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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가면서부모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선택과 책임'이라는 말이었다. 자유롭게 마음대로만 선택하는 게 자유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책임지는 건 자율성인데 어린이에서 청소년을 거쳐 어른이 되려면 스스로 선택한 것을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고 부모님은 자주 말씀하셨다.
그런데 열네살의 나에게 그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무언가 선택해야할 때마다 수없이 흔들렸고, 고민이 될 때마다 내가 책임감이 없는 사람인가 싶어서 고민이 되는 날도 많았다. 그런데 박채란 작가의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고민에 대한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다. 이 책은 '사람은 떨림' , '하루에 수천 번 아니 수만 번',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 '횡단보도 앞에 서다' 이렇게 네 편의 소설이 들어 있는데, 네 편의 소설 중에서 나는 특히 '하루에 수천 번 아니 수만 번' 소설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밀과 오빠, 그의 친구들은 항상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하루에도 수천 번 마음이 흔들린다. 밀의 오빠는 고심 끝에 가족들의 조언에 따라 법학과를 선택했지만 자꾸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의 선택이 흔들린다. 그런데도 이 결정을 되돌리면 인생 전체가 무너질 것만 같아 흔들린다. 주인공 밀은 이과, 문과 선택을 놓고 수천 번 마음이 바뀌며 혼란스러워 한다. 그런대 소설 마지막 부분에 밀이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읽을 때는 마치 내가 답을 찾는 것처럼 가슴이 뻥 뚫렸다. (아래 내용은 소설에서 인용)
"괜찮아. 하루에 수천 번 수만 번 마음이 바뀌어도 괜찮아. 최선의 선택이라도 믿었던 것이 무너져 버려도 한번 선택이 잘못 되었다고 왼전히 실패하는 건 아니잖아. 그냥 지금의 나에게 솔직할 뿐. 오늘의 선택이 남은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건 아니야. 내게 찾아온 물음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고민했어. 그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러니, 다시 한 번 괜찮아. 하루에 수천 번 마음이 바뀌어도." -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 P. 80 '하루에 수천 번 아니 수만 번' 중에서-
나는 요즘 학교에서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하면서 혼란스럽고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특별히 눈에 뜨이는 재능이 없는데, 나는 어떤 꿈을 꾸어야할까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내 마음에 큰 위로를 전해 주었다. 이 책에 담긴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라는 소설에서도 주인공 민호는 아버지의 작은 중국집을 물려받는 것을 꿈꾼다.그리고 한 그릇씩만 배달시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꿈을 키운다.
맞다. 흔들려도 괜찮다. 한 번쯤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인생이 망가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꿈은 반드시 어떤 직함을 가진 직업의 종류가 아니라 정말 내가 원하는 어떤 상황이나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잘 읽히면서도 사랑과 꿈 그리고 선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책이라서 나같은 고민을 지닌 중학생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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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도 배달됩니다 』 박채란 지음 출판사-열린어린이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 』에는 「사랑은 떨림」,「하루에 수천 번 아니 수만 번」,「한 그릇도 배달됩니다」,「횡단보도 앞에 서다」4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저자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작품들을 책 한 권으로 묶어서 출판하셨다.
