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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 나름 <여름특집> 도서로 선택하게 된 책이다. 악령, 사탄, 부마 등 문헌적 발생부터 현재에 이르는 평소 접할 수 없었던 개념과 흐름이 독특하다. 그러기에 다소 난해함은 어쩔수 없는 부분이다. 철학,병리학, 심리학적 용어와 종교 언어 표현이 계속 교차하며 서술하는 내용이 어렵다. 그런데 이해를 도우는 단어 설명과 함께 정돈되어서 정보를 얻게 한다. 악령과 부마 그리고 병적증세 구분과 식별이 명시되고 반복적으로 규정함에 다시금 매일의 삶에 스스로에 대한 정돈과 균형을 애쓴다면, 굳이 점점 뭉쳐지는 생각과 마음의 편협과 그릇된 에너지로 변질되지 않으리라는 역설이 자리하게 된다. 인류학 학술지에 실린 내용을 기술하는데 '표적암살' 그리고 '합리적 살인'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p108) 결국 다 같이 살아가는 문화 안에 가세화되는 인간의 못됨의 현실에 못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두려워해라. 너는 네 길에서 주 그리스도를 만나리란 걸 알면서 왜 거기서 반항하느냐? ...그분은 ... 속죄예물이 되고, 어린 양으로 희생되고, 인간으로 십자가에 못박혀 지옥의 승리자가 되셨다."(로마 예식서 중 p154) 어렵고도 복잡한 인간의 마음에 빛으로 다가온 글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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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전례수녀님과의 대화가 생각난다. 입으로 머리로 짓는 죄들로 죄책감들때마다 나누던 대화 중 수녀님께서는 그러면 악마가 너무 좋아할거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선뜻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악마를 특별하고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갖 변명으로 자기합리화를 하며 하느님을 멀리하려고 하는 모든 행동들이 '부마'의 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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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는 계속해서 종교와 과학이 충돌하는 대결의 장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신비주의에 둘러싸여 수 천 년 이후에도 여전히 그 복잡한 맥락을 분명하게 밝히기 어려울 것이다.” p196
이 책에 잠정적인 결론으로 보인다. 그리고 동의한다. 이 책에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부마와 관련된 많은 사례를 살펴봤지만, 사실 종교와 과학 사이에서 딱히 어느 쪽이라고 결론 내리기 어려웠다. ‘내가 이상한 건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가던 차에, 이 문장으로 위안을 받았다.
‘해리성 장애’ 어제 본 영화, <앵커>에 등장한 단어다. 이 책에서도 이 단어가 등장하는데, 부마를 특정 짓는 일부 행위와 징후는 현대 정신 의학에서 ‘다중 인격 증후군’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제시되었다. 의학 기술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정신병보다 부마로 판단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p192 참조) 어릴 때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 했던 기억으로 이 증상을 갖게 된 주인공은 자신에 엄마로 ‘빙의(憑依)’ 된다. 엄마의 욕망이 자신에게 투영되고, 그 투영된 욕망이 엄마를 통해 범죄로 드러나게 된다. 섬뜩하면서도 안타까웠다. 가만히 보면 주인공도 피해자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런 상처를 얻게 되고 그 상처가 결국 자신과 타인을 죽이는 가해자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부마된 사람 중에도 이런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부마된 상황을 정당화할 순 없지만 말이다.
질병을 얻은 사람들은 대체로 공통된 특징이 있다.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몸 안에 있던 병균이 약한 부분을 공격하거나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와서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주변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다.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감염됐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지난주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낀 순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말았다. 몸에 질병이 생기는 것과 같이, 부마를 비롯한 정신적 질병도 그렇다고 설명한다.
“부마된 사람은 죄악을 가까이했기에 악마에게 문을 열어 준 것이다. 인류학적이고 세속적인 견해에 따르면, 부마와 그에 따른 구마 의식은 부마자가 존재하는 집단의 문화적 중심축을 재조정하기 위해 병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을 의례화하는 것이다.” p196
문을 열어줬다는 것은, 빌미를 제공했다는 말과 같다. 절제와 옳고 그름, 그리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한 판단 등을 통해 마음을 무장해야 한다. 어떻게 그 마음을 다잡아야 할지, 악마에 대한 최선의 방어에 대한 방법도 제시한다.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운동과 식사 그리고 잠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영적 면역력도 마찬가지다. “악마와 부마에 관한 다수의 책을 집필하고, 구마 사제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아모르트 신부는 악마에 대한 최선의 방어는 올바른 삶, 하느님에 대한 존경, 기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악마를 수도 없이 만났고, 그러면서 악마를 식별하고 물리치는 법을 익혔다.” p96
악마는 누군가를 점령하면 그를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고 한다. 자기 삶에서 자기가 중심이 되지 않고, 무언가에 노예가 되어, 그 무언가에게 중심을 내어주고 있는가? 그것이 악마에게 문을 열어주는 시작인지도 모른다. 요즘 악마는 옛날과 다르게 흉악하고 거북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한다. 친구처럼 편안하고 다정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고 한다. 악마임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무엇을 중심에 두고자 하느냐에 따라 내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그 자리를 누구에게 내어줄지 결정해야 한다. 자! 내 중심에 무엇을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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