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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그 이름은 이미 오래 전에 누구의 아들로서가 아니고 우리네 민초를 상징하고 대변하는 이름으로 우리네 머리에 각인되어 있는 인물이다. 12권의 장길산이 이번에 특별합본호로 4권 출간되었다.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민초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장길산의 이야기를 나도 모를 미안한 마음을 갖고 첫장을 넘겨 본다.
그네들의 설움과 울분이 이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신의 삶을 운명이라 생각하고 한세상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아무리 자신들이 몸부림쳐도 눈 앞에 있는 단단하고 높은 성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알고 그곳을 벗어날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겁을 먹고 포기한 사람들이다.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어쩔 도리가 없어서, 목숨이 붙어있으니 먹고 살아야하니까 설움과 차별, 인간 이하의 대접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면서 살았다. 이런 사람들 속에서도 길산의 생모처럼 만삭의 몸으로 주인집을 도망쳐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성벽을 부수려 두드리는 사람도 있다.
도망치던 노비의 자식을 광대패 장충이 손으로 받아내면서 그 아이는 장충의 아들, 길산으로 살아간다. 재인말 광대패로 살아가는 길산의 행보는 무더리 장터에서 이미 그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를 말해주는 듯하다. 평생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가게 될 여인 묘옥과의 만남. 그리고 평생의 동지 박대근을 만나동업을 하면서 감동을 만나게 된다. 신복동이라는 몹쓸 놈을 혼내는 과정에서 우대용을 만나지만 이들 모두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른다. 참수형의 위기에 빠진 길동은 그곳에서 설움 받는 백성의 삶을 스스로 깨우치고, 살아나면 앞으로 세상을 알고 지혜를 갖추어 진실로 강한 사나이가 되리라 결심한다.
길동이 참수되었다는 소식은 묘옥과 사랑이 어긋나게 되고, 묘옥은 여환의 도움으로 살기로 결심하지만 안성 사당패에 끼여 재인말을 떠난다. 이제 그들은 보금자리마저 잃게 될 위기에 놓인다. 장길산의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인 김기, 소금장수 강선흥도 만나게 된다. 학선이네 패거리들이 금부도사 행차를 하고 혼내주는 장면은 속이 후련했다. 권력에 쩔쩔매는 인간들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어찌 통쾌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길산은 봉순과 혼례를 올리고, 박대근, 김기, 이갑송, 우대용, 마감동, 오만석, 강선흥, 장길산은 탑고개에서 형제의 의를 맺는다. 운부 대사를 찾아가는 길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의 길산이 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이 펼쳐질 앞으로 일들이 몹시 궁금해진다. 묘옥을 향한 이경순의 사랑은 결국 그녀를 구하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그토록 사랑하는 여인 묘옥은 이미 죽은 사람인 길산을 아직도 가슴에 품고 산다. 그토록 지고지순한 경순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묘옥이 안타깝다. 2권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몹시 궁금해지면서 2권을 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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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은 마치 마라톤처럼 아주 긴 호흡으로 완주하는 맛이 있을 것이다. '있을 것이다'라고 짐작하는 건 아직 한번도 그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뒤에는 의협심 넘치는 광대로 성장한 길산이 자신의 편을 한 명씩 한 명씩 끌어 모으고, 어느새 민중의 영웅이 되어야 겠다 각성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게다가 조선 후기 민중들의 피폐해진 삶이 생생하게 스며들어 있다. 누가 도적인지 알 수 없는 세상. "아 그야 뻔한 이치 아니우. 나라를 세운다는 것이 큰 도적질 아닙니까. 길산이 더 큰 힘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도 감옥에서 부패한 행정 시스템과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몸소 체험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1권의 핵심 빌런은 해주 상인 신복동. 그는 해주 선상 임유학을 모략으로 패망시키고, 그의 충실한 도사공 우대용을 살인죄로 만들어 투옥시켰으며 박대근에게도 큰 위기를 안겨줬다. 