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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63]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내용보기
[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엄마 ]   꽃은 피었다 말없이 지는데 솔바람은 불었다가 간간이 끊어지는데 맨발로 살며시   운주사 산등성이에 누워 계시는 와불님의 팔을 베고 겨드랑이에
"[63]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내용보기

[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엄마 ]

 

꽃은 피었다

말없이 지는데

솔바람은 불었다가

간간이 끊어지는데

맨발로 살며시
 

운주사 산등성이에 누워 계시는

와불님의 팔을 베고

겨드랑이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엄마.......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된가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 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그땐 왜 몰랐을까 ]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었던 것을

그땐 왜 몰랐을까

기다리는 만으로도

내 세상이었던 것을

그땐 왜 몰랐을까

절대 보낼 없다

붙들었어야 했던 것을

그땐 왜 몰랐을까

 

[ 행복 ]
 

 

행복의 열쇠는

금고를 여는 구멍과 맞지 않고

마음을 여는 구멍과 맞는다

 

[ 몰랐네 ]

 

시원한 생수 한잔 주욱 마셔 보는 청량함

오줌발 한 번 좔좔 쏟아 보는 상쾌함

반듯이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보는 아늑함

딸아이의 겨드랑을 간지럽혀서 웃겨 보고

아들아이와 이불 속에서 발싸움을 걸어 보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엉클어져서 달려보는
 

아, 그것이 행복인 것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네

이 하잘것없는 범사에 감사하라

깊고도 깊은 말씀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네

 

 

[ 물가에 앉아서 ]

 

나 오늘 물가에 앉아서

눈 뜨고서도 눈 감은 것이나 다름없이 살았던

지난날을 반추한다

나뭇잎 사운대는 아름다운 노래 있었고

꽃잎 지는 아득한 슬픔 또한 있었지

속아도 보았고 속여도 보았지

이 한낮에 나는

마을에서 먼 물가에 앉아서

강 건너 먼데 수탉 우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나처럼 지난 생의 누구도 물가에 앉아서

똑같은 지난날을 돌아보며

강 건너 먼데 수탉 우는 소리에

귀 기울였을 테지
 

나처럼 또 앞 생의 누구도 이 물가에 앉아서

강 건너 수탉 우는 소리에

회한의 한숨을 쉬게 될까

바람이 차다

 

 

[ 사과 ]
 

 

처음에는

하찮은 작은 돌맹이였던 것이

미룰수록 점점 커진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그 사람과의

통로를 막아 버리는 바위가 된다

 

[ 빈터 ]

 

풀잎 기우는

소리조차 듣는 것은

널 향한 내 가슴이

빈터이기 때문

 

[ 나그네 ]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다

함께 있어도 함께 있고 싶다

떠나지 않아도 떠나온 것 같은

해 질 무렵
 

[ 바다에 갔다 ]


 

바다에 가서 울고 싶어

결국 바다에 갔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 서 있는 것처럼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 나의 기도 ]

 

아직도 태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바다를 내게 허락하소서

짙푸른 순수가 얼굴인 바다의

단순성을 본받게 하시고

파도의 노래밖에는 들어 있는 것이 없는

바다의 가슴을 닮게 하소서

홍수가 들어도 넘치지 않는 겸손

가뭄이 들어도 부족함이 없는

여유를 알게 하시고

항시 움직임으로 썩지 않는 생명

또한 배우게 하소서

 

...  소/라/향/기  ...

s******8 2021.05.14. 신고 공감 2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