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닮지 않은 자화상 화가 장호의 마지막 드로잉 최근 윤지회 작가 부고소식으로 맘이 저릿저릿 하던 중 나에게 온 화가 장호의 유고화집 <나를 닮지 않은 자화상> 책장을 넘길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보고싶다 라고 적혀있는 그림에선 그의 절절한 고독함이 느껴진다 나는 생을 정리할 때 어떤 방식으로 나를 남기고 말하고 갈 수 있을까 삶의 끝에서 그려낸 여리디여린 들꽃의 질긴 생명력 병마가 삼킨 나 그대로의 모습 그리고 소중한 가족 죽는 날까지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작가의 20대 다짐처럼 미완성의 삶이 아닌 마침내 꿈을 이룬 그의 숭고한 작업 <나를 닮지 않은 자화상> [지리산에서 삶의 여정을 끝내고 싶다 그러나 살고 싶다 그러나 죽고 싶다 그냥 앉아서 죽고 싶지는 않고 바래봉도 가고 뱀사골도 가고 종주도 하고 둘레길도 돌아볼 것이다] [달궁의 마지막 밤은 저리게 아쉽다 건강해져 다시 오면 될 일이다] ♤좋은책을 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 입니다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를닮지않은자화상 #장호 #창비 #서평단 #도서협찬#도서추천#신간추천#유고화집#드로잉
|
|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는 이 시기에 장호 작가님의 유고 드로잉집 <나를 닮지 않은 자화상>을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 내일도 딱히 다를 것 같지 않은 하루의 연속인 '보통의 날들'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인지 다시금 깨닫고 인지하게 되었거든요.
암 진단을 받고 죽고 싶다가 살고 싶어지는 작가님의 너울치는 감정이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너무나 잘 전달되어 마음이 아렸습니다.
제목을 보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왜 자화상인데 나를 닮지 않았다고 표현했을까. 책을 읽어가면서 그 궁금증은 사라졌지만 항암치료로 변해가는 자신의 얼굴을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에 생각이 미치자 다음 페이지로 손을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해는 떠올라 낮이 됐다.
내 얼굴을 보고 그리긴 했지만
참 닮지 않았다."
특히 저의 감정은 작가님이 표현하신 빗소리에서 무너져 내렸습니다.
단 하나의 드로잉도 같은 방향의 선이 없습니다.
작가님의 그림을 통해 어제 내리던 비가 또 내리네가 아닌, 오늘은 전혀 다른 리듬감과 기운을 가진 비가 내리는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빗소리에도 생명이 있었고 삶의 의지가 담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작가님은 건강한 삶과는 점점 멀어지는 시간 속에서도 끝까지 좌절하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주먹쥐는 법을 알려 주시고 가셨어요.
"너, 일어나. 그래, 서는 거야. 누워 있거나 고개 숙이고만 있으면 안 돼. 햇살 되어 빛나."
그림을 업으로 삼아
죽는 날까지 뜻을 다한
장호 작가님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모두의 삶이 햇살 되어 빛나기를.
