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시민들
이 책은
이 책 『러시아의 시민들』 은 러시아 여행 에세이다.
저자는 백민석, < 『문학과사회』로 등단한 소설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순을 파헤치고 분노의 감수성을 일깨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온 소설가. 그리고 사진기와 함께 여행도 한다.>
‘가이드북’과 ‘여행 에세이’의 구별
이런 분류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게 된다. 지금껏 여행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가이드북은 어떤 책인지 알고 있었는데 여행 에세이 읽으면서도 여행지에 대한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런 나의 바람이 바로 연목구어에 해당한다는 것, 이제 알게 된다.
해서 이 책은 완전한 '여행 에세이'로 분류할 수 있겠다.
여행지는 러시아. 러시아의 도시를 독자들은 구경할 수 있다. 저자는 러시아 도시들을 사진과 글로, 소개하고 있다.
어떤 도시를 보여주는지, 몇 개 도시만 소개한다.
옴스크 : [오비강(江)의 큰 지류인 이르티시강과 그 우안(右岸)으로 흘러드는 옴강과의 합류점을 중심으로 시가가 전개되어 있다. 하항(河港)과 시베리아 철도의 역이 있고 공항도 있다. 1849∼1853년에 도스토옙스키가 이곳의 감옥에서 복역하였으며, 그는 이때의 체험으로 《죽음의 집의 기록》을 집필하였다.]
토스토에프스키가 유형생활을 했던 곳 (16쪽) 『죄와 벌』에서 로쟈가 살인을 고백하고 징역을 사는 곳 (16쪽)
푸시킨 - 시인 푸시킨의 이름을 딴 도시 (58쪽)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으로 2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푸시킨 시는 황제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는 '호박방'으로도 유명한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인 예카테리나 궁전과 정원 그리고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꼴라이 2세가 태어나면서부터 지냈던 고전적 스타일의 알렉산드로프 궁전 등이 있다. 혁명 후인 1918년부터는 '어린이 마을'로도 불리다 1937년 러시아의 국민 시인 푸시킨의 사후 100주년을 기념하며 푸시킨 시로 바뀌었다.]
예카테리나 궁전이 있다. (58쪽) 예카테리나 궁전의 호박방. (61쪽)
니즈니노브고로드 [볼가 강과 오카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러시아의 제5의 도시이자, 볼가 연방관구의 본부 소재지가 있다. 문호 막심 고리키의 탄생지로서, 옛날에는 고리키라고 불렸다. ]
소설가 막심 고리키의 도시 (102쪽)
상트페테르부르크 [ Saint Petersburg ] - 레닌그라드 (243쪽) [러시아 제2의 도시다. 제정(帝政) 러시아 때는 페테르스부르크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1914년 페트로그라드(Petrograd)로 개칭되었다가, 1924년 레닌이 죽자 그를 기념하여 레닌그라드라 불렀다. 그 후 1980년대의 개방화가 진전되면서 1991년 옛이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되찾았으며, 페테르부르크로 약칭하기도 한다.]
도스토에프스키가 살았던 아파트가 있다. (199쪽) 살해당한 전당포 노인의 집 (202쪽)
동상으로 살펴본 러시아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세워진 동상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러시아는 공산주의 국가이니까 당연히 공산주의 지도자가 아닐까, 라고 저자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도시들을 돌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던 동상의 주인공은, 푸시킨이다.
<내가 가본 도시에서 하나 이상을 만나 볼 수 있었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를 걷다보면 푸시킨의 동상을 자주 만나게 된다. 공원, 광장, 지하철 역 곳곳에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꽃다발이 동상의 발치에 놓여있다.>(35쪽)
또한 도스토에프스키의 동상은 모두다 등이 굽은 채로 구부정한 모습이다. 왜 그렇게 만들어 놓았을까
저자는 이렇게 유추한다. 그의 소설은 후대의 문학뿐만 아니라, 20세기 문명을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한 니체와 프로이트의 사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의 동상이 등이 굽은 채로 구부정한 것은, 심연을 들여다보느라 굽은 것이다. (220쪽)
몇 가지 러시아 여행 팁 러시아에는 철도역과 지하철역의 모든 출입구에 경찰이 지키고 있다. 그러니 이걸 이용해서 여행 중에 어떤 문제에 휘말리거나 위협이 느껴질 때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으로 뛰어들면 된다. (99쪽)
러시아에서는 외국인이 한 도시에 7일 이상 머무를 경우엔 거주지 등록을 해야 한다. 호텔에 묵을 경우 체크 아웃을 할 때 거주지 등록증을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193쪽)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책
저자가 러시아에 가면서 가지고 간 책들, 또 러시아를 소개하면서 인용하거나 언급한 책들 또한 의미 있으리라 생각되어 정리해 보았다.
『이탈리아 여행기』, 괴테 (14쪽) 『아큐정전』 (21쪽)『자본론』 (72쪽) 『모든 것이 완벽했다, 사라지기 전까지는』, 알렉세이 유르착 (83쪽) 『사진에 나타난 몸』, 존 퓰츠, (126쪽)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146쪽) 『러시아 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146, 179,244쪽) 『세컨드핸드 타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230쪽) 『비밀 요원』, 조지프 콘래드, (242쪽) 『로마제국 쇠망사』, 에드워드 기번, (242쪽) 『죄와 벌』 이 책은 여러 번 인용되는데, 특히 버스킹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다. (90쪽)
다시, 이 책은? - 편견 깨기.
저자는 <횡단과 실증>이란 제목으로 마지막 글을 장식한다.
직접 횡단해 보지 않았다면, 내가 러시아에 대하여 가졌던 많은 허황된 편견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실증은 편견을 깨는 데 필수적인 행위다. (296쪽)
이런 편견 저자는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내게는 러시아가 음험하고 무서운 나라라는 편견이 있었다. (227쪽)
러시아에 대하여, 실상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산주의, 그리고 낙후된 경제, 비밀경찰, KGB, 그리고 푸틴의 장기 집권까지. 그래서 당연히 국민들의 생활은 어딘가 주눅들고 어두운 그늘이 끼어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 책으로 직접 보고 들으나, 그런 생각들이 ‘편견’인 것을 알게 된다.