이 때문에 길산 역시 관군에게 붙잡혀 처형을 기다리는 몸이 되는데, 길산은 신복동은 물론 그와 결탁한 부패한 관리들을 소탕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가진 힘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다. 박대근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 길산은 구월산 풍열스님의 소개로 금강산에서 천민 세력을 모으고 있는 운부대사를 찾아 수양을 떠난다. 앞으로 구월산의 녹림당이 얼마나 더 큰 세력으로 성장해나갈지를 보여주는 복선 같다. 정의로운 영웅의 성장기와 닿을 듯 말듯 안타까운 러브스토리의 조합이라니 안 재밌을 수가 없는데, 마치 그 시절 광대에 빙의한 듯한 우리 가락들이 당시 민중들의 한스러운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거칠고 날 것 같은 언어들에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해 남의 것을 빼앗으며 패악 밖에 남지 않은 민중들의 비참함이 스며들어 있다. "길산이 옥에서 달포를 지내는 중에 문득 설움받는 백성의 삶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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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부조리와 마음이 아프고 힘든 노동자를 작품으로 대변해 주는 황석영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 만으로도 긍지와 자부심이 생기게 됩니다. 이번 특별합본호는 1974년부터 1984년까지 10년이라는 대하소설은 아버지는 얼굴조차 모르고 노비인 어머니는 자신을 길에서 낳고 죽은 불쌍한 아기[장길산]을 광대패의 일원인 장충이 아들로 거두면서 황해도 문화 ,지금의 신천군의 제인말에서 자라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로 길산이와 주변 동료들과 마을사람들 그 당시 천한 노비 출신인 길산이 지배층에 대항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가 처해진 현실을 담은 책입니다. 명성에 맞게 황석영작가만의 뛰어난 문체과 줄거리에 빠져들며 1편을 마무리 했습니다.
P.411 어렸을 적부터 헌헌장부로 되어진 지금까지 받은 온갖 수모는 자신이 오직 천출광대이기 때문이려니 하여 세상의 귀천과 빈부를 숙명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남칸 살옥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숱한 사연을 보고 듣는 가운데, 일찍이 박대근과 초대면하여 그가 포부를 말할 적에 느끼지 못했던 점이 이제 와서 환히 보이는 듯하였다. 지금까지 자기가 무턱대고 관원께 느끼던 적개심이나 양반 호족들에게 가졌던 원한은 얼마나 우직하고 무모하였던가를 알았다. 이제부터는 보다 더욱 지혜롭게 더욱 강하게 되어야만 할 것이다.
P.666 "요즘 세상에는 녹림당을 하는 것도 대의가 있어야 하오 우리가 일찍이 원칙을 세운 바가 있으나 다시 의논을 해봐야겠소이다. 산채를 구원산과 자비령과 멸악산 세 곳으로 일단 나누기로 하는데, 저마다 일이 조금씩 달라야 합니다. 또한 각 산채마다 아전이나 지방 토호를 끼고 민가에 내려가 있는 사람이 있어야겠소이다. 이를테면 객주를 벌인다든가, 여각을 잡는 것이요. 구월산 산태는 형세가 형세이니만큼 은율과 송화, 그리고 안악에다 거점을 만듭시다.“
불합리한 사회 질서를 타개하는 장길산의 활약은 통쾌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야기는 2권으로 넘어갑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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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한국 작품들이 있다. 김주영의 '객주', 박경리의 '토지', 조정래의 '아리랑', 최명희의 '혼불', 그리고 황석영의 '장길산'이다.
여러 번의 읽기를 통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장길산과는 그렇지 못하던 차에 이번에 새롭게 특별 합본으로 함께 하게 됐다.
책을 받아본 순간의 설렘은 당시 읽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했고, 너무도 좋은 나머지 조금씩 읽는 것조차 아까울 정도였다.
문학이란 한 시대를 관통하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반추한다. 특히 작가가 현시점의 시대를 그린 것이 아닌 보다 먼 과거의 시대를 그리고 그 안에서 펄펄 살아나는 등장인물들을 어떻게 조명하느냐에 따라 읽는 독자들을 새로운 만남과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여기에 장길산을 통한 그러한 감정들은 읽었을 때와 읽고 난 후의 느낌들이 보다 원숙해짐을 느껴가게 하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1권에서는 길산이 어떻게 태어났고 자라는지를, 광범위하게 엮어지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만남을 주로 한다.
첫 풍경부터 장엄한 자연의 경관과 함께 문화촌 재인 마을의 광대패 장충이 연희를 하기 위해 잠시 들른 주막집에서 임산부의 여인이 곤욕을 치르는 것을 도와주게 된다.
