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하나의 문화 동인지 15호 '여성의 일찾기, 세상 바꾸기'에 실린 글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일을="" 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성찰적으로="" 점검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열정을="" 담은=""> 글들이다.
또문 동인지에서 제일 재밌는 글들은 역시 '적응과 성장'에 실리는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는 글들인데, 이 동인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치과의사나 방송 구성 작가같은 '선망'의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실상 상당히 많은 어려움을 헤쳐가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으며, 그럼에도 언제든 이 일을 그만두고야 말아야지 하는 환멸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을 본다. 그런가하면, 연세대학교나 서울대학교 같은 세칭 명문대학을 졸업한 여성들이 사회 진출을 하며 부닥치는 성차별의 실상을 볼 수 있는 글들이 있다. ('아, 역시 여자는 명문대학을 나와도 살기 힘들군--')
가장 인상적인 글로는, '적금을 들지 못하는 여자의 결혼 이야기'가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 글의 필자와 같은 처지에 충분히 놓일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진저리를 쳤다. 그녀는 말한다. '이렇게 세상살이와 결혼 생활의 고단함을 미리 알아채고 독신으로 사는 여자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어떨 때는 저 사람들은 얼마나 잘나서 그걸 경험하지도 않고 알았을까?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뜨거운 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기만 해도 알아차리고 물을 피하는 지혜로운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멍청해서 펄펄 끓는 물에 한참 동안이나 손을 넣고도 뜨거운 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인상깊은구절] 내게 남은 것은 이 사회에 대한 감상 수준의 평론가적 태도와 현실에 대한 무지와 공포, 그리고 바로 내가 민중이라는 깨달음이었다. 나는 취업 문제와 관련해서 아무 것도 준비된 것이 없었다. 아니, 애초부터 내 머리 속에는 취업 생각이 없었다. 그냥 막연히 누군가(남자!)가 내 생계를 책임져 줄 것을 전제하고, 나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하거나 글을 쓰며 산다는 식으로 생각한 것같다. 문제는 나같이 자립심 없는 한심한 여자가 아버지를 잘 만나거나 남편을 잘 만나면 별 문제가 없는데, 딸이나 마누라를 못 살게 굴지 않으면서 평생 생계를 책임져 주는 그런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사실 주택 복권 당첨보다도 어려운 일인 것이다. (pp. 246-247 <적금을 들지="" 못하는="" 여자의="" 결혼="" 이야기="">)적금을>한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