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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The Gospel of Eels: Sons, Fathers, and the World's Most Mysterious Fish) 패트릭 스벤손(Patrik Svensson) 지음 | 신승미 옮김 | [나무의철학]
‘뱀장어와 인간의 근원을 탐색하는 여정’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자로서 현대 생물학의 아버지라고 여겨진다. 그는 터키 연안의 큰 섬 레스보스에서 머무는 동안 동물과 자연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에 그는 자신이 저술한 《동물의 역사》가 17세기 까지 자연 과학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이 상황을 다르게 보면, 인간의 자연과학 탐구 방법론이 2,000년 넘게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연, 특히 생물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뱀장어 연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뱀장어의 내부 장기 배치와 아가미 구조에 대한 글을 방대하게 기록했다고 한다. 또 흥미로운 사실은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연구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혁신했던 프로이트 역시 젊은 시절 뱀장어 연구로 연구 경력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청년 프로이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경험적 관찰 기법에 따라 아드리아해 뱀장어를 연구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프로이트 사이에는 2,000년의 시간 격차가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뱀장어를 매우 진지하게 연구했다.
스웨덴의 신문 기자 패트릭 스벤손은 자신의 책 《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에서 줄곧 유럽 뱀장어의 생태에 초점을 맞추고, 이 뱀장어가 얼마나 신비에 싸인 존재인지 설명한다. 이 책의 뚜렷한 특징은 저자가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교대로 전개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책의 홀수 장에서 뱀장어에 대한 연구와 역사적 자료를 소개한다. 이어서 짝수 장에서는 가족과 관련된 개인적인 기억들,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와 추억을 뱀장어를 매개로 회상하고 있다. 평생 도로포장 인부로 일했던 아버지와 보육원을 운영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자란 저자는 노동자 계층의 자녀였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뱀장어 낚시를 했던 기억을 돌아보며 뱀장어가 자신과 아버지 사이를 이어준 연결고리였음을 깨닫는다. 나아가 뱀장어가 우리 인간의 삶을 반영하고 통찰하게 해주는 존재임을 이야기하며 두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는 여정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뱀장어는 우리에게 식당 메뉴에서 흔히 보는 존재이지만, 의외로 뱀장어에 대해 제대로 알려진 바는 많지 않다. 특히 이들은 비밀스럽고 독특한 본성 때문에 오랫동안 산란지가 알려지지 않았다. 20세기 초가 되어서야 비로소 소설 제목처럼 대서양에 위치한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가 유럽 뱀장어의 근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정도다. 그렇다면 알에서 깨어난 조그만 뱀장어들은 저자의 고향까지 6,000 km가 넘는 대장정을 거쳐 왔다는 의미가 된다. 도대체 몇 센티미터 밖에 안 되는 뱀장어들이 대서양의 서쪽 한복판에서 어떻게 북유럽 해안까지 이동할 수 있었을까. 이 사실만으로도 신기하지만 뱀장어가 여러 번 변신을 하고, 바닷물과 민물 사이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알게 되면 뱀장어가 얼마나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동물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뱀장어의 비밀스러운 기원과 생태를 알아내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의 탐구와 그 여정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뱀장어는 알에서 부화한 후 네 번의 변태를 거쳐 다시 태어난 산란지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뱀장어의 엄청난 이동거리를 고려한다면 이 작고 평범해 보이는 뱀장어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현재 인간은 뱀장어가 왜, 그리고 어떻게 그 긴 여정을 따라 이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저자는 아마도 인간이 이 질문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뱀장어는 멀리 떨어진 강과 웅덩이가 있는 민물에서 아무리 오랫동안 살아도 어느 시기에 알을 낳기로 결정하면 자신의 갈 길을 분명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뱀장어의 특성을 보고 “사람도 뱀장어처럼 자신이 선택한 길에 그토록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49)라고 묻기도 한다. 인간은 과학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뱀장어의 관점에서 이 존재를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덴마크의 해양 생물학자 요하네스 슈미트의 집념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까지도 뱀장어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슈미트는 뱀장어의 유생 상태를 찾아 그 산란지를 밝히기 위해 대서양에서 20년 가까이 뱀장어를 추적했던 인물이었다.