저자의 이런 발언, 밑줄 긋고 새겨본다.
남의 나라를 관광할 땐, 그 나라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확인하는 일정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228쪽) |
|
책꽂이에 꽂힌 책들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한 번 읽고 잊혀진 책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책이 있다. 아르테에서 출간되는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이 책은 우리 시대 대표 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 이야기이다. <클림트 × 전원경>, < 푸치니 × 유윤종>, <헤세 × 정여울>, <베토벤 × 최은규>, <루터 × 이길용> 이런 식으로 거장들의 삶과 작품세계, 학설 등을 조명해 보는 책이다. 지금까지 26권이 출간되었고, 나올 때마다 한 권, 한 권 모으고 있다. 그 책 중에 헤밍웨이의 삶과 그의 작품세계를 찾아 떠난 헤밍웨이 편의 작가는 백민석이다. 헤밍웨이의 흔적은 4대륙 20여 개의 나라에 있다. 미국 중부 소도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헤밍웨이는 20살이 되기 직전에 미국을 떠난다. 과연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 각 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했다. <헤밍웨이 × 백민석>의 저자인 백민석은 삶과 문학을 따로 생각할 수 없는 헤밍웨이의 삶의 발자취, 작품이 씌여진 발자취를 찾아서 4나라 6도시를 찾아간다. 백민석 작가는 헤밍웨이의 흔적을 좇아 거주지와 카페와 호텔들을 찾아다닌다. 그래서 완성된 책은 헤밍웨이에 대한 문학 기행이자, 초인 같은 그의 삶에 대한 하나의 전기이자, 다양한 그의 작품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서 역할을 하는 책을 쓴다. 이 책을 통해서 강한 인상이 남았던 백민석 작가. 백민석이란 작가 이름만을 믿고 읽게 된 여행 산문집 <러시아의 시민들> ![]()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 작가 소개글을 찾아 보고 그의 소설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순을 파헤치고 분노의 감수성을 일깨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온 소설가. 1995년 『문학과사회』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며 소설가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해피 아포칼립스!』 『버스킹』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가 있다. 2017년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냉전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러시아 보다는 소련이 더 익숙한 국가명이다. 또한 반공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공산주의에 대한 이미지로 러시아를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를 혼자 여행하게 된다면 치안은 괜찮을까 하는 두려움도 뒤따르게 된다. 그래서 러시아 여행은 많은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작가도 역시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
" <러시아의 시민들>은 백민석 소설가가 러시아에 대한 자신의 오랜 편견과 오해를 걷어 내기 위해 써내려 간 러시아 횡단 여행기이다" (p. 297>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편견이 있기는 하지만 오래 전부터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이다. 지금은 에르미타슈 박물관이 된 네바강변의 바로크 양식의 겨울궁전 등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도스토옙스키를 기리는 테마 공원 같은 도시라고 한다. <죄와 벌> 소설 속의 장소를 찾기도 하고 그곳에서 소설 속의 한 장면을 기억해 보기도 하고... 백민석 작가는 2019년 8월경에 러시아로 떠나서 약 3개월간 러시아를 여행한다. '혼자 하는 여행' 즉 자기 마음과 다니는 여행, 마음과 함께 하는 여행을 한다. 그는 관광객이란 즐기기 위한 여행을 하는 사람으로 수동적이지만 여행자란 능동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혼자 떠난 여행은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 소설가에게 러시아는 문학의 나라이자 예술의 나라이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차이콥스키, 푸시킨 등의 예술인을 배출한 나라. 그러나 우리에게 러시아는 20세의 혁명과 전쟁,프롤레타리아 독재, 공산당, 레닌, 스탈린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래서 어쩌면 러시아를 혼자 떠나는 여행을 하기에는 두렵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러시아인들은 그 어느 나라 국민들 보다 해맑고 친절하다.
그곳에서 만난 러시아인들은 그들의 언어를 알아 듣지도 못하는 작가에게 친절을 베풀고 사진을 찍게 해 주고 길을 알려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모스크바에서 시작하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288 km를 달린다. 달리다가 내려서 쉬고 또 달리고....
" 어떤 여행이든 여행자에게 그곳은, 여행자가 다닌 만큼 새롭게 다시 생성된다. 나는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기도 했지만, 도시에 내려서는 걷고 또 걷는 식으로 도시들 또한 횡단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다른 누군가가 보여 주고 들려준 러시아가 아니라, 나만의 또 다른 새로운 러시아를 만들어 갖고 싶었다. " (p. 296)
<러시아의 시민들>은 소설가 백민석이 혼자 떠나서 시베리아를 횡단하면서 느낀 단상들과 사진들이 담겨 있는 산문집이다.
<클래식 클라우드 6 헤밍웨이>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백민석 작가의 글들은 깔끔하고 깊이가 있다. 그런데 그의 소설들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순을 파헤치고 분노의 감수성을 일깨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왔다고 하니 그의 소설들도 읽어 봐야겠다. 그리고 코로나가 종식되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러시아를 가야겠다.
|
|
러시아, 한번쯤 가보고 싶단 생각을 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곳을 3개월의 시간동안 여행을 하면서 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니 소설가 백민석의 여행 에세이기도 한 책이라고 해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 책이기도 하고 러시아의 시민들이라는 제목처럼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단 생각을 했던것 같다.
