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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서평을 하게 된 계기는 Yes24에서 이 주의 우수리뷰에 선정되고부터였다. 항상 부족한 존재로만 여겨지던 내게 이 경험은 나도 뭔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열심히 읽고 서평을 썼다. 하지만 경험은 그 때 한 번 뿐이었다. 나는 그 후 몇 번의 경험을 제외하고 내가 우수리뷰어로 선정되는 기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나의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고민한다. 계속 읽어야 하나? 나는 재주가 없는 것 같으니 그냥 포기할까? 행운처럼 찾아온 그 한 번의 기적이 나를 얽매는 것 같았다. 『그 마을에서 소설을 쓰는 법』 또한 마찬가지였다. 소설의 남자 주인공 덕근은 데뷔작이 천재 소설가로 소설계의 기대주로 등극하며 화려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그 때 한 번 뿐이었다. 데뷔작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그의 차기작은 독자의 기대를 사로잡지 못했다. 심지어 그가 최근 일년 반동안 집필한 원고를 완성했지만 출판사에서는 그의 작품을 반려했다. 그리고 그에게 잠시 휴식을 가져 볼 것을 권하며 한 바닷가에서 한 달간 휴식을 취하도록 권유한다. 떠밀리듯이 온 바닷가로 온 덕근은 조용한 전원 생활에서 집필활동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민박집 주인과 두 딸로 이루어진 민박집은 그를 가만 놔 두지 않는다. 좌충우돌 막내딸 봄과 사람좋은 주인집 아저씨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첫째딸 솔. 그렇게 덕근과 솔의 인연은 시작된다. 솔은 서울에서 미대를 나오며 그림을 꿈 꿨지만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품고 그림을 접고 집으로 내려와 아버지를 돕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소설을 써내려가지 못하는 덕근과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윤솔의 인연이 시작된다. 덕근이 참 나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주인공 덕근의 경우는 글쓰기에 대한 재능이 있었지만 그도 나처럼 한 번의 성공이 그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되었다. 이 데뷔작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압박감, 실망시킨 독자들과 출판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그가 소설을 쓰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서평으로 인정받고 싶었지만 내게 그 이상의 행운은 주어지지 않았다. 쓰면 쓸수록 나의 부족함이 드러났고 나를 더욱 부끄럽게 했다. 쓰면서도 이젠 내게 재능이 없으니 접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오랜 시간 해 나간 이 서평 활동을 접으면 나는 어디도 갈 곳이 없을 것 같아 어영부영 붙잡고 있었다. 윤솔 또한 마찬가지였다. 벅찬 기대를 안고 미대를 가고 취직을 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한계로 그림을 접고 내려온 윤솔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덕근과 윤솔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한 달 동안 두 사람의 마음에 든 생각은 사랑이 아닌 "하고 싶다"라는 감정이었다. 지금 이 풍경을 쓰고 싶다. 지금 이 풍경을 그리고 싶다. 지금 이 마음을 쓰고 싶다. 지금 이 사람을 그리고 싶다. 뭔가를 하기 위해 이유는 없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하고 싶다는 그 마음이었다.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들을 쓰고 느끼고 싶다는 그 마음이 그들을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소설을 읽으며 나를 비추게 된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도 좋아요 하나 받지 못하고 열심히 서평을 써도 알아주는 이 하나 없지만 계속 해야 되나 망설이는 내게 이 소설은 '하고 싶냐'고 묻는다. 하고 싶으면 해 보라고. 그 마음이 중요한 거라고 나에게 알려준다. 잠시 쉬어가도 좋으니 재미있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다독여준다. 내게 주어졌던 그 행운은 다시 안 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 경험도 소중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 마음임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이 활동을 계속해야 할까? 그 고민을 하는 와중에 산타로부터 "계속 써 주세요"라는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이 소설 속에서 자신의 마음이 따라가다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메시지를 준다. 그래, 나에게 더 이상의 행운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자. 내가 읽고 쓰는 게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재미있게 하자. 그래서 나는 이렇게 또 글을 쓴다. 이 글을 봐 주는 이는 별로 없겠지만 지금 내가 쓰는 걸로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그 마음만으로 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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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비가 오는 어느 날, 남해안의 어느 도시 버스 정류장에 내려온 작가, 주인공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큰 주목을 받았던 첫 소설을 집필한 후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만 나오다가 일 년 반동안 준비한 소설이 출판사에서 보류당하면서, 풀 수 없는 실타래처럼 꼬인 상황을 뒤엎기 위해, 출판사 직원이자 오랜 친구인 상식의 제안에 따라 서울을 떠나온 길입니다. 그리고 상식이 예약해 놓은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는 길에 그의 책을 읽고 있는 한 여자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떨어뜨린 책을 주워주고 같은 버스를 탄 그녀는, 예상할 수 있듯이 주인공이 한 달간 묵게 될 게스트하우스 주인의 딸입니다. 낙서를 좋아해서 미술을 전공했고, 스스로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현실을 받아들였고, 디자인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어느 밤에 모니터를 보다가 일을 그만둘 결심을 하게 된, 그 후에 고향의 집으로 돌아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일을 돕게 된 평범한 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도시를 떠나온 한 남자와 한 여자, 그리고 소설을 쓰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이 책은 주인공 남자와 여자의 1인칭 시점이 번갈아서 이야기됩니다. 그와 그녀는 소설과와 팬의 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커지는 것을 느끼며 당황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다가, 결국은 받아들이게 됩니다. 녹차 라떼와 사찰에서 보는 풍경, 그리고 바다를 함께 하며 감정을 조심스레 쌓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과, 그 과정에서 서로가 하고 싶었던 일, 즉 소설을 쓰는 법과 그림을 그리는 법을 알아갑니다. 「···언덕길을 내려와 버스에 오를 때까지, 그녀와 나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고요하고 잔잔한, 평온하고 따듯한 서로의 손을 잡고 있을 뿐 다른 것은 없었다.」 (p.229) 책 속의 한 문장처럼 고요하고 잔잔한, 평온하고 따뜻한 소설입니다. ※ 도서를 증정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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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소설 쓴느 방법 혹은 글쓰기 관련 책인가 싶었던 ... 그런데 또 책 소개를 보면 소설이라고 되어 있고, 무슨 이야기 일까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궁금 궁금.
