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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페미니스트 시각에서 보지도 않았고 볼 이유도 없었지만 작가가 살았던 당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각과 가부장적 인식이 섬세하게 표현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관해 또,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알고 읽는다면 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어떤 시대를 살던 흔히 사랑과 배려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가령, “어떻게 당신에 대한 내 배려를 그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아?”하는 식의 일방적 가부장적 인식과 억압이 무방비로 배려당하는(?) 상대에게는 선의로 포장된 폭력과 무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한 가부장적 인식을 견디지 못해 갇힌 방안에서 기묘한 누런색 벽지에 집착하고 결국 벽을 기어 다니는 그녀의 광기어린 행동은 당대의 억압과 편견, 그리고 가부장적 폭력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몸짓이 아니었을까. 누구에게 구속된 삶 속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저택, 달콤한 정원, 매일 매 시간의 정성스러운 처방과 관리’는 어떤 안락함을 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