저자는 요하네스 슈미트의 경이로운 행적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몸담고 있는 모순과 혼란으로 가득한 세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가 넓어졌다면, 분명 슈미트와 같이 ‘분명한 목표를 가졌던 사람’ 덕분일 것이다. 이 인물이 보여준 삶의 행적은, 자신이 태어난 장소를 우여곡절 끝에 찾아가는 뱀장어의 본능과 숱한 실수와 방황을 겪으면서도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교차되어 내게 다가왔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뱀장어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왜’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모른 채 태어나 나이가 먹고, 자손을 낳으며 소멸에 이른다. 하지만 저자는 슈미트의 삶을 보고 “목표를 가진 사람만이 마침내 의미를 찾을 수 있다”(96)라고 평가한다. 내게는 저자의 언급이 《파우스트》의 한 대목을 떠올리게 한다. 조물주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라고 말하는 유명한 대목이다. 불완전한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좌충우돌하고 방황하는 존재이지만, 뜻하는 바가 있는 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게다가 슈미트는 오랜 방랑 끝에 인류에게 뱀장어에 관한 많은 중요한 사실을 유산으로 남겼다.
이 책에서 뱀장어는 아마도 인간보다 더 오래 지구에서 살아오면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저자와 아버지를 단단히 붙들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뱀장어에 대해 탐구해왔던 사람들을 염두에 두면서 저자는 “무언가의 근원을 찾는 사람은 또한 자신의 근원을 찾는다”(92)라고 말한다. 이 표현은 단지 뱀장어의 기원만을 염두에 둔 언급이 아닐 것이다. 회고적인 성격의 글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근원 또한 탐색한다. 특히 아버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음을 깨닫고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여정은 악성 종양 때문에 소멸(죽음)로 나아간 아버지의 삶을 되짚어 가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은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의 산란지로 되돌아가는 뱀장어들의 여정과도 닮아 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진 연구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대부분의 뱀장어는 자신이 부화한 곳에 이르지 못하고 죽음에 이른다. 이 ‘좌절된 열망’이 어쩌면 ‘방황하는 인간의 삶’과도 닮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뱀장어와 인간 모두는 자신의 근원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본능을 지닌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뱀장어의 신비로운 생태에 더하여 이들 앞에 큰 시련이 놓여 있음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이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 위기에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 이유로 다양한 요인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인간의 영향으로 뱀장어가 바이러스와 기생충에 감염되고, 확산되었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 만든 산업용 독성 물질을 비롯하여 발전소의 수문과 둑 같은 물리적 장애물이 개체 감소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지적한다. 아울러 오랫동안 문제가 되고 있는 과도한 뱀장어 포획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가 뱀장어의 멸종 위기를 가중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 모든 요인들이 뱀장어의 생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뱀장어의 멸종 위기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뱀장어는 그 생태적 특성 때문에, 일반적인 멸종 위기종의 판정처럼 번식개체수로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뱀장어가 정확히 얼마만큼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뱀장어 낚시를 하며, 생물에 대한 애정과 존중을 배워온 저자는 독자에게 뱀장어의 소멸에 대한 경각심을 마지막으로 일깨워 준다.
정리해본다. 이 책은 뱀장어에 대해 알고자 했던 사람들의 탐색 과정을 따라가면서도 저자의 아버지와 가족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저자는 뱀장어가 매력의 원천으로 여겨지는 이유가 아마도 이 대상이 ‘지식과 믿음 사이의 교차점이기 때문’(37)이라고 언급한다. 이건 존재를 이해하는 일에 틈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존재에 대한 형이상학적 질문은 어쩌면 끝나지 않을 탐색 과정으로 남게 되는 일인지 모른다. 유럽 뱀장어에게 사르가소해는 세상의 끝이지만 한편으로 세상의 시작이기도 하다. 물론 개체 대부분은 이 근원에 도달하지 못하고 소멸된다. 인간도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저자는 뱀장어가 모두 같은 목적지를 지향하지만 저마다 다른 능력을 지니고, 이 근원으로 돌아가는 여정이 정확히 같지도 않다고 전한다. 뱀장어의 모습을 보면, 인간이 밟아가는 삶의 여정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인간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그 근원인 죽음으로 반드시 돌아가게 되어 있다. 모든 인간은 이와 같이 동일한 목적지를 향하지만, 여기에 이르는 여정은 각자가 다르다. 하지만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여정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자문해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 담긴 뱀장어의 이야기는 놀라운 지식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은유다. 그리고 나는 저자의 통찰을 ‘믿기’로 한다. 저자가 조근조근 들려주는 뱀장어와 아버지와 얽힌 이야기들은 내게 줄곧 이런 삶의 물음으로 되돌아가게 해주었다. 이 책은 지금 내 삶의 여정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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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에게 오랫동안 신비로움과 궁금증의 대상이었던 유럽 뱀장어인 앙귈라 앙귈라를 소재로, 스웨덴의 신문기자가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인생 회고록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하며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를 토대로 역사, 생물학, 해양학, 문학, 철학 등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깨달은 것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뱀장어는 한 장소에서 50년까지 살 수 있다고 하니, 매우 긴 삶을 살아가는 편이다. 각종 신화와 전설에 따르면 백 년 이상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뱀장어는 살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갑자기 번식하겠다고 결정하고, 그와 동시에 고요한 생활은 끝나고 바다로 돌아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조용하고 무뚝뚝한 편이었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낚시를 하러 갈 때만큼은 다정하고 자상했는데, 그런 아버지의 유일한 취미가 바로 앙귈라 앙귈라 낚시라고 한다. 앙귈라 앙귈라가 대서양을 가로질러 출생지로 돌아가는 기나긴 여정에 대해, 내가 알거나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느 곳보다 먼 곳으로 돌아가는 지난한 여정에 대해서 처음 알려준 것도 바로 아버지였다. 그들이 어떻게 달이나 태양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길을 찾아가는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불가해한 이유로 어떻게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뱀장어의 탄식과 번식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 어떤 인간도 번식하는 뱀장어를 보지 못했고, 다른 뱀장어의 난자를 수정시키는 뱀장어도 보지 못했다고 하며, 유럽 뱀장어를 잡아둔 상태에서 산란하게 만들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뱀장어가 특별한 존재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뱀장어의 일생과 번식에 대해 알고 있는 상당수가 가설에 근거한 것이니 말이다.
