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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과 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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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과거에 이 땅에, 정말 이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고 상상해보니, 처음에는 무서웠고, 다음에는 결연한 마음가짐이 되었다. 무서운 마음은 '작가의 말'에 있듯 지금이나 그때나 다르지 않은 여성의 삶에 저절로 들었고, 결연한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에 기꺼이 몸을 내던진 옥봉에게서 전이되듯 흘러들었다. 그 모든 삶을 감내한 그녀가 기어코 죽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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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과거에 이 땅에, 정말 이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고 상상해보니, 처음에는 무서웠고, 다음에는 결연한 마음가짐이 되었다.

무서운 마음은 '작가의 말'에 있듯 지금이나 그때나 다르지 않은 여성의 삶에 저절로 들었고, 결연한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에 기꺼이 몸을 내던진 옥봉에게서 전이되듯 흘러들었다.

그 모든 삶을 감내한 그녀가 기어코 죽음에게 제 삶을 내주었을 때, 나는 어쩐지 결연해졌다. 어쩐지 주먹이 쥐어졌다.
 

"그러니 너도, 나도, 아무도 생의 뒷모습을 모르는 것 아닌가. 너와 나의 생이 그런 것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각자의 굴레에 머리끄덩이를 잡힌 채 살아가는 것, 그게 생인 것이다." 307

 

 

t*****a 2021.03.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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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봉-시창작에 목숨을 걸었던 고결한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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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봉_신간소설#장정희_작가어제는 종일 조선 여인 <옥봉>의 사랑과 시세계에 빠졌다. 왕족의 서녀로 태어났으나, 용모가 빼어나고 총명하고 따뜻하고 맑은 성품을 지닌데다 폭넓은 독서와 한시창작의 재주를 지닌 여성 이소원. 자신의 삶의 지향의 하나로 옥봉(옥처럼 희고 맑고 높은 정신적 산봉우리)'라고 제 이름을 스스로 바꾼 아가씨. 평범한 첩실이나 재취 자리 서자와 결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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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봉_신간소설
#장정희_작가
어제는 종일 조선 여인 <옥봉>의 사랑과 시세계에 빠졌다. 왕족의 서녀로 태어났으나, 용모가 빼어나고 총명하고 따뜻하고 맑은 성품을 지닌데다 폭넓은 독서와 한시창작의 재주를 지닌 여성 이소원. 자신의 삶의 지향의 하나로 옥봉(옥처럼 희고 맑고 높은 정신적 산봉우리)'라고 제 이름을 스스로 바꾼 아가씨. 평범한 첩실이나 재취 자리 서자와 결혼해 대를 물리며 서자를 낳는 삶이 예견되는 결혼(거래)을 거부한 그녀.

대신 자신의 시적재능과 정신지향을 이해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당대 최고의 엄친아 문사 조원의 소실을 선택해 간 그녀. 짧은 행복을 누렸으나, 소외받는 이웃을 변호하는 소장을 시로 써주어 무죄판결은 받아내었으나, 아녀자가 나서 집안망신을 시켰다는 이유로 쫒겨난 삶. 이후 기나긴 삶의 고독 속에서 시쓰기 하나에 의지하다가 임진왜란 중에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 여인.

죽으면서도 제 시원고를 기름종이로 보관하여 온몸에 두루고 지켜내려한 치열함에 하늘도 도왔을까? 그의 시집은 중국 명나라에서 베스트셀러로 회자되다가 다시 조선에서 이름을 기억하게 된 시인이다. 허난설헌, 황진이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여자시인으로 칭송받는 여인.

#옥봉의_캐릭터에_녹아든_작가의_인생경험
작가 장정희 님은 이 여인의 삶을 작품으로 형상화하려고 20년 가까이 갈고다듬어 탈고하였다고 한다. 옥봉이 살던 시대의 역사와 사회 문화 풍습까지 꼼꼼히 조사하고, 여성의 관점에서 그 시대의 질곡과 고통, 진솔한 삶의 열망, 뜨거운 사랑과 배신의 고통 등을 때론 담담하게, 격정적으로 그려나간 주제의식이 아프게 다가온다. 어쩌면 옥봉의 삶은 시대와 상황만 약간 다를 뿐일 뿐 오늘날도 반복하는 여성들의 보편적인 고통을 보듬어낸듯 하다. 봉제사 접빈객이라는 통념적 보수적 가치를 지켜내려는 가부장적 유교문화의 희생양들의 현존하는 아픔을 보여주는 듯 느껴졌다. 작가 자신도 아내와 어머니, 며느리, 학교교사, 작가의 삶을 모두 안고 살아가면서 겪었던 예기치 않았던 인생의 고난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글쓰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에면글면 종종걸음으로 달려왔을 세월의 경험들이 옥봉의 말과 행동의 묘사 등에도 녹아들어 있어 더욱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게 아니었을까?

