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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곧 그가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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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리듬이 깨지거나, 불안정하거나 뭔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가만히 돌아봅니다. 내 식생활의 리듬과 질이 어떤지. 맛난 거 잘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식생활이 바뀌거나 리듬이 깨지는 순간, 일상도 무너질 확률이 크다. 식생활의 조화 혹은 부조화를 따져보는 것, 일상과 관념의 조화와 부조화를 따져보는 것, 철학을 하는 것. 미셸 옹프레의 걸작, <철학자의 뱃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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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리듬이 깨지거나, 불안정하거나 뭔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가만히 돌아봅니다. 내 식생활의 리듬과 질이 어떤지. 맛난 거 잘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식생활이 바뀌거나 리듬이 깨지는 순간, 일상도 무너질 확률이 크다. 식생활의 조화 혹은 부조화를 따져보는 것, 일상과 관념의 조화와 부조화를 따져보는 것, 철학을 하는 것.

미셸 옹프레의 걸작, <철학자의 뱃속>에서 디오게네스, 루소, 칸트, 푸리에, 니체 , 마리네티, 사르트르의 식생활을 추적해본다. 삶과 사유, 행위와 관념에서 조화롭게 혹은 부조화로 고통받으며 살아낸 이야기. 

철학자의 뱃속에서, 인간은 곧 그가 먹는 것이다. 삶이 시작되고 끝나는 곳. 최초의 미식 평론가 브리야 사바랭에 따르면 먹는 것으로 그 사람이 누군지 말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디오게네스, 루소, 칸트, 푸리에, 니체, 마리네티, 사르트르의 식생활과 취향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데카르트와 헤겔, 스피노자, 사드 등 여러 철학자의 식습관도 짤막하게 소개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철학자들의 숨겨진 면, 그들이 실제 무얼 먹었는지 등에 관심을 둔 가벼운 에세이는 아니다. 서구 철학의 주요한 철학자들의 철학과 삶의 태도가 일상에서 어떻게 관철되고 또 어떻게 엇나가는지 관찰한다. 음식에 대한 태도와 그들의 철학적 삶 사이의 조화와 부조화, 식생활과 관념, 정신과 육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실제적 삶 속에서의 철학의 지위를 다시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서구 철학사의 다양한 논쟁, ‘본질주의자실존주의자’, ‘쾌락주의자와 경건주의자’, ‘형이상학자와 과학자들 사이에 벌어진 논쟁을 음식과 식생활의 취향을 통해 들려주기에 자연스레 서구 철학의 역사를 일별할 수 있다.

불과 문명에 대한 절대 거부 속에 고독하게 미식을 즐긴 잡식의 대가, 디오게네스는 자신의 식생활 취향과 삶을 완벽하게 일치시킨 인물이다. ‘인간에게 최초의 양식은 우유라 주장한 루소는 기본적으로 채식 동물의 구강과 위장 구조를 갖고 태어난 인간이 문명의 발달을 통해 변화해 가는 과정을 짧지만 장대하게 보여준다. ‘인류의 구원은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파한 니체는 정작 자신의 관념과 식생활을 조화시키지 못하고 불행한 삶을 살았다.

어마어마한 술꾼이었던 칸트는 말년에야 조화를 되찾고, 푸리에는 음식을 사회변혁의 도구로 삼는다. 마리네티는 취향의 예술을 위해 음식에 대해 가능한 실험을 극단으로 밀고 간다. 최악의 인물은 사르트르, 그는 도대체 먹지도 씻지도 않는 인물로 그려지면서 언제나 몇몇 음식에 대한 거부와 혐오 속에서 인생을 공포로 떨었던 인물로 묘사된다.

행위와 사유의 분리가 불가능한 본질적 개념으로서의 삶을 현실 너머에서 사유하지 않고, 상황과 환경의 압박에도 순응하지 않는 삶, 자신만의 삶을 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살아보며 배운다. 그러나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뭔가 거창하고 거대한 일이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일상적 삶의 경험이 바로 우리 삶의 영역이듯, 일상의 작은 행위들이야말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리고 세계에 대해서도 진정한 정치적 행위가 되지 않을까.