러시아라고 하면 떠오르는건,,,, 추운 나라, 테트리스 게임에 나오는 건축물, 붉은 광장, 시베리아 횡단열차 정도인것 같은데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다 알고 있는 것들이 아닌 어떤 이야기들을 책속에 어떻게 담고 있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책속에는 우선 여행을 할때 챙겨야 할것들과 여행인지 관광인지, 어떤 마음인지를 알아야 하고 어떤 곳을 가게 되고 어떤곳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작가의 이야기와 함께 러시아 사람들의 모습과 러시아의 모습들이 담긴 사진들도 함께 담아내고 있고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러시아가 이런 나라였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거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 러시아 라는 나라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것이 너무 작음 부분인지는 모르지만 책속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것 같다.
작가도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경험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리고 러시아가 조금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것 같다. 지금까지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나라였지만 한번쯤 가보고 싶단 생각을 하던 나라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새롭기도 해서 나도 언젠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고 싶단 생각과 내가 몰랐던 러시아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 같다.
|
|
러시아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대체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져 있는 나라다. 구 소련 때문이다. 러시아 혁명(1917) 후 제정 러시아는 붕괴되고,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이란 이름으로 국호를 바꿨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체제 국가의 원조이다. 우리와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조선과 구한말 대한제국은 주로 중국(명, 청)과 교류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리나라에 미치는 정지, 외교적 영향력이 약했다. 그러나 우리가 일제에 의해 강제 병합되기까지는 외교와 정치적 이유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 이후 우리는 세계의 냉전시대에 따라 분단시대에 접어들었고, 북한에 군사적, 외교적 원조를 해주고 북한을 공산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론 제 2차 세게대전의 승전국으로서의 자격이었다. 지금의 러시아는 1991년 12월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The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 약칭 USSR, 소련蘇聯)이 해체되면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CIS)을 구성한 공화국의 하나로 그 주축이 되는 국가이다. 면적은 약 1710만㎢로 구소련의 약 4분의 3에 해당되고, 인구는 약 1억 4242만 명(2015년 현재)이다. 며, 수도는 모스크바이다.
러시아연방공화국 이전의 구소련은 1917년 10월 볼셰비키혁명에 의하여 탄생된 사회주의 국가로서 정식명칭은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이었다. 유럽과 아시아 북부지역에 걸쳐 있었으며, 면적은 세계 제1위로서 2240만 2200㎢이었고, 인구는 세계 제3위로 2억 8450만 명(1988년 1월 기준)이었다. 구 소련은 1985년 3월 고르바초프 등장 이후 이른바 개혁(페레스토로이카)과 개방(글라스노스트)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권력구조, 경제관리, 대외정책 등에서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 이와 같은 목표를 내건 고르바초프의 6년에 걸친 개혁은 무질서, 범죄의 증가, 지식인 이탈, 생산격감, 민족분리주의 요구 증가 등을 가져왔으며, 이로 인하여 일어난 8월 쿠데타는 1991년 12월 25일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을 공식적으로 해체시키고 옐친이 이끄는 러시아연방공화국을 출범시켰다. 한편, 18세기 초부터 1917년 러시아 혁명까지의 러시아를 ‘제정러시아’라고도 한다. 정식으로는 1721년에 표트르1세가 ‘황제’, 즉 임페라토르(imperator)라는 칭호를 사용한 시기부터 1917년 2월 혁명으로 니콜라이 2세가 퇴위하기까지를 말한다.
우리와 국교 정상화(1990년) 이후 교류가 다시 이어졌지만 구 소련은 우리에게 매우 어두운 그림자만 남겼다. 분단, 전쟁, 공산화 등 북한, 중공(지금의 중국)과 함께 '갈 수 없는 나라'였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이 좋을 리 없다. 전쟁 이후 태어난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반공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공산 체제의 소련, 중공, 북한에 대한 비판 교육을 많이 받아왔다. 구 소련 붕괴로 탈냉전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분단의 이유가 이념의 피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해 좋은 인식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을 터다. 그래도 국교 정상회 이후에는 정식으로 비자나 여권 발급이 쉽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지의 땅에 대한 설렘 때문이다. 또 러시아는 예술적으로도 대문호와 위대한 음악가, 화가, 무용가 등을 배출한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서양 어느 나라에 비해도 뒤지진 않아 거기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은 많다. 또 샹페테르부르크 같은 멋진 도시도 있고, 일주일간을 달려야 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등은 우리의 낭만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나 다큐 영상물을 통해 어느 정도 모습이 드러난 러시아는 이렇게 우리 앞에 어렵게 다가선 나라다.
이 책은 소설가 백민석의 여행 산문집이다. 저자 백민석은 홀로 러시아의 도시들을 가로지른 3개월의 시간을 80여 편의 짧은 단상과 120여 장의 사진으로 기록했다. 사진을 훨씬 많이 찍었지만 이 책에 실린 사진의 숫자를 말한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진작가임에 틀림없다. 사진의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내는 데 익숙한 듯 보인다. 사진 구도가 독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새로움을 강조하면 아낌없이 클로즈업 시키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그를 소설가 겸 사진작가라고 하는 것 같다. 사실 저자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러시아의 시민들〉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때문에 이 책이 탄생했을 것이다. 그 타지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자유롭고 솔직하게 문자와 이미지로 남겼다. 일반인들이 보고 느꼈을 감각과 소설가 겸 사진작가로서 느낀 감정과 감각은 다소 다를 터,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게, 음산한 것은 으스스한 감정으로 들여다보기만 하면 된다. 혹시 감정이 떨어질까 저자는 간단한 설명도 잊지 않으니 책 한 권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내 인생의 책'이 될 수도 있으리라 예상해본다.