좀처럼 으스대지 않고, 소란을 피우지 않으며, 환경이 제공하는 것을 먹는 뱀장어는 멀찍이서 방관하며, 어떤 관심과 인정도 바라지 않는다. 자아도취적이고 자만심이 강한 물고기처럼 보이는 연어와 비교해서 그 습성을 설명해주는데,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두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둘 다 이동하는 물고기이고, 민물에서도 바닷물에서도 살며 변태를 거치지만, 둘의 생활사는 가장 본질적인 측면에서 달랐던 것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유난을 떨지 않으며, 자기 형편에 만족하는 물고기라니, 어쩐지 근사하게 느껴졌다. 시종일관 물고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다 보니 그 모든 것들이 인간에 대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어떻게 하면 사람도 자신이 선택한 길에 그토록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앙귈라 앙귈라의 삶이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줄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낚시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왜 사람들이 낚시를 하러 다니는지, 한 번 그 매력에 빠지면 계속 가게 되는 것인지 알 것도 같았다.
물고기의 생애를 통해 인생의 어느 한 순간에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깨달음들이 뭉클하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유럽 뱀장어인 앙귈라 앙귈라의 경우, 과학과 지식이 진일보한 오늘날조차 그 생태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지그문트 프로이트, 레이첼 카슨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연구하고 분석했던 개체인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어떤 관심과 인정도 바라지 않고 환경에 적응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로부터 인생의 태도에 대해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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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짜 그랬을까? 그게 다 우리로부터 시작됐을까? 그렇다면 아버지가 아버저리라고 부르고 내가 할아버지라고 불렀던 사람이 사실은 다른 사람이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까? 우리가 개울가에서 보낸 밤들이 아버지가 가지지 못한 뭔가를 보상받으려는 시도, 부자 관계에 대한 아버지 나름대로의 이상을 실현하려는 시도였을까? 일생 동안 아버지 나름대로 자신의 좁은 길을 나아가는 방식이었을까 - p.15
때로 인생의 어떤 지점에 있을 때, 무언가를 몰두해야 해야만 하는 때가 있다. 무언가에 몰두하다 보면, 삶은 어느새 이렇게 성장했구나 하는 지점에 서서 나를 바라보면, 어떤 생각은 나를 비관적으로 몰아갈 때도 있고, 어떤 순간은 나를 기쁨으로 발전시켜 나갈 때에도 있다. 그럴 때 나는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해 보면, 어쩌면, 인생에서 풀 수 없었던 많은 문제를 풀게 될 지도 모른다.
2 유명한 프로이트도 뱀장어 연구에 매진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프로이트도 어느 정도는. 그들도 풀지 못한 뱀장어에 대한 궁금증. 솔직히 말씀드려 나는 이 책이 뱀장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물고기라고 해서 다 같은 물고기는 아닐 것이다. 내가 이 책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렵고,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잘 모르는 것처럼.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본 물고기들, 그리고 내가 만져야 했던 많은 물고기들이 결국에 가야 할 곳을 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지금 기억나는 게 없다는 사실은 그걸 더욱 부추긴다. 내가 키웠던 열대어들은 그 당시에는 정말 성실히 열심히 키웠는데, 지금 내겐 그들을 키웠다는 사실 하나의 기억만을 남겼을 뿐, 그들은 어디로 가 있는지 모른다.
3.