철학자의 뱃속은 의심 많은 철학자가 선배 철학자들의 위장을 조사한 책이다. 구체적 일상을 철학의 주요한 화두로 삼는 이 철학자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개념들로 가득한 형이상학적 성찰과 뱃속의 행복을 별개로 분리하지 않는다. 이 철학자는 바로 공격적인 성향의 논쟁가 미셸 옹프레. 반항적 기질로 논쟁을 통해 미디어를 능숙하게 다루는 그는 일상과 현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철학을 주장하며 마르크스, 프로이트, 사르트르, 푸코, 들뢰즈를 일종의 환상이자 사기꾼으로 격렬하게 비난한 바 있다. 반면 에피큐로스는 아버지로 니체나 푸르동은 스승으로 여긴다. 그가 보기에 마르크스보다는 서민적인 푸르동이 진실에 더 가깝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지식인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노란 조끼] 운동에 그 누구보다 먼저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은 프랑스 서민 대중의 삶, 그 삶의 조건을 현실적으로 변화시키려 2002년에 프랑스 최초로 문을 연 [캉 시민 대학]의 설립자 옹프레였다. 일상에 밀접한 정치, 예술, 철학, 음악, 미식 등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고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곳이다. 2006년엔 [미식 대학]의 문을 열면서 먹는 것에서 인간의 삶이 시작되고 끝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철학자의 뱃속은 그의 첫 책으로 1984년에 쓰였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베스트셀러였고 이 책을 통해 옹프레는 대중이 주목하는 철학자로서의 화려한 경력을 시작하게 된다.

 

 

 
b******t 2023.10.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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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애주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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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남들이 뭘 먹는지 궁금하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향을 살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이 같으면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다면 더욱 반갑다.     그렇다면 세상 똑똑한 철학자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했을까?     철학자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통해 그들의 사상을 좀 더 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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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남들이 뭘 먹는지 궁금하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향을 살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이 같으면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다면 더욱 반갑다.

 

 

그렇다면 세상 똑똑한 철학자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했을까?

 

 

철학자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통해

그들의 사상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철학자의 뱃속>은 그런 생각에서 출발한 책이다.

이 책은 철학자의 사유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따라가 본다.

 


 

가령 니체는 소시지를 좋아했다. 넉 달간 먹을 연분홍빛 햄 6킬로그램을 주문해서 소시지들을 가는 끈으로 엮어 벽에 걸어 두었다. 묵주처럼 걸려있는 소시지 아래 앉아 책을 쓰고 있는 니체라니. 너무 귀엽지 않은가!

 

한편 먹는 게 예민한 철학자들도 많았다. 가령 스피노자를 살펴보자. 그의 전기를 보다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는 버터가 들어간 우유 수프에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살았다. 또 어떤 날은 포도와 버터를 곁들인 곡식 몇 알만을 먹기도 했다." 음. 대체 어떻게 그것만 먹고 사는지.

 

음식에 대해 특별히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사상가들도 있다. 프로이트는 습관처럼 매일매일 소스만 살짝 바꿔가며 포토푀만 먹었다. (pot au feu. 쇠고기와 뼈를 채소 등과 함께 고아 만든 육수)

 

이처럼 미식을 거부하는 건 개인 취향이긴 하다. 하지만 미식을 즐기지 않는 것은 한 사람의 스타일, 책, 성격과 전혀 무관하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음식이 주는 맛의 기쁨을 거부하는 것. 그것은 어떤 형태이든 금욕주의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철학자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까다로운 사람들 ㅋㅋ)

 


 

 


 

 


 

한편 철학자 중 최고로 어려운 칸트는 삼십 년 동안 술을 마셨다. 선술집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애주가이자 미식가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럴 수가,

'순수미식비판'이 나오지 않았다니!

(칸트는 3대 비판서,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 을 쓴 걸로 유명하다)

 

칸트는 늘 취해 있었다. 그에게 만취란 '경험이 따르는 법칙들에 의해 감각적 표상에 질서를 부여하지 못하는 상태, 즉 본성에 반하는 상태'이다. 또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내면을 해방시킨다.

 

 

칸트는 자기를 잊게 해주는 이 기술이 우리를 거친 세상으로부터 잠시 도피시켜준다고 했다. "적어도 취했을 때만큼은 인간이 태생적으로 매 순간 이겨내야만 하는 생의 장애물을 느끼지 않는다"

 

 

한편 그는 다양한 술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과묵하게 취하는 증류주, 활력을 주는 와인, 포만감의 맥주." 또한 이런 말도 했다. "와인 파티는 사람들을 즐겁고 떠들썩하고 수다스럽게 한다. 반면에 맥주 파티는 사람들을 꿈속에 빠뜨려 가두려는 경향이 있고 늘 기억을 흐릿하게 만든다."