블라디보스토크가 지리적으로 일본의 도쿄와 중국의 북경보다도 가까이에 있음에도 서양 문화에 속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정치적, 역사적으로 교류가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러시아는 멀게만 느껴진다. 이 책 『러시아의 시민들』의 저자 역시 "러시아는 냉전 시절의 이미지로 남아 있으며, 그나마 할리우드 영화에서 그리는 이미지로 러시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산문을 통해 만난 러시아의 다양한 풍경과 분위기, 도시와 사람들 틈에서 KGB, 혁명, 레닌 등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 잡았던 〈과거의 남루한 편견들〉이 많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직접 가보지 않으면, 영영 그 실체를 알지 못하고 지나가 버릴 수도 있는 나라'라고 말하는 저자는 어느 도시엘 가나 웃기를 잘하고,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주변을 엄청 예쁘게 꾸며놓고 사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 꾸밈 없고 담백한 여행기를 읽다 보면 그와 함께 러시아의 곳곳을 다니며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 도시와 자연과 마을을 같이 본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열차와 버스와 도보로 러시아를 경험한 그의 소박한 여행 수단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약간의 무덤덤한 시선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추운 나라에서 찍은 그의 애정이 담긴 흐뭇하고 따뜻한 사진들을 보면, 다음 여행지로 러시아를 추가하게 될 것 같다.
이날 또 하나 깨달은 것이 있었다. 니즈니의 크렘린을 둘러보다가 산책을 나온 부녀와 마주쳤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고는 나는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췄다. 인물에 위엄을 더하고 싶을 때 나는 종종 아래쪽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내가 자세를 낮추자 아이의 아빠도 무릎을 굽혔다. 나는 무릎을 더 굽혔고 그러자 그도 더 자세를 낮췄다. 그러다 결국 나는 한쪽 무릎을 땅바닥에 대고 꿇었다. 그러자 아이 아빠도 사진처럼 무릎을 완전히 굽히고 쭈그리고 앉은 자세가 되었다. 그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도 당혹스러웠지만 더 낮출 자리가 없으므로 그제야 셔터를 눌렀다. 사진은 그렇게 두 당혹스러움 사이에서 찍힌 것이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미소를 표정에서 지우지 않았다. 이 일로 나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릎 꿇는 행동이 러시아인의 습속에는 어딘가 온당치 않은 일일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를테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무릎을 꿇는 건 그저 사진을 찍기 위한 것일지라도 온당치 않은 것이다. 앞서 「부모의 표정을 행복하게 바꾸는 방법」의 도망가는 아이의 아빠도, 무릎을 꿇은 나를 따라 자세를 낮추다가 쭈그리고 앉게 된 것이었다. 내가 자세를 낮출 때마다 표정이 굳던 러시아인들이 기억났다. 이날 이후로 나는 러시아인들의 사진을 찍을 때는 꼿꼿이 선 자세로 눈높이를 수평으로 맞추고 찍었다. -p.180, 「눈높이는 평등하게」 중에서
횡단의 뜻은 '대륙이나 대양 따위를 동서의 방향으로 가로 건넘'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끝에서 끝까지 6시간의 시차가 있다. 그 때문에 나는 모스크바에서 첫 기차를 탄 다음 중간 기착지에 내릴 때마다 손목시계의 시간을 새로 맞춰야 했다. 이처럼 횡단은 자신이 가로 건너는 시공과 물리적으로 접촉을 하는 일이다. 그곳에 직접 가보는 일이며, 시간과 공간이라는 현실의 제약을 순차적으로 가로질러, 그곳의 실재와 구체적으로 만나는 일이다. 그런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만남 속에서 여행자는 실존에 대한 현실 감각을 되찾고 세계에 육체성을,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 '횡단'은 그러므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특정 지역과 그 지역에 이르는 경로를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체계화하려는 의지에서 나온 행위, 실증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러시아 여행도 그랬다. 직접 횡단해 보지 않았다면, 내가 러시아에 대해 가졌던 많은 허황된 편견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실증은 편견을 깨는 데 필수적인 행위다. 어떤 여행지든 여행자에게 그곳은, 여행자가 다닌 만큼 새롭게 다시 생성된다. 나는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기도 했지만, 도시에 내려서는 걷고 또 걷는 식으로 도시들 또한 횡단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다른 누군가가 보여 주고 들려준 러시아가 아니라, 나만의 또 다른 새로운 러시아를 만들어 갖고 싶었다. - p.291, 「횡단과 실증」 중에서
지금도 가끔 듣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전람회의 그림'으로 유명한 무소르그스키의 흔적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또 백야의 러시아 음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러시아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 애절하고 우수에 찬 목소리의 가수가 곳곳에 살고 있으리란 환상도 떠올린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등 문호들과 영화 속의 '닥터 지바고'의 설원 등 독자의 로망을 한껏 내뿜는 러시아에 대한 갈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 소중한 책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열차 안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고 싶고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읊조리고 싶다. 동토의 왕국으로만 각인된 러시아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영혼이 깃든 땅이기도 하다.
저자 : 백민석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순을 파헤치고 분노의 감수성을 일깨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온 소설가. 1995년 『문학과사회』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며 소설가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해피 아포칼립스!』 『버스킹』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가 있다. 2017년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그의 작품에는 대부분 소년이 등장한다. 어른인 등장인물 역시 심리적으로는 소년인 상태의 어른들로 보인다. 현실의 인물을 기준으로 볼 때 기괴한 인물을 등장시킨다고 평가받는 그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반사회적’ 경험으로 인해 날렵하면서도 냉소적인 문체를 구사한다. 이러한 문체는 힘 또는 권력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
|
냉전의 이데올로기는 이제 먼 과거 사건이지만, 아직까지 ‘러시아’라는 국가를 생각하면 정치 이데올로기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소설가 백민석 작가가 공간에 이르러, 이동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상황을 지내오며 사진으로 글로 전해주는 러시아 여행에세이 <러시아의 시민들>. 이제 역사의 러시아보다 지금 우리와 같은 시기의 이웃으로서의 시민들을 알게 되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책이랍니다.
