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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창궐의 시대, 살아남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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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서야 아포칼립스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다니. 내가 괴물 혹은 좀비가 거리를 휩쓸고 다니는 세계를 사랑하게 될 줄 몰랐다. 성인이 되면서 때론 소설 속 괴물과 좀비가 있는 세계가 현실보다 더 믿음직법한 구석이 있음을 알았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아포칼립스 소설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가 살아남는 세계를 그린 것이 아닌, 함께 살아남는 법을 아는 자들이 살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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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서야 아포칼립스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다니. 내가 괴물 혹은 좀비가 거리를 휩쓸고 다니는 세계를 사랑하게 될 줄 몰랐다. 성인이 되면서 때론 소설 속 괴물과 좀비가 있는 세계가 현실보다 더 믿음직법한 구석이 있음을 알았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아포칼립스 소설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가 살아남는 세계를 그린 것이 아닌, 함께 살아남는 법을 아는 자들이 살아남는 세계에 관해 이야기했다.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역시 전혀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사람들이 살아남고야 마는 연대의 세계를 기대하며 서평을 신청했다. 운이 좋게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천문대에서 필요한 물건이 생길 때마다 도시로 나가 물건을 구해오는 주혁의 이야기와, 어느 날 급식소에서 친구가 좀비로 변하는 것을 목격해버린 규빈의 이야기가이다. 소설 속에서 주혁과 규빈은 서로 다른 시간에 있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만은 같다. 그들은 모두 19살이 되면 좀비로 변해버리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주혁과 규빈뿐만이 아니라 19살 아이들의 모두가 그렇다. 주혁이 살고 있는 천문대는 도시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요새로, 주혁에겐 천문대가 집이자 사회이다. 천문대에는 중요한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19살 생일이 되는 새벽에 일어나 천문대 밖을 자발적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주혁은 19살 생일을 몇 달 남겨두지 않은 채,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마다 도시로 나가 아이들과 함께 구해온다.

 

, 뭐야!”

아까 그 빨간 티셔츠 좀비였다. 재빨리 다른 손을 밟아서 뿌리쳤지만 그 와중에 세워져 있던 마네킹들이 넘어지면서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러자 좀비들이 하나둘씩 돌아섰고 주혁은 재빨리 밖으로 나왔다. 몰려나오는 좀비들 때문에 틀만 남았던 쇼핑몰의 문은 와르르 무너졌다.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쪽으로 향한 주혁은 아래쪽에도 좀비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는 멈칫했다. -35p.

 

주혁은 도시로 나갈 때 마다 거리 곳곳에 있는 좀비들에게 습격을 받는다. 때론 함께 간 동료를 잃고 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주혁은 천문대 사회 구성원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가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규빈은 급식실에서 혼자 밥을 먹다가 건너편 테이블에 있던 전교 1등 민욱이 중얼거리며 몸을 떠는 것을 보았다. 어딘가 이상해보이는 민욱은 곧 괴생명체로 변하고 만다. 규반을 물어뜯으려고도 한다. 알고 보니 민욱과 같은 이상 증세를 보이는 일들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이상 증세를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각성제인 코타놀을 탄 봉봉주스를 먹었다는 것. 그중에서도 봉봉주스를 먹은 19세 이하 아이들이라는 것. 나라가 흉흉한 가운데 정부는 모든 19세 이하 아이들을 학교에 격리시키기로 한다. 정부는 어떠한 근거와 책임도 없이 무작정 아이들을 가두고는 감시한다. 규빈은 봉봉주스를 마시지 않았음에도 어쩔 수 없이 격리 시설인 학교로 들어간다.

 

저녁 식사는 편의점 도시락이 배급되었다. 원래는 급식소를 운영한다고 했지만 조리사들이 안 들어가겠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도시락이 배급된 것이다. 규빈은 대충 허기를 달래고 교문 근처 벤치에 앉았다. 교문 밖은 경찰차가 막고 있었고 경찰들이 쫙 늘어서서 지키고 있었다. 근처에는 일을 끝내고 자식들을 보러 온 것 같은 부모들이 보였다. 하지만 그중에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그럴 줄 알았고, 그럴 수 밖에 없었지만 의지할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에 규빈은 눈물이 솓아졌다. 감옥 같던 학교에 수용된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69~70p.

