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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을 통해 이루어져 온 균등의 훼손/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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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언젠가 작은 돈을 빌려준 적이 있다. 신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빌려준 것이다. 물론 그만한 돈은 잊어버렸다 생각해도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돌려줄 시간이 지나고도 아무런 소식이 없을 때 마음 한 편에서 이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자꾸만 머물렀다. ‘그냥 두자’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에 찝찝한 게 자꾸만 일어났다. ‘그래 잊어서 그럴 것이야’라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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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작은 돈을 빌려준 적이 있다. 신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빌려준 것이다. 물론 그만한 돈은 잊어버렸다 생각해도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돌려줄 시간이 지나고도 아무런 소식이 없을 때 마음 한 편에서 이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자꾸만 머물렀다. ‘그냥 두자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에 찝찝한 게 자꾸만 일어났다. ‘그래 잊어서 그럴 것이야라 생각하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하면서 마땅찮은 표정으로 그는 돌려주었다. 있으면서도 주지 않은 마음을 헤아려 보는 시간이 있었다. 잘 얘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들은 마음속에 두었다가는 불신만 저장하는 꼴이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멍하니 있으면서 자꾸만 말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그 화제를 거론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저자는 그런 생활이 다반사로 일어난 모양이다.

 

디자인의 사회학

 

저자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다. 디자인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일을 한다. 일과 일에 대한 수당 지급과 관련해 저자는 배신을 당한 일들이 더러 있는 모양이다. 일을 시켜놓고 그것에 대한 보수는 당연한 의무조항이다. 그런데 그것이 인간적 관계로 이루어지다 보니 미지급의 황당한 일이 일어난다. 일이 잘 되면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더러는 점적을 해버리는 경우도 있고, 아예 회피하는 경우도 많이 당한 듯하다. 그러기에 배신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또 사용자와 자신의 관계를 갑을 관계로 명명하면서 억울함을 얘기한다. 당연히 받아야 할 일에 대한 수당의 미지급은 난감함을 불러온다. 그들은 배려를 배신으로 바꾼 자들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 연속됨에 자신을 호구라는 이름으로 치환한다. 자신이 너무 상대를 배려하는 행위를 하니까 상대가 자신을 가볍게 본다는 의미다. 저자는 이런 경우엔 이 있다고 한다. 저자의 인내의 한계를 넘는 선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이 디자인에 있어서는 모호하다는 문제점이 있음도 얘기한다. 디자인과 관련된 일속에서 속임과 배신 그것이 이 글을 쓰게 만든 요인이 되고 있음을 말한다.

 

디자인의 경우는 이라는 것이 계약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구두로 말을 하고 일을 하면서 성과를 낸다. 실무적인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을 나누는 입장에서는 갑의 마음대로인 모양이다. 그러기에 선이 모호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일은 하되 갑의 양심을 믿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양심이 배반과 속임의 형태가 될 때, 분노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디자인의 일은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계급의 일이다. 저자는 그 일을 낭만이란 이름으로 치환했다. <일상화된 야근, 강인한 체력, 순발력 있는 처리등을 담보로 착취당하던 일을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었던 시절을 낭만이란 이름으로 미화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계급의 간극을 채워갔다. 조직의 우두머리를 위한 효용의 역할로서 말이다. 때론 폭력 억압, 자본결탁을 지켜보면서 낭만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일을 하는 사람들이 보호받는 그런 일터가 되어야 했다. 일도 보수도 을의 입장이 되어 낭만으로 위로를 삼던 디자인의 세계, 암담한 세계였다.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디자인과 호구가 되겠다. 디자인이 만들어 내는 사회가 바로 호구들이 양산되는 사회라는 의미도 된다. 디자인이 가지는 속성이 창의성이고 이 창의성이 경제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선이 참으로 모호하다. 그 모호함이 인간관계를 만들고 갑을 관계를 형성해 간다. 갑들은 일을 시키면서 창의성을 값으로 정확하게 고지할 수 없다. 아니 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사람에 따라 달라지며, 시간에 다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장의 소리를 이 책은 전하고 있다. 저자는 디자인의 세계에서 삶을 가지면서 자신이 만난 호구들의 아픔을 얘기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그들의 삶이 시대가 흘러도 전혀 변하지 않는 얼굴로 옆에 있음을 보고 경악하고 있다. 그런 놀라움이, 그런 서늘함이 이 책을 통해 보여 지고 있다. 디자이너로서의 암담함을 담은 내용들이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해 나가고 있다. 다자인의 삶 속에서 배신을 느꼈던 일들을 제시해 보고 있다. 그리고 디자인이 살았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그 시간들을 거슬러 올라가 보고 있다. 욕망 그리고 디자인이란 이름으로 다자인의 창의성을 거론해 보고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보고 있다. B급의 문화가 만들어진 토대를 얘기하고 있다. B급이 있기 때문에 보다 나은 것을 꿈꾸며 나아갈 수 있음을 얘기한다. 디자인에서도 배달의 민족같은 것은 B급의 디자인 유행을 타고 이루어진 것이다. 성공의 발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는 있다. 기존 배달 시장의 분배를 사라지게 만들고 독점 시장을 형성하면서 외국에 회사가 넘어가는 상황이 되었다. 원하지 않던 일들이 일어나면서 질서의 파괴와 수익의 훼손이라는 이중고를 가져오게 되었다. B급 문화가 가져온 아픔이다. 디자인이 만들어낸 이상한 억울함이 B급 문화에 스며있다.