뱀장어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철학자도 정신분석학자도 연구에 실패했다. 뱀장어는 수수께끼에 쌓여 있다. 뱀장어는 갈수록 몸을 숨긴다. 그들이 몸을 숨기듯 내 기억 속의 열대어들도 그저 그들의 몸을 자꾸만 감추려 한다. 어쩌면, 모든 물고기들이 ? 뱀장어를 비롯한 ? 자신의 몸을 감추려 하지 않을까. 마치, 세상에서 자신을 잡으려 하는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려 하는 것처럼.
그러나 의외로 놀라운 기억이 하나 있다. 내가 키웠던 열대어들이 처음에는 도망가기 바쁘더니, 나중에는 내가 가면 자꾸만 밥을 넣어주는 곳으로 올라오는 것이다.
그렇다, 처음에는 몸을 숨기기에 바빴던 어떤 것들, 그 어떤 것들도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저 열대어처럼, 나중에는 밥을 챙겨달라고 떼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그때에 그러게 떼를 쓰는 것을 보면서 행복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내 마음에는 열대어에 대한 딱 하나의 기억만 남아있을 뿐, 그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지 모른다. 그렇게 하나하나의 기억을 되새기고, 그 기억들을 들춰내면서, 삶을 개척하게 되는 건 아닐까. 사라져간 어떤 순간이 아니라, 사라지기 전의 어떤 기억들이 내게 자꾸만 떠올라 나를 못살게 굴지만, 그 못살게 구는 기억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물고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 신다의 오늘 리뷰는 이걸로 마칩니다. 내일은 어떤 리뷰가 올라올까요. 마지막이란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오랫동안 리뷰를 못 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돌아오게 되는 날은, 지금보다 더 성장한 리뷰가 되어 있겠죠. 내일은 “댄싱 대디”입니다. 댄싱 대디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리뷰는 쉬려 합니다. 대신, 기존에 올렸던 리뷰 중에서 편집해서 올릴 예정이고, 다른 글들을 올릴 예정입니다. 그럼, 신통한 다이어리를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신다의 또다른 여정을 함께 가 주시겠습니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나무의철학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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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에 부서지는 햇살이 처음 눈에 들어오고 아버지와의 뱀장어 낚시 이야기에 끌려 읽다보면 어느새 뱀장어가 태어나는 사르가스해 라는 북대서양에 다다릅니다. 사르가스해 -사르가숨으로 뒤덮인 해조류 사이에서 태어나는 '앙귈라 앙귈라'라는 유럽 뱀장어들의 첫번째 모습으로 등장하고, 멕시코 만류에 휩쓸려 유럽해안으로, 이곳에 이르러 첫번째 변태를 하고 실뱀장어가 되어 다시 이제는 개울이나 강을 거슬러 올라가 민물에 적응하며 두번째 변태를 감행하면 황뱀장어로 탈바꿈하여 혼자 살아가는 신비한 물고기를 만나게 됩니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뱀장어의 여정을 따라 가다 만나게 되는 추적자들이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뱀장어는 불가사의한 기적처럼 그저 갑자기 생긴다며 물고기와 구분을 했고, 호메로스도 [일리아스] 에서 뱀장어와 물고기들을 별도의 종으로 구분을 합니다. 과연 정말인지 과학자들과 해양학자들의 연구로 인해 밝혀진 것은 여전히 신비로운 존재일 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2000여년의 세월이 지나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이르러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프로이트는 의대생이었지만 해양동물학자이며 진화론자인 카를 크라우스 교수에게 철학, 생리학, 동물학을 공부하며 결국 트리에스테의 자연사 박물관의 뱀장어 수컷의 발견 소식에 연구소로 보내지는 어린 학생으로 선발 됩니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실패하고 그 후로 20년이 지나서야 성적으로 완전히 성숙한 수컷 뱀장어가 발견 됩니다. 프로이트는 수컷 뱀장어 발견에는 실패했으나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을 하였고 그의 연구와 노력은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황뱀장어는 15년~30년쯤 민물에서 살다가 바다로 돌아가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마지막 변태를 하고 색감은 더 투명해지고 등은 검은색, 측면은 은색으로 바뀌어 은뱀장어가 됩니다. 이때가 되어서야 생식기가 발달하고 지느러미가 길어지며, 눈은 파란색으로, 소화기는 완전히 활동을 정지하여 위는 녹아 사라집니다. 태어났던 바다로 돌아가는 여정은 몸에 축척 된 지방을 태워 이동합니다. 저자인 패트릭 스벤손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뱀장어 낚시 추억속에 신비롭고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 넣었습니다. 스웨덴의 어느 가난한 일용직 노동자의 고단한 삶 속에 아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주시던 아버지의 지혜와 이야기들이 신비한 물결저럼 마음을 달래줍니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뱀장어의 개체수 만큼이나 우리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추억들도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세상은 여전히 여기에 있지만 우리는 우리가 누렸던 그 자연을 다음세대에게 온전히 전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소중한 생명들을 보호하고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자전적 소설인가 싶다가도 인문 철학 책으로 변신하는 [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YES24리뷰어스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죽음그리고세상에서가장신비로운물고기 #패트릭스벤손 #나무의철학 #리뷰어클럽 #서평단 #예스24 #뱀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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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는 뱀장어를 소재로 한 에세이다. 