책 표지와 제목이 너무 아쉬운 책. 정말 잔잔하게 차분한 드라마를 보는 듯한 정말 "스며드는" 이야기인데, 책 제목과 표지만 봐서는 그런 내용을 유추하기 어려운.. 서정적인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그런 잔잔한 이야기를 하는 소설 책.
첫 책이 사람들이 말하는 정말 "대박"이 나고, 천재작가등의 수식어가 붙어 얼떨떨한 남자. 덕근. 하지만 첫 작품 만큼의 인기는 커녕 사람들이 그 이후 작품이 있는지도 모를정도로 어떤 주목도 받지 못한 그는 출판사로 보낸 원고를 "보류"당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글을 써 보라는 출판사 직원이며 친구인 우대리의 권유에 따라 바다를 가까이 하고 있는 동네로 한 달 원고작업을 하러 떠난다. 그저 그리는 것이 좋았던 여자. 솔. 그림을 전공했지만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이 후배가 되고 그 후배들이 공모전을 휩쓰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그림적 재능의 한계를 인정한다. 그리고 붓을 내려놓고, 디자인 회사에 입사하지만 돌연 사표를 내고, 가족이 있는 곳, 아빠가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잠시 휴식하러 떠난다. 그렇게 그곳에서 여자와 남자는 만난다. 버스 정류장에서 너무나도 몰입하며 책을 읽고 있는 여자. 그 여자의 손에 들려진 자신의 첫 책을 발견하는 남자.
'겨울과 봄 사이' 작가님 첫 작품. 어떤 분일까 궁금했어요. 그 마을에서 소설을 쓰는 법 재밌다는 표현도, 책의 내용에 대한 여러 말도 아닌 그저 두 번 읽었다는 여자의 표현에서 덕근은 자신의 마음에 무언가 스며드는 느낌을 받는다. 좀처럼 써지지 않는 글 앞에서 여자는 자신이 그렸던 그림을 보여주며 자신이 그림을 그릴때 영감을 받았던 곳들을 남자에게 보여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러면서 그녀또한 자신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느끼며 그렇게 그녀와 그는 서로에게 스며들고 그리고 나아간다.
바닷가 근처에서 만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지만 어떤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보다는 저 먼곳, 저 멀리 수평선 쯔음의 잔잔한 바다같은 이야기. 분명 흘러가고 있지만 어쩐지 머물고 있는 것도 같고, 머물고 있다고 느꼈지만 흘러가고 있기도 하는 수평선 바다의 모습같은 그런 이야기. 12월, 마지막 이지만 또 한발자국 나아가기도 하는 그런 계절. 지금 딱 읽기 좋은 소설 책. 잔잔하게 스며드는 글을 만나고 싶다면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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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 게 참 오랜만이다. 잔잔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잔잔한 풍경속에서 잔잔한 대화가 이어진다. 그 잔잔함이 천천히 마음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끝까지 읽게되는 책 출판사로부터 1년반동안 쓴 작품을 거절당한 소설가. 차기작을 쓴다는 핑계였지만 사실은 도피에 가까웠던 한 남자와 그림을 그리던 일을 잠시 멈추고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게스트하우스 일을 돕던 한 여자 글을 쓰고 싶고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어느새 방향을 잃어버리고 헤매던 두 남녀가 어느새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건네며 결국 그들의 글과 그들의 그림으로 다시 나아가게 되는 이야기. "무너지고 작아지고 초라해짐에도 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누구에게나 말이다. 나는 글이었고 그녀는 그림이었다." "저한테 글은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거에요. 그래서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거구요." 누가 내 글을 읽어줄까 하던 시기에 자신의 책을 두번이나 읽은 독자를 만난 작가는 다시한번 일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설레는 사람과 좋은 풍경 속에 함께 있게 된 여자는 그 순간을 그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되어가는 유난히 비가 많이 오던 그 해 여름.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이야기. 비오는 날의 바닷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등에 대한 묘사덕분에 내가 바닷가 마을에서 작가와 같이 바닷가를 바라보기도 하고 바닷바람을 맞기도 하는 기분이었다. 짧은 단막극을 보는 느낌. 하나 옥의 티를 고르자면 "아무런 맥락없이"라는 단어가 자주나오는데 그게 내가 익숙하지않아서 책을 읽다가 덜커덩 걸리는 기분. 그 단어를 빼도 충분히 좋았을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