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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진실이 점점 커지며 공포스럽고 빠르게 그 실체를 드러냈다. 그녀는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실패한 것이다. 실패는 오래전에 시작된 것이 분명했지만 여태 깨닫지 못했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가진 그런 가정을 꾸리지 못한 것이다. 다른 가정에서는 자식들이 부모를 찾아와 같이 지내면서 대화를 나누며 웃었고, 손주들은 할머니 무릎 위에 앉았다. 그리고 다 같이 놀러 다니고, 뭔가를 같이 하고, 함께 식사하고 헤어질 때 키스했다.... 그녀의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렇게 된 원인은 올리브 자신에게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된 지는 아주 오래됐을 것이다. 어쩌면 평생 그랬을 것이다. p.148~149
10년 전에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작품을 읽고 퉁명스럽고 무뚝뚝하지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여인 올리브에게 한 눈에 반했었다. 그녀는 '결코 어떤 일에도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이며, '결코 우는 모습을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극도로 변덕스러운' 사람이었지만, 동시에 타인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연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올리브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삶이란 수많은 순간들과 더 많은 관계들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삶은 선물이라는 걸, 그리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것들을 아는 거라고 말해주는 뭉클한 작품이었다.
바로 그 괴팍하지만 매력적인 여인 올리브 키터리지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 나온 <다시, 올리브>는 올리브가 칠십 대 중반에서 팔십 대 중반이 될 때까지, 십여 년에 걸친 말년의 인생을 다루고 있다. 그러니까, 2008년에 출간되었던 작품 속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올리브는 2020년에 다시 등장하기 전까지 보이지 않는 시공간에서 우리처럼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이 나를 너무 설레게 만들었다. 올리브가 진짜 살아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꼭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 같다고 여겨진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왜냐하면 사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가끔 이렇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 버리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 삶을 바꾸어 놓을 정도의 타격을 주는, 고심하여 배열된 단어들이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이야기 말이다. 다시 돌아온 올리브를 환영하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은 좀 천천히 아껴서 읽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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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이, 입을 벌린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은 어떤 것이든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깨달음이 그를 찾아왔다. 그것은 짐에게도, 헬렌에게도, 마거릿에게도, 그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올리브의 남편 헨리는 사 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이 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제 노년이 된 올리브는 혼자 살고 있다. 가끔 통화하는 아들 크리스토퍼와는 여전히 서먹한 상태이고, 며느리가 또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지만 올리브는 아직 두 해 전에 태어난 손자조차 만나보지 못했다. 아내와 사별하고 동성애자인 딸을 두고 있는 잭과 올리브는 인생관도, 정치적 신념도 다르지만 함께 노년의 삶을 보내기로 한다. 이 작품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올리브를 축으로 크로스비 마을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열세 편의 단편으로 펼쳐진다. 올리브가 주인공인 이야기도 있고, 몇몇 이야기에서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물로, 혹은 조연으로,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잠깐 언급되는 형태로 등장하는 식이다. 올리브는 오랜 시간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고, 이제는 정년 퇴임했지만 마을의 많은 이들이 그녀의 제자였거나, 그녀를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그녀를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고, 누군가는 편집증이라고, 나르시시스트라고, 심술궂은 할망구라고 여긴다. 그렇게 올리브는 모두가 좋아할 타입은 아닌 것이 분명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런 그녀를 좋아했다.
잭과 올리브가 함께 산 지 오 년 째 되던 어느 날, 잭은 일흔아홉, 올리브는 일흔여덟이었다. 잭은 침실에서 올리브와 마주쳤는데, 그녀의 눈에 눈물이 조금 고여 있는 것을 본다. 발톱을 더 이상 깎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덩치가 너무 크고 너무 늙어서 발을 몸 가까이로 당길 수가 없다고, 더 이상 예전에 하던 대로 안 된다는 거였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이렇게 소소하고,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일상의 작은 행동 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다는 일일 것이다. 게다가 결코 우는 모습을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던 올리브의 눈물과 마주하고 보니, 괜시리 이 장면에서 마음이 울컥해졌다. 칠십 대의 올리브에서 시작해 팔십 대에 이르른 올리브의 노년 풍경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그녀는 지팡이를 쓰기 시작했고, 스스로 완전히 늙은이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자신이 더 이상 아무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과정이라고, 타인들에게 투명인간이 되어 가지만 한편으론 그게 자유를 주기도 한다고 올리브는 말한다.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존재가 된다는 걸 깨닫게 되는 기분은 어떤 걸까. 노년의 삶이 결코 느긋하거나 여유롭지도, 지혜와 통찰로 충만하지도 않다는 것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올리브의 이야기는 우리도 언젠가는 겪게 될 삶이라는 점에서 공감도 되고, 아프기도 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떻게 끝을 마주하는 지 그 과정에 이르게 되는 길은 모두 다르다. 올리브는 육체적으로 변화를 겪고,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성장해나간다. 그 모습이 너무도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다. 