혼자 여행을 떠난 작가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베리아, 모스크바 등 러시아의 굵직한 곳들을 여행하면서 러시아시민들을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무뚝뚝할 것이라 생각했던 러시아 시민들에 대한 생각이 변하게 되더랍니다 ;) 그 비결은 물론, 작가가 그들의 가치관을 존중한 여행자로서의 예의가 있었기도 하고요. 러시아어를 할 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와서 러시아어로 수다를 떠는 상황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내용을 읽으면서는 혼자 풉.. 웃음도 나더라구요. 그렇게 여행자에게 와서 수다를 떠는 이들은, 낯선 곳에 온 외부인이 제대로 그곳을 느끼기를 바라는 우리도 강력하게 가지고 있는 '정'이 느껴져서 제가 가본 여행도 아니건만, 여행에세이를 통해 제가 그 곳에서 마음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떤 여행지든 그곳은, 여행자가 다닌 만큼 새롭게 다시 생성된다."
<러시아의 시민들>의 뒷 표지에서 정리한 문장처럼, 에세이를 읽으며, 작가가 직접 경험하며 알려주는 '생성'의 과정은 러시아 시민들에 대한 생각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같았습니다. 겪어보는 존재에게는 하나의 모습이 있지 않기에, 다양한 면들이 모여 그 존재를 이루게 되지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를 씩씩하게 활보하는 러시아남성들에 대한 이미지는 예상과 같았다고 하지만, 그 외의 상황들을 겪으면서 편견을 깨보게 되는 기회였다는 것. 심지어 '앙리 마티스'에 대해서도 여행을 통해 글씨체를 보면서 편견이 바로잡히기도 했습니다.
사진과 함께 하는 여행 에세이 <러시아의 시민들>은 특히 인물사진이 참 많이 나오는데요. 상당히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사진속 사람들이 사실은 작가가 허락을 받고 찍기를, 여러번 찍으면 사람들이 웃음기가 사라지기도 하고, 무릎을 꿇고 각도를 다르게 찍으려 하면 상대방도 또한 같이 무릎을 꿇으며 눈높이를 같이 하는 우리 문화와 또 다른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어서, 읽으면서 문화의 차이를 새로이 이해해보기도 했답니다.
<러시아의 시민들>에서는 역사로 알고 있는 이데올로기나 정치 이야기보다는, 문화, 예술, 사람의 이야기로 채워져있어요. 제목이 제목이니만큼, ‘시민들’을 다양하게 만나는데, 미술관에서의 에피소드도 또한 재밌게 읽게 되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면 외투를 벗어야 하는 규칙이나, 미술관에서의 사진촬영에 대한 규칙 등, 그에 따른 에피소드가 작가님은 웃픈 상황이었겠지만 독자로서는 (죄송스럽게도) 재밌게 읽고 말았습니다 ;)
러시아 시민들에게 ‘레닌’의 존재에 대한 이해도 보통 영웅에 대한 동상은 위풍당당하건만, 도스토옙스키의 동상은 구부정하게 만들어진 이유를 알게 되는 것도, 여행지를 직접 발디뎌 본 작가님 덕분에 지금의 러시아 문화를 이해해보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혼자 떠난 여행으로 더 자세히 마주할 수 있었던 작가님 덕에 쉽게 가보지 못하는 여행지에서의 다양한 이해를 매력적으로 함께 따라볼 수 있었네요 ;)
|
![]() 추위에 약하다보니 해외여행지를 고를 때, 늘 러시아는 제외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살았던 곳, 아름다운 예카테리나 궁, 크렘린 등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뿐. 무시무시한 추위를 뚫고 제대로 여행할 수 있을지 두렵기만 했는데... 백민석 작가의 <러시아의 시민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러시아에 가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책에는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본 러시아 특유의 멋이 사진과 글로 잘 표현되어있다. 책을 읽는 내내 러시아를 내가 직접 여행하는 기분을 느꼈다.
![]() 혼자 여행을 하게되면 꽤나 심심하고, 외로울 거라 생각된다. 대화를 나눌 상대도 없고, 빠뜨린 짐을 챙겨줄 누군가도 없다. 그래서 체크리스트를 써서 스스로 모든 걸 챙겨야하고, 심심할 땐 혼자 중얼중얼대기도 할테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땐, 모르고 지나쳤던 내 마음 속 생각을 혼자 여행하다보면 알게되는 것이다. 저자는 '혼자 하는 여행은 결국 마음과 함께하게 된다'는 말이 너무 공감되어 나도 홀로 배낭을 매고, 지구 곳곳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20대에 홀로 떠났던 2박 3일간의 국내여행이 떠올라 미소짓게 된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훌쩍 떠날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 ![]() 날씨가 좋은 미국 플로리다를 여행하다보면 경치좋은 잔디밭에서 웨딩 촬영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추운 러시아에서도 실외에서 웨딩 촬영을 하나보다.^^ 저자가 찍은 신부의 모습이 너무도 해맑고, 아름다워서 행복 바이러스가 이 곳까지 그대로 전달된다. 내가 읽은 러시아 소설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죄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우울해보였는데 저자의 사진 속에 담겨있는 현재 러시아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고, 즐거워보인다.
