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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SF 적인 요소를 접목한 게 아닌 SF를 기반으로 작성한 시라는 책 소개 글을 보고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SF 소설은 읽어봤어도 SF 시라는 분야는 읽어보기는커녕 난생처음 들어봐서 읽기 전까지도 이 책이 어떤 책일지 감이 잘 잡히질 않았다. SF나 과학적인 정보가 너무 많이 들어갔으면 어떡하나 싶은 걱정도 들었다. 예전에 잠깐 접해봤었던, 숫자로만 이루어진 이상 시인의 난해한 시와 비슷한 류의 시가 있을 것 같다는 지레짐작도 했었다.
책은 시인이 시를 작성한 시기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1975년부터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시를 정리해놓은 덕분에 시인의 초기작부터 중기, 그리고 최근작까지를 헷갈리지 않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책을 펼쳐들고 가장 놀랐던 건 예상과는 시의 분위기 때문이었다. 복잡하고 난해한 과학 공식이나 그에 준하는 시를 예상했었는데 막상 처음 마주한 시는 생각보다도 자연적인 묘사들이 꽤나 있었다. 물론 시의 본질은 SF와 그 문화이지만 자연에 대한 묘사가 SF와 결합해서 나오는 점이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예상과는 다르다고 해서 시집에 실린 시들이 이해가 쉬운 것은 아니다. 원래 시라는 게 이해가 쉬운 장르는 아니고 낯선 장르인 SF까지 더해져서 더 그랬다. 50행 이하의 단시들만 모은 시집이라는 설명에 맞게 시는 짧은 축에 속하는데 이 말은 곧 단어와 문장, 그리고 행과 연 사이에 엄청난 압축이 이루어졌다는 걸 뜻한다. 시를 읽을 때 압축된 시어들과 생략된 언어, 그 공백을 생각해 보느라 한 편의 시를 읽는데도 시간을 많이 들여야 했다.
그렇지만 여태껏 한국 시에서는 보지 못한 SF 시라는 장르에서 느껴지는 신선함, 시에서 느껴지는 디스토피아적 이미지와 SF 분위기는 그런 어려움과 시간을 감수하고도 책을 계속 읽게끔 해주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가 문학적인 시어와 문장들을 만나 폭발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게 특별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시에서는 쉽게 마주하지 못했던 존재들이 소환되는 것까지. SF 시라는 새로운 장르는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시의 또다른 분위기와 가능성을 옅보게 해주었다.
색다른 시를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시집을 한 번 읽어보는 건 어떨까.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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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있는 시들은 솔직히 애매하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합니다. 이는 이 책의 시를 쓴 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 시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저급한 지적 수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인은 네 번의 브램스토커상, 일곱 번의 아시모프독자상과 일곱 번의 라이즐링상을 수상한 이력들을 보면, 탁월한 시인임을 증명합니다. 나는 이 책의 시들을 읽으며, 적절한 실례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시인 중 천재시인으로 알려진 이상의 시들과 많은 점에서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 제목으로 차용된, ‘세 번째 눈’부터가 내게는 이해불가입니다. 이 눈은 물리적이며 육적인 눈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관점과 시각에서 파악되는 심안이나 영안과 같은 의미의 눈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에, 나와 같이 육적이고 세속적인 지적 수준의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은 무리이고, 만용에 해당되는 정도라고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이 책은 시인이 1975부터 2016까지 쓴 시들 중 50행 이하의 단시들을 모은 선집이라고 하며, 연대 별로 연대별로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이를 보면, 시인은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 다. 지금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볼 수 없는 곳을 보면서 그 의미를 포착해 내는 영감을 통해서, 시인이 감당해야 할 역사적인 사명 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 뒤에 있는 옮긴이의 말의 내용 일부를 인용해 보면, ‘이 시집에서 연금술, 초현실주의, 스페이스 오페라, 뉴 웨이브, 누아르, 아포칼립스와 디스토피아, B급 문화에 대한 향수, 심지어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까지 아우르는 궤적의 시들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얕은 지식으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시가 아니라, 시인이 가진 제3의 눈을 통해서 실상을 이해할 때까지 두고두고 시간을 두고 읽어야 할 깊은 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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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SF시의 세계가 온다 SF시의 대가, 브루스 보스턴의 『나의 세 번째 눈과의 짧은 조우』 “SF가 시문학과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누군가는 상상해 봤을 이러한 SF시의 세계를 이미 50여 년 전부터 추구한 미국 SF시문학계의 대표적인 작가가 있다. 이 책 『나의 세 번째 눈과의 짧은 조우』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브루스 보스턴은 SF시집들만으로 네 번의 브램스토커상과 네 번의 라이즐링상을 수상하며 SF시 분야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작가다. 그의 시들은 기존 문학의 틀에서 SF적 요소를 차용하는 방식이 아닌, SF 장르의 확립된 성격과 특징들을 바탕으로 그에 기반한 정체성을 중심에 두고 쓰여진 본격적인 SF시들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성격을 가진다.
