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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문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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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2021년의 1월이었다. 다행이라고 쓴다. 크게 상처 될만한 일도 크게 기뻐할 만한 일도 없었기에. 아침 6시와 7시 사이에 일어나려고 애를 쓴 게 다였다. 도서관에 한 번도 못 간 게 아쉽기는 하다. 1월 계획을 세울 때 책은 열 권을 읽자고 했는데 지키지 못했다. 오랜만에 공부를 하다 보니 책은 뒷전이었다. 달력을 보니 여덟 권을 읽었다. 2월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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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2021년의 1월이었다. 다행이라고 쓴다. 크게 상처 될만한 일도 크게 기뻐할 만한 일도 없었기에. 아침 6시와 7시 사이에 일어나려고 애를 쓴 게 다였다. 도서관에 한 번도 못 간 게 아쉽기는 하다. 1월 계획을 세울 때 책은 열 권을 읽자고 했는데 지키지 못했다. 오랜만에 공부를 하다 보니 책은 뒷전이었다. 달력을 보니 여덟 권을 읽었다. 2월은. 더 분발해보자.

 

『소설보다 겨울 2020』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을 틈틈이 읽어나갔다. 정확한 시간을 재어보진 않았지만 단편 하나를 읽는데 한 시간은 걸리는 듯하다. 하루에 세 시간 투자를 못해서 일주일 내내 읽었다. '겨울, 이 계절의 소설'이라는 부제가 달린 세 편의 소설. 전하영의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지난 기억들을 한꺼번에 불러 모았다. 생각만 해도 볼이 뜨거워지는 부끄러운 과거가. 나와 나를 둘러싼 치졸한 이야깃거리가 생각났다.

 

오랜만에 읽는 단편인데 걸리는 문장 없이 읽혀서 좋았다. 우리는 정상적인 삶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기억을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담담히 말한다.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할까. 소설 속 화자의 모습이 지금의 나와 비슷한 처지 같아서 더 연민이 갔다. 미래는 없고 과거만 있는 삶. 현재는 과거에 묻혀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다들 그러지 않을까. 그렇지 않은 척 할 뿐.

 

임현의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는 얼마 전에 있었던 나의 바보 같은 행동을 환기시킨다. 시간 강사로 일하는 '나'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강사로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은 어이없게도 실패로 돌아간다.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삶의 돌발성임을 소설은 이야기한다.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해보지만 이미 일어난 일 앞에서 자책감만 깊어간다.

 

나는 이 세계에서 완전무결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는 의문으로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는 나아간다. 그럴 수 없다는 답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하나라고 착각한 세계는 두 개의 세계로 나뉘어 우리를 혼란으로 몰고 간다. 미안하다고 말했으면 좋았을 일이었는데 그 순간에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내가 등장해 화를 내기도 한다.

 

제목이 특이한 이미상의 「여자가 지하철 할 때」는 분열된 자아마저도 사랑으로 감싸는 소설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뻗어나가는 이야기는 지하철 곳곳을 통통 튀어 날아간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다. 믿기지 않지만 시간은 착실하게 흘러가고 있다.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나를 꿈꾸기도 하지만 「여자가 지하철 할 때」의 문장인 '사무실은 언제나 아득히 멀다'를 되뇌어 보며 인과 관계없는 우연한 인생을 살고 있으니 저 알아서 흘러가겠지 약간의 체념으로 무기력을 이긴다.

 

더 조심해질 순 없었을까. 자책했던 2020년 12월의 어느 시간. 그런데 얼마나 더 조심하며 살아야 해. 화가 나고 우울하기도 했다. 찢긴 마음은 복원하기 어려워서 내버려 두었더니 단단한 부분만 남았다. 오늘은 도서관에 다녀왔다. 가방 가득 책을 빌리고 아이들로 가득한 버스에 탔다. 아는 얼굴도 있었던 듯. 책이 나를 기다고 있다. 나보다 부지런하고 재능 많은 이들이 쓴 책은 나의 세계에 실존한다.