아마 이 설명이 많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 것이다. 뱀장어를 소재로 한 에세이라니? 뱀장어를 소재로 한 책이라면 사람의 인생을 되짚어보는 에세이보다는 물고기를 연구하는 주제로 분류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런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할 수 있다. 책에는 뱀장어의 일생이나 번식 등 뱀장어에 대해 연구를 한 과거 기록들이 수록되어 있지만 동시에 저자의 어린 시절과 사람의 일생과 죽음을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질문들도 나오기 때문이다. 작가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했던 뱀장어 낚시라는 즐거운 추억을 회상하면서 그들 사이를 돈독하게 만들어주던 뱀장어를 자세히 조사한 기록을 집대성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도로를 포장하는 작업을 하는 노동자로 평생을 살았던 작가의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거친 편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정했던 순간은 어린 시절 아들인 작가와 함께 뱀장어 낚시를 하던 순간이었다. 작가는 아버지와의 즐거웠던 한때를 소환하면서 뱀장어라는 물고기 종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책은 뱀장어의 일생과 번식, 그리고 죽음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프로이트, 요하네스 슈미트, 레이첼 카슨 등 뱀장어를 연구하던 사람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유명한 철학자, 심리학자, 과학자 등 책에서 언급한 유명인들의 직업은 전부 다 다르지만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뱀장어를 연구했다는 점이다. 작가는 이들이 뱀장어를 연구했던 시기와 탐구했던 주제, 그를 위해 그들이 넘어야 했던 과정들을 자세히 언급한다. 뱀장어 자체에 주목을 하기보다는 뱀장어를 연구하던 유명인들의 삶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춘 셈이다. 작가는 동시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교차해서 언급한다. 뱀장어를 연구하던 사람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이후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간단히 언급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가 책에서 서술하는 어린 시절은 그가 아버지와 함께 뱀장어 낚시를 하던 때이다. 무뚝뚝했지만 아들과 함께 뱀장어 낚시하는 걸 좋아했던 아버지와 그와 함께 쌓았던 추억들을 차근차근 언급하며 즐거웠던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삶과 가치관이 드러난다. 아름다웠던 배경에 대한 묘사나 한낮의 나른함과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과거에 대한 묘사는 절로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또한 뱀장어에 대한 빽빽한 묘사로 지쳤을지도 모르는 독자들에게 짧은 휴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뱀장어라는 소재 외에 전혀 겹쳐 보이는 게 없는 두 이야기 - 뱀장어를 연구한 사람들과 어린 시절 -를 어째서 작가는 동시에 서술한 것일까? 이런 의문은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작가는 뱀장어를 연구한 사람들의 일생과 뱀장어 낚시를 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삶에서 하나의 물음을 건져낸다. 그것은 바로 인생에 대한 질문이다. 뱀장어에 대한 설명과 연구는 곧 사람을 탐구하고 그 인생과 존재 가치, 그리고 삶과 죽음으로 흐른다. 뱀장어를 통해 인생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과 탐구는 아버지와의 추억에도 존재한다. 작가는 아버지와 함께 했던 뱀장어 낚시를 통해 아버지의 인생을 되짚어보고 더 나아가 자신의 근원까지 탐색해나간다. 세찬 물길과 고된 여정을 거쳐 사르가소해로 향해가는 뱀장어처럼.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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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알려고 할수록 더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은 '신비한 물고기'. 오랜 기간 연구되었으나 밝혀진 사실은 일부에 불과한 뱀장어에 관한 이야기다. 위대한 철학자로 알고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정신분석학으로 유명한 프로이트도 뱀장어 연구에 매진했다는 이야기에 나는 깜짝 놀랐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프로이트가 뱀장어에서 교차점을 갖는다는 건 상상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조차 뱀장어에 대한 오랜 궁금증을 다 풀지 못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연구자들의 핵심 과제는 뱀장어의 생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암수의 구별은 있는지, 알을 낳는지 새끼를 낳는지 등 그들의 번식과정과 이를 위한 이동 경로 등을 탐구했으나 뱀장어는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주지 않았다.