 

정부와 경찰, 조리사, 규빈의 엄마 모두 아이들을 책임지지 않는다.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은 채 19세 이하의 아이들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학교로 내몰 뿐이다. 봉봉주스를 마시지 않은 아이들마저 죄인 취급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학교에 격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른들에게도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른들 역시 코타놀을 각성제의 용도로 섭취했지만 그 부작용이 뒤늦게 나타난 것이었다.

 

주혁은 천문대에 필요한 텀블러를 구하기 위해 아이들과 도시의 한 카페로 간다. 카페에 있는 텀블러를 챙기고 나오는 도중, 좀비로 변한 한 여자의 목에 걸려 있는 작은 병을 발견한다. 주혁은 작은 병 속에 들어 있는 종이를 꺼내오는데 성공한다. 그 종이에는 주혁에게 충격적인 정보가 적혀있었다.

 

생존자들에게 알린다. 대한민국 세종시 미생물 연구소에 좀비가 되지 않는 치료약이 있다. 찾아오면 치료를 해주겠다. 십여 년 전, 대규모 펜데믹이 발생하면서 세계 각국 정부는 모두 붕괴되었으며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소수 연구자들과 생존자들이 모여서 치료약을 개발했고 성공했다. -137p.

 

주혁은 자신의 용기를 다시 한번 내세운다. 19살 생일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혁은 천문대로부터 수십킬로 떨어진 연구소에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단지 자신이 좀비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스스로를 구하기 위함이 아니다. 혹시 모를, 살아남은 모두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주혁을 연구소를 향해 가도록 만든 것이다. 그 머나먼 길을 한때 함께 천문대에서 생활 했던 윤성이 함께 한다.

 

규빈은 몇몇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서 나와 산 속의 천문대로 가던 중, 무리에서 나와 금화여고를 향한다. 금화여고에 격리되어 있는 시아와 함께 가기 위해서이다. 시아는 시아의 친구들과 함께 복도에 돌아다니는 좀비를 피해 교실에 숨어있었다. 학교의 곳곳에 좀비가 돌아다녀 시아와 친구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 학교를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규빈은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시아와 함께 살아남는 길을 택한다. 결국 규빈은 시아와 함께 도시를 탈출하는 데에 성공하고 헤어졌었던 아이들과 함께 천문대로 향한다.

 

일단 안전한 곳을 찾자. 그리고 구해야겠어.”

누구를?”

우리처럼 아직 안 물린 아이들.”

시아의 말을 들은 규빈이 펄쩍 뛰었다.

위험해.”

저 도시 어딘가에 우리보다 저 위험에 처한 아이들이 있을 거야.” - 115p.

 

 

시아 역시 아직 위험에 처해 있을 아이들과 함께 살아남기를 바란다. 규빈과 시아의 타인과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은 결국 주혁에게까지 닿는다. 규빈과 시아는 천문대로 어린 주혁을 데려온다.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을 크게 어른/아이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소설 속 대부분의 어른은 어른인 자신들만이 살아남기를 바란다. 아이들은 좀비로 변하게 될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어른과 아이들의 세계에 선을 긋는다. 학교에 아이들을 격리하는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실상은 어른과 아이 모두 다르지 않았다. 어른들도 결국 코타놀로 인한 부작용이 생겨 좀비로 변하고 만다. 하지만 아이들은 타인을 선을 긋고 밀어내지 않는다. 아이들은 함께 오래도록 살아남을 방법을 먼저 고민한다. 규빈과 시아의 경우 위험에 처한 다른 아이들을 못 본 체 하지 않고, 주혁의 경우 자신이 나서서 천문대 구성원들이 필요한 물건을 도시로 나가 구해온다. 모두를 위해 기꺼이 치료약을 찾으러 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 옆에 또 다른 아이인 윤성이 함께한다.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를 쓴 작가는 어른들에게 제발 아이들을 놔두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미성숙하게만 보고 자신들이 만든 규칙을 아이들이 무작정 따라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소설 속 좀비의 세계에서는 그 규칙이 다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고 결국 아이들은 스스로 살아남는다. 이 책을 읽고는 아이들이 점차 규칙과 테두리를 지워나가는 세상이 오길 바라게 되었다. 현실에서도, 규칙이 없는 세상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출고시 누락되어 뒤늦은 1월 28일에 배송 받았습니다.