 

 

s*****m 2021.02.0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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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세 편 읽기--- [한국소설-소설 보다 : 겨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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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의 소설을 세 편 읽는 일이 즐겁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책 한 권을 읽었다는 기분은 충분히 들고, 셋 중에 한 사람의 작품이라도 내 취향을 만나게 되면 기쁘기 짝이 없고.    이 책의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했던 생각인데, 실려 있는 세 작품이 몽땅 내 취향으로 좋았다고 여겼던 적이 없다. 이제야,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읽었음에도 이제야, 남들은 다 알고 있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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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의 소설을 세 편 읽는 일이 즐겁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책 한 권을 읽었다는 기분은 충분히 들고, 셋 중에 한 사람의 작품이라도 내 취향을 만나게 되면 기쁘기 짝이 없고. 

 

이 책의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했던 생각인데, 실려 있는 세 작품이 몽땅 내 취향으로 좋았다고 여겼던 적이 없다. 이제야,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읽었음에도 이제야, 남들은 다 알고 있었을 사항을 이제야, 나는 이제야 알게 된 느낌이다. 싣는 세 작품의 특성이 각기 다르게 보이도록 배치한 게 아니었나 하는 점. 읽는 실력이 뛰어나서 세 작품에 모두 만족을 느끼는 독자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나의 경우처럼 셋 중에 하나라도 취향에 맞는 작품을 만나보게 해 주려고 말이다.

 

세 번째로 실려 있는 전하영의 소설을 깊은 감촉으로 읽었다. 화자를 그려 내고 있는 작가의 문장이 좋았다. 자신이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아는 능력, 자신이 자신을 나무라고 변명하다가 끝내 격려하게 되기까지 받아들이는 마음씀씀이가 문장 속에 잘 녹아 있었다. 어쩌면 나는 이 소설의 화자처럼 분명한 태도를 보여 주는 여자 캐릭터를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자, 하는 메시지를 남겨 놓고.   

 

임현의 소설은 내 취향의 경계에 서 있다. 잘 읽히는 듯하다가 지루한 듯하다가 변덕처럼 오간다. 흠, 그냥 넘겨버리게 되지는 않는데 또 집중도 안 된다. 설렁설렁 그래도 빠뜨리지는 않고 읽었다. 작가에게도 독자에게도 실험이나 연습이 있어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겠다. 

 

이미상의 글은 내 취향이 아니다. 예전에는 참고 읽어야지 했는데, 이제는 첫 페이지에서 어긋나면 그냥 포기한다. 세상에 나오는 모든 글을 다 읽을 필요는 없겠지? 하면서. 지금은 읽고 싶은 글, 읽어서 좋은 글로도 넘치는 시절이니까. 이를테면 작가와 내 성향의 코드가 안 맞는 것일 뿐이므로 누가 누구에게 미안할 일은 아닐 것이다.  

 

분기별로 세 편의 소설을 선정하여 책으로 내 놓는 건, 독자로서 좀 아쉽다. 이왕이면 매달 뽑아서 출간해 주셨으면 싶다. 넉넉한 출판사가 그런 호의를 베풀어 준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기쁜 일이 될 텐데.  

YES마니아 : 로얄 j***6 2021.01.07.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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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 정치의 장으로서의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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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는 계절마다 꼼꼼히 챙겨 읽진 않아도 생각날 때마다 구입해서 읽는 편이다. 실은 가장 최근에 읽었던 읽었던 『소설 보다』의 만족도가 그리 크지 않아 잊고 살다가(수록되는 소설이 네 편에서 세 편으로 준 뒤로 뭔가 좀 미진해졌달까. 소설을 읽고 나서 여운보다는 아쉬움들이 더 커졌다. 딱 그 시점부터인데, 선정위원들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니, 뭐가 문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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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는 계절마다 꼼꼼히 챙겨 읽진 않아도 생각날 때마다 구입해서 읽는 편이다. 실은 가장 최근에 읽었던 읽었던 『소설 보다』의 만족도가 그리 크지 않아 잊고 살다가(수록되는 소설이 네 편에서 세 편으로 준 뒤로 뭔가 좀 미진해졌달까. 소설을 읽고 나서 여운보다는 아쉬움들이 더 커졌다. 딱 그 시점부터인데, 선정위원들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니, 뭐가 문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최근에야 기억해내고 2020년 겨울호를 구입했다. 이번 겨울호에 수록된 세 명 중 두 명이 처음 들어보는 작가다. 등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작가'들을 선호하는 추세인 걸까?

