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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나가면 〈사랑은 왜 끝나나〉 Warum Liebe end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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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람을 변모시킨다. 진실한 사랑이 바로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좋은 방향이 아닌 쪽으로 어쩔 수 없이 변질되는 일도 우리는 종종 전해듣는다. 아니면 자신이 그 당사자가 되기도 한다.   사랑이 결실을 맺건 상처만 남기고 이별을 하건 사랑이 우리 안에 관통한 자리에는 무언가가 남는다. 그건 무엇일까.   사회학자이자 작가 에바 일루즈는 오랫동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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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람을 변모시킨다. 진실한 사랑이 바로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좋은 방향이 아닌 쪽으로 어쩔 수 없이 변질되는 일도 우리는 종종 전해듣는다.

아니면 자신이 그 당사자가 되기도 한다.

 

사랑이 결실을 맺건 상처만 남기고 이별을 하건

사랑이 우리 안에 관통한 자리에는 무언가가 남는다. 그건 무엇일까.

 

사회학자이자 작가 에바 일루즈는 오랫동안 사랑을 학문적으로 탐구해 왔다.

사랑을 하면서 겪는 아픔, 시행착오를 도구로 쓰는 산업이 횡행한다고 그녀는 단언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가벼운 심리 상담, 자기계발 서적, 온갖 오락거리들이다.

 

흔히 사랑은 가장 개인적, 사적인 영역으로 간주되지만 자본주의 시대, 소비주의 시대의  사랑은 수많은 구조적인 조건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에바 일루즈는 일갈한다.

 

사회학은 심리학과는 궤를 달리하고 통계학과도 다르다.

저자는 전세계 곳곳에 있는 92명의 사람들의 사랑 경험 이야기를 수집했다.

많지는 않지만 그들의 개성적인 인생은, 각각 사랑의 스펙트럼을 대표하면서 연구의 기반을 형성했다.

 

니콜라스 루만에 따르면 사회는 확실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근본적 동기가 있다고 했다.

사랑은 진실, 돈이나 권력처럼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어느 것 하나를 결정하게 하는 소통의 매개체이다. 동기와 행동을 연결해주는 이런 소통 매체는, 확실한 관계를 만들고 관계

를 예측 가능케 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측 가능성은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게 해주는 기본 바탕이다. 대표적인 것이 예의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예의를 갖춤으로써 서로 상대가 보일 반응을 미리 예측한다. 예의라는 틀 안에서 서로 행동을 주고받는 교류는, 관게 안에서 쌍방이 저마다 차지하는 위치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판단하게 해준다.

 

에바 일루즈에 따르면 현대의 남성은 자신의 애인, 배우자를 계급사회에서 하나의 요인으로 여긴다. 남성이 여성의 외모와 성적 매력을 중시하는 이유는 섹슈얼리티의 장에서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다른 남성들에게 평가받기 때문이란 것.

여성의 성적 매력을 사회적이고 상징적인 자본으로 여기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이런 남성은 매력적인 여성을 차지하려는 투쟁의 아레나에서 다른 남성의 평가하는 시선을 의식한다. 남성은 다른 남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본다. 이들에게 섹슈얼리티는 사회적 가치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219)

 

취향의 사회학에서 보는 취향은 자아의 핵심을 이룬다. 취향은 개인의 선택 결정과 사회적 생활의 궤적 그리고 정체성을 조화롭게 조직해내는 매트릭스다. 성적 취향 또한 개인

의 계급과 인생을 살며 획득한 기질의 체계적 사용, ‘아비투스를 통해 새겨지게 된다.

 

감정과 섹슈얼리티 시장은 민족 종교 인종을 가리지않고 모든 사회 계층의 구성원에게 열려있다는 에바 일루즈.

이 시장 안에서는 사회적 강자와 사회적 약자가, 아름다운 사람과 매력없는 사람이, 교양을 갖춘 사람과 배우지 못한 사람이, 부자와 가난한 자가 뒤섞인다.

섹슈얼리티 시장은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자아의 가치를 가늠하는 척도로 경쟁해야 하며, 이 점을 개인들은 명확히 안다.

 

이별을 하고 새로운 만남으로 나아가는 행보는 경제 영역과 마찬가지로 과거를 잊으라고 요구한다. 심지어 이런 요구는 끊임없는 업데이트로 자신을 계발하고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며 미지의 지평을 열어가는 자세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이런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개인은 어떤 사람이 상대가 되든 그 특성에 맞춰야 하고, 확실성을 견디면서 그때그때 자아를 보호할 방어 전략을 바꾸고 새롭게 짜야 한다.