![]() 러시아하면 상상하기 힘든 추위와 우중충한 날씨가 떠올랐었는데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공원이 있다고 한다. 푸시킨 예카테리나 공원과 알렉산드롭스키 공원 등 한 바퀴 도는 데만 한 나절이 걸리는 공원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 러시아에 가면 물과 녹지가 풍부한 공원을 거닐며 아름다운 자연을 느껴보고 싶다. 러시아에서는 정치인보다 푸시킨의 동상을 많이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러시아 뿐만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시인 푸시킨의 동상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원, 광장, 지하철역 등에 세워져있고, 그가 다녔던 학교와 카페 등이 유적으로 보존되어있다고 한다. 러시아에 가면 거리에서 만날 푸쉬킨의 동상이 무척 기대된다.^^
![]()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지구 한 바퀴를 돌아보는 것의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이 열차를 타고, 사람의 때가 덜 묻어있는 러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
![]()
![]() 나에게 러시아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나라로 연상된다. 스무 살 때 읽은 <죄와 벌>이 내 마음 속에 강렬히 자리잡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도스토예프스키가 묘사한대로 가난하고, 우중충한 장소로 각인되어있다. 저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자유분방한 곳이라 말한다. 러시아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노상 주정뱅이도 볼 수 있다고하니 <죄와 벌>에서 느꼈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소설 속 허구 인물이지만, 그가 살았던 곳으로 묘사된 장소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도스토예프스키를 사랑하는 팬들은 소설 속 장소들을 찾는 게임을 하며 그의 소설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도박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하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죄와 벌>을 썼던 도스토예프스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게 된다면 등이 구부정한 그의 동상을 보며 그의 삶과 소설을 다시금 기억하고 싶다. 백민석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러시아는 생각만큼 춥지 않고, 우중충하지 않았다. 추위에 약한 나도 지금 당장 가보고 싶을 정도로. ![]() |
|
러시아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한 나라이다. 한 때는 미국과 더불어서 강력한 냉전체제를 유지했지만 구소련의 분할 이후 지금의 러시아가 되면서 힘들었던 시간도 보냈고, 최근의 러시아는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를 제공해 주는 나라이다. 이는 정치적인 문제나 해석과는 별개로 생각해야 하며 우리와의 교류나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와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책이다. 그곳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그들 스스로가 갖는 러시아에 대한 자부심이나 이미지를 통해 우리는 타인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책의 저자도 광활한 영토를 가진 러시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를 비롯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모든 것을 매우 간결하게 그리고 요약적으로 잘 소개하고 있다. 우리와 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까운 유럽의 나라이며 여행을 꿈꾸는 분들에게는 시베리아가 갖는 의미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가볍게 볼 수 있는 러시아에 대한 이해, 러시아 사람들을 통해 그들은 어떻게 일상을 보내며 살아가는지, 우리와는 조금 다른 느낌도 들 것이다. 물론 문화적인 이질감이나 상대성은 존재해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비슷한 모습과 흐름, 달라지는 그들의 삶의 양식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공통점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위한 가벼운 접근도 무난할 것이며 러시아 자체를 이해하며 알아보겠다는 의미, 여행을 위한 사전정보 수집, 문화유산이나 유적지, 역사적 장소나 명소를 통해 바라보는 러시아에 대한 의미부여 등 개인마다 원하는 가치는 달라도 러시아라는 공통적인 부분에 집중하며 많이 배울 수 있는 가이드북으로 보면 될 것이다.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 하는 러시아인들의 모습, 그만큼 화려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과거에만 얽매여서 살아가는 모습도 아니며 점진적인 변화지만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 러시아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여행이 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이며 볼거리, 먹거리도 다르며 문화, 역사, 사회, 정치 등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는 나라인 러시아, 책을 통해 가볍게 배우면서 알아가는 계기로 활용해 보자. 단면적인 러시아 정보가 아닌 러시아 사람들에게 집중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서 쉽게 배울 수 있고 진정한 의미의 인문학적 가치나 여행에세이적 느낌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 를 타면 세 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하루만에 왕복도 할 수 있습니다. 국토가 좁아서인지 세계 지도에서 러시아나 미국, 캐나다, 중국 등을 볼 때마다 이 나라는 얼마나 넓은 걸까 잘 상상이 되지 않네요. 그래서 며칠 또는 몇주씩 걸리는 미국 횡단 자동차 여행이나 기차를 타고 꼬박 일주일 넘게 달려야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아요. 그중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끝없이 펼쳐지는 설국을 볼 수 있어서 더 타보고 싶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시민들' 은 소설가인 백민석이 쓴 책으로 세달여 동안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들을 사진과 글로 남겼습니다. 책 제목에 '시민들' 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단순한 여행책이 아니라 러시아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네요. 표지는 러시아 어린이 사진인데 표정과 옷차림, 배경 등을 보면 제목이 더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일주일 이상 걸리기 때문에 계속 기차를 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내려 며칠씩 묵고 다시 이동하는데 관광으로 유명하지 않은 소도시에서도 자주 내렸네요. 유명한 여행지는 외국인들도 많고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 러시아의 원래의 모습을 보기 쉽지 않지만 작은 도시에서는 외국인을 보는게 낯설 정도이기 때문에 러시아 시민들의 일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도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외에도 시베리아의 대도시 노보시비르스크, 바이칼 호수의 이르쿠츠크 등 여러 도시를 여행하였네요. 러시아 시민들은 한결같이 먼저 다가와 어디가 사진찍기 좋은지 알려주거나 뭔가 도와주려고 합니다. 저자는 러시아를 모르지만 러시아어로요. 러시아는 유럽의 변방이었으나 표트르 대제 이후 문화적으로도 빠르게 발전하였는데 어디를 가도 푸시킨 동상을 만날 수 있고, 에르미타주 박물관에는 유명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가보고 싶어지네요. 책에는 러시아 시민들의 사진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표지의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웨딩 촬영을 하고 있는 신부를 찍은 사진, 시장의 정육점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의 사진,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버지의 사진, 그리고 성당에서의 엄숙한 사진 등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데 한결같이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사진을 찍는다면 먼저 경계를 할 것 같은데 러시아 사람들은 냉정하고 무뚝뚝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짧은 여행에서는 랜드마크 위주로 관광을 하게 되지만 저자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관광객이 많지 않은 도시에서, 그리고 유명 관광지를 벗어나 러시아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는 러시아 사람들의 일상을 만났네요. 언젠가 한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고 싶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러시아에 친근감이 느껴지면서 다음에 꼭 러시아로 여행을 가고 싶어집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여행에세이 #러시아의시민들 |
|
소설가 백민석이 러시아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보고 느낀 것을 적은 여행 산문집이다. 백민석의 소설을 읽은 지 상당히 오래되었다. 이미지만 희미하게 남은 <목화밭 엽기전>이 다른 소설의 이미지를 모두 삼켜버렸다. 그 후 몇 권의 소설을 더 사고, 한두 권 정도 소설을 읽었지만 그 첫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다. 그 이미지를 이번 여행 산문집을 통해 조금이나마 희석시켜보려고 했는데 이 책을 모두 읽은 지금 그가 찍은 사진과 감상들이 조금씩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그의 글에서 본 몇 개의 여행 감상은 여행 팟캐스트들에서 들었던 러시아 여행의 이미지를 새롭게 고쳐주는 역할까지 했다.
