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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리뷰 14일 일 - 나에게 오후 8시 산책은 그 자체가 일탈이었다. 외국인들이 붐비는 이태원 거리의 풍경은 시골 맹인을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재미있고 흥겨운 노래방에서 뜬금없이 눈물이 났다 목청을 돋우며 재빨리 눈물을 닦았다 내 표정을 알 리 없는 친구들은 탬버린을 흔들며 깔깔거렸다
- 난 지금껏 노래방에 백 번도 넘게 갔지만 맹인에게 그곳이 어떤 공간일지 한 번도 상상하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다 문득 알게 된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어떤 점에선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지. 어쨌거나 시간은 계속 흐른다. 내가 변할 부분에 집중해서 한 음정 한 음정 불러나간다.
- 솔직히 하나도 안 부러워. 적당한 포만감 속 나른해 보인다. 어쩐지 야만적이고 쾌락적인 모습이다. 왜? 수심이 깊은 얼굴로 말한다. 너네라도 행복하니까 됐어. 아니 사실 나도 행복하고 싶다. 내 행복은 나만이 오롯이 책임질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재미난 소설 한 편으로, 친구와의 통화 한 통으로, 남자친구와의 산책으로 개척해나가야하는 미지의 영역이자 익숙한 영역이다.
- 불특정 다수를 본능적으로 조심한다. 누군가에게 실례가 될 수도 스스로가 수치스러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은 오해라 해도 말이다. 그런 것이 내키지 않아. 보는 건 많고 쓰는 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기록하지 않는 자유와 기록되지 않는 자유 속에서 하루하루를 시냇물처럼 졸졸 흘려보내며 tv를 본다. 만약 내가 기록한다면 행복한 월요일 내가 기록된다면 칭찬이 반 절 이상을 차지하는 그런 기록이었으면 한다.
- 절망에게 유머를 바치며 계속해서 살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좋은 유머 안에는 절망과 희망이 보기 좋게 배합되어있다.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한 뒤 갖게 되는 삶의 태도는 애틋하고도 눈부시다. 나에게서 얻는 배움 타인에게서 얻는 배움이 적절히 섞여 이기적이면서 내 몫은 챙기면서 적당히 모른 척 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대체 불가능하다. 나의 오리지널리티가.
- 영화제가 소박해, 권위가 없고 진입장벽도 낮고, 얼굴에 고생이 있으면서도 건강하고 우아한 사람인데 그 3 가지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아니 일해서 벌어야 한다. 그 단호한 대화에서 생계를 독립적으로 책임져온 사람의 긍지가 느껴졌다. 강단 있게 여러 일을 해서 일인분의 몫을 책임져온. 경제적 독립만큼 중요한 게 정서적 독립이라고 생각했다. 정서적으로 얼마나 미숙하고 독립이 덜 되어있었는지 - 책이라는 게 그렇게 반갑다. 비슷한 걸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걸 언어로 야물딱지게 표현해놓은 걸 보면 귀감이 된다. 방관지의 입장에서 볼 땐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없이 한 없이 너그러운 세계관 최강자가 되는데 막상 말이다. 내가 그 세계관 평범한 인물1로 들어가게 되면 긁힘 하나 잔소리 하나 시련 하나 그렇게 와닿을 수 없다. 늘 바닥이었기 때문에 더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바닥 밑에 반지하가 또 있는 듯한
- 걘 항상 주인공이었고 연기도 워낙 주인같이 하니까. 현장에서도 주인처럼 관계를 맺더라. 모든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고 마음을 내어주고, 언젠간 나도 그런 품을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다. 내가 가득 차서 나눠줌이 아깝지 않고 아쉽지 않은. 그러려면 건강해야지 힘이 있어야지 - 어렸을 땐 겁이 많고 내성적이었다. 매점 한 번 가자고 말하는 데도 수십 번 망설이는, 날아오는 피구공에도 온 몸으로 두려워하는. 반에서 친구가 딱 한명뿐인 그런 아이. 책을 많이 읽었고 혼자 잘 있었고 그늘이 있는 아이였던 것 같다. 안쓰럽긴 하지만 불쌍하진 않다. 지금의 나는 꽤 보수적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을 지지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 그녀는 너무 의적한 느낌이었다. 조직 생활을 안 해서 그런가. 반대로 말씀하시네요. 전 조직 생활을 해와서 오히려 더 늦게 의젓해진 것 같거든요. 조직에는 그런 패턴들이 있어요. 상대적으로 어린 사람들이 대충 애교 부리며 넘어갈 수 있는 부분. 그런 식으로 조직을 옮겨 다니며 20대를 보내 오랫동안 아이처럼 산 것 같다. 우리가 믿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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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문이 있는 책방 리뷰 -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타임머신을 만들 줄 안다. 크리스토퍼 놀런처럼 막대한 상상력과 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가능하다. 시간과 시간을 이어주는 힘에 있어 음악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머물 수는 있지만 바꿀 수는 없다. - 바람에 나부끼는 낙엽처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가 만났던 예민한 전 애인들 그러니까 예술하는 남자애들이 노래방에 가면 심심찮게 부르는 노래였다. 그러니까 이 노래를 부르기엔 이제 내가 너무 강해진 것 같아. 나 너무 세속화 되었나 봐 라고 말하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게 우리 연애하던 이십 대 때 노래방에서 네가 이 노래 불렀는데, 그때 얼마나 위태롭고 불안해 보였는지 기억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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