 

오늘날 남성과 여성이 섹슈얼리티의 아레나에서 예전보다 더 큰 자유를 누리며, 가정에서 어느 정도 평등을 이루고 성적 쾌락을 좋은 인생의 한 측면으로 당당하게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은 자유라는 이상이 가져다준 선물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여전히 시각적 자본주의경제의 기술만능주의는 사랑과 성에서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저자는 본다.

 

오늘날의 자유는 애매모호함의 수많은 지대를 만든다는 에바 일루즈.

이 책이 다룬 많은 불확실성의 경험이 그런 지대의 면면이다. 불확실성의 경험은 신중한 작업을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는 대상이다.

이 책은 감정 영역을 지배하는 심리학의 인식론적 제국주의에 반기를 들려는 시도였다.

 

사회학은 심리학 못지않게 우리의 사생활을 이루는 혼란한 경험을 밝히는데 분명히 기여하는 학문이다.

근대적 주체성이 갖는 함정, 모순을 이해하는데 심리학이 미처 하지 못하는 장점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에바 일루즈는 사랑을 하는 자아가 섹슈얼리티에 종속되는 현상을 꼬집었다.

이 섹슈얼리티는 시각적 자본주의가 의도적이거나 은밀히 조작하고 지배하는 것이다.

 

애정 생활의 형태가 변했다는 점은 우리의 현실 곳곳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유가 위험과 불확실성을 수반한다고 해서 추구할 만한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에바 일루즈는 여전한 사랑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았다.

우리 가운데 대다수가 짝을 이루어 살거나 적어도 그렇게 살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에바 일루즈는 가족이라는 가치, 공동체 또는 자유의 제한으로 돌아가자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본주의에 속한 심리산업은 많은 혼란을 초래하는데 일조했다고 본다.

수많은 감정적, 정신적 파괴가 일어나며 그것을 이용하는 경제 관념이 도사리고 있다.

 

사랑에 관한 수려하면서 학구적인 탐구.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지적인 독서의 쾌감과 서정성을 모두 담은

올해의 책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b********5 2020.12.30.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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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왜 끝나나 - 에바 일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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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랑이 끝난 연인들이 있다. 이들은 왜 사랑이 끝난 것일까. 성격차이? 경제문제? 자녀나 가족문제? 내 평생 헤어진 연인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지만 당사자들의 개인사정일 뿐이다.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개인들의 사랑의 시작과 끝은 그들 개인의 문제. 누구도 그것이 사회의 탓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자기들끼리 사랑하다 헤어져놓고 사회가 우리의 사랑을 끝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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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랑이 끝난 연인들이 있다. 이들은 왜 사랑이 끝난 것일까. 성격차이? 경제문제? 자녀나 가족문제? 내 평생 헤어진 연인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지만 당사자들의 개인사정일 뿐이다.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개인들의 사랑의 시작과 끝은 그들 개인의 문제. 누구도 그것이 사회의 탓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자기들끼리 사랑하다 헤어져놓고 사회가 우리의 사랑을 끝내버렸다고 원망한다면 미친놈 소리를 듣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사랑을 시작하는 이유와 끝내는 이유에는 비슷한 이유들이 있고 어떤 일관성들을 가진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면 1000쌍의 이별에는 1000가지 지극히 개인적이고 특별함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1000쌍까지 갈 것도 없이 10쌍만 들어보아도 사람들의 이별에는 어떤 공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패턴화되어있는 것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이 시대 사회의 상식들이 만들어낸 사람들의 사랑공식에 대한 고상한 철학적 해석을 담고있다.