그가 지닌 러시아의 이미지는 독재와 냉전 시절 구축된 것들이다. 나 자신도 이 이미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 시절 영화나 드라마나 소설 등에서 소련은 악의 축이었다. 너무나도 분명했기에 의심할 필요조차 없었다. 소련이 무너진 후 자본주의가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면서 일어난 수많은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나 소설 등을 읽었지만 쉽게 그 이미지는 무너지지 않았다. 어쩌면 인터넷에 떠도는 러시아 불곰 이미지가 그 자리를 대체했는지 모르겠다. 푸틴마저도 이 불곰 이미지와 같이 묶여 있다. 그런데 작가가 찍고, 만나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대화를 한 러시아인들은 그 이미지를 쉽게 날려버린다.
목차에 나온 ‘혼자 하는 여행은 결국 마음과 함께 하게 된다.’란 문장이 먼저 마음을 끌어당겼다. 공감하는 문장이고, 나 자신도 경험한 것이다. 뒷모습을 관찰하기 좋은 곳이란 목차와 사진만 보면 ‘뭐지?’하는 생각이 들지만 글 속으로 들어가면 사진 속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곳으로 나의 눈도 같이 간다. 그리고 그가 사람들의 동의를 구한 후 사진을 찍고, 일정 거리를 두고 촬영했다는 글을 읽고 다시 사진을 쳐다본다. 망원렌즈로 당겨 찍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어떤 사진은 돈을 주고 찍기도 했다는데 그 평범한 모습이 왠지 더 시선을 끈다.
영어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러시아 여행은 분명 불편하다. 하지만 친절해도 너무 친절한 러시아 시민들의 참견은 이 불편함을 상당히 많이 지운 것 같다. 러시아어로 말을 내뱉고, 그를 새로운 곳으로 끌고 가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위험하지만 그가 겪은 시민들은 아주 친절했다. 표정 뒤에 숨겨진 친절함을 그는 여행 기간 중 아주 많이 경험했다. 물론 언어가 통하지 않아. 그 나라의 문화를 잘 몰라 실수한 부분의 이야기는 혹시 그 나라를 여행할 독자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미술관에서 겉옷을 벗는 것이다. 그리고 몇 가지 여행 팁은 참고할 만하다.
푸시킨. 이 이름이 러시아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다른 사람의 글에서 읽었지만 그렇게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시 이 이름을 만나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구 소련이 무너지면서 사라진 수많은 동상들을 떠올리면서 압도적인 1위의 동상이 푸시킨이라는 것과 레닌을 제외하면 대부분 문화 예술계 인물들 동상으로 가득하다는 글은 아주 인상적이다. 도스토옙스키의 동상이 늘 구부정하다고 했는데 다른 거대하고 영웅적은 모습의 동상과 크게 비교된다. 또 그가 둘러본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나 공연장의 풍경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소련의 이미지를 단숨에 날려버린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대한 환상을 다루는데 나 자신도 조금은 가지고 있다. 이 열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가끔 듣고 읽었다. 개인적으로 기차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하나의 환상처럼 자리 잡고 있다. 아마 예전에 읽은 책의 이미지가 좋은 쪽으로 변했을 것이다. 러시아 정교에 대해 작가가 보고 느낀 감상은 피상적인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주었다. 공산주의 본진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뛰어넘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시 도끼옹으로 돌아오는 것은 그의 소설이 전 세계 독자에게 끼친 영향 때문일 것이다. 도스토옙스키 게임이란 것이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언제나처럼 이런 여행 산문집을 읽으면 그 곳을 돌아다녀보고 싶다. 이렇게 쌓인 가보고 싶은 나라와 도시가 얼마나 많은가.
