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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9.16, 역대 최장 기간 관방장관을 지낸 '스가 요시히데(1948)'가 70%에 달하는 당내 지지를 받아 아베의 후임자 총리로 당선됩니다. 세습과 파벌 중심의 일본 정치계에서 '뒷 배경' 없이 권력의 최정점에 올라섰으니, 모두들 자수성가한 총리라 칭송하며 그의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곧 있을 3월말 경에 퇴진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까지도 예측하는 말이 무성하네요. 일본 시사 주간지인 '슈칸 아사히'가 지난 4일에 출간한 최신호에 따르면 COVID-19 부실 대응으로 인해 스가 정부의 지지율이 출범 초기의 65%에서 3개월만에 39%까지 급락했으며, 총리실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다음 총리를 누가 맡을지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일본 총리가 위기를 맞으며, 이러다가 정말로 교체될 것인가. 그렇다면 과연 그 자리에는 누가 오르게 될 것인가. 셈법이 복잡해지는 시점입니다. 만약 현 시점에서 '향후 총리는 누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자면, 아마도 국민적 인기를 따진다면 이시바 시게루를 총리감 후보로 올릴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인기를 반영한 선택일 뿐이지 이시바 시게루의 정치색, 정치성향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가 새로운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면 우리나라와의 외교관계는 어떤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그 누구도 속시원히 대답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과연 일본의 정치 환경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요? 일부 외교전문가들이나 정치학자들이야 일본이 돌아가는 상황을 항상 예의주시하다 보니 일반인들보다는 훨씬 더 잘 알고 있겠죠. 하지만 우리나라 대다수의 일반 국민들 중에 과연 일본의 정치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신문지상을 통해 가끔 일본 정치가들의 이야기를 듣곤 하지만, 그저 그 때 뿐이고 일본 정치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자민당이라는 보수정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정도이지, 공명당, 사민당, 나아가 일본공산당이라는 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일반인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정치도 시끄러운데 굳이 남의 나라, 그것도 일본 정치를 뭐하러 알아야 하느냐'라고 반문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그리고 일본인들의 맹목적인 친일사관에 대해 비판하기에 앞서, 최소한 이 같은 현상이 왜 나타나게 되었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일본 정치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만 하다가는 대화라는게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 책 도입부에서도 언급하지만 일본인들은, 특히 일본의 젊은이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해하지 못합니다. 선대에서 저지른 잘못을 왜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인데, 그것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비판할 수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의 위정자들이 그들에게 일본은 그릇된 역사의식을 교육하였고, 과거사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패망 직후 잘못된 행적에 대해 사죄하고 벌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실권을 쥐고 나라를 이끌어 가는 일본 정치인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와 과거사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릴 것이 분명합니다. 과거사 청산과 반성을 하지 않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일본의 정치 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의 행동양식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려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일 양국관계 회복과 같은 거창한 외교 수사는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그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이해하고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실리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일본에 대해서는 무조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이러한 역사인식과 그들의 정치 환경에 대해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지일(知日)과 용일(用日)을 통해 극일(克日)을 하자는 저자의 말에 저도 100% 동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