d*******8 2021.02.1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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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좀비물에 흥미가 없고, 오히려 싫어한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을 정도였던 내가 이렇게 몰입해서 좀비물을 읽게 될 줄은 몰랐다. 어쩌면, 이 책은 좀비물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점점 좀비처럼 변해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판타지처럼 반영해 놓은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멍하니,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면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모습이 드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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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좀비물에 흥미가 없고, 오히려 싫어한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을 정도였던 내가 이렇게 몰입해서 좀비물을 읽게 될 줄은 몰랐다.

어쩌면, 이 책은 좀비물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점점 좀비처럼 변해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판타지처럼 반영해 놓은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멍하니,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면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모습이 드러난다. 다 같이 모여있지만, 각각의 자그마한 네모화면 속을 들여다보기만 할 뿐 그 어떤 인간의 생동감과 온기를 찾기 힘든 모습들, 수많은 시험과 평가 속에서 핏기 잃은 얼굴에 초점이 흐려진 눈동자를 하고는 머리를 질끈 묶고 참고서를 어깨에 가득 멘 아이들. 그저 어른들이 알려준 일정과 계획 속에 그것을 반드시 수행해야만 하는 삶을 사는 모습이 이 책에서 나온 아이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어른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단순히 위험성과 그 가능성만을 가지고 아이들을 학교에 가두고 감시하고 더 나아가 자신들을 위협할 수 있다면 제거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단 이런 모습이 이 책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어른으로서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작가의 말처럼 사회가 혼란스럽고 힘들 때 좀비물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여전히, 아이들은 삶의 의욕이 없고, 과정을 잃고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맹목적으로 훈련받는 좀비와 같다. 휴대폰, 게임을 통해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공격성으로 표출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서로를 비방하고 모욕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타인을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와 안위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은연중에 아이들의 의식 속에 자리 잡은 것이다. 놀랍게도 이러한 현상은 아이들에게 만연해 있고, 이 현상 역시 어른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 책 속에 좀비가 창궐하고 사회가 파괴되며, 좀비들 사회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생존자만 남은 모습과 다르지 않다. 생존자마저 모두 사라지기 전에 우리는 이 사회를 그리고 아이들을 회복시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이 책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제를 만드는 사람들이 존재하듯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제일 오래 만나는 선생님들과 부모님이 그 출발점을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시의성과 사회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담아낸 이 책은 재미까지 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무슨 이야기를 해줄지가 정말 궁금하다.

 

 

 
s*******7 2021.01.22.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서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아이들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서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아이들" 내용보기
정명섭 작가의 장편소설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는 영 어덜트 좀비 소설이다. 19살이 되면 좀비가 되어버리는 세상에 남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성제 코타놀의 부작용으로 열아홉 살 생일이 지나면 좀비로 변하는 사람들, 어리석게도 학생들만을 감금, 격리하다가 오히려 슈퍼 전파자가 된 어리석은 어른들, 그리고 생일 하루 전의 새벽에는 홀로 일어나서 동료들을 떠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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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작가의 장편소설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는 영 어덜트 좀비 소설이다. 19살이 되면 좀비가 되어버리는 세상에 남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성제 코타놀의 부작용으로 열아홉 살 생일이 지나면 좀비로 변하는 사람들, 어리석게도 학생들만을 감금, 격리하다가 오히려 슈퍼 전파자가 된 어리석은 어른들, 그리고 생일 하루 전의 새벽에는 홀로 일어나서 동료들을 떠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자극적임을 느끼기도, 안타까움을,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평소 좀비물을 매우 사랑하는 나에게는 매우 반가운 신작 소설이었다. 게다가 좀비로 변하는 조건이 19살 생일이라는 참신한 세계관과 강렬한 표지가 날 사로잡았다. 읽으면서 매우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마냥 좀비로 인한 공포와 아포칼립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좀비가 등장하고 혼란스러운 세간의 모습과 어른들의 대처를 사실스럽게 표현해줬다는 점이다.