표지 사진 속 아이들 옷차림을 ‘이례적일 만큼 후줄근’하다고 했는데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우리 주변에서 너무 이런 옷차림의 아이들을 많이 본 탓일까? 어쩌면 작가가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학생들과 비교한 탓인지도 모른다. 사진 속 아이들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내린 옴스크의 변두리에서 만났다. 이 동네는 변두리 빈민가였다고 한다. 이런 시선은 지역의 문제일 수도, 그가 작은 범위에서 경험한 편향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작가가 찍은 수백 장의 인물 사진 중 미소를 담지 않은 유일한 사진이란 표현은 또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려고 하지만 계속 마음에 걸린다. 작은 딴지를 하나 걸어본다. |
|
러시아의 시민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백민석 작가의 여행에세이 . 추위를 싫어하기에 추운 나라에 대한 여행은 생각도 해보지 않은 채 지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보이와 브녜, 시베리아, 모스크바를 다니며 작가가 경험한 이야기로 "가보고 싶네?"라는 생각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시민들』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억지로 만든 여행에세이가 아닌 느낌. 꼭 여행에서 무엇을 얻기 위해, 어떤 화려한 것을 전하고자 하는 그런 해당 지역의 관광지 소개가 아닌 그 나라의 모습을, 일상을 자연스레 담아낸 책이 아닐까 싶다. 볼 게 없을 거 같았던 생각과는 다르게 엄청난 크기의 박물관, 공원, 예술적인 모습이 남은 그곳의 모습, 사진을 찍는 이와의 눈을 맞추기 위한 그들의 행동, 미소로 러시아인들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 여행을 다니는 사람은 결국 자기 마음과 함께 다니게 된다. 둘이서 다닐 때는 상대를 챙기느라 종종 잊곤 하는 자기 마음을 혼자 다니는 여행에서 비로소 챙기게 된다. 여럿이 다닐 때 생겨 나는 서열과 위계에서도 풀려나 비로소 자기 마음을 돌아보게 한다. (p.16) 『러시아의 시민들』은 혼자 여행을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비록 아직 해보진 못했지만, 백민석 작가가 이야기하는 그 완전한 느낌은 아니겠지만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밥 먹기, 영화 보기, 쇼핑하기 등... 다양한 걸 혼자 하면서 느낀 적이 있는데 여행을 하면서의 느낌은 어떨지 궁금하다. 얼마나 더 마음이 차오르고 자유로울까? 세계 최초로 사회주의 혁명을 이룬 나라였고 20세기 내내 냉전의 한 축이었던 가장 정치적인 나라 러시아. 19세기 톨스토이와 도스토엡스키와 차이코프스키같은 예술가들이 러시아를 나타냈다면, 21세기에는 혁명, 전쟁, 독재, 공산당 같은 단어들과 레닌이나 트로츠키, 스탈린 같은 정치인들이 정면에 나선다. 이런 곳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동상은 푸시킨, 톨스토이 같은 예술가의 동상. 이것이 『러시아의 시민들』의 백민석 작가가 느낀 그 나라의 훌륭한 인상이 되었다고 한다. 하나같이 예배에 몰두해 있는 그들의 모습, 카메라 셔터 소리가 나도 뒤돌아보지 않는 그들의 집중된 모습을 보고 신을 향한 시선에 대한 생각도 해본다. 한 번은 이런 생각을 했어. 사회주의가 죽음의 문제나 노화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생각, 인생의 형이상학적인 의미도......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가기 마련이야. 종교에만 이 문제들에 대한 답이 있더라고.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세컨드핸드 타임>-(p.39) 과거란 거의 아무것도 아닌 기념일들로 이뤄져 잇다.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가운데 돌올한, 잊으면 안 되거나 그만 잊고 싶은 날들을 기억한다. 그런 날들이 기념일이 된다.(p.101) 작가가 시베리아 횡단 여행을 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날을 기억할 만한 날들로 만드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행에세이 『러시아의 시민들』은 이렇게 소소한 것들을 그의 특별함을 만드는 시각으로 쓰인 느낌. 그 안에 러시아 자체가 담겨있다. 거리의 모습을 여행에세이에 그대로 담으며 사진을 찍은 사진이 많이 보인다. 그 사진 속 러시아인들은 미소를 가득 담은 모습이었고 그 안에서 백민석 작가의 철칙들도 엿볼 수 있다. 거리 사진에는 역사와 미학뿐 아니라, 나름의 윤리도 있다. 셔터에 손가락 끝을 얹은 매 순간마다 사진가는, 눌러도 되는 순간인지 아닌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 판단의 하나가 다른 사람의 불행에 카메라를 들이밀지 말라는 것이다. 타인의 불행을 구경거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기준은 오래된 것이다.(p.126) 『러시아의 시민들』을 보는 내내 백민석 작가가 했던 궁금증 '도스토옙스키의 동상은 늘 구부정한 건가' 이 물음을 몇 번 되풀이했는데 그 이유를 무척 궁금해하며 읽어나갔다. 아마 도스토엡스키의 구부정한 등과 슬픈 표정의 동상은, 그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그의 작품들 속에서 건져 낸 인간 심연의 모습은 아닐까. 그의 소설들을 읽다 보면 인간과 종교의 밑바닥까지 훑는 닻 같은 묵직함이 느껴진다. 그의 소설에는 행복해하거나 기뻐하는 인물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의 등은 심연을 들여다보느라 굽은 것이다. 그의 동상이 정치가나 군인의 동상처럼 꼿꼿하게 뻗은 등을 하고 있다면 그의 작품 세계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p.220) 예술가들은 그 작품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자신을 담아내어 작품을 한다는 것, 그것에 집중한 모습을 생각해 본다. 러시아인은 마음속에 특별한 영웅심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인의 영혼에는 개인성을 망각할 때까지 인간을 괴롭히는 열정적이고 심오한 그 무엇이 존대한다. 그것은 보이지 않고 은밀한 곳에 숨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위대한 삶의 힘이다.(p.237) 혁명의 영웅은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러시아 민중들이라고 말하는 모습과 이들의 미소 속에 보이는 그 무언가와 겹친다. 사뭇 우리와 다른 이들의 자신 있는 웃음 가득한 얼굴에서 글 속에 있는 힘을 느껴볼 수 있었다. 여행을 하려면 그 나라의 역사를 알면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하는데 그곳을 만든 이들의 모습까지 함께하니 여행에세이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떤 여행이든 여행자에게 그곳은, 여행자가 다닌 만큼 새롭게 다시 생성된다.(p.296) 『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작가는 나만의 또 다른 러시아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한다. 같은 곳을 가더라도 여행하는 이에 따른 다양함을 표현하면서 다른 여행자들에게 설렘을 가져다주는 느낌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느낌을 말하더라도 그곳에 간 나는 그 느낌을 받을 수 없듯이 광활하게 펼쳐진 느낌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해 넣느냐는 각자의 몫이 아닐까. 혼자 여행하는 나는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상대도 없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게 된다. 그렇게 겨우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법을, 자신을 용서하는 일을 익히게 된다. 혼자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면 이런 이유에서이다. 자기 마음과 다니는 사람은 결국 외로움까지 용서하게 된다. 여행에세이를 보며 힐링을 하고 싶은가? 『러시아의 시민들』은 눈이 화려한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인간 그 자체를 만나볼 수 있다. 물론 그가 경험하며 기억해야 할 여행 팁도 있다. 백민석 작가가 전한 러시아만의 색을 느껴볼 수 있었던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어본 후 주관적으로 적은 글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