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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백만장자의 가족이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거나 너무 바빠 임신기간을 절약하고 싶다면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게 될까. 임신기간 동안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먹고 듣고 자란다. 아이를 품고 있는 엄마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기본적인 성향이 결정되는데,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대리모는 과연 그 아이에 대한 마음이 어떠할까.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은 부모는 그 아이에 대한 애틋함이 어느 정도일까.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다.
간간이 뉴스에서 전해오던 대리모에 대한 이야기가 한 편의 소설이 되어 태어났다. 굉장히 사실적이고도 충격적이었다. 더군다나 필리핀 이민자 여성에 의해 쓰여진 이 소설은 인종간의 갈등과 이민자에 대한 미국인의 편협한 시선 등을 아우르는 작품이었다.
소설은 네 명의 여성 화자를 내세워 이끌어간다. 그 첫 번째 여성은 딸 아이 아말리아를 둔 싱글맘 제인이다. 아말리아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 그녀가 사촌이라고 칭하는 아테 즉 에벌린 아로요를 따라 퀸스 여성 합숙소로 오게 된다. 양로원에서 일하지만 아이를 둔 그녀에게 수입은 변변찮다. 아테는 탁월한 신생아 보모 역할을 한 덕분에 뉴욕의 부유한 부인들로부터 인정받았다. 아테는 필리핀 이민 여성들의 숙소인 퀸스에서 그들의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존재다. 또한 골든 오크스 농장의 스카우터이기도 하다.
아픈 아테를 위해 대신 신생아 보모로 갔던 곳에서 해고를 당한 제인에게 대리모 제안을 한다. 매월 월급이 들어오고 아이를 출산했을 경우에는 성과급처럼 거액의 수고비가 지급된다. 대신 임신기간 동안 골든 오크스 농장에서 나갈 수 없다. 제인과 한 방을 쓰게 된 레이건은 프리미엄 호스트다. 금발의 백인 여성으로 듀크 대학을 나온 재원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대리모를 지원하게 되었다. 더불어 강압적인 아버지의 보호를 피하여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를 바랐다.
또 한 사람의 여성은 메이 유다. 호스트들에게는 미즈 유로 불리는 그녀는 골든 오크스 농장을 지휘하는 여성이다. 최고급 리조트, 담당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그들을 감시하는 코디네이터를 구성하여 억만장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대리모 사업을 경영하고 있다. 중국의 억만장자 덩 여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대리모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다.
대리모 지원을 한 여성들은 가난한 아시아 출신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수정된 배아를 착상시켜 9개월 동안 임신을 유지해야 했다. 태아는 의뢰인의 것이므로 그들은 최선을 다하여 태아를 지킬 의무가 계약 조항에 있었다. 만약 제인이 아말리아를 보기 위하여 무단이탈하였을 경우에는 의뢰인의 태아를 유괴하는 것과 같았다. 숲속의 진드기 때문에 아이를 유산해야 할지 모르는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또한 한 호스트의 태아에게 다운증후군을 일으키는 세염색체증이 보이자 강제로 낙태시키기도 했다. 소설에서 필리핀 대부분의 여성들은 가톨릭 신자라 아이를 낙태하는 것을 죄로 여기는데 강제 낙태 소식은 호스트들에게 강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나타내었다.
이 소설을 읽기 전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를 읽은 터라 그 느낌이 더 강렬했다. 아시아의 이민자 여성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만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실제 대리모를 통하여 아이를 낳았다는 뉴스가 그 뒷받침을 한다. 상상 속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 마거릿 애트우드는 상상력으로 그 소설을 썼겠지만 실제로 이런 일들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상당히 씁쓸했다.