 

 

 

또한 그는 혼자 밥 먹는 행위가 건강에 해롭다고 판단했다. '혼밥'을 피하고자 한 것이다. 점심에 초대한 손님이 오지 않자 칸트는 하인에게 말했다. "집 앞으로 지나가는 첫 번째 사람을 식사에 초대해게, 주인이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이제 이들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아무리 어려운 철학을 말하는 철학자들도

결국은 인간인가 보다.

우리처럼 먹고 마시고, 혼밥 싫어하고,

자연적인 음식을 좋아한다.

이렇게 철학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읽다 보면

그들의 사상도 조금은 더 가깝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먹는다.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m*******a 2021.01.21.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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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과 사상의 연결고리...철학자의 뱃속
"먹는 것과 사상의 연결고리...철학자의 뱃속" 내용보기
우스갯소리로 먹고 살기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한다는 말을 종종하곤 하는데, ‘먹고 살기위해’라는 말에 삶의 목적 하나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삶의 목적이 자아실현이든 자신의 유전자 반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든 세계평화 혹은 인류에 지대한 공을 세우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든 일단은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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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스갯소리로 먹고 살기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한다는 말을 종종하곤 하는데, ‘먹고 살기위해라는 말에 삶의 목적 하나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삶의 목적이 자아실현이든 자신의 유전자 반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든 세계평화 혹은 인류에 지대한 공을 세우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든 일단은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미셸 옹프레의 철학자의 뱃속은 자신의 사상을 확립한 여러 철학자를 그들이 먹은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독특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수많은 학설과 문헌들 속에서도 좀 더 폭넓은 시기와 새로운 방식으로 사상에 접근하기 위해 철학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하는 관심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미로에서 길을 잃거나 불안에 떨지 않게끔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은 바로 음식이다. (22)

 

 더불어 샤를 푸리에의 처남이자 법조계의 미시가였던 브리야 사바랭의 미각의 생리학에서의 말을 인용하는데 그것이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는 것 같았다. 그것을 다음과 같다.

 

 네가 먹은 것을 말해다오. 그럼 나는 네가 누구인지 말해줄 것이다. (23)

 

 책에는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부터 루소, 칸트, 푸리에, 니체, 마리네티, 사르트르 등 시대와 장소를 망라하고 다양한 철학자들이 그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을 중심으로 그들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의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를 제외하고는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철학자들이 있어 친숙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과는 달리 생소한 내용이 많이 있었다.

 

  특히 엄격한 자기 관리로 유명하여 늘 같은 시간에 산책을 나갔다고 전해지는 칸트의 장인 취하라, 늘 취해있어야 한다는 편은 그의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물론, 다음과 같은 구절을 보면 취해있어도 대학자는 우리와 같은 범인과는 다른 모습을 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

 

 술은 탁월한 위로란 생각을 고집하면서 칸트는 취한 상태와 마음의 평화를 연결시킨다. “적어도 취했을 때만큼은 인간이 태생적으로 매순간 이겨내야만 하는 생의 장애물을 느끼지 않는다.” 술에 취하면 좋은 게 또 뭐가 있을까?  술은 혀와 마음을 풀어준다. 심지어 취기는 우리를 좀 더 도덕적인 인간으로 만들기까지 한다. (78)

 

 게다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또 한 가지의 요소로는 도입부에 밝힌 이러한 이야기가 디오게네스의 향연에 초대를 받은 다양한 철학자들이 그들의 생각을 말하는 부분에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와 근대 독일의 철학자가 만날 일은 전혀 없지만 종종 징키즈칸과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등이 같은 조건에서 자웅을 겨룬다면 어떨까란 상상을 해본 적이 있기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은 분야에서 이름 있는 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을 상상을 하면 재미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아이슈타인, 보어, 마리퀴리, 플랑크, 하이젠베르그 등이 모여 인류역사상 다시없을 정모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제5차 솔베이 회의 후 찍은 사진은 철학자의 뱃속의 이과 실사판(?) 같았다.

