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책은 대형서점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처음 접하게 되었다. 평소 좋아하던 삼국지코너에서 그간 못보던 작품이어서 무심코 보게되었는데, 책을 연 그 순간부터 나는 곧장 이야기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마속과 마충의 모의전투를 묘사한 부분이었는데 어느 삼국지에서도 보지못한 세밀한 묘사와 생동감있는 저술이 너무나 신선했다. 특히 장비의 야전요리랍시고 돼지를 구워먹는 모습에선 나도 모르게 실소를 자아낼수밖에 없었다. 그간 진수의 '정사 삼국지'부터 나관중의 연의는 물론 최근 유행하는 경영학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바라본 삼국지까지 대부분 접해보았지만 이작품만큼 당시의 시대정세에 정확하게 입각하여 각나라(참모들)의 전술을 지도상에서 아주 자세하게 분석하고 그 타당성을 나름대로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을 난 본적이 없다. 또한 마치 후한 당대를 실제로 살아본듯한 착각을 독자로 하여금 품게하는 세세한 묘사는 정말 이글의 백미이다.
작품이 내용전개쪽에 비중을 두고있지않기 때문에 삼국지를 처음 읽는 독자들은 약간 당혹스러울수도 있겠다. 또한 일반적으로 많이 읽는 연의와 내용이 다른부분도 많기 때문에 약간 생소할수도 있다.(이글은 정사에 많이 의존하여 쓴듯하다. 물론 정사와 다른부분도 많지만....) 예를 들어 여포라는 인물도 연의와는 전혀 다른관점으로 바라보고 주유의 천하양분론에 대해서도 상당히 현실성있게 그린다. 관우와 장비, 마초의 죽음도 연의와는 많이 다르고..... 많은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점이 몇가지있다. 작가가 일본인이라서 그런지 너무 일본색채가 강하다. 어떤 부분에선 진짜 내가 삼국지를 읽는건지 대망을 읽는건지 전혀 분간이 안간다. 또한 작가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것이기는 하겠지만, 꽤 중요한 인물들을 너무 많이 생략했고 빤히 드러나보이는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해서 작품의 사실성을 가끔 떨어뜨린다. 하지만 뭐.....몇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 개인적으로는 이책이 최근에 나온 삼국지중에서는 최고라고 감히 생각한다. [인상깊은구절] 싸움이 싫어서가 아니다. 환관과 외척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의 한 왕실, 그 왕실을 위한 싸움을 하고 싶지가 않을 뿐이다. 자신을 위한 싸움이라야 한다. 지금은 그 때를 기다려야 할 시기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
|
평소부터 삼국지를 좋아하고 국내에서 출간된 삼국지의 모든 종류는 다 섭렵했다고 자부하던 나는 끌리듯이 책을 펴들었다. 펴들고나서 느낀 느낌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너무나 현대적인 문체로서 현대적인 인물들로 재창조된 영웅들... 그들의 모습은 내게 신화적인 인물들로서의 삼국지의 인물이 아닌 살아 숨쉬는 현대적인 인물로서 다가왔다. 처음 삼국지의 도원결의의 장면은 기존의 삼국지와는 전혀 다른 그러면서도 더욱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이런식으로 현대적으로 재미있고 쉽게 읽어가는 사이에 천하를 다투던 영웅들의 궤적을 감동적으로 한눈에 짚어갈수 있도록 만드는 느낌이었다. 손견이 죽으면서 끝나는 제 1권 말미 부분에서 손견이 죽을때 느끼는 감정은 화자의 다분히 주관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면서도 남자란 이래야 한다는 감동이 밀려왔다. 또한 그 마지막 씬은 앞으로 펼쳐질 삼국지에 대한 기대감이 새록새록 솟아 오르도록 만들었다. [인상깊은구절] 아주 쾌청한 날씨였다. 손견은 멀리 지평선으로 시선을 옮겼다. 저 아득한 지평 너머, 또다른 지평이 있을 터. 지평 끝까지 갈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평 끝까지 간다는 각오로 전진 또 전진한다. 그것이 사나이 아니겠는가. 산다는 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말머리를 두세 번 두드렸다. 그러고는 멀어져 간 직할 부대의 뒤를 쫓으려고 고빼를 움켜쥐었다. 순간 무엇인가 몸을 뚫고 나가는 게 보이는 듯했다. 등에서 가슴으로. 빛인가... 문득 그렇게도 생각되었다. 빛이 관통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시야에는 여전히 지평선이 보였다. 그 지평이 흔들리며 굽어졌다. 그러고는 다시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던 지평선이 나타났다. 저 곳을 향하여 달리기만 하면 된다. 오로지 저 곳만을 향하여 계속 달리는 거다. 그런 일념으로 잠시 하늘을 쳐다보려고 했다. 고개가 말을 듣지 않는다. 왜 그럴까. 왜인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숨이 멈춰지고 있음을 그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