대리모를 지원한 여성들은 농장에 9개월간 갇혀 있어야 했다. 가족들에게도 비밀로 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의뢰인의 것인 태아를 지킬 요량이었다. 가족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으며 그 어떠한 것도 태아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아야 했다. 강제적인 감금 상태였다. 인간의 존엄과는 뒤떨어진 한낱 아이를 낳는 기계처럼 여겼다는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에 미즈 유가 제인에게 필요한 것을 주겠다고 했던 행동도 몹시 불편했다. 메이 역시 제인을 이용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제인이 그 생활을 만족하고 있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이런 식의 결말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무엇이 제인을 위한 것인지, 어느 것이 정답인지 제대로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만약 메이 유가 제인을 돕지 않았다면 제인은 여전히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허덕이는 아시아 이민자의 여전한 현재를 보는 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한편으로 다행인 건 이 소설이 이민자의 시선으로 쓰인 소설이라는 점이다.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과 결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 덧. 최근 중국의 한 배우가 대리모를 통해 한 아이를 낳았고, 남편과의 이혼 때문에 두 번째 아이를 강제 유산시키려고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소설과 다를 바 없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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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 베이비팜 *책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태어난 이후의 금전적, 환경적인 부분들이 달라 시작선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출발선 이전의 이야기다. <베이비 팜>은 출신이 다른, 하지만 비슷한 사람들이 골든 오크스에서 겪는 일을 서술하고 있다. 싱글맘 제인, 백인 이상주의자 레이건, 리사, 제인의 친척 할머니 아테, 그리고 골든 오크스를 총괄하는 메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다. 당신은, 더 나은 환경으로 변모할 수 있다면-당신을 위해서나, 주변인들을 위해서(자식이나 가족)-대리모 일을 맡을 의향이 있나요? 나의 대답은 NO. 나의 경우에는 이정도만으로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 자부한다. 하지만, 제이건을 본다면 상황은 다르다. 그녀는 꽤 우수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친구인 메이시를 살펴보자. 그녀는 환경적으로 크게 어려움없이 자라나 30대 이하 톱 비즈니스 리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녀가 애초에 ‘대리모’일을 맡을 고민을 할 새가 있을까. 출발선의 차이는 선택의 차이를 낳는다. 그 사실을 이 소설에서는 극명하게 보여준다. 보모를 구하는 어마어마한 부잣집 사람들과 보모, 상품으로서 아이를 갖고자 하는 오너와 호스트(대리모), 심지어 대리모와 대리모들 사이에서도. 이 이야기는 출발선 이전의 이야기다. 뱃속에 누구의 아이가 있는 지도 모른채, 열 달을 오롯이 품어내는 호스트들의 이야기. <베이비 팜> 속에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듯 하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세상을 집으로 가져올 수 있는 사람들과 세상에게 부딪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사람들. 그보다 아직 출발 선상에 올라서지 않은, 출발선 이전의 것을 지켜내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이 이야기의 끝을 모른다. 하지만, 절반의 책만으로도 큰 울림을 주었다. 슬프게도, 내가 그녀들이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하며. 넌 이미 톱이지, 안그래. - 베이비팜, p261 뱃속의 출발선이 다른 아이에게 레이건이 속삭이는 대사로 서평을 마무리한다. 출발선이 다른, 아직 다른이의 출발선에도 도착하지 못한 모두에게 바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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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아이를 대신 낳아준다는 대리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를 낳지 못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거라 생각하면 안타깝고 슬프겠지만 그런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인간을 도구처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참으로 슬픈 현실입니다. 옛날일도 아니고 최근에도 비일비재하다는 것 또한 안타깝습니다. 다소 무거운 내용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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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성이 적절한 책이기도 하지만, 소설 자체로서의 완성도와 재미도 굉장한 작품이다. 주요 인물 넷의 시점으로 교차되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각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가는 모습을 통해 독자는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대리모는 여성의 신체를 상품으로 만들고 사들이는 행위라는 생각을 단호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소설을 통해 대리모 일을 하여 돈을 벌고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이의 심정, 커리어를 포기하고 싶지 않음과 동시에 아이를 가지고 싶은 이의 심정을 모두 접하고 나니, 이 착취의 현상을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대리모 산업이 착취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많을 것이다. 베이비팜은 현실이다.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길게 남는다. * 이 책과 함께 읽어볼만한 책, 레나트 클라인 <대리모 같은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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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워 구매하여 읽게 됐습니다.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결코 불가능한 이야기,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닐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과 질적인 면에서는 사뭇 다르겠지만 어디에선가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인것 같고요,,,, 얼마전 친구와 우연히 대리모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조금 알게 된 사실을 책을 통해 많이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모든일에 장단이 있는 것처럼 대리모라는 이슈 역시 마찬가지 인것 같아요. 대리모 라는 토픽을 아주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소설 특유의 재미와 함께 책장 훌훌 넘기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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