 

이미상, 「여자가 지하철 할 때」

 

이미상은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1982년생으로 2018년 웹진 비유에 「하긴」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2019년에 젊은작가상도 수상했다고 한다.

 

이미상의 「여자가 지하철 할 때」는 지하철을 타는 행위를 '지하철하다'는 동사처럼 사용했다. 그렇다면 여성은 지하철을 타서 어떤 생각과 행동들을 할까. 젊은 여성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이야기들이다.

 

나는 만 서른에 미국에 왔는데, 내가 미국에 와서 처음 들은 말이 이것이다. 혼자서 조깅하거나 산책하기 참 좋을 것 같다고 말에 대한 답변이었다.

 

"너는 여성이야. 그리고 아시안이야. 그리고 젊어. 이 말인 즉슨 네가 너무 눈에 띤다는 이야기야. 커다란 대형견이라도 한 마리 데리고 나간다면 모를까 절대 혼자서 밖에 나갈 생각 하지도 마. 어디 숲 속이나 야산에서 발견되길 원치 않는다면."

 

아마 여성들이라면 이런 말들을 숱하게 들으며 자랐을 것이다. 그 내용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더라도 젊은 여성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공포의 수준은 상상 이상이다. 이 소설이 구상되어진 때가 ‘강남역 살인 사건’의 여파가 거세던 시기라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공감이 간다.

 

그러나 이미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그것이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혐오로 옮겨가는 지점까지도 캐치한다. 그것이 이 소설이 한 발 더 나아간 지점일텐데, 환대나 윤리의 문제는 이론이나 추상의 지점이 아닌 현실의 문제가 될 때 좀더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것 같다.

 

조연정과의 인터뷰에서도 환대와 윤리에 대한 문제를 많이 다뤘는데, 사실 이것은 원론적 수준에서는 누구나 한마디씩 거들 수 있지만, 실제 현실에선 그걸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환대나 윤리를 말하는 것 자체가 약자들에게는 의도치 않게 또 하나의 가해나 폭력이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기호가 이전에 쓴 소설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와 그 소설집의 권말에 실린 김홍중의 해설에 깊이 공감했었다(소설가가 이 문제와 관련해 매우 깊이 천착하고 현실에서 이 문제로 많이 부딪히며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하나마나한 당연한 소리 말고 진지하게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 소설집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임현,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

 

문창과를 나오고 석사나 박사까지 하는 소설가들이 많아서 그런지 대학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참 많다. 한동안은 꽤나 유행하기까지 했었다.

 

이 소설 역시 시간강사인 '나'의 이야기인데, 이 소설 역시 이미상의 소설처럼 윤리와 관련된 것이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선악으로 나누고, 자신을 선의 편이라고 쉽게 단정짓곤 한다. 나와 다른 의견이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악이고 나쁜 편이다. 그렇게 치부하면 모든 것들이 간단해진다. 머리 아플 일들도 없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내가 가해자 혹은 가해자의 편이라면 그땐 어떻게 할까? 그때 나는, 우리는, 성찰하고 반성하는가?

 

대학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내 편', '우리 편'이 난무하는 한국사회를 깊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심도 깊게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그래서 다음의 문장이 많이 와닿는다.

 

나는 진실의 반대말이 주로 거짓이나 가짜라고 배워왔는데, 살면서 오히려 무지에 더 가까운 개념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많았다. 무엇보다 나는 종종 진실을 알고 있다고 오해할 때가 많았고,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은 대체로 무언가를 더 알게 되었을 때였으니까.

 

전하영,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전하영은 정말로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작가인데, 살펴보니 2019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단다. 그야말로 '초짜' 소설가인 셈이다.

 

이 소설도 소설가 혹은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자전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는 30대 중반의 나와 내가 회상하는 대학시절의 나의 이야기로 양분된다. 그러나 두 이야기는 하나로 소급되는 데 앞에서  언급하는 예술가적 삶에 대한 것이다.