출판사 책 소개의 일부를 인용했다. SF 장르와 시문학과의 만남을 누군가는 상상해 봤을 거라고? 덕질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아시모프류의 고전 SF부터 로저 젤라즈니나 어슐러 K. 르귄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SF 소설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읽어왔지만, 단언컨대 SF와 시의 만남 같은 것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낯선 만남, SF 시의 역사가 무려 41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홀리듯 이 책을 집어든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나의 세 번째 눈과의 짧은 조우 Brief Encounters With My Third Eye
우리 인간에게는 두 개의 눈이 있다. 이 두 눈은 신체적인 눈이며, 좌우의 균형잡힌 상을 통해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다면 세 번째 눈은 무엇인가? 두 눈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는 범인들과 달리,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열린 창을 더 가지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개안開眼”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원래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초월적인 인지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위한 표현이 바로 제 3의 눈, 세 번째 눈이다.
유감스럽게도 시인은 제 3의 눈과 짧은 조우밖에 하지 못한다. 그는 그 눈으로 무엇을 바라보고 싶었던 것일까. SF 시라는 장르에 시인의 상상력을 국한시켜 추측한다면, 아마도 우주적 신비를 응시하고 싶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런 추측은 보기 좋게 깨어지고 만다.
작가는 자신을 Science Fiction 작가가 아니라 Speculative Fiction 작가로 봐달라고 했다고 한다. 영어 단어 speculative에 “사색적인, 무언가를 헤아려보는, 꿰뚫어보는”이란 뜻이 있으니, 어쩌면 이 책의 제목 “세 번째 눈”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무언가를 관조하고 꿰뚫어보고자 했던 시인의 41년의 노력이 이 한권의 책에 담겼다. 그것은, 과학과 우주 뿐만 아니라, 연금술, 초현실주의, 스페이스 오페라, 뉴 웨이브, 누아르, 아포칼립스와 디스토피아 등의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시작활동을 해 온 작가의 오랜 여정과도 일치한다. 그가 바라보고 싶어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세 번째 눈과의 짧은 조우로 그는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이 시집의 마지막 시, “별들의 음악”이 어느 정도 해답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별들의 음악을 들으며, 함께 춤추는 사람들 중, 작가 브루스 보스턴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밤이 불러 일으키는 착각이려나?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의세번째눈과의짧은조우#필요한책#부르스보스턴#시#희곡#세계의시#SF시#SF시집#컬처블룸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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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기 전에는 SF시라는 장르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SF적인 상상력을 차용해 쓴 시들을 읽은 적은 있지만 시집 전체가 SF시인 경우는 없었다. 출판사 소개에 의하면 브루스 보스턴은 미국 SF시문학계의 대표적인 작가라고 한다. 작가 자신은 과학소설보다 사변소설에 더 가까운 작품을 쓴다고 말하는데 이 시집을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최근 SF를 Science Fiction과 Speculative Fiction으로 분류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사변소설에 대한 간단한 정의를 보면 ‘미래의 인간상이나 사회상에 대한 사색을 중심으로 하는 소설’로 되어 있다. 좀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는 단어다.