#향기롭고_아름다운_문장
좋은 소설은 주제, 구성, 문체 등의 3요소가 고루 갖춰진 작품을 말한다. 나는 단언하건대 그 묘미를 이 작품에서 맛보았다.
향기로운 비유와 묘사가 어우러진 문장 하나 하나를 새겨 읽으며, 세사에 시달리던 내 마음의 위로와 치유의 은사를 받은 듯 하다. 이토록 아름답고 섬세하게 자연과 사랑의 묘사를 하는 문장을 다듬어 내다니! 19금에 해당할듯한 성애의 장면마저도 이토록 자연스럽게 그려내다니...^^
작가 김훈이 과도한 비유의 문장을 나열하는 것과는 달리 적절한 절제미가 담겨서 좋았다. 그러면서도 작품 전체에 모두 공을 들인 문장들을 계속 만날 수 있어 책장의 넘기는 재미가 그득하고 가슴이 설렘을 느꼈다. 툭히 중간마다 인용되는 한시와 옥봉의 삶에 관한 추론과 상상을 얽어낸 문장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성적_조연인물들
부수적인 인물인 남편 조원= 얼음조각 미남, 유모 말더듬이 두만네. 옥봉을 흠모허는 미남하인 두만, 하녀 부월 종달새 수다쟁이, 맹아(푸른새싹미인)=하층민 출신 소녀기생 등 개성이 살아있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두루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조선시대 어느 거리에 어느 집안에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간 둣한 듯한 순간을 자주 만나게 되눈 독서경험이었다.

#소설_옥봉의_치명적_3대폐해
<옥봉>은 주말에 읽길 권한다. 평일엔 '업무집중 불가와 밤잠 절대불가, 독서중단 불가'라는 치명적인 3대 폐해(?)가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인듯 .ㅋㅋ 주말에 통으로 읽어 감동을 이어가시길 바란다. ^^

http://www.yg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174
a******0 2020.12.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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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소설 '옥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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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봉/장정희]페친인 김완 선생님의 소개로 소설 한편을 읽었다. 조선시대 굴곡진 삶을 살았던 여성 '옥봉'의 일대기를 그린 장정희 작가의 소설이다. 한 인물의 삶을 쓰다 보니 제목도 주인공의 이름과 같은 '옥봉'이다. 동시대 이야기를 즐겨 읽던 내게 시대적 배경이 다른 소설이 잘 읽힐까 조금 걱정했지만 책을 펴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이내 조선 중기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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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봉/장정희]

페친인 김완 선생님의 소개로 소설 한편을 읽었다. 조선시대 굴곡진 삶을 살았던 여성 '옥봉'의 일대기를 그린 장정희 작가의 소설이다. 한 인물의 삶을 쓰다 보니 제목도 주인공의 이름과 같은 '옥봉'이다.

동시대 이야기를 즐겨 읽던 내게 시대적 배경이 다른 소설이 잘 읽힐까 조금 걱정했지만 책을 펴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이내 조선 중기의 삶을 살았던 여성 옥봉의 삶에 푹 빠졌고, 책을 덮고도 비운의 여성 옥봉에게서 쉽게 헤어나지 못했다.

왜일까? 그녀가 정실이 아닌 첩에게 태어난 서출이라서일까? 아니면 출생이 서러워 더 애달픈 그녀의 기구한 삶 때문일까? 정실에서 태어났다고 한들 봉건제 여성의 삶이 마냥 행복했을 리 없을 것이고, 기구한 걸로 따지자면 군역으로 아비를 잃었고 몸을 팔다 죽어간 어미를 둔 작중 기생 맹아의 삶이 더 기구했을 것이다.

독자인 내가 쉽게 소설 옥봉에서 헤어나지 못한 까닭은 이 소설이 쉽게 쓰여진 것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쉽게 쓰여진 소설은 없다. 하지만 동시대가 아닌 다른 시공간에 살았던 한 여성의 굴곡진 인생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풍부한 상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실존했던 인물 '옥봉'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얻었던 작가는 실존했던 그녀를 숨쉬는 인물로 살려내기 위해 엄청난 사료에서 옥봉의 흔적을 찾았을 것이다. 인물 옥봉만 그랬을까? 옥봉이 가출해 걸었던 조선의 난장을 묘사하기 위해서도 작가는 장터 앞에서 한참 쪼그려 앉아 있었을 것이다. 작중 생과 사의 복수를 펼치는 당시 사화를 사실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아마도 작가는 수십, 수백 번 도서관을 찾았을 것이다. 또한 수만 페이지의 사료와 수천 페이지의 출력본이 소설 이전의 자료로 작가의 책상을 덮었을 것이다. 책과 자료로 덮힌 책상에서 자료를 들여다보고 앉아 있었을 작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옥봉을 읽은 독자 누구나 느꼈던 대목일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옥봉'은 쓰기 전에 모두 쓰여진 책이다.