 

소위 예술가연 하는 기성세대의 모순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텐데, 본인들은 국가 권력 혹은 파시즘적 권력에 대한 저항세력이라 위치지우지만, 사실 그들 자신도 이미 권력이 되어 자신보다 약자들에게 그 위세를 휘두르는 모순적인 위치의 '선생' 혹은 '선배'들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너무나 예측 가능하듯이, 그 선배나 선배들은 모두 남성이라는 것. 따라서 그 모순을 깨닫는 것은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인터뷰에서 전하영은 자신의 첫 데뷔작에 대한 강지희 평론가의 글을 언급하면서, 그 글을 읽으며 울컥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여성들의 글쓰기는 잘 장전된 리볼버다. 이것은 이전 세대에서 통용됐던 '펜은 칼보다 강하다'와 같은 맥락에서 힘을 가진다고 할 수 있겠다. 

 

모든 여성작가들이여, 분투하시길! 건투를 빈다.

c*****g 2021.02.20.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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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신선하고 즐거운 (소설보다 2020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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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집 읽기를 좋아한다. 심사위원들이 고생하며 찾은 좋은 소설들이 실렸고 거의 가 새롭고 좋은 소설일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된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나는 명실상부한 한국 소설 애호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예지를 찾을 정도로 대단한 애호가는 아니다. 나는 단행본을 읽기를 선호하기에.   애정하는 수상집은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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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집 읽기를 좋아한다. 심사위원들이 고생하며 찾은 좋은 소설들이 실렸고 거의 가 새롭고 좋은 소설일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된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나는 명실상부한 한국 소설 애호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예지를 찾을 정도로 대단한 애호가는 아니다. 나는 단행본을 읽기를 선호하기에.

 

애정하는 수상집은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집>, <현대 문학상 수상집>, 그리고 매계절마다 얇은 소설집을 내는 소설 보다시리즈다. 일 년에 세 권 혹은 네 권이 발매되는데 인기가 좋은 건지 이제는 네 권씩 내준다.

 

이번 2020 겨울편은 평소와 같이 세 편의 소설들이 실렸다. 세 명의 작가 중 아는 이름은 임현 작가밖에 없다. 이미상 작가는 하긴이라는 소설로 이전에 젊은 작가상을 받은 경력이 있고 전하영 작가는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소설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설에 대해서 말하자면 실험적이지만 좋은 소설도 많다는 것.

 

이미상 작가의 여자가 지하철 할 때는 여성의 일상적인 불안을 다룬 소설이다. 느낌은 서나는 혼란스럽지만, 작가의 문체까지 난해한 것은 아니었기에 스토리와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겨우 지하철을 타는 것만으로도 여성은 온갖 불안에 떤다. 나도 어린 시절엔 어두운 골목을 무서워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2차 성징을 거치며 성인 남성의 신체를 가지게 되면서 그런 공포는 완전히 사라졌다. 어두운 산도 혼자서 잘 다니는 나다. 그러나 여성은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가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사회적 약자라는 노인들도 젊은 여성이라면 만만하게 보고 시비를 걸기 일 수다. 그런 고민을 뻔하지 않고 완전히 새롭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성공적이다. 한국 소설은 페미니즘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냈지만, 너무 많아지는 것도 문제다. 구조나 사건이 비슷한 여성 살해 서사를 다섯 편 연달아 읽다 보면 이대로 괜찮은 걸까 고민하게 되는데 그런 고민이 부질없게 느껴질 만큼 좋았다.

 

임현 작가의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는 대학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이런 분야의 전문가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김민섭 작가가 있다. 그 양반이 쓴 대학 공간에 대한 글을 읽다보면 참... 교육이라는 독립된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법칙을 채운 이들의 모습에 한숨이 나온다. 이미 한국 문학계에서 일정한 지분을 차지한 임현작가는 이 뻔한 서사를 흥미로운 사건으로 변형시킨다. 그러면서도 거기에서 정확히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는 보여주지 않는 노련함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임현 작가의 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소설은 꽤 즐겁게 읽었다. 임현 작가가 좋아하는 도플갱어소재가 아니어서 좋았다. 도플갱어 소재만 아니면 된다. 임현 작가는.