*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
|
친구가 내게 소개해 준 책이 며칠간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화가 장호....라는 이름이 맴돌았다.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이름. 결국 검색을 해보곤 아....아이들 어릴때 많이 읽어줬던 <나비잠>을 그린 작가님이셨다. 화가 장호가 구강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며 약 1년간 그린 스케치들을 담은 이 책은 화가가 병을 마주하고 느낀 두려움과 혼란, 그러나 끝내 의연하게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담고 생의 주인이 되려한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그러나 살고 싶다, 그러나 죽고 싶다" 했다가 "계곡물 소리가 예뻤다 미웠다 한다" 했다가 "나는 지금 울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웃고 있습니다" 하며 치료의 공포와 삶과 죽음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분열적으로 드러낸다. 그 공포로부터 도망간 지리산에서 그가 그리는 것은 모두 가장 연약한 모습으로 의연하게 생명을 뿜어내는 들꽃들이다. 많지 않은 색의 볼펜으로 그려낸 그 그림에서 볼펜이 머무른 자리에 눈이 간다. 볼펜똥을 남긴 그 자리는 그가 선을 긋기 위해 머무른 자리, 생명을 관찰하기 위해 머무른 자리, 앞으로 어떻게 병을 치료해야하나 고민한 자리였을테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왔지만 그는 내내 가족을 걱정하고 세상을 다시 만나고 싶어한다.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가서 글귀마다 가슴이 아파왔다. 두번째 노트로 넘어가 병원에서의 스케치들이 등장한다. 종일 몸을 뉘여야하는 침대, 붕대를 감고 있는 자신의 얼굴들. 그의 자화상들은 단순한 선에서 시작해 점점 꼼꼼한 음영을 넣은 그림들로 바껴가는데 수술후 더는 내가 아닌것 같은 얼굴을 거울로 보며 덤덤하고 낯설게 관찰하고 묵묵히 그려냈을테다. 유일하게 애써 웃고 있는 자화상에는 이 책의 제목인 '나를 닮지 않은 자화상' 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생을 마감하기 6일전에는 "내 목숨은 내가 결정한다" 라고 결연히 써두었다. 의사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쓴 저 문장뒤에 화가의 마지막 그림. 병으로 떠났지만 그는 끝까지 병에게 지지 않았구나. 결국 삶의 주인이 나라는걸 선포하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을 그림 그리기를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구나. 그림책 일러스트로 활동하셨기에 더 그랬을까. 화가의 그림들은 그림책의 그림들처럼 말을 한다. 이야기를 들려준다. 차마 글로하지 못하고 말로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마지막까지 꾹꾹 눌러 담아 그림으로 그렸을 장호 작가의 귀한 그림들을 이렇게 책으로 만날수 있어 감사하다. 마지막 여운이 너무 길어 쉬이 책을 덮지 못하고 판권페이지까지 꼼꼼히 읽었는데 저작권자로 이름이 올라있는 사모님의 이름을 보니 다시 끅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온다. 책의 맨 마지막장, 화가가 스물다섯에 썼다는 다짐을 보니 먹먹했던 마음이 좀 위로가 된다. 장호 화가는 원하는 삶을 살아내고 떠났구나. 나는 여러번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이의 죽음으로 오랜 기간을 힘들어한적이 있었는데 이토록 삶과 죽음이 위로가 되는분을 이제라도 만나게 되어 큰 기쁨이다. 언젠가 화가의 그림을 전시회로 꼭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장호 #나를닮지않은자화상 #창비 #구강암 #드로잉
|
|
어느 날 갑자기 구강암을 진단받은 화가. 처음에는 부정하고 도망가고 외면하고 숨어버린다. 하지만 그의 곁에 풀과 나무와 꽃과 산이 그리고 그림이 그를 위로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듣고 수술과 치료를 받는 화가. 아프고 낯설고 괴롭도 외롭다. 나를 닮지 않은 나를 보고 관찰하도 그리며 그는 그 감정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주룩주룩 내리는, 이저저리 흩날리는, 부슬부슬 뿌려지는 비를 보며, 아무렇게나 놓은 우산을 보며, 꽃을 보며, 딸과 지쳐버린 아내를 보며 세상에 놓여있는 수많은 사랑을 그린다. 수술과 치료의 해피엔딩이 아닌 죽음으로 자유를 얻은 화가.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앙상해졌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깨서 잡은 펜에서 힘이 자꾸 빠진다. 삐뚤삐뚤 알아볼 수 없어지는 글씨, 구불구불 흐릿해지는 그림. 아내가 입을 연다. 가망이 없다고 한다. 주변에 이렇게 사랑할게 많은데...하지만 그는 자유롭다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결정한다. 화려한 미사여구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글, 색볼펜으로 보이는 그것을 쓱쓱 그려낸 그림. 책장을 넘기던 손이 이내 느려지고 마음에는 무언가 묵직한 것이 쌓인다. 그리고 내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이게 다 사랑이구나... 세상이 다 그렇고 그렇지. 인생 뭐 별거냐. 라고 한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건네고싶다. 우리가 숨쉬고 마주하는 이 모든게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러운 것인지 느껴보라고... #장호 #나를닮지않은자화상 #창비 #유고화집 #자화상 #죽음 #구강암 #사랑 #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