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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시민의 인성’은 총 열네 분이 쓰신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글들은 저마다 학문적이고, 예술적이기도 한 내용들이 소중하게 응축되어 있다. 그렇기에 모든 글들을 관통하고 있는, 인문학이 주는 따뜻함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놓쳐서는 안 되는 점이다.
가장 먼저 ‘가짜 손오공과 진짜 손오공'에서는 <서유기>의 한 에피소드를 불교사상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으로 함께 다룬다. 어느 날 손오공의 무의식 속에 있던 번뇌 망상이 가짜 손오공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손오공의 해방을 위한 <서유기> 속 해법을 설명하고, 그 내용이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지와 정신분석학 이론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수백 개의 자화상, 반성인가, 치유인가'라는 글은 자화상을 그려온 정철교의 작품들을 살펴보고 우리가 우리의 존재를 방기해온 것은 아닌지 성찰하게 해주는 글이다. 단순 그리기가 아닌 '사유하기'의 의미로 자화상을 새롭게 생각하게 해준다.
'조화로운 삶'에서는 행복한 삶을 위한 요소로 일, 사랑, 유희의 3가지 조건에 대해 말한다. 진정 조화로운 삶을 원하거든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않아야 한다며,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점검하게 한다.
'차차차 우리의 차 문화와 한재 이목 선생의 다부'에서는 한재 이목 선생이 쓰신 세계 최초의 다도 경전 '다부'를 살펴본다. 그리고 한국의 차 역사와 효능, 이목 선생의 차 정신과 가치도 함께 되새겨 본다.
'물질주의와 행복'은 물질주의적으로 돈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게 될수록 불행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경험 구매'를 돈으로 행복을 사는 비결로 꼽는다. 물질이 아닌 소소한 경험들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글이다.
'풍류도 음악과 인문치유'에서는 우리의 고유 사상인 '풍류도'를 재등장시킨 김범부의 음악적 견해를 알아본다. 그리고 그의 저서 속 인물을 통해 풍류도음악의 실상을 언급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풍류도음악이 인문치유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논어 수업 이야기'는 송영일 수석교사께서 고등학교 학생들과 논어를 공부하면서 함께 얘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옛 고전을 익히는 것은 새로운 세상에 진일보한 삶을 위한 것이라며, 고전 하나하나를 읽어보고 성찰하게 한다.
‘어느 시골 선비의 무흘 여행과 치유’에서는 <무흘구곡>을 쓴 한강의 제자, 이주에 주목한다. 스승이 세상을 떠난 후 이주는 무흘을 여행하게 되는데, 그때 쓴 시들을 함께 감상해 보며 그가 가진 자연에 대한 마음과 치유 공간으로서의 무흘을 생각해 보게 한다.
‘산의 인문학: 지리산에서 찾은 언저리문화’는 지리산 연구를 하신 강정화 교수께서 지리산 종주 이후, 정상이 아닌 ‘언저리’에 주목하며 쓰인 글이다. “인문학이 인간 삶의 흔적을 찾아가는 학문이라면, 그 흔적은 정상이 아니라 언저리에 있음을 절감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하시며 덕산 산청재와 하동 함월정이라는 공간을 인문학으로서 탐구한다.
‘마음, 시로 꽃피다’에서는 먼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는지 유가 사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마음이 다스려진 모습인 화의 경지를 엿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인 시로 표현된 모습을 알아본다. 중국 최초의 시가총집인 <시경>,이규보의 <영정주월> 등을 읽어보고,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인지하기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숲! 그들도 우리처럼’에서는 먼저 숲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서 기본 용어를 설명한다. 그리고 숲의 역사와 변화 등을 살펴보며 숲을 통해 우리가 성찰할 수 있도록 이끈다.
‘대인관계의 내로남불: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주 겪는 ‘갈등’을 해결하고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먼저 갈등 상황에서 내 생각을 들여다보고,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길 권유한다. 마지막으로는 정말로 변화를 원하는지를 물으면서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무리한다.
‘마음을 읽는 지혜, 음양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오래된 지혜인 음양(陰陽)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화와 과학, 생리심리학적으로 음양 기질을 알아보면서, 기질마다 생길 수 있는 문제의 예방 방안을 제시한다.
‘怨望에 대한 성찰_백이의 마음을 읽다’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이 된 ‘원망’에 대해 얘기한다. 원망은 과거 <사기>속에서도 인물들을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였는데, 이 책은 특히 백이라는 인물을 두고 다른 시선을 가진 공자와 사마천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원망을 넘어서도록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시민의 인성이라는 제목에 맞게 인간을 폭넓게 이해하고 마음을 가다듬도록 해주는 글들이 모인 책이다. 상황에 따라 사진과 한자어 표시가 잘 되어 있고, 글들의 난이도가 크게 높지 않아서 일반 시민들도 재밌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인문학을 통한 일종의 자정작용을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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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산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펼친 책이라 대학교의 교수님들이 써내려가신 글로 이루어져있다. 대학에서 교수님들과는 글보단 수업으로 소통해서 그런지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허락되어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평생동안 배워오신 학문적 테마를 수필로 녹여낸 글들, 오래 고민해온 삶의 주제를 털어놓은 글들로 이루어져있다. 총 열 네가지의 글이 이어지는데, 손오공과 도플갱어/자화상/차 문화/논어/숲 등등 저자들의 학문적 배경만큼이나 그 주제도 다양하다. 이중 내가 흥미롭게 읽었던 주제는 최송현 교수님의 <숲! 그들도 우리처럼>과 채한 교수님의 <마음을 읽는 지혜, 음양 심리학>이다. 먼저 <숲! 그들도 우리처럼>은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최송현 교수님의 글이다. 소개글에 '식물사회의 네트워크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고 한 것처럼, 내가 흥미롭게 본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렇다면 숲의 역사처럼 사람의 역사도 숲과 닮은 점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 사람의 역사도 숲의 역사와 매우 흡사하다." 평생을 숲만 연구해오신 교수님일테니 숲에서 인간 군상을 느끼셨단 건 당연할 수 있지만 신기했다. 숲의 천이과정, 종의 치환, 타감작용까지. 용어는 어렵지만 각기 우리나라 역사에 빗대어 예시를 들어줘서 이해하기 한결 편했다. 또한 사회적 관계망도(sociogram)와 연결지어 식물의 종간상관관계 파악을 하셨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엄청난 관련은 없지만 사회과학대학 학생으로서 데이터 분석 툴도 다뤄보고 상관관계분석 등을 해본 적이 있기에 '이 연구주제 참 재밌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다음으로 <마음을 읽는 지혜, 음양 심리학>이다. 부산대학교 한의학과의 채한 교수님이 쓰신 글인데, 마음 깊이 공감이 돼서 재미있게 읽었다. 음인, 양인의 특징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과거판 mbti 느낌이라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양인, 음인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주는데 내가 태음인인가? 그래서 찐공감이 되었다.... 책에서는 음인이라서, 양인이라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심리적인 문제들을 예방하는 방법 또한 존재한다고 말한다. 바로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거다! 진짜 요즘 많이 생각하는 주제라.. 와닿았다. 속에서 자꾸만 새로운 번뇌와 생각들이 찾아오는데, 그때마다 내 자신을 탓할 게 아니라 하나하나 다시 바꿔가며 변해가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즉,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단 말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글들을 보며 저자들의 학문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해볼 수 있었다. 또한 나도 언젠간 이 분들과 같이 내 직무 내에서 다양한 사색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