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장면은 재미네골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확 펼쳐진 그림이다. 부락장이 사신을 따라 걸어나오고 있다. 그 앞으로 목수의 집에서 목수가 나무를 다듬고 있고 대장장이 집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개울 건너에는 도자기 굽는 집이 보인다. 재미네골 사람들은 마음이 곱고 착해서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용궁에 사는 용왕이(진짜 용이다!) 사신을 보내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제물로 한 명의 마을사람을 데려오라고 한다. 용왕의 옷이나 용궁의 모습은 화려하며 다양한 물고기들의 모습도 재미나게 그려져 있다. 이야기가 있는 부분에 물건이 하나씩 그려져 있다. 용궁샘물병, 부락장의 지팡이, 목수의 망치, 대장장이의 집게, 토기장이의 토기, 농부의 낫, 아낙네의 함지박. 모두 이것을 들고 사신을 따라가다가 처녀 아이를 만난다. 사신은 샘물이 다 떨어져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여자아이는 봇짐을 들고 사신과 함께 물 속으로 풍덩! 물 속을 헤엄쳐 가는 장면은 바닷속 세계를 그대로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너무 아름답다.
용왕은 처녀의 마음씨를 대견하게 여겨 금은보화를 주어 재미네골로 돌려 보낸다. 마을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게 모여있다. 마지막에 각 도구들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 책을 보고나면 이웃간의 정이나 공동체 생활이 어떤 것인지 자연스레 이야기를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이 마을엔 언제나 재미난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며 '재미네골'이라 불렀답니다. |
|
재미마주가 펴낸 책 중에서 전에 “세상에서 가장 힘센 수탉”이라는 책을 보고서는 무척 그림이 좋다고 느꼈는데 역시 이책을 보면서도 그림에 감흥을 받았다. 재미마주에서는 책 한권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음이 한눈에 보였다.
옛이야기 선집인데 중국설화라 우리가 어려서 부터 늘 들어왔던 이야기는 아니어서 좀 생소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책으로나마 접하게 되어 우리 아이에게 들려 줄 수 있어무척 감사했다.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행복하게 살길래 “재미네골”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고하나 궁금했는데 이야기를 읽다보니 오히려 “재미네골”이라는 이름보다는 너무 훌륭하고 모범적인 마을이고 사람들 모두가 천사 같은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천국”이라 부르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런 마을이 있는 알아보라고 보낸 용왕님의 사신이 마을 사람들 중 하나를 재물로 데려가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부락장,목수,대장장이,토기장이,농부,아낙네,처녀아이를 순서대로 만나게 되는데 서로들 자신이 가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다른 사람들은 마을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이니 본인이 가겠다고 한다. 서로 함께 살아가는 마을에서 구성원 하나하나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 인지를 충분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책의 구성에서 특이한 점은 사신이 부락장을 만날 때는 청려장 이라는 지팡이를, 목수를 만날때는 망치를, 대장장이를 만날 때는 집게를, 토기장이를 만날 때면 토기를, 농부를 만날때면 호미를, 아낙네를 만날 때면 함지박을, 처녀아이를 만날 때면 보퉁이를 그 페이지에 커다랗게 그려두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소개되는 사물들이 바로 그 사람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상징인 것이다. 이 사물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끝머리에 잊지 않고 소개되었는데 이런 부분이 이 책을 훨씬 더 훌륭하게 한다.