2000년전 아리스토텔레스도 밝혀내지 못한 사실을 밝혀내려고 19살의 프로이트는 트리에스테에서 수많은 뱀장어를 해부했지만 그의 손에 얻어진 결과물은 없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이렇게 적는다.
"뱀장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교묘히 피했다. 뱀장어는 그가 마침내 순수 자연과학을 포기하고 보다 복잡하고 수량화할 수 없는 정신분석을 택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프로이트가 결국 초점을 맞추게된 분야를 감안하면, 뱀장어가 그를 피한 방식은 특히 모순적이다. 뱀장어는 성적 특성을 감췄다. 성과 성적 특성에 댜한 20세기의 생각을 규정하게 되는 사람, 그 사람은 뱀장어에 관해서는 생식기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그는 뱀장어의 고환을 찾으려고 트리에스테까지 갔지만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만 확인했다. 그는 물고기의 성적 특성을 이해하고 싶었지만 기껐해야 자신의 성적 특성만 발견했다." (64쪽)
이 책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여도 좋다면 이 대목이 가장 유쾌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성(性)과 관련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마저도 성(性)과 관련하여 무릎 꿇린 것이 뱀장어니까 말이다. 철학자도 정신분석학자도 연구에 실패했다니 왠지 더 뱀장어가 궁금해진다. 이 책을 읽기 전 뱀장어를 궁금해했던 적은 없었다. 많은 과학자나 동물학자들도 마찬가지로 실패했다고 하니 나는 더 뱀장어가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잘 모르니까 궁금해지고, 잘 모르니까 마음대로 상상하게 되면서 막연함이 신비함으로 더 커지는 듯하다.
여전히 뱀장어는 베일에 쌓여 있다. 연구자들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뱀장어는 얽힌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할아버지가 그랬듯 아버지도 뱀장어 낚시를 즐겼고, 나(저자)도 아버지와 함께 뱀장어 낚시를 하던 그 개울에 다시 나와 뱀장어를 잡아보려 하지만 뱀장어는 더 꼭꼭 몸을 숨길 뿐이다.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뱀장어는 연구가 시작된 이래로 뱀장어의 개체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 속도가 워낙 빨라 '멸종' 위기를 언급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은 뱀장어지만 인간의 관심과 호기심만으로도 그들의 삶은 영향을 받은 것일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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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듯한 미사어구 다 빼고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정말 '잘썼다'. 글을 잘 쓴다는 게 이런 걸까 싶을 정도로 정갈해서 술술 읽힌다. 작가도 기본적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고, 여기에 좋은 번역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킨 거 같다. 뱀장어를 이렇게 멋들어지게 설명하고, 그 존재와 삶을 이렇게 매끄럽게 연결 짓는 글이 있을까? 리뷰어스 클럽 카페에서 처음 이 책의 제목과 소개글을 봤을 때 '이 책을 읽는 건 시간 낭비가 아닐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내 예측은 맞았다. 난 멋진 글을 읽고 싶었고, 나에게 좋은 영감과 위로를 주는 책을 만나고 싶었다. 이번 시도도 다행히 성공했다. 이 책은 한글 패치화하자면 '뱀장어 덕질'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시작은 아버지한테서 온다. 아버지와 함께 뱀장어 낚시를 했던 저자는 그때의 경험이 인생에 아주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몇 백 페이지 걸쳐 얘기한다. 경험을 과장하지 않지만 잘 정돈되고 포근한 글에서 저자가 그 시절의 기억과 아버지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푸르른 호수와 강, 그 앞에서 낚시하는 사이 좋은 부자를 떠올리는 건 꽤나 기분 좋은 일이었다. 게다가 저자는 뱀장어를 단순히 물고기가 아니라 정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고 있어서, 심도 있게 뱀장어를 묘사하고 그 존재의 시점에서 삶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게 느껴졌다.
주로 '해라', '하자'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다림이라고 말하는 게 너무 멋있고, 위로가 되었다. 안 그래도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뱀장어 얘기를 재밌게 느끼게 한 것부터가 신기했다. 수려한 스토리텔링에 마음에 남는 말이라니. 크으 좋다. 기억에 남는 말의 향연.
딱 나에게 필요한 말도 있었다. 믿음과 자리. 그러고 보면 나는 내가 가는 길이 좋은 길이라고 확신하지 못했지만 힘을 내서 내 자리를 찾아갔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말도 이거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그곳에 제때 도착할 것이다(로버트 라우선버그).' 사르가소해로 다시 돌아가는 뱀장어처럼, 우리도 그저 믿고 나아가면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뱀장어 각각이 사르가소해에 돌아가는 방법이 다른 것처럼. 모든 인간이 평생에 걸쳐 하는 보편적인 경험이니까! (이 말 너무 멋있다ㅠㅠ)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와 아버지의 이야기, 뱀장어의 이야기만큼이나 멋진 구절에 있었다.