그 고상함이 다소 학술적인 면이 강하여 나는 이 책을 덮고 이제 시험을 보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류의 책들은 늘 평가를 동반하는 지식이기 마련이었던 관습때문에 드는 기분이겠지만, 내게는 그만큼 교양 그 이상의 고상함이 강한 책이었다.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세계에서 개인이 가지는 "선택의 권리". 자유롭게 자신의 배우자 혹은 연인 혹은 파트너를 고르고 선택할 수 있는 그 권리를 움켜쥐면 움켜쥘수록 목마르다. 분명 뭔가를 원하고 욕망하고 능동적으로 갈망한 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 같은데 이 자유는 사랑을 시장속의 유동적이며 불확실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나는 오래 전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배우자의 선택을 양가의 부모님들이 대신했던 전근대적 시스템에 대해서 지지하는 의견을 이야기한 일이 있다. 고작 20년 남짓을 살아 천둥 벌거숭이같이 되지도 않는 안목으로 배우자를 고르는 자유를 누리는 것이 얼마나 아찔하고 불안한 일인가. 더구나 막상 결혼을 해놓고 보니 배우자에 대해 고려할 사항은 배우자 자신보다 그 집안의 부모님과 가정환경에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을 많이 느끼는 바. 집안끼리 오래 알고지내 신뢰할만한 사이에 얻어진 가정환경과 교육, 부모네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녀보다 오래 살아오면서 쌓인 삶의 통찰을 바탕으로 자기 자식에게 최선의 배우자를 찾아주는 시스템이 현대의 개인 당사자의 전적인 자유에 맡겨진 시스템보다 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개인에게도 유익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나는 당시 그 자리에서 내 의견을 들었던 사람들이 청학동 꼰대라도 발견한듯한 뜨악스러워하는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그만큼 이 시대에 개인의 자유는 마치 과거시대의 유교숭배나 고대의 종교숭배만큼이나 신성 불가침적인 가치로 여겨지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전근대사회와의 차이를 비교하고 설명하는 부분을 읽자하니 그 당시의 대화가 생각났다. 과거의 시스템이 탈문명적 쓰레기가 아니었다는 깨달음을 새삼 얻는 것은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를 얻음으로서 다른 하나를 잃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보완해야 한다.

논하고 있는 개인의 자유가 주는 불안정함과 폐혜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돌아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소비자본주의의 폐혜는 적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현대의 사회구조에서부터 오는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니 그런 공감대가 만들어지기 쉽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시대 현상에 대해 놀라울정도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이 책 또한 이 새대의 많은 이들에게 환영받지는 못할 것 같아 아쉽다.

나는 올해 읽었던 에리히 프롬의 책들과 맥을 같이하는 통찰에 반가움을 느꼈는데, 이 책을 선택하고 읽은 누군가가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의 도피","소유냐 존재냐"와 같은 책들도 함께 읽는다면 내가 느꼈던 그 반가움을 같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보여준 많은 통찰력있는 해석들 가운데 다른 책들에서는 보지 못했던 특별히 눈길을 끄는 내용은 심리치료라는 사회전반적인 전문적 도움의 결과가 여성으로 하여금 자존감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과잉존엄"상태에 이르게 하여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고 돌보던 생활을 포기하고 자기계발과 자기주장만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었다. 자존감을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관계도 있을 것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심리치료가 어느정도 효과를 주었을 수 있겠으나 심리치료의 종말이 무엇일지 고발하는 것 같았고 다시금 어떤 방식으로던 균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분명 이 책은 편하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가치는 내 책꽂이의 공간을 내어주기에 전혀 아깝지 않은 훌륭한 것이었다. 나는 이 책을 에리히프롬의 책과 제임스 스콧의 책 사이에 꽂아 두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n*****c 2020.12.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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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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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왜 끝나나>는 낭만적 사랑을 하지 못하고, 소비와 자본주의에 비롯된 사랑만 존재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주목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의 사랑을 되돌아보고, 현대의 사랑을 고찰하게 된다. 또, 현대 사회의 사랑을 사회학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읽으며 흥미로웠던 점은 성해방이 현대 사회에 야기한 점이다. 성 해방은 '결혼한 몸은 한 몸을 이룬다는 생각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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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왜 끝나나>는 낭만적 사랑을 하지 못하고, 소비와 자본주의에 비롯된 사랑만 존재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주목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의 사랑을 되돌아보고, 현대의 사랑을 고찰하게 된다. 또, 현대 사회의 사랑을 사회학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읽으며 흥미로웠던 점은 성해방이 현대 사회에 야기한 점이다. 성 해방은 '결혼한 몸은 한 몸을 이룬다는 생각과의 작별', '파트너 수의 자유' 그리고 '낭만적 관계의 분열'을 이끌었다.  또 이런 성 해방은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섹슈얼리티의 상품화를 야기하고, 그것은 가꿈 시장을 확장 시키며, 성 구매 행위로 이어진다. 자유라는 말로 포장하기 어려운 것들을 저자는 사회와 연결지어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불편한 점을 설명할 수 없는 언어가 생긴 느낌이 들었다.

 또, 이 책은 사랑의 형태를 고찰하게 한다. 사랑의 대상은 상점에 진열된 상품 같다.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고 그 대상에게 부딪히고 직접 경험하기보다, 직업, 외모, 명시된 성격, 집안 등을 따지고 사랑할 상대를 선정한다. 낭만적 사랑이 붕괴되고 자본주의가 깃든 현 사회의 사랑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었다. 내가 해왔던 사랑이 사랑일까를 고민하게 하고, 상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를 고민하게 만든 책이다. 

