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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관종’(관심종자)이라는 말을 들으면 꽤나 기분나쁘게 들렸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관종’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가르켜 쓰는 사람들이 늘어어나기 시작했다. 미디어가 판을 이루는 이 시대에 ‘관종’이라는 단어는 수익을 창출해내기 위한 필요한 특징중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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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의 조건’을 완독하고 처음 생각한 것은, ‘관종의 조건’이라는 제목을 작가가 스스로 지은 것 같지는 않다-는 사실이었다. 작가가 분명히 ‘관종의 조건’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맞지만, 작가는 보다 더 넓은 범주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말미에, 작가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이 이것이 아닐까 싶은 문장이 있었다. ‘개인의 관심을 차지하기 위해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존재는 과도한 행동을 일삼는 관심병자만이 아니다. 이 책에서 살펴봤듯이 누군가의 관심을 바라는 존재는 개인부터 조직, 그리고 기업과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누군가가 나의 관심을 이용해서 돈을 벌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내가 구독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만 해도, 새롭게 업데이트된 영상을 보는 데만 매일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런 영상들을 한번 씩 둘러보고, 추천 영상을 골라서 보고... 이렇게 소비하는 시간이 엄청나다. 어떤 채널이 더 좋을까 어떤 영상을 보는 것이 더 좋을까 결정하는 데만 수분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넷플릭스 증후군이라고 한다는데....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영화제목만 훑다가 시청을 포기한 경험이 많은 나로서는 큰 공감이 가는 신종 증후군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종일 눈알만 굴리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관심’은 제로섬의 영역이라고 한다. 전체 관심의 양은 한정되어 있어 어느 한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다른 쪽은 멀어지게 된다. 그래서 기업들은 한정된 소비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기 위해 마케팅 기법을 발전시켜왔다. 그리고 이 관심이 화폐가 되어버린 현재, 기업들 뿐 아니라 수많은 개인들도 이 관심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일상적인 것들도 관람가치만 있다면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실, 일시적인 관심은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음 먹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관심의 중심에 서서, 그 관심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욕망이 크다면? 그 어떤 과도한 행위를 하고서라도 관심의 중심에 서고 싶다면?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관심종자라고 부른다. 나체쇼, 간장 붓기. 발로 자장면 먹기 등....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건전한 수준의 ‘인정 욕구’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건전한 관심 욕구를 가진 현대인들을 ‘관심추종자’라고 명명하면서 성공적인 관심추종자의 4가지 조건(‘꺼지지 않는 가시성, 고집스러운 협력성, 절대적인 진실성, 감당할 수 있는 적정성’)을 소개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는 세 가지 자본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경제 자본, 문화 자본, 사회 자본인데 이 책에서는 ‘매력 자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추가하였다. 문화 자본(교육)과 사회 자본(인맥)에 대한 투자는 투자금 회수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매력 자본은 즉각적으로 탁월한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일종의 캐쉬템 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매력 자본은 다음과 같은 6가지가 있다. 신체적 매력 자본 세 가지(예쁜 얼굴, 몸매, 장신구(디지털 사진기술 포함)), 사회적 매력 자본 세 가지(전문적 특기, 유머, 인간적 매력)로 분류할 수 있고, 특히 강력한 것은 슬프지만 예쁜 얼굴, 좋은 몸매라고 한다. 그리고 2순위가 유머, 3순위가 전문적인 특기 이다. 관심 시장에서 개인의 매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는, 부캐나 파격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자기가 한 일을 마치 아무것도 아닌 듯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보이도록 하는 연출 능력’ 등이 있다. 힘든 노력을 강조하기 보다는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어’라고 이야기 하는 편이 더 유능하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관심 추종자들이 살아남는 방법이 있을까? 19-20세기에 개인은 막 생겨나기 시작한 회사의 한 부속품이었고 효율성을 강요받았다. 한 생산 공장의 관리직으로 근무하던 테일러는 스톱워치를 이용해 노동자의 일을 초 단위로 계산하였다. 생산과 같이 근무성과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일부 직무외의 부서 생산력 평가가 쉽지 않자, 직무별 핵심성과지표를 만들어 효율성을 관리하기도 했다. 그러면 현재는? 시장이 권력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넘어간 지금, 효율성 뿐 아니라- 창의성까지 조율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영국의 경영 컨설턴트인 찰스 핸디는 그의 저서인 ‘코끼리와 벼룩’에서 창조성과 효율성의 조합을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연금술’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조직 안에서 개인은 호감형, 비호감형, 양면형, 무시형 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양면형의 사람은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호감, 비호감을 동시에 받는 사람이며, 무시형의 사람은 호감, 비호감 모두를 덜 받는,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다. 회사에서도 ‘특별히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이런 무시형(유령형)직원을 정리해야할 직원 1순위로 생각하는 것 같다. 동의는 하지만... 나의 사업장에서도 그런 사람은 많다. 하지만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는 나로서는 ‘특별히 문제는 없는 것 같다’는 데에서 오케이 사인을 내릴 수밖에 없다. 대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하는 직장인 윤씨의 사례에 나온 긍정적인 리더인 왕 팀장은 ‘먼저 하면 성과, 나중에 하면 숙제’라는 말을 즐겨 썼다고 한다. 소름 돋을 정도로 공감이 갔다. 알고는 있었지만 뼈 때리는 말이기도 했다. 보여주기식 행동으로 생색만 내는 ‘액션 가면’, 실질적인 성과를 겸비한 액션을 취함으로서 성과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액션 히어로’. 양 극단에 있는 리더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들이기도 하다. 로버트 라이시는 그의 저서 ‘부유한 노예’에서 21세기의 새로운 조직 인간상으로 ‘기크’와 ‘슈링크’를 제시했다. 기크는 예술가 혹은 아티스트의 기질을 가진 사람인데 특정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는 능력이 있다. 슈링크는 기크와 같은 창의성은 낮지만 상황에 따른 고객의 마음을 읽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획자다. 조직에서는 사회적 태만이 있을 수 있다. 프랑스의 농공학 교수인 링겔만은, 수레를 끄는 말 두 마리의 능력의 합이 말 한 마리 능력의 2배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사에서 사회적 태만은 개인 업무의 의미가 발견되지 않을 때, 회사 내에서 개인의 기여도가 명확하지 않을 때 흔히 발생한다. 유호현 작가는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에서 각자의 역할에 따라 책임을 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조직’을 언급하였다. 실리콘밸리의 기업 조직 유형인데, 이러한 역할 조직 내에서는 이기적으로 자신의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한다. ‘광고, 홍보 영역’은 제 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거대한 산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미국이 세계 대전에 참가하기 시작하면서 전쟁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프로파간다’라는 선동 기법을 동원하였는데 이것이 대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PR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여성에게 담배를 팔기 위해 ‘남자들과 똑같이 일할 수 있는 자유’라는 여성들의 내적인 욕망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처럼 마케팅기법의 핵심은 소비자들에게 진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2021년은 새로운 시대이다. 반복된 노출, 입소문 마케팅, 착한 기업, 좋은 컨셉이 성과로 이어진다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헛소리와 가짜뉴스를 멀리하라. 자신만의 관심 필터를 만들어라. 다양한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전문적인 지식을 찾아보라. ‘노력해라, 포기하지 말아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와 같은 구시대적인 조언을 지워버려라. 저자는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는 ‘타인의 관심’을 이용하되, 타인이 강요하는 ‘관심’에는 필터로 적절히 걸러야 한다며 영리한 관심추종자가 되기를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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