 

전하영 작가의 조명등은 간만에 정말 감동적으로 읽은 단편 소설이었다. 도대체 영화판은 뭐하는 곳이길래 이렇게 글 잘쓰는 사람이 소설판으로 넘어오게 하는지. 살다보면 거지 같은 연애를 반복하는 여자들을 발견한다. 대학 시절에는 어떤 여 학우가 나이많은 남자와 사귄다고 친하던 무리와 멀어진 것을 보기도 했고 쓰레기 같은 남자들을 여러 명 만나는 말그대로 네이트 판 같은 이야기를 자주 봤다. 그들은 항상 남자 볼 줄을 모른다. 이 소설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다. 가난한 예술가에 대한 낭만주의가 특정한 남자들에게 권력을 쥐어줄 때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젊은 여성을 착취하는지 알고 있다. 예를 들어볼까? 나는 최근에 좋아하던 밴드의 남성 맴버가 나이 차이 나던 연인을 성 착취 했다는 혐의로 조사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감성적인 노래를 주로 작곡했는데 내겐 힘든 시기를 넘기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던 노래들이라 충격이 정말 심했다. 그 즉시 노래를 모두 삭제해버렸다. 그 노래를 부른 여성 보컬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듯 이 소설은 그러한 남성 예술가에 대한 낭만주의가 어떤 폭력을 낳는지 혹은 용인시켜 주는지를 알려준다. 보통은 이런 소재의 경우 그들을 만나는 어리숙한여자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의 시점에 따라서 진행되는데도 그러한 가치 판단이 없어서 좋았다. 소설의 화자가 젊음의 좌충우돌을 모두 겪은 시기라서 그런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허지웅의 살고 싶다는 농담을 읽었다. 잘 알려졌듯이 암에 걸리고 난 뒤에 간신히 살아 돌아온 허지웅 씨는 그 후에 사람이 바뀌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글의 논조가 바뀌었다. 그전에는 주변의 마음에 안 드는 것들을 모두 까는 이였다면 요즘에는 훨씬 인간적으로 바뀌었다. 글도 졸라 더 잘 쓰는 것 같아서 정말 좋은 책이었다. 허지웅은 그 책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자신과 같은 20대를 보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 책을 썼다고 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남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조명등의 화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n****6 2021.03.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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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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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빨리 읽고 싶은 기다려지는 소설입니다.휴대하기도 편해서 늘 가지고 다니며 틈틈이 읽는 책입니다. 전하영작가의 '그녀는 조명등아래서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한편의 드라마, 영화를 보는 것 같아 소설을 읽는 재미가 특히 좋았습니다.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감각의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다음 소설을 설레며 기다립니다. 2020년에 알게되었는데 전년도의 책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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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빨리 읽고 싶은 기다려지는 소설입니다.
휴대하기도 편해서 늘 가지고 다니며 틈틈이 읽는 책입니다. 전하영작가의 '그녀는 조명등아래서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한편의 드라마, 영화를 보는 것 같아 소설을 읽는 재미가 특히 좋았습니다.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감각의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다음 소설을 설레며 기다립니다. 2020년에 알게되었는데 전년도의 책들도 찾아서 보고 있답니다.

h****3 2021.03.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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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빨리 읽고 싶은 기다려지는 소설입니다.휴대하기도 편해서 늘 가지고 다니며 틈틈이 읽는 책입니다. 전하영작가의 '그녀는 조명등아래서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한편의 드라마, 영화를 보는 것 같아 소설을 읽는 재미가 특히 좋았습니다.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감각의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다음 소설을 설레며 기다립니다. 2020년에 알게되었는데 전년도의 책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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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빨리 읽고 싶은 기다려지는 소설입니다.
휴대하기도 편해서 늘 가지고 다니며 틈틈이 읽는 책입니다. 전하영작가의 '그녀는 조명등아래서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한편의 드라마, 영화를 보는 것 같아 소설을 읽는 재미가 특히 좋았습니다.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감각의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다음 소설을 설레며 기다립니다. 2020년에 알게되었는데 전년도의 책들도 찾아서 보고 있답니다.