이후 그 여인이 자신의 사연과 함께 사내아이를 출산하면서 숨을 거두게 되고 그 아이를 자신의 아들로 삼아 키우니 바로 길산이라 부른다.
세월이 흘러 장성한 젊은이로 큰 길산이 친구 갑송과 함께 자신들을 괴롭히던 무뢰배들을 혼내주다 송도 배대인 아래 행수로 있는 박대근과 인연을 맺게 되고 그는 함께 일해볼 것을 제안한다.
이후 마을로 돌아온 길산은 오갈 데 없이 손돌 노인네의 수양딸처럼 살고 있는 사연 많은 묘옥과 부부의 연을 맺게 되고, 그 이후 묘옥은 길산에 대한 사랑으로 평생 할 것을 다짐한다.
한편 신복동이란 해주 사람이 자신의 부하들이 길산과 대근에게 당한 분함을 풀이하고 바다의 이권을 차지하고 있는 임유학을 처치하기 위해 계획을 꾸미게 되는데, 이는 곧 대근의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형님 되는 대근의 일로 커져버린 사건은 길산을 옥에 갇히게 만들고 곧 죽을 날만을 기다리게 되는데 그곳에서 대근과 인연이 있는 우대용이란 자와 만나고 곧 대근의 계획에 따라 탈출에 성공, 마을로 돌아온다.
길산의 사건으로 인연을 맺고 있던 구월산 녹림당의 우두머리 감동이 있는 곳으로 옮긴 사람들을 만난 길산은 갑송과 함께 각각 봉순과 도화를 맞는 혼례를 치른다.
이처럼 하나의 사건이 굴비처럼 엮어지고 그 속에서 여러 사연들을 간직한 사람들과 의형제나, 아내, 그리고 사랑하는 정인을 만나지 못하게 되는 비운들까지를 그린 여정이 긴박하게 돌아간다.
길산이 죽은 줄 알고 있던 묘옥이 광대패로 자진 들어가 생활하다 여주 도기장 이경순을 만나고 또 그녀로 인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도망자 신세가 되니 상류층의 계층들이 겪는 그 안에서의 서로 이권 다툼과 권력의 이간질이 있는 가운데도 보통의 힘없는 백성들의 고달픈 인생들이 대비되어 그린다.
천민이라 멸시받는 사람들 위에 양인이 있고 그 양인들 가운데 가짜 공명첩을 사들여 양반 행세를 통한 헛짓들이 있는가 하면 그 양반들과 결탁해 자신의 이속을 차리는 관원들과 이방이 있으니 당시 시대가 어찌 평안만 할 수 있었겠는가?
앞으로 길산이 어떤 과정을 통해 본격적인 녹림당으로서 행동을 보일지, 여전히 생생한 호흡이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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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황석영 대하소설 창비
대하소설 『장길산 』 4권 총 4400페이지 중 제1권을 우선 완독했다. 『장길산』 통합본이라 권당 1000페이지가 넘지만 너무 술술 잘 읽혔다. 감칠맛 나는 우리말과 정감 어린 사투리에 거장 황석영 작가의 수려한 문체가 빛을 발하는 아!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리! 필사를 하려면 이 책으로 하라고 권하고 싶다. 방대한 분량 중에 어느 것 하나 뺄 것도 더 할 것도 없는 완벽한 문장들 읽는 내내 '아!' 하고 감탄사를 연신 내뱉었다.