| 이걸 읽은게 99년도이다. 수능준비를 하면서 이책을 읽게되었었다. 다 읽으면서 느꼈던 허탈감.. 전반적으로 절정도 없고 긴장도 없고, 모든것을 체념한듯(?)한 태도가 13권까지의 주류라고..생각한다. 모든 사건을 다루는데 긴장감도 전혀 없고, 적벽대전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정말로 실망감을 금할수 없었다. 내가 당시에는 책을 읽으며 나오는 구절을 모아뒀었다. 6권에서 조조를 묘사하는 구절"다만 유비처럼 원대한 깊이는 없었다. 포용하는 눈빛이 아니라 단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눈빛이라 할 수 있다." -- 작가의 깊은 생각(?)을 알 수 있다. 근데 모든 문장이 이런 식이라면 읽는 사람과 만든 사람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까??? 또 두껍지도 않은 책 13권 모두 양장본이라 가격도 비싸다고 생각된다. 작가가 알고 있는 삶의 경험과 지혜를 책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해주려 했다면 독자에게 더 다가가는 문장을 썼을 텐데하는 아쉬움과, 주머니 사정도 넉넉치 않은데 이책을 샀다는데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었다. 근데 내가 읽을 당시가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극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때라 너무 나쁘게만 보게 된것인지도 모르겠다. |
|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으니까 누가 이거 읽지 말고 이문열삼국지나 읽어보랜다. 하지만 이문열이 쓴 삼국지는 벌써 옛날에 읽었음. 이문열의 삼국지는 너무 자기 마음대로 늘이거나 줄였다. 원전을 많이 훼손하지는 않았지만 자기 마음대로 해석한 부분이 너무 많다. 원전 그대로의 삼국지를 읽고 싶다면 범우사에서 나온 원본삼국지를 권한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삼국지 중에서 제일 원전에 가까운 삼국지이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영웅삼국지는 일본작가가 썼다. 전 13권이다. 출판사는 만화책으로 유명한 서울문화사이다. 영웅삼국지는 원전을 너무 훼손시켜놨다. 이문열은 제갈량 사후의 내용을 많이 생략했지만 이건 그 정도가 아니다. 완전히 없는 인물을 만들어 내고 스토리를 자기 마음대로 바꿔버린다. 여기선 그 유명한 관우의 5관돌파도 안나오고 적벽대전에서 방통의 연환계도 안나온다.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시기와 죽는 시기도 자기 마음대로 바꿔버렸다. 작가 자신이 상상해낸 사건들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원전에 나온 내용들은 간단한 설명으로 끝내버린다. 예를들면 손권의 신하들과 제갈량의 설전이 벌어지는 부분은 원전에서 많은 비중을 두고 자세하게 서술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공명이 설전을 벌였다' 이정도로 끝내버렸다. 그리고 원전에는 등장하지도 않았던 첩자들과 주인공들의 하인이나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국지를 여러번 읽어본 사람들은 원전과 다른 부분을 비교하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삼국지를 처음 읽는 사람들은 이 책을 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삼국지에 대해 잘못 이해하게 될것이다. 삼국지를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는 범우사의 원본삼국지를 권하고 싶다. 아니면 철인28호의 원작자인 일본의 유명한 만화작가 요코하마 미쓰테루의 60권짜리 만화전략삼국지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