요즘은 사회가 대규모로 변화했고 산업화되면서 어떤 구성원으로 이 사회가 움직이고 있는지 볼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다. 특히 현대화 속에 갇힌 아이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이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려 줘야 하며 우리들도 서로에게 고마워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으면 한다. [인상깊은구절] “여기 다섯분 모두 없어서는 안될 이 마을의 기둥입니다. 아무래도 이 길은 저 같이 별로 하는 일 없는 아낙네가 가는 게 낫지요. 사신님, 저와 갑시다.” 그러자 부락장, 목수, 대장장이, 토기장이, 농부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사계절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건 아낙네님이 짜주신 옷감 덕이죠. 그리고 아들,딸 낳아 길러 대를 잇게 하는 일이 어디 남자들만으로 되는 일이요. 그런 소릴랑 아예 마세요.” |
|
제목 : 재미네골: 중국 조선족 설화, ? 지음 : 재미마주 편집부 그림 : 홍성찬 출판 : 재미마주 작성 : 2011.04.01. “다른 듯 닮은, 우리 민족의 기원을 찾아서.” -즉흥 감상- 3월 한 달을 미친 듯이 살아보자 마음먹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4월의 독서퀴즈 선정 도서를 부랴부랴 만나보았는데요. 멋진 그림과 함께하는 재미난 그림책을 한 권, 소개 올려볼까 합니다. 작품은 나무둥치에 등을 붙이고 앉아,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할아버지 주변으로 둘러앉은 아이들의 표지로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리고는 이 작품을 ‘판소리’로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옛날 중국 길림성에 조선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다는 것을 보이는군요. 그렇게 마을 이름이 ‘재미네골’이라 불리게 된 사연을 말하겠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립니다. 그리고는 그저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마을 소식이 용궁에까지 도달하자, 사실유무가 궁금한 용왕이 사신을 보내는데요. 우선 부락장을 만나 제물(?)로 동행할 것을 권하지만, 그 누구하나 소중하지 않은 이가 없다는 의견에 한 사람 두 사람 인원이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지상에서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한 사신은 결국, 급한 대로 한 명을 데리고 물속으로 들어 가버리고 마는데……. 과연 일곱 사람 중 누구를 데리고 갔는가에 대한 것은 직접 책을 만나 확인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다들 ‘반전’과 ‘스릴’을 중심으로 작품을 만나시는 것 같아, 얇디얇은 책의 요약도 나름의 기술로 말을 줄여보았는데요. 음~ 우리네 정서문학에서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이더라는 것만을 속삭여봅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보셨을까나요? 판소리 버전도 꼭 한번 만나볼 것을 적극 권장하신다구요? ‘조선족’에 대한 선입견을 허물 수 있는 첫 단추가 되었으면 한다구요? 네?! 같은 것이라도 표현 방법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법이라구요? 으흠. 아마도 마지막 분은 ‘판소리’에 대한 것 말고도, 사실적이면서도 진지하게 그려진 그림, 책과 관련된 사람들과 노력, 그리고 ‘추천서’와 같은 모든 것에서 나름의 정성을 읽으신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저도 일단은 작품의 남은 반쪽이라 할 수 있을 ‘판소리’를 부록으로 찾아봐야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중국조선족 설화’를 기반으로 재구성되어있다 합니다. 그런데, 위에서도 살짝 언급한 ‘조선족’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일단은 ‘민심의 보고’라고 할 수 있을 검색엔진을 돌려보니 뭐가 그리 푸념이 많은지, 지난날의 ‘리플의 난(?)’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어 그냥 마우스의 휠을 열심히 굴렸습니다. 그리고는 사전을 열어보니 ‘중국 땅에 흩어져 거주하고 있는 한민족(韓民族) 혈통을 지닌 중국 국적의 주민들을 말한다.’고 되어있는데요. ‘국적이 중국인이므로 모국에의 귀환이 성사되기 어려운 현상황에서는 중국땅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으로서 그곳에 착실하게 정착해 가는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는 상태로 나날이 중국화되어 가고 있다.’라는 마지막 글귀가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뿌리는 같은데 시간의 흐름이 벌려 놓은 ‘문화의 장벽’이라, 그럼에도 옛 이야기는 어딘가 익숙하기만 하군요. 사실, 이번 작품을 만나며 떠올렸던 옛 이야기로는 ‘별주부전’과 ‘심청전’이었습니다. 특별임무를 부여받은 용궁인이 지상으로 올라가는 부분과 최후의 제물로 선택되는 지상인의 모습이 두 작품을 연상하게 했는데요. 거기에 또 다른 작품이 저의 기억을 간질이고 있지만 명확하지가 않으니, 다른 분들은 또 어떤 작품을 말해주실지 궁금합니다. 그럼, 남은 두 권 사이에서 갈등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데요. 다시 시작한 운동길! 개나리가 빵긋 저에게 인사를 하더군요!!
TEXT No. 14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