 비록 인류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은 운이 좋게도 지금의 인류만이 향유할 수 있는 특권이긴 하지만 인류의 정신을 살찌워 온 철학자들의 사상을 음식을 주제로 살펴보는 새로운 시도로 작지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 철학자의 뱃속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a 2021.09.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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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뱃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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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뱃속이라니 참 요상한 제목이라 생각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옹프레는 디오게네스, 루소, 칸트, 푸리에, 니체, 마리네티, 사르트르 등 여러 철학자들의 식생활, 음식에 대한 철학을 풀어내며 식생활과 철학, 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주제를 요상하리만큼 재밌게 요리한다.    서양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이전에 읽었던 주제들과 다른 철학자와 식생활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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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뱃속이라니 참 요상한 제목이라 생각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옹프레는 디오게네스, 루소, 칸트, 푸리에, 니체, 마리네티, 사르트르 등 여러 철학자들의 식생활, 음식에 대한 철학을 풀어내며 식생활과 철학, 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주제를 요상하리만큼 재밌게 요리한다. 

 

서양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이전에 읽었던 주제들과 다른 철학자와 식생활의 이야기에 매우 흥미진진했다. 좀 어렵진 않을까, 내가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노파심이 들었었지만 책을 읽고 나니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실생활 철학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류의 구원이란, 이 문제와 오래 씨름해 온 신학자의 빛바랜 능숙함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바로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

-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중에서 -

 

그렇다. 무엇을 먹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으니 말이다. 

 

이제 식생활은 "인간의 품행을 사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범주가 된다. 사람들은 식생활로 자신의 존재를 영위해가는 방식을 특징짓고 자신이 따를 행동 규칙의 체계를 세운다. 즉, 식생활은 우리가 수긍하고 보존해왔던 본성에 따라 수행된 행동을 문제 삼는 방식이다. 식생활은 전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기예가 되는 것이다." 

기예란, 기술과 예술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식생활을 기술이자 예술과 칭하다니 새로운 접근이란 생각이 들었다. 식생활로 나의 존재를 영위해가는 방식을 특징짓고 내가 따를 행동 규칙의 체계를 세운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를 따른다면 고기를 먹지 않고 신선한 채소 등에서 영양분을 얻고 삶을 영위하겠다, 그리고 가축들이 고통받는 사육환경을 반대한다. 그렇게 보면 정말 식생활은 삶의 하나의 체계가 될 수 있겠다.  

 

"우리가 만드는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명작, 그것은 바로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것이다"

몽테뉴의 이 말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 나 고유의 삶을 사는 것이 명작. 참으로 멋진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다시 보고 싶은 글귀들이 있어 수첩에 적어두었다. 철학자들은 언어예술사같다. 

 

나는 시골 밥상보다 더 귀한 것을 알지 못한다. 신선한 유제품, 달걀, 채소, 치즈, 갈색 빵, 그만하면 괜찮은 와인. 사람들은 언제나 이런 음식들로 나를 잘 대접해준다. 그는 더 세세하고 분명하게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나의 배, 나의 치즈 지운카, 나의 빵 그리생을 얇게 자른 다음 몽페라산 싸구려 포도주 몇 잔을 곁들인 맛..., 이보다 행복할 순 없다. 

서민적인 영혼을 가진 철학자 루소의 '고백록'에 적힌 말이라고 한다. 그의 주장에 더없이 공감했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가 담긴 시골 밥상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종류는 달라도 어느 나라에 가도 다들 비슷한 생각을 가지기 않을까 싶다.  

 

폭식은 폭음보다 더 나쁘다. 왜냐하면 "폭식은 먹는 대로 수동적으로 배가 불러오는 감각만을 느끼게 할 뿐 폭음처럼 표상을 형성하는 데 능동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상력에는 절대로 이르지 못한다. 그래서 폭식은 동물적 즐거움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폭식을 이렇게 고급지고 우아하게 표현하다니.. 정말 철학자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폭식은 동물적 즐거움에 가장 가깝다고 하니.. 그 주장에 따르면 나는 동물이다. ㅋㅋㅋㅋ 이 주장에 따르면 음식을 먹는 것은 배를 불리는 역할이 아니라 음미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을 주는 행위인 것 같다. 

 

"사회 체계 안에서 미식은 지식의 원천이자 빛이며 사회적 합의의 원천이다." 미식은 또한 "사람들의 열정에 균형을 잡아주는 주요한 원동력이다." 

캬아.. 미식이 지식의 원천이자 빛이며 사회적 합의의 원천이며 열정에 균형을 잡아주는 원동력이라니.. 미식을 참 우아하게 표현했다. 이 설명을 읽고 있으니 마치 한 마리의 아름다운 백조가 나는 듯한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표현이 참 고급지다. 