『장길산』은 황석영 작가가 1974년부터 한국일보 신문에 연재한 역사소설이다. 이후 현암사에서 10권세트로 출간되었다. 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기에 저자의 서문을 먼저 읽었다. 평단에서 이러쿵 저러쿵 여러가지 말이 있었고 작가는 『사회과학적 잣대로 인생을 재단하던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아우 속이 시원! 단지 작품을 볼 때 민중성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겠다고 한다. 『사회과학적 잣대로 인생을 재단하지마라』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풍경 묘사로 첫 장면은 시작되었다. 마식령 산맥. 기암절벽이 바다 가운데까지 둘러서 있고 골짜기가 깊게 뚫렸는데 백여 리에 이르고 수세가 거꾸로 휘돌아서 근처의 임당수는 뱃길이 몹시 험하였다. 금색으로 반짝이는 명주실처럼 가는 모래가 수십 리에 깔렸는데 밤새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해변의 사구가 나날이 이동하는 곳......정말 그림 같은 배경! 첫 장을 몇 번이나 소리 내어 읽었는지 모른다. 황석영 작가의 작품은 꼭 소리 내어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책 속에서 말이 너울너울 살아나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갯가에 게딱지 같은 집들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었고 아름드리 해송이 몇백 년씩 나이를 먹으며 자라는 곳. 해변에서 농사라야 수수나 기장 따위. 먹고살기위해 바다로 나가야 하는 사람들. 길게는 한 달씩 걸리는 긴 뱃길에서 풍어의 기쁨은 쉽게 잊혀지는 대신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풍랑에 삼켜져서 그 슬픔만이 오랫동안 남아 있곤 하였다. 그림같은 배경이 바로 소설의 주인공 장길산이 사는 마을이다.
장충은 광대패로 주막에서 만난 배부른 여인을 구해준다. 광대라서 사람 취급도 못 받는 입장이면서도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마음씨는 책 읽는 선비보다 더 깨끗하고 선하다. 여인은 초막의 노파에게 붙들려 잡혀갈 뻔했는데 장충 일행이 구해준다. 이 여인의 인생도 참으로 딱하다. 아이를 낳고 여인은 죽는다. 장충은 여인이 말해준 망해사 스님에게 고하고 아이를 거둔다. 장충의 아내는 무녀였는데 아들이 없어 걱정하던 차에 이 아이를 기르기로 한다. 이름은 길할 길, 뫼 산 그 이름....장길산이다. 아~! 노비 신세 참으로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구나. 참으로 서럽고 또 서럽다.
길산 일행은 송도 배 대인 아래 행수로 있는 파주 사람 박대근과 대면한다. 대근은 동업을 해보자고 제의하고 이를 수락하는 길산에게 앞으로 파란만장한 모험이 시작된다. 문화장에서 화적패 두령 마감동을 만나고 출행 날은 다가온다. 길산과 묘옥은 부부의 연을 맺는다. 길산은 손돌 노인에게서 출생의 비밀을 듣고 꼭 아버지를 찾으리라 결심한다.
한편 신복동이라는 욕심 많은 자가 수하의 막개와 덕이를 이용해 임유학의 재산을 빼앗고 쫓아버린다. 길산과 갑송은 신복동의 집으로 몰래 찾아가 신복동을 보쌈해 나온다. 신생원이 없어진 것을 알고 막개 일행은 길산을 찾느라 눈이 벌겋다. 갈대숲에서 포도군사와 대치하며 길산은 묘옥을 떠올린다. 어머니 무덤에 가보지 못한 것도 후회되었다. 감영 군사들은 총을 놓으며 추격해왔다. 길산은 감옥에 투옥되고 우대용을 만나는데...
길산은 우대용과 같은 방에 봉산 부엉이와 배천 사령인 두 회자수와 통성명하고 그들의 사연을 듣는다. 회자수 망나니가 되어 목숨을 건진 우대용과 봉산 부엉이는 주내방 사거리에 형 집행을 나간다. 술을 마시고 망나니가 칼을 빼드는 모습은 드라마에서 많이 보았는데 작품에서 글로 보니 또한 자극적이었다. 송도에서 보낸 차인이 길산을 대시수로 바꿔주겠다는 약조를 했다. 달포를 지내는 동안 길산은 설움 받는 죄수들을 여럿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1권에서는 길산이 등장인물들을 한 사람씩 만나며 그들의 사연을 듣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들이 풀어내는 사연 하나하나가 하나의 단편소설이 될 정도로 묵직한 감동이었다. 또한 조선 후기 백성들의 핍박받는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길산이 잡힌 후 재인말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문초를 당했다. 현감은 광대를 내몰고 비옥한 토지를 착복할 계획을 세웠다. 묘옥은 길산을 만나기 위해 떠나고 보내는 손돌 노인은 불을 질러 죽음을 택한다. 여자 혼자 가는 길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으니 묘옥은 과연 무사히 길산을 만나러 갈 수 있을까? 박대근은 송도 건달 학선이라는 자를 이용하여 길산을 빼낼 방법을 궁리하고 갑송은 마감동이 있는 구월산에 숨어 있다가 재인말로 떠난다. 주막에서 만나 목숨을 살려준 김기와 함께 문화 수령을 벌하고 일산이 부모와 일가들을 구해 구월산으로 돌아간다. 새로 합류한 김기는 지략을 짜고 마감동은 두령으로 차츰 안정을 찾아간다.