11장으로 나누어진 소설은 좀비가 지배한 세상과 좀비가 막 나타나기 시작한 세상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폐허가 된 세상과 그 이전 세상이 대비된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청소년들이 막 좀비가 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의 어른들의 이기심과 어리석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살아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좀비 세상에서 시작되는 1장은 민섭과 주혁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올해 19살이 된 이 소년들은 자기들보다 어린아이들을 훈련시키며 생존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2장은 좀비가 나타나기 전 여유롭고도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규빈과 시아의 학교에서 동급생이 좀비로 변해 살인을 하게 되는 사건을 보여준다.

이후 좀비로 변하는 이유는 각성제 ‘코타놀’때문임이 밝혀졌지만, 이미 세상은 풍비박산이 되어있다. 살아남은 것은 천문대로 대피한 학생들 뿐이었고, 처음 천문대에 터전을 잡은 이들은 창조자라고 불리며, 이들은 전수자를 정해 자신들의 역사와 지식을 잊지 않게 교육하며 살아나간다. 하지만 처음 좀비가 나타나고 10년이 흐른 뒤 아이들은 해독제가 발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 나가게 된다.

처음 좀비가 된 사람들의 공통점이 '학생'이라는 이유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교복충' 혹은 '발광충'이라고 불리며 수많은 화살을 맞는다. 인터넷과 여론만이 이런것이 아니라 실제 학생들이 버스에 타도 승차거부를 당하고, 그들의 부모마저 학생들을 방에 감금한다. 세상에 온전한 학생들의 편이란 심지어 가족을 포함하더라도 없다는 것 같았다. 어른들은 코타놀이 문제인것을 알면서도 학생에게만 문제를 한정지었으며, 나아가 학생 여러명이 좀비로 변했음에도 대입을 치를것이며, 그들이 격리조치에 반발할경우 대입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협박한다. 국민인 학생들을 격리하며 '대입'을 가지고 협박하는것도, 대학과 입시뿐인 학교생활로 인해서 이 협박이 유효했다는 것도 모두 우습고도 안타까운 한국의 현실과 같아 보였다. 이에 소설 속 장헌준 기자는 "공부 빡세게 하고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이 나라에 태어난게 잘못일 수 있지"라고 말한다.

보라색의 커버에 그려져 있는 검은색의 높은 탑과 그 안에서 홀로 웃고 있는 한 사람의 얼굴은 독자로 하여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웃고 있는 사람은 본관 꼭대기의 전수자일지, 아니면 이름 모를 건물의 꼭대기에 서성거리는 좀비일지, 혹은 좀비를 만들고 이러한 상황을 만든 장본인일지 의문을 남긴다.

세상은 항상 아이들을 (이제는 비단 아이들만도 아닌듯하다. 모든 사람들을) 자신들의 틀로 재단하고, 입맛에 맞춘다. 심지어는 일회용품처럼 사용하고 버린다는 느낌이 들기까지 한다. 정명섭 작가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가지는 대신시키는 대로 하기만을 바라는 세상을 향해서 정말 학생들이 좀비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냐고 묻는다. 이기적인 어른들로 인해 망가져버린 세상에서 발버둥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많은 독자들에게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


*배송 누락으로 1월 28일에 책을 수령하게 되어 서평을 늦게 작성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x*******5 2021.02.05. 신고 공감 0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각성제를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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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기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좀비를 다룬 영화 <세계대전Z>와 <나는 전설이다>를 봤다. 둘 다 이름 모를 바이러스에 의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게 됐고 극소수의 생존자가 백신을 찾기 위해 애쓴다는 내용이었는데, 현재 우리 시대도 코로나 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 영화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그런 차에 역시 좀비를 다룬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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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기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좀비를 다룬 영화 세계대전Z>나는 전설이다를 봤다. 둘 다 이름 모를 바이러스에 의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게 됐고 극소수의 생존자가 백신을 찾기 위해 애쓴다는 내용이었는데, 현재 우리 시대도 코로나 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 영화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그런 차에 역시 좀비를 다룬 이 책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를 보게 돼서 더 흥미로웠다. 저자인 정명섭 작가는 그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역사소설이나 추리소설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특히 관심이 갔는데, 이번에는 고3과 좀비를 잘 연결해서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내셨다.