소설의 마지막 순간까지 옥봉은 내 안에서 살아 숨쉬며 나를 긴장시켰고 함께 울게 만들었다. 옥봉이 누군가 앞에서 시를 읊으면 혹시나 이 시로 그녀의 생이 다른 궤적으로 흐를까 노심초사했고, 그녀의 글에 세상을 풍자하는 얕은 은유라도 스며들면 거친 사화의 파도가 그녀에게 닥칠까 가슴이 쪼그라들곤 했다. 옥봉의 남편 조원도 나와 다르지 않았으리라. 이렇듯 소설은 옥봉을 비롯한 작중 인물 모두가 바로 오늘을 살고있는 것처럼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철저한 준비만큼 풍부하고 섬세한 묘사로 독자를 흡입했다. 내가 책을 덮고도 옥봉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였다.

소설은 도입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조선의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말하기 위해 작가는 이역만리 중국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왕의 명을 받고 황제를 알현하러 갔던 조선의 사신과 그 사신에게 아버지의 존함과 옥봉이라는 여류 시인에 대해 물어보는 중국의 고위 관료.

이렇게 옥봉의 이름은 조선의 사신과 책을 읽는 독자에게 처음 공개된다. 이 즈음부터 독자는 책 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빠지게 된다. 왜 조선의 여류시인이 중국 관료의 입에서 등장하는지? 조선의 사신과 이 여인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런 궁금증으로 인해 독자는 서둘러 페이지를 넘겨 다음 장면을 만나러 가게 된다. 소설을 끌어가는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오랜기간 사료를 분석하고 준비했던 작가의 노력과 이야기의 서사를 쥐락펴락 하는 작가의 소설적 재능이 결합해 소설의 진가가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한 여인의 삶, 스스로 이름을 지을 정도의 영민했던 아이의 삶이 여인의 삶이 되고 여인의 삶이 첩의 삶으로 점철되는 과정을 작가는 허구인지 사실인지 모를 정도로 가슴 저리게 묘사한다. 독자인 나 또한 작가의 문장에 깊이 빠져 그녀의 삶에 깊은 연민의 정을 느끼곤 했다.

이렇듯 소설은 옥봉을 비롯한 작중 인물이 오늘을 살고있는 것처럼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철저한 준비와 작가의 역량없이는 불가능한 전개이다.

봉건제 조선에서 정실의 자식이든 서출의 자식이든 여성의 삶은 녹녹치 않았겠지만, 첩으로 사는 삶은 출산과 같우 인간의 기본적 욕구조차 절제해야 했다. 시를 통해 존재의 결핍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옥봉은 결국 그녀가 가장 가까이 뒀던 문장에 의해 파국으로 치닫는다. 더욱이 그 파국의 문고리를 가장 사랑했던 남자가 열어야 했던 전개는 작가도 피하고 싶었던 서사였을 것이다.

장정희 작가가 옥봉이란 인물을 소설 속에 그리게 된 이유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보게되는 밤이다. 대단한 소설이고 대단한 작가다.



b*****4 2023.0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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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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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몸에 감고 물에 빠져 죽은, 조선 시대 천재 시인 이옥봉. 허균이 옥봉의 시를 보고 감탄하여 “기발하고 고와서 분내를 단번에 씻었다”고 칭찬하며 누이 허난설헌에 비했을 만큼 재능이 많았던 여자. 첩에게서 태어난 서녀였고 자신도 첩으로 살았던 여자. 인정받지 못하고 가려졌던 여자. 불우(不遇)한 삶, 불후(不朽)한 시. 이 한 구절에 그녀의 유려한 삶이 응축되어 있다.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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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몸에 감고 물에 빠져 죽은, 조선 시대 천재 시인 이옥봉. 허균이 옥봉의 시를 보고 감탄하여 기발하고 고와서 분내를 단번에 씻었다고 칭찬하며 누이 허난설헌에 비했을 만큼 재능이 많았던 여자. 첩에게서 태어난 서녀였고 자신도 첩으로 살았던 여자. 인정받지 못하고 가려졌던 여자. 불우(不遇)한 삶, 불후(不朽)한 시. 이 한 구절에 그녀의 유려한 삶이 응축되어 있다. 옥봉의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참 동안 여운이 남아 표지 서체를 오래도록 바라봤다. 옥봉. 먹을 갈아 붓으로 쓴 것 같은 폰트에 시선을 붙들렸다.  

