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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본으로 읽는 <오즈의 마법사> 1편 -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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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1] -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완역본)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한줄평 : 진정한 내면의 힘을 발견하는 소중한 이야기어린 시절부터 익히 알고 있는 동화책이다. 그러나 그렇고 그런 동화책으로만 알고 읽으면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발견하기 어렵다. 누차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대부분 어린이용 동화책은 완역본이 아니다. 심한 왜곡 편집으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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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1] -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완역본)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한줄평 : 진정한 내면의 힘을 발견하는 소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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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익히 알고 있는 동화책이다. 그러나 그렇고 그런 동화책으로만 알고 읽으면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발견하기 어렵다. 누차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대부분 어린이용 동화책은 완역본이 아니다. 심한 왜곡 편집으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수많은 상징과 문학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이들만 읽어야 하는 책으로 이해하는 것도 잘못이다. 동화책으로 나와 있다고 어른이 읽기에는 좀 수준이 낮아 보이는 책은 없다. <오즈의 마법사> 책도 그 중 하나다.

<오즈의 마법사>도 당연히 완역본으로 읽어야 한다. 완역본이 200쪽 가량 되니까, 큰 글자 포인트에 삽화가 많이 들어가 있고 100쪽 가량으로 구성된 동화책이라면 완역본의 3분의 1 수준의 내용으로 이야기를 꾸몄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짤막한 대화들로 이야기 서사만 쫓아 가기에도 벅찬 편집이 될 수밖에 없다.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제1권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는 아이들을 위해 요약되고 변형된 책이 많다. 이 책들은 허수아비와 나무꾼과 사자가 각각 원하는 뇌, 심장, 용기를 그저 번갈아가며 말하는 지루한 책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바움이 쓴 원작을 읽어 보면 그런 지루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211)

허리케인으로 잠을 자다 집이 통째로 날아올라 낯선 곳에 떨어진 도로시는 고향 캔자스로 돌아가기 위해 여행을 한다. 여행 도중 만난 마을들 중에서 주저 앉아 살고 싶을 만큼 좋은 곳들도 많았지만 도로시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고향은 어떤 곳일까. 나는 늘 '고향이 어디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곧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주저했다.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태어나서 자란 곳'을 뜻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직업이 직업군인이었던 탓에 나는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은 부산이다. 다섯 살 경에 부산에 내려와 성인이 될 때까지 부산에서 살았다. 치악산의 정기를 받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고 말을 할 순 있겠지만, 태어나기만 했지 아무런 느낌도 없는 원주가 내 고향일 수는 없다. 그리고 취직을 하고 결혼하면서 부산을 떠나게 되었다. 이곳 경기도 수원에서 산 지도 어느새 26년이 되었다. 이제 부산에서 산 기간과 비슷하게 되었다. 부산이 어린 시절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라면, 수원은 어른의 역사가 쌓여가고 있는 곳이다.

도로시는 말한다. '아무리 황량하고 따분하다 해도 사람들은 세상 어떤 아름다운 곳보다 고향에서 살고 싶어'한다고. 도로시는 세상에서 고향만 한 곳은 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이런 기억은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있을 때 작용하는 기저다.

아내도 자란 곳이 부산이다. 하지만 아내와 나는 더 이상 부산에서 살기를 희망하지 않는다. 고향에 부모님이 계시기는 하지만, 수원 생활에 익숙해져 있고 인간 관계 형성이 수원을 중시으로 이루어져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부산은 지형적으로 산복도로가 많고 도로가 좁아 복잡하다. 솔직히 말해 부산에서 살아갈 자신이 별로 없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이제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노후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농촌에 가서 사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은 자명하다.

무엇보다 고향이라고 하면,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지형이 바뀌었다. 내가 살았던 집도 사라지고 없는 것은 물론이고 그 형체마저도 짐작하기 어렵게 도시 구조가 바뀌었다. 명절에 집에 가면 가끔 옛집 거리를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하지 않는다. 저기가 내 집이 있던 곳이었어. 이런 과거형 생각을 언제까지고 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고향'에 대한 감정이 도로시만큼 간절하지 못해서 책 읽는 내내 조금 안타까웠다. 주인공인 도로시가 그렇게 돌아가고 싶어하는 그 고향. '세상에서 고향만한 곳은 없다'고 단언하는 그 주장에 이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리라.

잘 아는 것처럼 도로시는 길을 가다가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지만, 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 용기가 없는 사자를 만나 같이 여행한다. 목적지는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오즈 마법사가 있다는 에머랄드 도시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뇌(지혜). 심장(따뜻한 마음), 용기를 오즈에게 받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거친다. 에머랄드 도시로 들어가면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들을 만나는데, 허수아비는 생각보다 지혜로웠고, 사자 역시 용감했으며, 나무꾼 역시 슬픈 상황에서 늘 눈물을 흘리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책을 읽는 독자가 조금만 예리하다면, 이미 그들 안에 그들이 원하는 소원이 다 들어 있음을 눈치 챌 것이다.

"들어가는 길이 있다면 나가는 길도 있겠지. 에머랄드 시가 길 끝에 있으니까 이 길이 이끄는 대로 가야 해."
허수아비가 말했다. (39)

하지만 왜곡된 자아는 자신 속에 있는 그것이 진정한 심장, 진정한 용기임을 깨닫지 못하고 허상을 찾는다. 나무꾼은 뇌보다 심장이 더 좋다는 편견을 버리지 못한다. 사자도 스스로 겁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겁쟁이라고 단정한다. 그들은 그것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제대로 된 심장, 스스로 겁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때 찾아온다고 생각하며, 행복의 기회를 차단한다.