내가 최근에 좀비 영화를 봐서 그런지 줄거리 자체는 새롭지 않았다. 앞서 말한 영화의 내용과 비슷하게 많은 사람들이 복용하던 각성제의 부작용으로 좀비 바이러스가 발현되고 이것 때문에 세상이 황폐해지지만 극소수의 미감염자들이 살아남아 캠프를 만들어 생을 이어가던 중에 백신 연구자를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영상을 많이 본 덕분에 이야기가 바로바로 영상으로 떠올라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게 된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뻔한 줄거리임에도, 각성제가 좀비 바이러스를 발현시킨다는 점과 당장에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19세 생일이 지나면 좀비가 된다는 설정은 우리 학생들의 현실을 반영한 매우 예리한 발상 같아서 무척 흥미로웠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졸음을 쫓기 위해 각성제를 복용하는지는 모르겠다. 몇 년 전에 각성음료가 문제가 됐던 것이 기억나긴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들었는데,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시험 전에 각성제를 먹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 개연성 있어 보이는 설정과 우리나라 고3들은 자신들을 좀비처럼 느낀다고 하는데, 그런 점도 반영한 것 같아 참 좋았다. 이 책에서 처음 좀비가 되는 이도 전교 1등자리를 지키기 위해 각성제를 과용했지만 시험을 망친 민욱이다. 오죽했으면 좀비가 되었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이 아픈 내용이었다.

, 처음 발현자 주위의 아이들을 학교에 격리하지만 정작 학교 밖의 어른들이 슈퍼전파자가 된다는 설정과 이것이 단순히 각성제의 부작용으로 빌어진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탐욕을 극치를 달리는 인간들의 음모였다는 것을 통해 어른들의 이기주의를 꼬집었을 뿐 아니라 고급 정보와 엄청난 자본을 가진 탐욕스런 인간들을 경계해야 함도 들려준다.

이렇듯 이 책은 여러 사회 문제와 더불어 주되게는 우리나라 고3들의 현실을 좀비를 빌어 우회적으로 잘 그렸다. 어쨌든 결말은 해피엔딩이어서 다행이다. 우리 고3들도 힘든 시간이 지나면 밝은 미래가 있음을 생각하고 좀비가 아니라 인간처럼 살았으면 좋겠고, 그렇게 될 수 있게 어른들이 빨리 교육 환경을 개선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y******u 2021.01.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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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제 부작용으로 좀비 아포칼립스세상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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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좀비 소설하면 빼놓을 수 없을 업계 최고의 전문작가입니다. 물론 좀비 소설뿐 아니라 역사, SF, 인문, 추리 등 "시"만 빼고 전 영역에서 뛰어난 작품들을 양산해 내고 있어 특정 장르에 국한된 작가라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정명섭 작가의 행보에서 최근 들어 유독 눈에 띄는 분야가 바로 청소년 소설입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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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섭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좀비 소설하면 빼놓을 수 없을 업계 최고의 전문작가입니다. 물론 좀비 소설뿐 아니라 역사, SF, 인문, 추리 등 "시"만 빼고 전 영역에서 뛰어난 작품들을 양산해 내고 있어 특정 장르에 국한된 작가라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정명섭 작가의 행보에서 최근 들어 유독 눈에 띄는 분야가 바로 청소년 소설입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반응을 상상해 묘사하는 것이 좀비 소설을 감상하는 주요 포인트라고 보면 좀비 아포칼립스에 청소년들이 살아남는다는 설정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성인이 되는 날 멀쩡하던 아이들조차 좀비로 변한다는 설정을 추가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이런 간단하지만 흥미로운 설정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소설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좀비 바이러스를 퍼트려 정상적인 인구를 극소수만 남긴 채로 세상을 깨끗이 청소한다는 설정은 다수의 소설과 영화 속에서 단골 소재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만큼 독자에게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쩌면 클리셰로 보일 수 있는 이런 설정은 코로나 시국에 자연스레 국제적인 초대형 제약사들을 떠올리게 해서 시의성도 있고 흥미를 끌기에 좋습니다. 음모론을 사랑하는 저로서는 상당히 즐겁고 흡족한 설정이었습니다.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는 장르적으로는 청소년 좀비 소설이지만 사회 풍자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현실과 문제, 한계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적 효용이 잘 담긴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어른은 물론 청소년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장르소설의 즐거움을 누림은 물론이고 자신의 삶과 사회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b******m 2021.01.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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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청소년이었던 내가 꿈꾸는 진정한 어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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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청소년이었던 내가 꿈꾸는 진정한 어른이란 -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정명섭)를 읽고 -   나는 좀비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좀비는 세상의 멸망과 같은 참담하고 허무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좀비물이 그렇듯 이 책에서 보여주는 소수의 인간의 보여주는 희망과 삶에 대한 끈질긴 투쟁은 그 무엇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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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청소년이었던 내가 꿈꾸는 진정한 어른이란