9******s 2022.10.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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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섹시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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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이제 십 년째다. 사실 이정도 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혼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당연하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사는데 오해와 다툼이 없다면 그건 이상한 거다. 대부분의 가정처럼 우리의 다툼도 아이가 태어나면서 시작되었다. 나는 성실한 엄마가 되지 못해서 끊임없이 도망가고 싶어했고, 남편은 책임을 묻고 싶어했다. 아무리 사회가 변해도 아이의 돌봄은 결국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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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이제 십 년째다. 사실 이정도 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혼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당연하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사는데 오해와 다툼이 없다면 그건 이상한 거다. 대부분의 가정처럼 우리의 다툼도 아이가 태어나면서 시작되었다. 나는 성실한 엄마가 되지 못해서 끊임없이 도망가고 싶어했고, 남편은 책임을 묻고 싶어했다. 아무리 사회가 변해도 아이의 돌봄은 결국 엄마의 책임이자 의무이기에. 다툼은 늘 일어난다.



그렇다고 정말 이혼을 하진 않았지만, 많은 부부들은 결국 '이혼'을 하기도 한다. 이혼의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의외로 스토리는 비슷하다. 어느날 갑자기 사랑이 식어가는 것을 '깨닫는다'. 작은 균열이 생겨 점점 더 커진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그동안 힘들게 만든 스웨터가 좀먹기 시작하는 것 처럼. 별 것 아닌 사건들이 쌓인다. 터진다. 아. 이제 더는 할 수 없어. 못참겠어.





<사랑은 왜 끝나나>는 이런 결혼의 끝, 이혼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분석하는 책이다. 사회학적이라고 하면 좀 어려워보이지만. 이건 이 말이다. 우리의 일상은 이미 모든 부분에서 '자본주의' 논리를 따른다. 돈이 최고다. 당신은 욕망을 자유롭게 소비해야 한다. 이러한 소비는 결혼과 이혼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사랑은 '섹시하다는 것', 즉 '성적'인 논리를 따른다. 그리고 이를 인터넷과 sns가 더 부추기고 있다.





결혼에서 왜 '섹시하다는 것'이 중요할까?



저자는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드라마는 여성의 성적 자유가 소비의 자유와 하나가 된 현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사랑을 얻기 위해, '시장'에 상품이 된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찌됐건 사랑은 '선택'이다.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어야', 선택해주어야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당연히 시장 논리를 따른다. 경쟁이 붙고, 이러한 경쟁은 소비시장의 먹이감이 된다.




주인공 캐리와 친구들은 예전 여성들과는 다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자유롭게 연애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적 자유가 오히려 사랑을 시장에서 사고팔도록 교묘하게 부추기기도 한다. 이제는 선택의 폭이 넓다. 여자들은 남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가꿔야 한다. 그래서 미용 산업과 패션, 다이어트가 유행한다. 그것도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한다. 자유를 바랬는데, 오히려 더 자유롭지 못한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건 남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여자들은 '섹시'한 걸 추구한다면, 남자들은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 '돈'은 필수다. 물론 여자도 돈이 필요하고, 남자도 섹시함이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주로 가꾸는 건 여자는 섹시함, 남자는 돈이다. 이러한 우리는 시장의 상품이 전시된다. 특히 sns는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켰다.






우리는 '볼 때' 섹시함을 주로 느낀다. 이는 사람을 오로지 몸이라는 '이미지'로만 바라보게 된다. 이 이미지는 소비되면서 유지된다. 주로 sns를 통해서이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섹시함을 소비하는 건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시각화는 빠르고 즉각적이다. 순식간에 '핫한지', 아닌지부터 판단한다. 빠르다. 위아래로 스크롤만 내리면 되니까. 그래서 짧은 시간 동안 아주 많은 이미지를 소비하고 공유하고 판단하게 된다.



그래서 여자들은 끊임없이 다이어트 압박에 시달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여자들 중 자기 몸에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통계에 따르면, 오히려 날씬한 여성들이 자기 몸을 더 불만족스러워 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자기계발의 압력에 시달리는 것이다. 그렇게 여성들은 자신의 몸과 자아를 평가절하하게 된다. 스트레스다. 매력적인 외모가 이제는 하나의 자기마케팅이 되어, 우리는 모두 자신을 연출하지 않고는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랑은 왜 끝나나?