자꾸 작가 예찬론이 되는 거 같은데 이런 말을 쓰려면 정말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뱀장어가 아니면 아버지와의 관계가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하는데, 정말 뱀장어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런 작가를 만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짧고 빨리 볼 수 있는 글에 익숙해지다 보면, 내 안의 영감이 메말라 가고 깊이가 낮아지는 게 느껴진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멋지게 삶을 얘기해주는' 책이 필요한 거 같다. <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처럼. 신청하길 잘했다! 좋은 책을 만나서 행복하고, 오랜만에 진심이 담긴 서평을 써서 행복하다. 러브러브♥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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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제목과 표지를 보았을때는 판타지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들기도 했던 책이었는데요 책을 읽고 서평을 쓰기위해 글감을 정하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책은 아버지와의 추억담을 이야기한 수필일까 아니면 신비로운 물고기 '앙긜라 앙긜라'에 관한 보고서인가 혹은 인생과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한 철학책은 아닐까 하구요 어느 목록에 들어가든 요 근래 읽은 책 중 최고봉이 아닐까싶네요 ?이리도 낚시와 부자지간의 일상에 관한 소소함을 잘 표현하면서 감성적이고 때로는 직관적인, 필력의 책은 못 읽은듯 하거든요 게다가 인생,삶과 죽음에 관해 쉬운 화법으로 통찰해주면서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지적 호기심까지 채워주는 책이라니 이 책의 저자인 패트릭 스벤손은 스웨덴의 신문기자 인데요 문화예술 담당기자로 오래 일했다고 해요.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로 무뚝뚝했지만 함께 낚시 할때만큼은 다정한 분이었고 아버지에 대한 회고에는 물고기와 관련된 것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어린시절의 경험을 회고하며 자신의 이야기와 유럽 뱀장어인 앙귈라 앙귈라의 연구와 고찰 그리고 낚시를 하고 앙귈라 앙귈라 와의 여러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은 인생에 관한 고민과 질문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초반에는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낚시를 하며 얻게된 유대감과 앙긜라 앙긜라와의 다양한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엄청나게 방대한 자료수집에 이어 삶을 대하는 철학적인 고찰까지 어우러진답니다 맨 뒷장의 참고문헌을 잠깐 훑으셔도 내용들이 짐작되실꺼에요 읽어보니 명불허전 과연, 유럽과 미국에 큰 반향을 일으킬만한 작품으로 오랫동안 서점가에서 스터디셀로 자리매김 할 듯합니다 ㅡ리뷰어스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은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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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이 책은 출간 이후 전 세계 31개국에 출간되며 유럽에서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킨 에세이예요. 이 책은 인류에게 오랫동안 신비로움과 궁금증의 대상이었던 유럽 뱀장어를 소재로, 스웨덴의 신문기자가 담담하게 써내려간 인생 회고록입니다♡ 작가 패트릭 스벤손 은 아버지와 함께 어린 시절 낚시를 하며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와 역사, 생물학, 해양학, 문학, 철학 등을 공부하면서 얻은 앙귈라 앙귈라 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인생 회고록이예요^^ 목차
1장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어느 물고기에 대하여 6 2장 개울가에서 14 3장 아주 오래된 궁금증 24 4장 물고기의 눈을 들여다보며 42 5장 프로이트가 트리에스테에서 발견한 것 50 6장 그곳은 꿈의 땅이었다 70 7장 세상의 끝이면서 세상의 시작인 76 8장 물살을 거슬러 헤엄쳤던 시절 98 9장 머지않아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106 10장 더 큰 무엇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 122 11장 특별하고 기이하고 놀라운 128 12장 어떤 동물을 죽이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152 13장 으스대지 않는다, 유난 떨지 않는다 164 14장 해류처럼 거대한 인생의 이동 196 15장 집으로 돌아가는 기나긴 여정 208 16장 무엇을 믿어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 234 17장 세상은 여전히 여기에 248 18장 자라고, 떠나고, 변하고, 달라진다 28 참고문헌 298
저자는 유럽 뱀장어인 앙귈라 앙귈라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평생을 분투했던 역사 속 위인들을 조사하던 중 평생을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거친 삶을 살았던 아버지를 떠올려요. 아버지는 조용하고 무뚝뚝한 편 이었지만 어린 아들을 데리고 낚시를 하러 갈 때만큼은 다정하고 자상했는데, 그런 아버지의 유일한 취미가 바로 앙귈라 앙귈라 낚시였던 것이지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쌓은 추억의 대부분이 앙귈라 앙귈라와 얽혀 있음을 알게 된 저자는 자신의 유년기와 앙귈라 앙귈라를 둘러싼 인류의 탐구를 교차시키며 살아가는 동안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인생의 가치를 담백하게 정리합니다.