세상이 여전히 눈부시다는 것을 보여준 고마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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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존재가 된다는 말이야. 거기에 뭔 가자유를 주는 측면이 있지. . . 살다보면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잖아. 그 건 좋은 의미도, 나쁜 의미도 아니야. 하지만 어겠든 자신이 중 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돼. 그러다 어느 순간 알게 되는 거 지"-올리브는 아까 커피를 가져온 여자가 있는 쪽을 항해 어깨 를 으쪽했다ㅡ "자기가 더이상 아무 존재가 아니라는 걸. 엉덩 이가큰 종업원에게 투명인간이 되는 거지. 그런데 그게 자유를 줘 . . 그럼에도 여기 세상이 있다고. 하루하루 그녀을 향해 아름다운 비명을 질러대는 세상이. 그리고 그것에 감사했다. 올리브는 나에겐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올리브스러운 문장이 나올때마다 혼자 피식거리며 '역시 올리브야'라며 흡족함을 느끼며 더욱 책에 빨려들어갔다. 두번째 남편을 보내주고 혼자 남아 외로움이 점차 차오르는 삶을 살고있는 올리브의 삶과 어디로 튈지모르는 그녀의 감정이 따듯하게 매력적이다. 읽는 내내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올리브는 우리 할머니와 너무 닮았다. (그치만 올리브가 몇배는 더 유쾌할것이다) 올리브의 첫번째 남편인 헨리는 우리 할아버지를 연상하게된다. 헨리가 삶을 끝내가는 과정마져 할아버지와 유사하여 헨리가 나오는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왠지모를 죄책감마져 들었다. 동시에,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공포감도 밀려왔다. 지팡이를 짚고 쇠약해진 모습으로 부모없이 시간을 보낼 내 자신을 생각하니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누구나 받아들이는게 이치인 늙어감과 죽음 현재의 삶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매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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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은 소설이 아닌 지척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다시, 올리브>를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아는 어떤 동네,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은 어떤 할머니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 같다고 할까. 산다는 게 뭔지 여전히 모르고 그냥 살아가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걸 알려준다고 할까. 한 동네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안부를 물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행복을 생각한다. 좋은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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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월의 첫 번째 메인주의 작은 마을 크로스비를 배경으로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올리브 키터리지를 중심으로,단편 소설 형식으로 이야기 해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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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리브는 올리브 키터리지의 후속작으로 한 사람의 노년을 가까이서 관찰하는 듯한 작품입니다. 스트라우트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조용한 문장이 마음에 들었어요. 남편 헨리가 세상을 떠난 뒤 혼자가 된 올리브. 그녀의 외로움과 그래도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줘요. 까칠했던 올리브는 나이가 들며 조금씩 타인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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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는 퉁명스럽고 까칠하던 사람이 늙어가면서 외로움을 느끼며 후회도 하고 조금씩 유해지는 모습과, 혼자 집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쓸쓸한 시간들... 그러면서도 사랑 앞에서는 젊은 시절과 똑같이 설레고 조심스러운 모습들 노년에도 그럭저럭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요. 잔잔하게 마음 속에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
| 안녕하세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해서 이제 좀 소설 읽는 재미를 알게 된 40대 중반의 주부입니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연년생 남매를 키우다보니 어느덧 입시를 연달아 치르고 있다보니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답답해서 소설책을 우연히 읽게 됐는데 사실은 소설책말고 자기계발책이나 철학 여행책만 사서 조금씩보다 말았는데 소설은 이야기다보니 끝까지 읽어진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정말 작년에 그로 인한 뿌듯함이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고등학교때 글은 읽기보다 쓰기를 종종 하곤 했습죠... 남의 글은 잘 읽어지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이번 이 소설이 6번째 소설인데 이 소설은 뭐할까 글이 심심하진 않네 그정도 느낌갖고 읽어나가는중입니다. 작가가 솔직하게 객관적인 관점에서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서 글이 간결한것 같습니다. 까페에서 읽기 내용 너무 무겁지않아요. 글이 가볍다기 보다 무겁진 않은데 디테일이 있어서 독자에게 읽는 재미를 줍니다. 아무튼 강추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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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으면서, 싫은데 자꾸만 생각나게 하는 그녀 올리브 때문에 웃고 울었는데요. 후속작이 10여년만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구매했습니다... 인정사정이 없이 삶의 추악하고 따뜻한 면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필력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는 것 같네요. 특히 첫 도입부는 전작의 마지막 단편에 등장했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매우 효과적인 연결로 다가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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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와 다시 올리브를 통해서 일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계속 하고 싶었던것은 삶은 후회로 가득차 있으며, 우리는 많은 소중한 것들을 모르는채 지나왔고 지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순간을 소중히 여길것, 내 옆의 그사람을 진심을 다해 사랑할것 그 단순하면서도 사소한것이 삶의 비밀이라는 것을 여든여섯살의 올리브의 입을 통해서 안타까운 탄식처럼 흘러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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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설은 항상 연대기 같으면서 성찰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