저자는 2004년 『국경 없는 마을』을 시작으로 동화『까매서 안 더워? 』,『오십 번은 너무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청소년소설『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그림책 『벽 』등을 썼습니다.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는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어떻게 한 그릇을 배달해 준다는 것이지? 라고 생각했다. 보통의 가게 주인들은 한 그릇 배달은 커녕 음식점에서 혼자 먹는 것조차 반겨 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 속 주인공 민호는 아빠의 자장면 집인 용궁반점에서 배달을 한다. 민호는 용궁반점 전단에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라는 문구를 넣자고 했단다. 밥을 혼자 먹는 사람들이 누군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민호는 생각하는 것도 건강하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서 같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거란다.” 이에 반해 새로 전학 온 강해지고 싶은 가희는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을 찾아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이 두 친구의 성장 이야기는 청소년들에게 한 번쯤은 미래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루에 수천 번 아니 수만 번」에는 각각 성격이 다른 세 여자 친구들이 등장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사소한 것에서부터 중요하다고 생각 되는 것을 선택해야 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어떤 사람은 무엇인가를 결정 할 때 아주 짧게 금방 선택하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오주 오랫동안 길게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진로를 선택하면서부터 불확실한 미래에 선택하는 과정이 반드시 생긴다. 이과, 문과, 특목고, 외고 등등~서로의 선택에 흔들림이 없도록 스스로에게 또는 타인과 우리는 또 어떤 약속 등을 하기도 한다. 그 약속은 이루어질 수 있는지와 상관없이 어떤 순간에는 약속 자체가 그 시간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본문61page
혹시 순간의 선택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용기를 내서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 』에는 우리 청소년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랑, 다양한 선택, 또는 가치관의 변화, 꿈 등의 주제가 소설로 잘 엮여 있다. 소설이지만 우리가 겪을 법한 일들을 문학 작품 속에 담아 내서 읽으면서 내내 생각할 꺼리 들을 만들어 주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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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를 가장 고민할 때는 전공 공부를 마친 뒤였다.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도, 대한 전공을 선택할 때도, 대학원까지 공부할 때도 다른 선택지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학원 공부까지 마친 뒤에 진로를 정해야 할 시점에는 고민이 컸다. 그때 가장 앞세운 기준이 책을 즐겁게 읽으며 살 수 있는 삶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책과 직접 관련한 직업은 부담스러웠다. 책 읽기가 일이 되고, 일이 마침내 힘든 일이 되면, 책 읽기랑 멀어질 것 같았다. 출판사나 신문사를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꼽았다. 그렇지만 또 책과 전혀 관련없는 일터는 책과 멀어질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들어간 일터는 굳은 마음이 아니면 책 읽기랑 멀어질 환경이었다. 책 읽기는 혼자 읽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책을 읽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과도 연관 있었다.
선택은 언제나 힘들다. 우리의 인생이 순간순간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 해도, 아니 그래서, 힘든 것일 수 있다. 하물며 가능성의 시기라 하는 청소년기에 자신의 진로에 관련한 선택은 얼마나 힘든가. 그 동안 쌓인 경험은 적고 그러나 해야 할 선택의 영향은 클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청소년기의 선택은 실제보다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아이스크림 하나 고르는 데도 이것 저것 시식하다가 결국 평소 먹던 것을 고르는 유밀이가 문이과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쩌면 자신의 의지가 반영된, 자기 인생을 결정지을 첫 번째 선택이라고 여기기에. 게다가 신중하게 결정한 오빠가 대학교에 들어간 뒤 과를 옮긴다는 선택을 본 유밀으로서는 마음이 하루에도 수천 번 수만 번 바뀐다.
괜찮아. 하루에 수천 번 수만 번 마음이 바뀌어도. 괜찮아.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던 것이 무너져 버려도. 한번 선택이 잘못 되었다고 완전히 실패하는 것은 아니잖아. 그냥 지금의 나에게 솔직할 뿐. 오늘의 선택이 남은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건 아니야. 내게 찾아온 물음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고민했어. 그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러니, 다시 한 번 괜찮아. 하루에 수천 번 수만 번 마음이 바뀌어도. (「하루에 수천 번 아니 수만 번」, 80쪽)
유밀이 이런 마음에 이르기까지는 오빠의 잘못된 선택 결과를 본 게 영향을 끼쳤다. 선택 장애가 있으리 만큼 자주 마음이 바뀌지만 그걸 인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깨달음은 소중하다. 「사랑은 떨림」의 현승이가 못생기고 찌질했던 중학교 시절의 자기를 긍정하는 데는 실연의 아픔을 겪고 난 뒤 가능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저절로 알게 되지도 않는다.「횡단보도 앞에 서다」의 주인공은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횡단보도의 붉은 사람 앞에서 2시간 동안 발을 내딛지 못한다. 이에 반해 청소년기에 이미 언제나 현재를 향해 있는 민호 같은 아이도 있다. 아빠가 하던 작은 반점을 물려받고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서 같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 꿈을 꾸는 소년, 민호.
민호는 평소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이젠 상점을 받기 위해 선생님 심부름을 도맡아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세 번은 배달을 하고, 가끔 운동장 스탠드에서 혼자 오카리나를 분다. 가희는 멀리서 그런 민호를 보곤 한다. 이제야 가희는 민호가 자신과 좀 다른 존재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세계의 질서 바깥에 살고 있는, 온순하지만 누구도 길들일 수 없는. 가희는 알고 있다. 민호와 다시 가까운 사이가 되지는 못할 거라는 것을. 하지만 민호 같은 애가 세상에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가희는 오래오래 생각했다.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 12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