1975년 이후 2016년까지 발표한 시들 중에서 시인이 직접 선별해 수록한 선집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과학소설의 범주를 벗어난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발표된 시들인데 스페이스 오페라, 초현실주의, 뉴웨이브,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 하드보일드, 호러, 판타지까지 다양한 장르를 다룬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들인데 읽다 보면 쉽게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는 작품들도 있다. 기존 시들과 다른 느낌을 주는데 낯설지만 신선한 경험이었다. 시집 전체가 이런 경우는 다시 말해 처음이기 때문이다. 소설이 있다면 당연히 시도 있을 수 있는데 말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어쩌면 연속성을 지닌 시집으로 생각하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연작시가 아니었고, 다양한 장르를 다루면서 나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연금술사, 광전사, 살아있는 시체들, 늑대인간, 변신인간, 천사, 악마의 아내, 유령 아내 등의 이야기는 판타지의 영역이다.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소설들 이미지를 잠시 빌려왔다. 뱀파이어와 로봇을 결합한 <로보뱀파이어>는 ‘진부한 이미지’를 가졌지만 자신을 만든 이를 첫 희생자로 삼았다는 대목을 읽고 감탄한다. <우주인의 나침반>을 읽으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서남북의 방향이 우주에서 소용이 없음을 알게 된다. “우주는 방향이 없고/ 동시에 모든 방향을 쥐고 있으며”라는 시어는 나의 시야를 순간 넓혀준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시들에서 과거 핵전쟁의 위험과 지구온난화 문제 등을 마주한다. “볼 것이니, 깨진 바닥에 / 금이 가 곧 황무지가 되어 / 사라진 고속도로,” (<고스트 피플>) 우리 문명은 시간의 흐름 속에 사라지고 새로운 종이 이 곳에 정착할 것이다. 전설 속 사라진 문명인 아틀란티스에서 환상을 제거한 <아틀란티스의 빈민가>는 “아틀란티스 빈민가의 / 길거리에 늘어선 /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집들 안에서 / 살아가고 죽는 이들은 / 여느 착취당한 종족과 / 다르지 않다 “고 말한다. 그리스의 민주주의 뒤에 노예제도가 있었음을 우리가 자주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단순히 SF적인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으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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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시가 익숙한 현대인들에는 sf 시라는 장르가 자칫 괴랄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이상함이 우리를 끝리게 하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러한 점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었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이 시가 공상과학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분위기가 차갑고, 딱딱할 거라 예상해 감성적인 시의 분위기와는 조금 안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그러한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저자는 sf의 강점과 시의 분위기를 섞어 자신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나는 이 시집이 마치 블루문과 닮은 것 같다. 황혼녘에 조심히, 그리고 조용히 빛을 내는, 그 우울함에 자칫 위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밝은 빛을 내는 신비한 파란색빛의 달처럼.
악마, 괴물, 마녀 그리고 연금술사와 마주하게 하는 브루스 보스턴의 글은 우리에게 강렬하게 다가온다. 글을 읽다 문득 마녀사냥을 연상시키는 글이 있었는데 그에 대입을 하며 시를 다시 읽으니 그렇게 소름끼칠 수가 없었다. 또한 아래에 나오는 시도 내가 좋아하는 시 중 하나이다.
태평양 연안에 산재한 우증층한 해 질 녘 모텔들에서 징그럽게 규칙적인 죽은 시신들의 표면.
미해결 살인 사건들, 이 시체들 모두 어떤 일어버린 아메리칸 드림의 공산당원들인가?
칼에 찔리고, 총에 맞고, 목이 졸리고, 유명한 둔기에 맞아 쓰러져, 매트리스에 널브러지고,
차가운 욕실 타일 위, 신장 모양의 웅덩이에
옆드려서 포개진, 우리의 독창성을 비웃는 그들의 부풀어오른 이목구비.
밤 같은 누아르, 회반죽이나 모래처럼 무관심한, 그들은 방심하지 않는 사람에게 신랄한 설교를 하지않는다.
우는 사이렌들이 우리를 조롱한다. 기름으로 번질거리는 바다의 흰 파도 속에 박히는 잭나이프 우리의 하드보일드했던 모든 환상들. . . . 나는 개인적으로 이 시가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 시에서는 나올 수 없는 소재를 녹여냈으며, 그 와중에 시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 시를 읽을때면 어렸을 때 내가 가졌던 모든 하드보일드한 상상이 살아나는 것만 같다.
또한 이 시 뿐만이 아니라 그의 다른 모든 시들이 저마다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 이 시가 탄생한 년도에 따라 나열되어 있는데 그 시에 따라서 느껴지는 작가의 심정을 느끼는 것 또한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이다.이 책은 sf로서도 시로서도 더없이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이 시집을 기존의 시에 질린 분들, 그리고 새로운 느낌의 sf 소설을 보고자하는 이들께 추천한다.
해당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도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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