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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 얘기만 들어보고 직접 읽어본건 처음인데 독특하면서 담백하고 좋네요. 일어 원문이 같이 있고 일본어 공부하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시 한편 한편이 담백하고 읽고 나면 생각하게 만들어요.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문인 다섯손가락에 꼽는다는데 읽고 보니 알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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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 늦은 봄 한적한 하루. 시간의 흐름을 담아 靑苔가 낀 고요한 연못에 개구리 한 마리가 뛰어드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다시 고요해졌다. 정적의 세계를 일순 흩뜨렸다가 다시 원래의 정적으로 돌아가 `나`를 느끼는 禪적인 경지도 맛볼 수 있다. 넓은 들이여, 내려앉을 마음 없이 우는 종다리 : 끝없이 펼쳐진 들판, 봄볕 가득한 유구한 천지간을 종다리 한 마리가 아무것도 구애 받지 않고 무심히 날아올랐다. 장자의 경지를 표현하면서도 봄날 일말의 우수를 담고 있다. 봄날 밤이여, 참배객 누구일까. 법당 모퉁이 : 사랑이야기로 유서 깊은 절(하세데라)의 고사도 연상되어 봄밤은 몽롱하고 환상적이다. 팔랑팔랑 황매화 꽃잎 지는가. 폭포 물소리 : 급류가 바위에 부딪혀 폭포 소리를 내는데 기슭의 샛노란 황매화 꽃잎이 바람도 없이 팔랑팔랑 지고 있다. 마치 급류의 기세에 꽃이 지는 착각을 일으킨다. 저녁 종소리도 들리지 않는구나. 봄날 해거름 : 나른함이 몰려오는 봄날 해거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일도 없이 그냥 하루가 저물어간다. 말은 터벅터벅 그림 속의 나를 보는 여름 들판 : 풀 내음 물씬 풍기는 넓은 여름 들판을 터벅터벅 말이 걷고 있다. 터벅터벅이라는 구어 표현에는 세상사에 연연하지 않는 한가로운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하는 해학과 여유로움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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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블한 하이쿠 모음집을 찾던 중 발견. 류시화 시인의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도 물론 좋은 책이지만 벽돌형이라 밖에 가지고 나갈 수는 없어서 아쉬웠고, 다른 하이쿠 책들은 편집이 조악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내용도 편집도 번역도 훌륭하다. 계절 순서대로 하이쿠들을 배치한 것 역시 매력. 다가올 또는 지나간 계절을 느껴볼 수도, 지금 이 계절에 깊이 파묻힐 수 있는 편집이다. 이또한 사려깊다. 주위에도 여러 권 선물했다.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