예전엔 주로 '중매' 결혼을 했다. 우리는 흔히 옛날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았을 거야!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중매 결혼하는 사람들이 더 오래가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결혼'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났기 때문에, '부부로서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감정은 확실하다.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결혼은 다르다. 불확실하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믿는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며 '사랑한다'고 확신한 다음 결혼을 '선택'한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 다들 알지만 얼마나 불안정한 감정인지. 사실 '내가 그를 사랑하는 걸까?' 라고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더 감정은 불확실해진다. 왜 그럴까?





<사랑은 왜 끝나나>에선 이렇게 말한다. 사실 인간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앞서 자신이 어떤 욕구를 가졌는지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우리는 선택을 함으로써 비로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된다. 우리 욕구는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다양한 사회적인 힘, 즉 자본주의와 섹시해야 한다는 압력 등이 작용한 결과다. 그래서 오히려 '결혼한다'를 선택한 다음 '사랑한다'는 감정이 드는 게 더 확실할지도 모른다.



사랑의 시작과 끝을 깊이 들여다본 저자의 '사랑 3부작'의 끝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자본주의 세상의 사랑이 궁금하다면 그녀의 저작을 따라가면서 쭉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자유롭지 않다. 사랑조차도 우리는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내가 선택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m*******a 2020.12.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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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일루즈-사랑은 왜 끝나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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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일루즈는 『감정 자본주의』,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 등 일련의 저서를 통해 섹슈얼리티와 사랑의 사회학을 전개해왔다. 그는 사랑의 갖가지 '고통스러움'들을 심리학적 접근으로 환원해버리는 섣부른 접근에 대해 비판해왔다. 그 대신에 사회구조 속 권력관계가 인간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들을 실질적인 사례, 통계들을 통해 제시해왔다. 광고, 영화, 드라마, 그리고 일상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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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일루즈는 『감정 자본주의』,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 등 일련의 저서를 통해 섹슈얼리티와 사랑의 사회학을 전개해왔다. 그는 사랑의 갖가지 '고통스러움'들을 심리학적 접근으로 환원해버리는 섣부른 접근에 대해 비판해왔다. 그 대신에 사회구조 속 권력관계가 인간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들을 실질적인 사례, 통계들을 통해 제시해왔다. 광고, 영화, 드라마, 그리고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랑 관련' 현상들은 에바일루즈의 분석대상이 되어왔다.

우리는 은연중에 타자를 진열대에 올려놓는다. 값을 매기고,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나와 '어울리는' 상대를 찾는다. 10대에게 '여친' 혹은 '남친' 커리어는 그들의 서열을 결정짓기도 한다. 에바일루즈는 말한다. 오늘날 "이성애 관계는 시장의 형태를 취한다." 내 능력과 노력이 모든 것을 추동할 수 있다고 믿는 신자유주의의 사고에서, 사랑과 섹슈얼리티는 '자유'를 표방하지만 실은 사회구조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집착적인 여가문화의 확산, 문화 영역에서의 소비 급증, 획일화된 감정 양산, 그리고 사랑이 전시가치과 교환가치. 이 모든 요소들은 경제적 지위의 우위나 sns문화가 만드는 커다란 바람 속에서 위태롭게 날아가고 있다. 

드라마, 영화, 예능은 수많은 로맨스 서사를 자극적인 전시성을 통해 전달하는 매체다. 이러한 로맨스 서사들은 정확히 말해 '허구'로 똘똘뭉친 서사지만, 이들은 인간의 사고방식에 큰 잣대가 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양산된 획일화된 '로망'들은 현대인의 진정한 사랑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사랑은 저마다의 내러티브나 감정교류를 거치기 마련이다. 이러한 절차를 상실한 현대사회의 '캐주얼 섹스'는 기존의 억압이나 소위 답답한 문화로부터 '자유'를 내세우며 시작된 문화다. 자유의 팽배, 자유의 확산 속에서 여전히 다수의 현대인은 존재론적인 불안을 겪는다. 서로를 상품화하여 짧고 굵게 '소비'하는 문화 속에서 그들은 욕구충족, 과시욕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사랑의 의미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에바일루즈는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우리는 현재 진정한 '바라봄'으로서의 사랑을 행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날의 사랑은 왜 고통스럽고, 또 쉽게 끝나버릴까? 타인에 대한 정보가 클릭, 삭제 하나로 정리되는 듯한 환상을 주는 세상. 서로가 서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세상. 취향도 감정도 교환가치가 되어 타인을 쉽게 라벨링해버리는 세상.

감정들은 '자본주의화'되어버렸다. 진정한 사랑으로의 도상에서,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 것인가.

 

 

y*****z 2022.10.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