무언가 여태까지 읽었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의 신비로운 에세이였어요^^ 한 챕터는.. 앙귈라 앙귈라에 대한 설명 위주~ 한 챕터는..아버지와의 추억과 인생에 대한 생각 위주~ 이렇게 교차해서 쓰며..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것 같아요~~~
내 부모의 삶에서 미리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운도 아니었다. 그들은 자연스레 떠내려왔다.
살릴 것인가, 아니면 죽일 것인가 이것은 회피할 수 없는 책임 존중이 필요한 책임이었다.
이 책이 좋은 점은 뭔가... 여운있는 느낌의 필체가- 저는~ 좋았답니다^^ 막 가벼운 느낌도 아니고... 문장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고 있는 느낌~ 그리고 생각을 해보게 하는...♡♡♡
우리는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는 장소 그저 묵묵히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은 장소에 있었다
저희 신랑도 낚시를 좋아하는데... 아들과 함께 하는 낚시~♡ 꼭 자주 하라고 추천해야겠어요♡ 아마도 좋은 추억, 행복한 기억 으로 남지 않을까 싶어요^^ 뭔가를 믿는다는 것은 직유로만 설명되는 어떤 것에 자신을 송두리째 맡기는 행위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낚시, 물고기의 생애를 통해 인생의 어느 한순간에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깨달음을 모은 이 책은, 2021년을 시작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살면서 놓치고 싶지 않은 가치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커다란 위로와 감동을 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020년에는 모두 힘들었는데.. 2021년에는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며... 모두 이 책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찾기를 바래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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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뱀장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내게 있는 기억이라고는 어릴 적 부모님이 해 주신 푹 곤 장어 국물과 그나마 2년 전쯤 얻어먹은 장어구이가 전부라면 전부이다. 게다가 나름 연장자와 함께 했던 그때 그 자리에서는 막상 장어를 굽는 법도 먹는 법도 몰라 당황스러워서 굉장히 난감했었다. 때문에 정말 얻어먹기만 했는데 이 기억은 떠올릴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생기곤 한다.
먼저 호기심을 끌어내듯 첫 장에는 뱀장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북서대서양의 사르가소해, 이곳의 둥둥 떠다니는 해조에서 유럽 뱀장어인 앙귈라 앙귈라가 태어난다. 이 얇고 가벼운 버들잎 모양의 유생은 즉시 유럽 해안으로 떠나는 길게는 3년이 걸리기도 하는 수천 킬로미터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들은 유럽 해안에 도착하면 실뱀장어 상태가 되는데, 대체로 개울이나 강까지 올라가 즉시 민물 생활에 적응한다. 그리고 각각의 장소에서 황뱀장어로 변태한다. 꽤 긴 삶을 살아가는 뱀장어는 한 장소에서 50년까지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인간에게 잡힌 뱀장어 중에는 80년 넘게 산 뱀장어도 있다고 하는데, 신화와 전설에 따르면 백 년 이상 산다고도 한다. 또 일반적으로는 15~30년쯤 되면 야생 뱀장어는 갑자기 번식을 결정한다는데 이때 느닷없이 은색 줄무늬의 은뱀장어로 변신하며 태어난 그곳, 사르가소해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뱀장어에 대한 사실적인 이야기와 번갈아가며 작가 패트릭 스벤손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펼쳐진다. 그의 아버지는 평생 도로포장 인부로 일하다가 암으로 사망한 일용직 노동자였다. '아버지'라는 말을 들으면 집 근처 개울가에서 아버지와 함께 잡았던 뱀장어가 떠오른다는 그는 역사, 생물학, 해양학, 문학, 철학 등을 공부하면서 앙귈라 앙귈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태생이 이과생이었던 것인지 첫 장의 뱀장어 이야기에서부터 호기심과 신비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앙귈라 앙귈라'라는 귀여운 이름과 생애 동안 긴 여행을 한다는 점, 의외로 긴 수명, 그리고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면서 위는 사라지고 그동안 축적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헤엄쳐 간다는 이야기들. 게다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앙귈라 앙귈라의 비밀을 캐려는 인간의 노력은 프로이트 같은 유명인들이 등장해서 그런지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는데 역사적으로 유명한 과학자들조차 오랫동안 비밀을 밝혀내지 못하는 모습에서는 왠지 뱀장어를 응원하게 되기도 했다. 또 문학, 신화 등에서 다뤄지는 뱀장어에 대한 내용들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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