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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어로 된 소설을 미국에서 문화인류학 박사 과정에 있는 연구자가 한국어로 번역한 책이다. 카탈루냐어로 된 책을 중간 번역 없이 바로 한국어로 번역한 작품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장의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풍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에서 풍기는 그런 분위기.
스페인 여행 팁 중 한 가지가 카탈루냐 지역이나 바스크 지역 사람들을 스페인 사람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 사람들이나 바스크 사람들은 자신들을 별개의 언어를 가진 별개의 민족으로 생각한다. 프랑코가 인민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내전을 일으켰을 때, 두 지역은 완전한 자치를 보장하는 시민군 편에서 싸웠다. 특히 바스크 지역은 보수적인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유주의적 시민군 편에 섰다.
소설 초반은 읽어나가기에 조금 불편하다. 시간, 공간 그리고 인물이 같은 문단, 심지어 같은 문장 안에서도 뒤섞여 나오기 때문이다. “ ” 표가 있는 대화도 있고, 없는 대화도 있다. 역자는 해설에서 ‘이야기의 생생함을 전달하는 카브레만의 기법’이라고 했다. 소설은 치매 초기의 노인이 사랑했던 여인(의 자화상)에게 자신의 기억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기억이 왔다갔다 하는 치매 초기의 상태를 알려주는 문학적 장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곳곳에 있는 역자의 친절한 주석이 난해한 부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소설에는 상징적 장치도 있다. 4부의 제목은 팔림프세스투스(Palimpsestus)다. 팔림프세스투스는 양피지에 있던 내용을 지우고 다시 덮어쓴 양피지 사본을 의미한다. 14세기에 일어났던 유대인 학살이 20세기에 나치에 의해 재현되었음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말이다. 14세기의 종교 재판장 니콜라우 에이메리크 수사와 20세기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 중령은 여기서 동일인인 듯 섞여서 나타난다. 14세기 중기와 말에 바르셀로나에서 유대인 학살이 있었고, 15세기 후반에 스페인 전역에서 유대인 추방이 있었다. 여기서 예로 든 유대인 학살은 1391년의 학살을 의미하는 것 같다. - 14세기와 15세기의 유대인 학살과 추방에 대해서는 뒤에 별도로 적어둔다. - 실존 인물인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작가의 경향성을 짐작하게 해준다. 주인공 아드리아가 쓴 책 <<마르크스?>>라는 책은 아마도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그의 생애와 주변 Karl Marx;His Life and Environment>>이라는 책에 대한 오마주였을 것이다.
소설은 '비알'이라는 이름의 스토리오니 바이올린이 한 축을 구성하고, 주인공 아드리아의 개인사와 가족사 그리고 사랑이 다른 축을 형성하면서 여러 인물과 사건들이 얽히게 구성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홀로코스트로 희생당한 유대인들의 이야기가 부각되고, 그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나치라는 악이 모습을 드러낸다. 또 그 악이 600년 전 종교라는 이름으로도 행해졌음을 상기시킨다. 작가는 스페인 정부로부터 핍박을 받는 카탈루냐 민족이라는 공식에, 한때 자신들이 가해자이기도 했음을 상기시키고자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 의식은 오키나와 문학에서도 접할 수 있는 사고다.
* Et in Arcadia Ego. 책에 몇 차례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다(Et in Arcadia Ego)’는 라틴어 구절이 나온다. 아르카디아(?ρκαδ?α)는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중부에 있는 지역 명칭이다. 목가적이고 고립적인 특징으로 인해 후세에 이상향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 말은 니콜라 푸생의 그림 <아르카디아의 목동들>이란 그림에서 석관에 새겨진 경구다. 이 그림에서 ‘나’는 ‘죽음’이다. ‘이상향에도 죽음은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이 경구는 중의법으로 쓰였다. 주인공 아드리아는 자신이 어릴 적 놀던 토나의 숙모네 집을 아르카디아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이상향인 숙모네 집에 있다’는 의미로 이 말을 썼다. 그렇지만 소설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죽어간다. Et in Arcadia E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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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메 카브레 (Jaume Cabre)저/권가람 역 나는 고백한다 1 를 구매해서 읽어보았습니다. 나는 고백한다는 주인공인 아드리아아르데볼이 알츠하이머에 걸려서 자신의 기억을 다 잃어버리기 전에 일생을 돌아보는 이야기 입니다. 바이올린 비알에 얽힌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읽다보면 아드리아 아르데볼의 인생에 깊이 빠져들게 되네요. 잘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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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레의 소설은 처음 접했다. 인간 내면의 욕망과 불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이다. 고백의 형식을 통해 죄의식과 자아의 균열을 날카롭게 드러내며, 한 인간이 스스로의 진실과 마주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읽는 내내 묘한 긴장감이 지속된다. |
| 구매를 계속 미루고 있다가 추천받아서 이제서야 구매했어요. 첫장부터 문장이 꽂히는 느낌의 책이에요. 츠바이크에 대해서 잘 모를 때는 앞부분에 나와도 그냥 넘어갔었는데 <초조한 마음>으로 슈테판 츠바이크를 알게 되고 지금 <나는 고백한다>를 읽고 있는 시점에서는 또 다르게 읽히네요. |
| 자우메 카브레의 나는 고백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카탈루냐 작가의 작품이라는 타이틀에 혹해서 구매했습니다. 카탈루냐 지역에 관한 것은 스페인에서의 분리 독립과 자치를 요구하는 카탈루냐 사람들의 시위를 뉴스에서 본것이 전부였는데 그 지역 작가의 책을 읽게 될줄이야. 1부 처음에 "나는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이다"라는 문구부터 마음에 훅 들어왔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시점이나 여러 언어로 된 대화 표기 등 전에는 보지 못했던 형식이 군데군데 나와 어려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적응이 되는 것 같기도... 일단 1권까지의 내용은 엄청 흥미로웠다. 주인공의 유년 시절이 끝나는 시점에서 1권도 마무리. 2, 3권도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