"난 심장이 더 좋아. 뇌는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해 주지는 못해. 행복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거니까."
양철 나무꾼이 말했다. (50)

"정말 그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용감해지는 건 아니야. 나 스스로 겁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난 행복할 수 없어."
사자가 말했다. (56)

현대 사회에서 지혜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따뜻한 심장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용기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쩌면 약물의 도움을 받아 회복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최근에 극심한 무력감과 우울감이 찾아와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무런 일도 하기 싫고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아이들 독서 지도에서도 의미나 즐거움을 찾지 못했다. 눈에 띄게 웃음을 잃어갔고 무표정한 얼굴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소비하기에 급급했다.

그동안 지나치게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마음대로 처방받은 약에서 한 알씩 약을 빼는 모험을 시도했었다. 그래서 마침 불면증을 완화시켜주는 약이 다 떨어져서 병원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의사 선생님이, 무슨 약인지도 모른 채, 세 알의 약 중에서 고의로 빼고 먹지 않은 바로 그 약이 항우울증제 약이었다고 한다. 오랜 기간 먹어도 가장 안전하면서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이라고 했다. 아마 그 약을 빼고 먹어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다시 먹어보라고, 나중에 약을 조금씩 줄이더라도 그 약을 가장 나중에 빼라고 했다.

우울증은 개인 정신력의 문제인가 아니면 진짜 질병의 문제인가. 나는 약을 빼서 생긴 문제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지독한 우울감, 무력감, 슬럼프에 빠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낙담에 빠져 있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어서 다시 일어서기가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약을 다시 먹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 도로시, 허수아비, 나무꾼, 사자 모두 약물 처방을 받았다면 한 번에 치유가 되었을까? 놀랍게도 그들은 가짜 마법사 오즈로부터 가짜 약을 처방받는다. 요즘 말로 하면 위약인 셈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약을 진짜 약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소원을 이루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들어보라. 사기꾼 마법사 오즈도 사자에게 너는 이미 자신감을 충분하게 가지고 있다고 말해준다.

"위험에 처했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생물은 아무도 없어. 진정한 용기는 두려울 때 위험에 맞서는 거야. 너는 그런 용기를 이미 많이 가지고 있단다." (154)

하지만 사자는 자신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난 전과 같을 까 두려워요." 아, 누구를 보는 것 같은가.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닌가. 두려울 때 위험에 맞서는 그것이 바로 용기인데, 우리는 용기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또 조금씩 자신에게 맞는 질량의 용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 하루 하루 삶을 버텨내는 데는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맞이하는 일, 그것부터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견디고 버티고 즐거운 감정을 표현하며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인가. 용기가 없다면 우리는 단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독서 활동을 하면서 <오즈의 마법사>를 하면 대부분 아이들은 자신이 사자와 닮았다고 얘기한다. 용기,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뇌와 심장은 아직 정서적으로 친근감을 갖기에는 조금 낯선 존재다. 어른들도 그럴 것이다. 지혜와 심장보다는 용기, 자신감에 더 끌릴 것 같다.

사실 <오즈의 마법사>는 많은 상징으로 당시 시대상을 풍자한 이야기로도 알려져 있다. 가령 허수아비는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자신들의 영향렬이 사라진 농민을 상징하고, 양철 나무꾼은 하루 종일 일을 하는 노동자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겁쟁이 사자는 미국-스페인 전쟁, 미국-필리핀 전쟁에 반대한 평화주의자 또는 백인과는 다른 모습의 아프리카, 아시아계 이민자를 뜻한다고도 한다. 오즈가 다스리는 에머랄드 성은 '도금 시대의 미국을 상징하지만, 녹색 안경을 벗으면 적나라한 실상(볼품 없는 도시)을 보여주는 자본주의의 허상을 상징하는 것 등이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한때 미국 공공도서관에서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가 금서 목록에 올랐다고도 하는데,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그 부분까지 신경 써가며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일차원적인 이야기의 본질에만 충실해도 본전을 건질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오즈의 마법사' 는 시리즈 물로 14집까지 완성된 책이다. 외국에서는 14집까지 시리즈물로 출판된 곳이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1권만 아동용으로 나와 있다. 1권만 찾아 보아도 성인을 대상으로 출판된 완역본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와중에 더클래식 출판사에서 시리즈 3집까지 출판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책은 판매가 되지 않으면 금방 절판되어 버린다. 그래서 얼른 3집까지 한꺼번에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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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ㅇ
동화의 원류는 순수함이다. 이야기를 이중 삼중 겹치거나 꼬아서 독자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1차적인 표면만 제대로 잘 훑어도 독자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크다. 물론 작가가 숨겨놓은 수면 아래 감정과 교훈,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들을 잡아내면 더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우리는 <오즈의 마법사> 1편을 읽으면서, 정작 자신들이 없다고 생각한 지혜, 따뜻한 마음, 용기가 실은 이미 자기 내면에 충분히 내재되어 있었고 잘 발현되고 있음을 알아 차릴 수 있다. 정작 본인만 모른 채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마음, 삶의 지혜, 진정한 용기, 모두 내 안에 있다. 당신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보면 금방 깨달을 수 있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응원과 칭찬이 있었겠지만, 그것이 내 안에서 발현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오늘의 '내'가 서 있는 것이다. 물론 불만족스러운 '나'일 수 있겠지만, 나는 늘 최선을 다해 왔다. 그것이 나다. 지금 길 위에 서 있다면 잘한 것이다. 어디든 새로운 곳으로 갈 수 있으니까.

"들어가는 길이 있다면 나가는 길도 있겠지. 에머랄드 시가 길 끝에 있으니까 이 길이 이끄는 대로 가야 해."
허수아비가 말했다. (39)
YES마니아 : 플래티넘 i*******n 2026.04.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