역사 속 인물을 소설로 부활시키는 작업은 허구를 쓰는 일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 이미 존재하는 팩트를 오류 없이 담아내면서도 소설답게 생생하게 인물들을 부활시켜야 하니까. 작가가 이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십몇 년이 걸린 까닭이기도 하겠지. (, 소설 작품 하나 쓰는 데 십몇 년이라는 무시무시한 시간과 고뇌와 노력이 들어가는데...꼴랑 14,000원으로 감동을 누리는 게 왠지 죄송한 마음.)

옥봉의 삶은 비극적이지만, 이 소설 전체가 무겁거나 소슬하지는 않다. 오히려 너무나 미려하다. 잘 다듬어지고 숙련된 문장들과 물 흐르듯 이어지는 전개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쉽고 정교하면서도 감각적인 표현들이 착착 감긴다. 천부적 재능을 가진 옥봉의 혼령이 작가의 문장 끝에 기를 불어넣은 건가 싶기도! (아니면 작가님이 천재? ㅋㅋ진정한 시인이란 다른 사람의 불행까지도 시샘하는 자라니, 진정한 시인은 아니지만 이 작가님 몹시 부러워 질투가 날 정도^^)

옥봉의 아버지인 이봉과 여인의 사랑, 옥봉과 조원의 사랑, 옥봉을 끝내 가지지 못하고 그녀의 비극을 바라만 봐야 했던 두만의 사랑... 그들의 사랑은 모두 진심이었고 열렬했으나 아무도 단란하지 못했다. 가혹한 시대였고, 가혹한 운명이었다.

솔숲 사이로 미끄러져 내려간 달빛이 자디잔 그림자 속에서 어른거렸다. 정자 누마루 옆에는 자미목이 부끄러운 듯 몸을 비틀며 매끈한 살결을 드러내고 있었다. 눈앞에까지 휘늘어진 소담스러운 꽃송이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했다. -231p>

 

어느 아름다운 여름밤에 대한 묘사처럼, 삶도 사랑도 시도 그러했다. 꿈처럼 아름다웠으나 한낱 꿈처럼 스러져 갔다. 조원은 그토록 아끼던 옥봉을, 어디든 함께 데리고 다니면서 누구한테든 자랑하고 싶어 했던 옥봉을, 제 손으로 무참하게 내쫓아야 했다. 그래놓고는 살아도 산 게 아닌 것 같이 살아야 했다. 두만은 옥봉에게 함께 떠나자고 울부짖었으나 옥봉은 두만의 손을 잡아줄 수 없었다. ‘이 한 몸 갈아서 아씨를 위해줄 것이라고, 화전이라도 일구고 살자했지만 옥봉은 고마운 그 말은 뼈에 새겨놓겠으나 함께 갈 수는 없다고 했다. 옥봉은 스스로 선택한 조원에 대한 사랑을 끝까지 지키고자 했으나 결국 조원을 만나지 못한 채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평생 이별의 한이 병이 되어,

술로도 못 달래고 약으로도 다스리지 못하네.

이불 속 눈물이야 얼음장 밑을 흐르는 물과 같아

밤낮을 흘러도 그 누가 알아주나.

_‘여인의 한’/ 이옥봉

옥봉의 시들이 애달프다.

시를 쓰리라! 내 삶을 조문하기 위해, 오직 나에게 바치는 글이어야 하리. 어차피 시와 함께 다 할 삶. 더는 부질없는 기약에 매달리지 않으리. 다시는 애걸하지 않으리. 내 삶을 증언하기 위해서 나는 쓰리라.’

그녀는 목숨을 다해 시를 썼으므로, ‘운명에 고전하였으나 끝내 패배하지 않은 여인이 되었다. 그녀는 죽었어도 시는 남았고 시가 남아 그녀의 삶을 증언해주었다. 글은 참 힘이 세다. 오래 남는다. 이 소설도 오래 남을 것이다

 

 
s*****n 2021.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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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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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한문 시간에 읽은 옥봉의 ‘꿈’이라는 시가 오래 기억에 남아 있어요. 작가의 생애나 다른 시들을 읽을 수 있을까 해서 구입하게 되었어요. 문장이 단정하고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이어서 잘 읽힙니다. 시뿐 아니라 그 시대의 풍경으로 들어가 시인을 만나 본 느낌이에요. 옥봉의 시가 어떤 상황과 마음에서 쓰였을까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갈등의 구조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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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한문 시간에 읽은 옥봉의 ‘꿈’이라는 시가 오래 기억에 남아 있어요. 작가의 생애나 다른 시들을 읽을 수 있을까 해서 구입하게 되었어요. 문장이 단정하고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이어서 잘 읽힙니다. 시뿐 아니라 그 시대의 풍경으로 들어가 시인을 만나 본 느낌이에요. 옥봉의 시가 어떤 상황과 마음에서 쓰였을까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갈등의 구조나 이야기의 전개가 복잡하지 않고 소설이 길게 느껴지지 않아서 쉽게 읽히는 편이에요.
j****s 2023.03.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