-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정명섭)를 읽고 -

 

나는 좀비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좀비는 세상의 멸망과 같은 참담하고 허무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좀비물이 그렇듯 이 책에서 보여주는 소수의 인간의 보여주는 희망과 삶에 대한 끈질긴 투쟁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간적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 점이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인다. 게다가 이 작품은 희망과 감동을 주는 그 인간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모르겠다. 우리가 언제 뭘 결정하기라도 했냐?”

  고등학생들이 좀비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어른들이 학생들을 학교에 모두 격리시켜 버리자, 주인공들이 쏟아낸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이다. 요즘 학교에서는 학생자치, 민주시민교육 등과 같은 이름으로 학생들의 참여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이지만 그것마저 고3이 되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 같다. 어쨌든 한국의 입시 시스템에서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 책상 위의 문제집 한 장을 더 풀기 위해 끙끙대느라 자신의 미래를 좀 더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작품 속 주인공들의 모습 또한 안타까웠다. 학생의 본분이라고 생각했던공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인물들이 오히려 더 강하고 현명하고 용감한 모습을 보여준다. 교사로서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가르쳐야 할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고 그동안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는 지점이었다.

 

규빈이는 왜 다시 천문대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천문대에서 창조자로 불리는 규빈이는 첫 번째 규칙에 따라 천문대를 자발적으로 나왔을 테지만 좀비로 변하지 않았다. 좀비로 변했다가 치료를 받은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그는 다시 천문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위험 때문에 그랬을 수 있지만, 천문대의 아이들이 그들의 규칙에 따라 잘 살아남으리라는 믿음을 보여준 것은 아닐까. 끝까지 아이들을 위해 자신은 무사할 것이라는 규빈이의 모습에서 진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그들이 혼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지레 판단하고 청소년들을 통제하고 간섭하려고 한다. 그렇게 홀로서기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그들이 성인이 되면 이제는 알아서 다 하라고 한다. 참 어른들 편하자고 하는 방식이다. 규빈이가 천문대의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살아가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끝까지 믿음을 주는 것처럼 우리 어른들도 그래야하지 않을까 

   

추리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답게 이 작품은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말 그대로 서사의 흡인력이 대단하다. 인물들이 위기에 빠지고 이를 모면하는 방식이 비슷비슷하지만 좀비물이니 어쩔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사건이 반복되어도 흥미진진하다.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잘 읽을 것 같아서, 교사로서 이 책을 만난 게 반가웠다. 이 책을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읽으면 어떨까? 청소년 독자가 자신들과 같은 인물들이 펼치는 처절한 투쟁과 긴장 속에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또한 치료제라는 희망을 던져주고 끝나는 열린 서사가 책대화의 묘미를 더해줄 것 같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다뤄보고 싶은 책 목록에 추가하기로 했다.

 
j*******g 2021.02.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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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되면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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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물을 좋아하는 않는 나에게도 우리나라 영화의 K좀비들의 활약상이 전해지는 걸 보면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청소년 좀비 소설을 읽게 되었다. 소설의 시작은 폐허가 된 도시에 폭우로 무너진 천문대 울타리를 수리할 도구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그 도시에는 좀비들이 있어 목숨을 담보로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다음장에는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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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물을 좋아하는 않는 나에게도 우리나라 영화의 K좀비들의 활약상이 전해지는 걸 보면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청소년 좀비 소설을 읽게 되었다.