h****3 2021.03.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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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겨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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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벌써 4번째로 읽게 되는 [소설 보다] 시리즈가 2020년 겨울이 왔네요. 읽게 된 지금은 파카를 벗은 봄에 가까워졌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마지막 겨울의 끝자락을 잡아봅니다. 문학과지성사가 이 계절과 어울리는 단편 3개를 묶어 발간 된 소설 보다는 젊은 소설가의 단편을 가성비 넘치는 가격으로 편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어 꾸준하게 읽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좋은 작가님들 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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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벌써 4번째로 읽게 되는 [소설 보다] 시리즈가 2020년 겨울이 왔네요. 읽게 된 지금은 파카를 벗은 봄에 가까워졌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마지막 겨울의 끝자락을 잡아봅니다. 문학과지성사가 이 계절과 어울리는 단편 3개를 묶어 발간 된 소설 보다는 젊은 소설가의 단편을 가성비 넘치는 가격으로 편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어 꾸준하게 읽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좋은 작가님들 세 분을 만나게 되어 좋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m*******4 2021.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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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겨울 2020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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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에서 발간된 <소설 보다 : 겨울 2020>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봄편을 본 뒤 다른편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종이책 쿠폰도 있고 해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에는 이미상 작가님의 <여자가 지하철 할 때>, 임현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 전하영 작가님의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단편선이라서 모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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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에서 발간된 <소설 보다 : 겨울 2020>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봄편을 본 뒤 다른편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종이책 쿠폰도 있고 해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에는 이미상 작가님의 <여자가 지하철 할 때>, 임현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 전하영 작가님의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단편선이라서 모두 부담스럽지 않고 비교적 빠르게 잘 읽었습니다. 현실적이고 잘 와닿는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글들이었던 것 같고, 뭔가 많은 것을 곱씹어보게 되는 글을 읽은 듯합니다. 작가님들의 다른 책들도 있다면 읽어보고 싶네요.

k****0 2021.02.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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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겨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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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설 보다 : 겨울 2020 이미상,임현,전하영 공저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2월 14일 벌써 겨울이네요. 주변인에게 추천 받아 구매해 읽어보았어요. 그 친구는 계절마다 책을 주문해서 보더라고요. 새로운 작가님들의 세 작품을 만나보고 읽어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겨울이라는 공통된 제목을 가지고 나온 책인만큼 겨울 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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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설 보다 : 겨울 2020
이미상,임현,전하영 공저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2월 14일
벌써 겨울이네요. 주변인에게 추천 받아 구매해 읽어보았어요. 그 친구는 계절마다 책을 주문해서 보더라고요. 새로운 작가님들의 세 작품을 만나보고 읽어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겨울이라는 공통된 제목을 가지고 나온 책인만큼 겨울 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었습니다.

r********4 2021.01.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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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성비도 극강이고 분기마다 주로 최근 가장 창작력이 뿜뿜한 신진급 작가들의 현재를 들어다 볼 수 있는 작품들을 싣고 있어서, 한국 문단 전체의 흐름도 알 수 있고 2. 거기에 더해서 분기마다 중진급 작가들도 한두명씩 넣어서 그들의 신작을 읽을 수 있어서 반가운 기획집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와주었는데요, 이미상 임현 전하영 작가의 작품들이 모두 좋았어서 다가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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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성비도 극강이고 분기마다 주로 최근 가장 창작력이 뿜뿜한 신진급 작가들의 현재를 들어다 볼 수 있는 작품들을 싣고 있어서, 한국 문단 전체의 흐름도 알 수 있고

2. 거기에 더해서 분기마다 중진급 작가들도 한두명씩 넣어서 그들의 신작을 읽을 수 있어서 반가운 기획집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와주었는데요, 이미상 임현 전하영 작가의 작품들이 모두 좋았어서 다가오는 봄의 새 책도 기대하게 해주네요

f******2 2021.02.2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