길산과 우대용은 구사일생으로 산채로 들어갔다. 김기, 박대근, 강선흥 등과 힘을 합쳤다. 이들은 대를 셋으로 나누기로 한다. 길산은 봉순이와 갑송은 도화와 같은 날 혼인을 한다. 박대근, 김기, 장길산, 이갑송, 우대용, 마감동, 오만석, 강선홍의 순서로 형제의 의를 맺는다. 길산은 봉순이의 원망을 뒤로하고 망해사로 떠난다. 묘옥을 마음에 품고 뒤를 봐주던 이경순과 함께 쫓기는 몸이 된다. 아! 우슨 인연이 이리도 모질까.... 묘옥의 일편단심을 길산은 알까...?
서민들의 슬픔이 겪어보지도 않은 내게 전해져서 몇 번이나 눈물이 났다. 거장의 손에서 나온 우리말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외국 문학에서 도저히 맛볼 수 없는 감동이 있었다. 의형제를 맺은 여섯 장정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무엇보다 길산과 여옥의 사랑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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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서평] 장길산1
장길산, 태백산맥, 토지, 임꺽정, 아리랑 등은 조선시대 및 근대사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대하소설이다. 위 도서들은 기본 10권이 넘기 때문에 도서관을 가면 아주 눈에 띈다. 사극드라마로 방영되는 것은 어렵지 않고 재미도 있어서 소설도 몇 번씩 읽어보려 시도했지만 익숙치 않은 말투와 단어들로 인해 끝까지 읽지 못했다. 오로지 글로만 이해해야하는 시대가 다른 소설은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장길산]은 10권이 넘는 도서에서 특별 합본 4권으로 나오게 되며 제대로 읽어볼 수 있는 인연이 닿아 1권을 완독하게 되었다.
‘장산곶 매’ 실매듭이 나뭇가지에 묶인 매를 시작으로 기구한 운명 속 어려움 중에도 길산의 어머니는 광대패거리들과 함께 장길산을 낳으며 목숨을 잃는다. 건강한 사내로 성장한 길산에게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은 그가 마주하는 행동과 그 속마음을 통해서 사람의 정과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포장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대사들이 더더욱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신분이 낮은 자들이 삶을 대하는 자세는 자못 자유롭게 느껴지면서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우리네는 마음을 붙잡아둘 필요가 없소. 까짓, 우리의 세상두 아니니까. 그냥 우스개로 한바탕 놀려대고 떠나면 어느 고장이든 쉽게 잊어버리고 맙디다. 우리네 같은 천한 놈들의 세상이 아니오." 장길산
신분이 낮으나 높으나 사람다운 사람이 있고 짐승보다 못한 이들도 등장한다. 말의 표현에서 느껴지는 것인지 시대가 달라서 인지 헷갈리지만 어째 현시대보다 더 인간적인 신뢰가 두드러져 보인다. 주로 등장하는 남자들의 '의리'와 같이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섬길 줄 알며 상대방을 헤아리는 모습에서 빨라진 세상에서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 속 시대는 지금과는 달리 느린 세상이지만 그들의 소통과 일이 이루어짐은 마치 재밌는 문화를 공부하는 듯 다가오며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표현이 상스럽게 느껴지다 가도 그것은 사실 솔직함이구나 싶어진다. 때때로 느껴지는 일의 진행의 답답함도 순수함으로 해석이 되고는 한다.
"길산은 땋은 머리를 질끈 동인 무명 두건으로 감쌌는데, 볼때기에 구레나룻이 시커멓고 하관이 쪽 빨랐다. 살결은 가무잡잡하고 콧날이 고집스레 섰으며, 눈이 크고 부리부리한 것이 여간내기로는 보이질 않았다. 얼핏 보아서는 뼈대가 억센 머슴 같지만 역시 뚜릿거리는 눈빛에 총기가 있어 뵈고 동작이 가벼워 보여서 젊은 창우의 모습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장길산] 속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뿌리 되는 모습을 실제처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으며 우리의 뿌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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