소설의 시작은 폐허가 된 도시에 폭우로 무너진 천문대 울타리를 수리할 도구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그 도시에는 좀비들이 있어 목숨을 담보로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다음장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좀비가 되어가는지에 대한 시작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소설은 현재와 좀비가 된 도시의 시작점 이야기를 교대로 하고 있다.

좀비로 변하게 되어 사람이 죽게 되는 사건이 전국에서 일어나자 그 원인을 차단하고자 고등학생을 격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흥미로워진다.

좀비물을 좋아하는 않는 내가 중간에 책을 덮지 않고 계속 해서 읽을 수 있게 된 이유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좀비스릴러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서 공포와 불안을 느끼면 살아가고 있는데 그것이 닮아 있어서이다. 평범한 일상생활이 하루아침에 정지되고 당연하다는 것을 하지 못하는 날들이 길어지면서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하게 되는 이상황. 이 상황이 폐허가 된 세상에 좀비들이 가득차 있어서 천문대에 숨어지내는 그들과의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이런말을 하고 있다.

어른들은 청소년이나 아이들은 혼자 세상을 살 수 없으니까 자신들이 정한 규칙과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아이들을 위한 일인지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런 세상에는 아이들이 훨씬 더 빨리 적응합니다. 하지만 우리만의 기준과 잣대로 한참 앞서 나가는 아이들의 발목을 잡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기성세대인 우리들보다 그들이 훨씬 더 나름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거 아닌지 나도 작가의 생각에 동의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요즘 재미있게 읽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책이다.

결말이 열려 있어 뒷이야기를 그려보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이다.

 
b*****n 2021.01.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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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한 강연에서 꾸벅꾸벅 조는 아이를 보며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의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 팬데믹 시기임에도 저 위험한 일상으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나역시 반성해 본다.   세상의 종말을 다루는 작품들을 보면 늘 빠지지 않는 음모론, 이 책 역시 그 음모론을 내세운다. 좀비로 변해가는 세상을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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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한 강연에서 꾸벅꾸벅 조는 아이를 보며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의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 팬데믹 시기임에도 저 위험한 일상으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나역시 반성해 본다.

 

세상의 종말을 다루는 작품들을 보면 늘 빠지지 않는 음모론, 이 책 역시 그 음모론을 내세운다. 좀비로 변해가는 세상을 마주한 규빈이 일행과 그 10여년 후 좀비 세상을 피해 천문대에 모여 힘겹게 사투를 벌이며 살아가는 주혁이 일행의 이야기가 교차로 구성되어 있다.

 

천문대에 숨어지내는 주혁이 일행은 창조자로부터 내려오는 열아홉 살 생일이 되면 천문대를 나가야 한다는 규칙을 철저히 지키며 삶을 이어간다. 기존의 틀을 지키려는 자와 그 틀을 벗어나 변화를 꿈꾸는 이들의 충돌은 어느 세상이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주혁은 좀비가 되길 기다리기보다 치료제를 찾아나서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

 

열아홉 살 생일이 되면 좀비로 변해 버리는 아이들과 어느 순간 좀비가 되어버린 어른들까지 좀비의 세상으로 변해 버렸다. 규빈이는 학교에서 친구가 좀비로 변해 다른 친구를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하는데 이것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학교에 가두고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군부대로 옮길 생각까지 한다. 그러나 얼마 후 어른들마저 좀비로 변해 버리자 규빈이는 몇몇 친구들과 인적이 뜸한 천문대로 도망친 후 생존을 위해 규칙을 만들기로 한다.

