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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옛 선인들의 독서법 5가지를 소개한다. 소리 내서 되풀이해 읽는 ‘인성구기의 독서’, 정보를 계열화하여 정리하며 읽는 ‘초서 방식의 독서’, 의문을 품어 궁리하고 따져 보는 ‘격물치지의 독서’, 오성을 열어 통찰력을 길러 주는 ‘이의역지의 독서’, 텍스트를 넘어서서 천하 사물로 확장되는 ‘살아 있는 독서’ 등이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는 별개의 양상인 듯하지만 실은 하나로 이어져 맞물려 있고, 고전 독서론은 작문론과도 특별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저자는 “책읽기와 글쓰기는 따로 떨어진 그 무엇이 아니다. 독서 교육과 논술 교육이 따로 떨어질 수 없는 것과 같다. 선인들은 좀 더 힘 있게 이 둘의 관련과, 이를 통해 환기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라고 말하는데, 이러한 독서법들은 죽은 이론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큰 시사점을 주는 것이다. 현대적 독서론의 새 모델로 단순히 논술시험 잘 치기 위해 대학진학을 위한 글쓰기가 안되었음 좋겠다. 연나라 소왕의 황금대에 대한 당대 선비들의 사대의식을 비판한 「황금대기」에서 연암의 중세적 인식론의 변환과 새로운 담론의 모색 과정을 발견했고, 그야말로 수수께끼 같은, 담헌 홍대용을 위해 쓴 「홍덕보 묘지명」에서는 지식인 사회를 향한 연암의 거침없는 항의와 분노를 읽어냈다. 또한 승려 주공을 위해 쓴 「주공탑명」에는 연암 특유의 참신한 비유와 연암체의 절묘한 기법이 담겨 있음을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들려준다.
“한 편의 글은 씨줄과 날줄의 치밀한 조직으로 짜인 한 필의 비단이다. 단락과 단락 사이에는 시위를 팽팽히 당긴 쇠뇌의 긴장이 있어야 한다. 거기에 놓인 한 글자 한 글자는 또한 백 번을 이리 재고 저리 잰 단련을 거쳐야만 한다. 이렇게 어휘의 선택에서 문장의 배열, 단락의 전개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고려를 거쳐야만 한 편의 완성된 문장이 된다.”
독서법에 관한 선인의 좋은 글이다.
정민 선생님의 책으로 믿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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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9 [ 옛날의 작자는 모두 죽고 없으니 내가 그들의 책을 읽고 얻은 깨달음을 그들과 함께 나누려 해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독서는 문자로 된 텍스트를 읽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일상에서 만나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이 무심히 던지는 한마디 말, 그 어느 것 하나 지극한 문장 아님이 없다. 내 눈앞에 펼쳐진 일상이라는 텍스트 속에서도 나는 옛사람의 책에서 발견하는 것 못지않은 깨달음과 수시로 만난다. 만날 때마다 기쁘고 즐거워서 그저 있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죽은 옛사람을 애석해할 것이 아니라, 내 눈 앞의 무수한 이름 없는 작가들의 살아있는 텍스트에 귀기울이고 눈길을 주어 내 삶의 자양분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가 아니겠는가?] 독서가 그저 종이 위의 텍스트 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종이와 텍스트에 갇힌 죽은 세계에 불과할 것이다. 외부로 나가서 팔을 걷어붙이고 활동파가 되라는 뜻이 아니라, 종이 위의 텍스트가 외부의 세계와 연결되는 것이야말로 독서의 진정한 파워이자 살아있는 독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세상을 본다면 굳이 활자가 아닌들 읽히지 못할 것이 없고 온 세상이 도서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텍스트에 날개가 달리고 심장이 뛰고, 외부세계는 활자가 되어 내 마음과 손끝에서 우러나오는 것,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말할수 없이 신비한 독서의 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