학다식하고 정보가 많은 사람은 만난 것과 같다.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는 괜찮은가?' 스스로에게 의구심과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말없이 조용한 미소만 짓는 사람을 만나면 그 나름대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제주2년 일기는 나에게 그런 책이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해외여행은 커녕 가까운 곳조차 가보기 힘든 요즘이다. 이 책은 제주 곳곳의 아름다움이 선물처럼 녹아있는 책이다. 덕분에 방에 가만히 앉아서 오름을 오르고 제주 들불축제를 보았으며 월령리 손바닥 선인장에 대해 알게 되었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괜스레 마음이 불안할 때면 가끔 꺼내볼 수 있는 책이다.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 책이, 그 무엇도 보여주지 않는 그림이, 오히려 내 안에 수 많은 감정들을 건드리는 신기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다. 그럼 제일먼저 갈 곳은 분명 제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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