 

좀비로 변하는 원인이 조금은 설득력이 부족하지만 지금 우리들의 실상을 돌아보면 책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원인도 결과도 오리무중인 팬데믹 일상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학생이니 공부를 해야하고 그것을 숙명인 듯 받아들이는 아이들 역시 안쓰럽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딱히 어떤 대안이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이가 있는 반면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최소한의 규칙마저 무시하는 이들 역시 존재함을 보며 우리 사회가 누군가의 희생을 밑거름 삼아 지탱해선 안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길 빌어본다. 아이들의 일상을 환기시켜 주기에 충분한 작품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 책을 통해 어른들이 정해준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나를 위한 기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t****9 2021.0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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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되면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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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얘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 저자는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 대중 강연과 글쓰기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역사, 추리, 종말, 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작품을 발표하는 저자는 『유품정리사』, 『어린 만세꾼』, 『상해임시정부』, 『적패』, 『명탐정의 탄생』, 『어쩌다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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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얘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 저자는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 대중 강연과 글쓰기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역사, 추리, 종말, 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작품을 발표하는 저자는 유품정리사, 어린 만세꾼, 상해임시정부, 적패, 명탐정의 탄생, 어쩌다 고양이 탐정, 미스 손탁, 추락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다. 한국 미스터리작가모임과 무경계 작가단에서 활동 중이다.

 

보라색 커버에는 검정색 긴 탑이 세워져 있다. 꼭대기 직사각형 창문에서는 붉은빛이 새어나오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다. 탑 밖에는 두 마리의 검정색 맹금류가 날고 있다. 책을 뒤집으면 “2020년 한국추리문학상 대상 작가 정명섭의 영어덜트 좀비 소설이라 홍보 문구가 적혀 있다.

 

11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열아홉 살 생일이 지나면 좀비가 된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로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고등학생이다.

 

1장은 폐허가 된 도시에서 민섭과 주혁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생존에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마트로 향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2장은 아직 도시가 폐허가 되기 전의 상황으로,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규빈과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매사에 옳은 소리만 하는 시아가 학교에 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그날 학교에서는 전교 1등을 도맡아 맡던 민욱이가 좀비가 되어 친구의 얼굴을 물어뜯는 일이 발생한다. 3장에서 민섭이는 열아홉 살 생일이 되는 날 새벽에 일어나 보금자리인 천문대()를 떠난다. 최초의 전수자가 만들어서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모두가 지켜야 하는 규칙이다. 4장은 다시 과거의 이야기다. 전국에서 청소년들이 좀비가 되어 사망자가 속출하자 시민들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피해다니고 위험하다고 여기 공공시설에서 쫓아내기도 한다. 정부에서는 학생들이 공부할 때 즐겨 마시는 봉봉주스에 들어가는 각성제 코티놀이 좀비가 되는 원인이라 판단한다. 결국 학생들을 학교로 모아 격리시키는 상황을 담았다. 5장에서는 전수자 아로가 주혁에게 이곳이 생겨나게 된 이유와 상황에 대해 들려준다. 이곳을 만든 창조자는 다양한 규칙을 만들고 전수자에게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났다고 했다. 전수자로 지명된 사람은 생존에 필요한 일은 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한글과 역사, 이곳에서 죽거나 떠난 사람들을 기억해야 했다.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교육하는 것도 전수자의 일이다. 6장은 학교에 수용된 규빈과 아이들이 탈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탈출한 규빈과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책을 읽으며 2020년 코로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 곳곳에서 격리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백신을 기다리는 지금, 이 소설이 더 와닿는다. 강연을 나간 학교에서 한 학생이 꾸벅거리며 조는 모습을 보고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학교에 와서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한 번도 깨어나지 않고 책상 위에 엎드려 자던 아이들이 생각난다. 영웅 영화에서 나오는, 세상을 자기 뜻대로 바꾸려고 하는 악당의 이야기와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를 지배하기 위한 한 사업가의 계획이라는 현실 속 뜬소문으로 현실과 소설 속 경계가 허물어지는 듯하다. 좀비 영화나 소설에 관심이 있거나 음모론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사계절에서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h********l 2021.01.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