 

니체는 사람들이 쌀을 과하게 섭취하면 아편과 마약에 끌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감자를 많이 먹으면 압생트를 심하게 들이키게 된다. 쌀과 감자를 많이 먹으면 "생각과 느낌을 마비시키는 마취제 같은 작용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 철학자의 주장은 근거가 없거나 불분명하다. 

니체를 좋게 봤는데.. 이런 허무맹랑한 소리도 했다니 웃음이 났다. 쌀을 과하게 섭취하면 아편과 마약에 끌린다니?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했던건지.. 니체에게 묻고 싶었다. 

 

먼저 마리네티는 포크와 나이프 사용을 폐지한다. 손과 손가락이 처음으로, 아니 어쩌면 너무도 오랜만에 쾌락을 느끼는 도구가 된다. 촉각을 통해 우리는 이제 곧 입으로 들어갈 음식들이 얼마나 뜨겁고, 얼마나 차가운지 직접 느낄 수 있다.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손으로 밥을 먹는데, 포크나 도구를 이용해 먹는 것이 맛을 변질시키기도 하고, 도구보다 손이 더 깨끗해서 그렇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다. 아마 그들의 이야기는 마리네티의 주장과 일부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나도 예전에 한 아프리카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젓가락과 수저를 주지 않아 가만히 있다가 물으니 음식은 손으로 먹는게 제 맛이라고! 그래서 손을 깨끗하게 씻고 그렇게 먹었는데 이상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세상의 전부, 늘 옳은 것이 아니듯 가끔은 다른 방식도 시도해보는 것이 인생에 재미, 즐거움을 불어넣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철학자들의 식생활과 관련된 철학이라 더 재밌고 흥미진진했다. 특히 이 책에서 나온 문장들이 수려하고, 철학자의 말들이 하나같이 어쩜 우아하고 고급진지.. 감탄하며 읽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t********7 2021.01.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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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옹프레, 『철학자의 뱃속』
"미셸 옹프레, 『철학자의 뱃속』" 내용보기
사람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의식주'다. 그중 각기 개인차를 가지고 중요도를 나눌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무엇보다 '식'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는 편이다. 오죽하면 '먹기 위해 산다'는 이야기에 내 이야기라고 웃어보일까! 이런 점에서 볼 때 『철학자의 뱃속』은 진짜 흥미로운 책이었다. 다른 누군가의 식습관이 아니라 고고하고 지성적인 '철학자'들의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미셸 옹프레, 『철학자의 뱃속』" 내용보기


사람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의식주'다. 그중 각기 개인차를 가지고 중요도를 나눌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무엇보다 '식'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는 편이다. 오죽하면 '먹기 위해 산다'는 이야기에 내 이야기라고 웃어보일까! 이런 점에서 볼 때 『철학자의 뱃속』은 진짜 흥미로운 책이었다. 다른 누군가의 식습관이 아니라 고고하고 지성적인 '철학자'들의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9장으로 나뉘어진 이 책은 디오게네스, 루소, 칸트, 푸리에, 니체, 마리네티, 사르트르의 살아생전 먹었던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담겨있다. 가장 날 것을 무언가를 추구했던 디오게네스, 자연적인 방식으로 재배하고 자연적인 식재료가 가장 최고라 말한 루소, 늘 알콜에 취해있었던 칸트 등의 에피소드들은 그들이 치열하게 연구하고 발전시킨 학문과 상당히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는 삶이다. 저자는 "먹는다는 것, 그것은 누군가의 몸, 삶의 방식, 그 사람의 세계를 드러내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진짜 『철학자의 뱃속』은 음식과 관련된 철학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자세하고 재치있게 풀어냈고, 알 수 없었던 그들의 세계를 조금씩 조금씩 확장시켜준다. 

 

그 시대에 산낙지를 즐겨먹었던 디오게네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전히 그의 생각이 낯설게 느껴졌고, 건강염려증 환자이면서 알콜 중독자 칸트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는 현대인의 모습도 얼핏 보였다. 편집증적으로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추구했던 루소에게서는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자연적인 식재료의 중요성을 엿볼 수도 있었다. 

 

"당신이 먹는 것을 나에게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 테니"라는 이 책 속 구절은 이 이야기의 궁극적인 메시지가 아닐까. 누군가의 식생활을 통해 그의 인생과 삶, 생각을 파악하고 공유하는 것. 어쩌면 식생활은 한 인간을 이해하는 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b******2 2020.12.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철학자의 뱃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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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 무신론자이자 쾌락주의자 그리고 니체를 추종하는 반란의 철학자'라는 소개가 나와있는 미셸 옹프레(Michel Onfray)의 책 <철학자의 뱃속>은 불란서책방 출판사의 신간도서입니다. '철학자의 뱃속' 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이 책은, 한국 철학사상연구회에서 뽑은 우리시대의 위험한 사상가들중의 하나인 미셸 옹프레가 저술한 책으로,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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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 무신론자이자 쾌락주의자 그리고 니체를 추종하는 반란의 철학자'라는 소개가 나와있는 미셸 옹프레(Michel Onfray)의 책 <철학자의 뱃속>은 불란서책방 출판사의 신간도서입니다. 



'철학자의 뱃속' 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이 책은, 한국 철학사상연구회에서 뽑은 우리시대의 위험한 사상가들중의 하나인 미셸 옹프레가 저술한 책으로, 철학자들의 식습관에 대한 기록을 토대로 그들의 사상을 알려주는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책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디오게네스, 루소, 칸트, 푸리에, 니체, 마리네티 그리고 사르트르까지. 사실상 그들의 철학적 이념까지는 알지 못하더라도 수업시간에 자주 거론되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식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이 등장하다보니 절로 관심이 끌릴 수 밖에는 없더군요. 그러나. 역시나. 식습관이라는 일반인들과도 밀접한 주제로 우리에게 가까이 접근을 했다 하더라도 아무래도 철학자가 쓴 철학 이야기다보니 적어도 해당 철학자에 대한 기본적인 사상쯤은 알고서 읽어야 좋을 듯합니다.


신은 죽었다_ 니체  

자연으로 돌아가라_ 루소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_ 사르트르  (B_birth, D_death, C_choice)

날이 갈수록 내게 더욱더 새로워지는 것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과 내 마음속의 도덕률이다_ 칸트

자기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_ 디오게네스 


아무리 철학과 철학자에 대해 모른다해도 그들의 명언은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 보았기에 이런 명언에 담긴 그들의 사상을 쫓아가며 철학자의 뱃속을 읽어내려갔습니다.(철학자의 뱃속에 나오는 명언들은 아닙니다) 말은 생각을 담는 법이기에 이들의 명언을 깊이 생각하다보니 이들의 사상또한 조금은 알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그럼에도 제게는 쉽지만은 않은 책이더군요. 게다가 프랑스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푸리에와 미래학자 마리네티는 명언조차도... 사실 잘 모르겠군요. %EB%95%80%EC%82%90%EC%A7%88%20%EC%9D%8C%EC%B9%A8%EB%8F%99%EA%B8%80%EC%9D%B4 

그럼에도 <철학자의 뱃속>이라는 책을 읽고나니 자유분방하고 박식한 디오게네스도 깐깐하고 고지식한 칸트도 안쓰러우리만치 허무주의자이던 니체도 지나친 절제가 부담스러운 루소도 이전보다는 살짝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랄까요.



인간은 곧 그가 먹는 것이다. 감각기관을 따르라! 감각이 시작되는 곳에서 종교와 철학은 멈춘다.라고 했던 루드비히 포이어바흐. 루드비히 포이어바흐의 이론을 이어받은 니체 그리고 그런 니체를 추종하는 미셸 옹프레는 아마도 여러 철학자들의 식생활을 빌어서 감각기관인 육체와의 조화, 미학에 바탕을 둔 새로운 윤리의 건설을 제안하는 자신의 사상을 널리 전파하고자 이 책, <철학자의 뱃속>을 저술했나봅니다. 이러한 생각은 철학자의 뱃속 말미에 쓰인 미셸 옹프레 자신의 이야기인 '식생활연대기'라는 부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요. 그는 심근경색으로 인한 식이요법을 진행한 뒤 음식에 대한 즐거운 지식으로서의 정신적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면서 책의 말미에 이런 말을 살짝 덧붙입니다. (그가 사랑하는 버터를 자제시켰던) 엄한 '음식검열관'인 식이요법 전문가에게는 쾌락주의의 가르침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다정한 벗들과 테이블에 둘러앉는 순간 

실존의 권태는 사라진다.

- 미셸 옹프레


개인적으로 책 <철학자의 뱃속>은 니체의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아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이 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i*****s 2020.12.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