 

우리 시대의 영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미국이라는 이름을 통해 자신을 영웅으로 쉽게 치환했다. 영화 디 워를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옛날 미국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 불친절하더라도 그래야 선진의 나라에서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디자인도 그랬다. 디자인이 규격화 되고 모방이 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것은 창의력과는 거리가 있다. 영웅은 이상한 디자인에서 태어났다. ‘노바디의 원더걸스를 예로 들고 있다. 미국화하면서 포장된 영웅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것은 당시 미국의 일반적인 요소였다. 그렇게 디자인하지 않을 수 없는 디자이너들의 아픈 속내는 영웅들에겐 소용에 닿지 않는다. 세계적이 되어야 하니까? 하지만 디자인을 만들어 나가는 책임자들의 의식이 문제가 된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어갈 수는 없었던 것인가?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수는 없었던 것인가? 요즘처럼 말이다. 요즘 삼성, 엘지라는 브랜드는 세계가 알아준다. 그런 이미지들을 만들어 가야한다. 그런 곳에 디자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디자인의 역사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디자인이 스스로 하찮은 지위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타벅스는 비싸다. 이 껍질에 매료된 많은 사람들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고조된다. 많은 부분에서 그렇다. 또 수학, 피카소, 만화 등도 소재로 활용해서 디자인이 살았던 시간 속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다. 디자인이 스스로의 위치를 격하시킨 경우들이라 보여 진다. 이는 을로 전락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거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나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부탁해

내가 어디서 봤는데, 이것처럼 할 수 있지 

1안과 2안을 합치면 더 멋지겠네. 그럼 그렇게 진행해 봐!

부탁하는 자들의 요구는 그들의 디자인에 대한 환상에 닿아 있다. 그런데 디자인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해서 디자인이 그들의 환상을 채워주지 못하는 많은 경우, 비난과 욕지거리를 감당해야 하는 수모를 겪는다. 그들의 환상은 주로 기성의 얘기들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디자인이 그것을 담을 수는 있지만 채워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은 현실과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수모를 당하는 사실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으면서 갑질에 진한 아픔을 느낀다.

 

조직사회에서 배려란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가령 상사의 기분과 기호를 생각하는 언행은 일과 상관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상사의 말을 모두 알아들어야 하고 그에 따라 일의 시비와 상관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한 배려다. 일은 일로 그 가지를 규명해야 하는데, 상사의 생각만이 진실이 되는 것이 배려라는 말속에 이상하게 녹아있다. 배려 아닌 구속이다. 창의성에 대한 세금이 없다. 연말에 차를 구매하는 이유가 세금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이 일했던 정신적 요소는 세제해택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존재하지만 존재하면 안 되는 모순의 삶으로 인식된다. 디자인이 대우를 받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그 옛날, 변화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을 위해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가 추구했던, 문화라는 걸 찾으며 말이다. 그러고는 결국 그것으로 세대들 간의 간격은 조금 더 좁혀졌으며, 서로의 삶을 위한 타협 역시도 스스로 만들어내게 되었다. 결국 그것이 서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궁극의 길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물론 그러는 와중 누군가에 의해 벌어진 돈벌이가 이 시대의 마지막을 무너뜨리게는 했지만.

인간관계를 말한다. 돈이 되는 일에는 교묘한 재주가 스며든다. 일은 엉뚱한 사람들이 하고 돈은 특정한 사람이 번다. 그런 사람들을 사업가라고 한다. 사업가들은 상당히 사람들의 능력을 잘 활용한다. 활용하고 이용했으면 그들과 나누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머리가 많은 부분을 가진다. 이런 것들이 디자인에서도 팽배하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주어진 일을 하더라도 일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오면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런데 착복이라는 것이 작용한다. 일에서 빈부의 차이가 나타나고, 가난이 대물림하는 상황을 만든다.

 

디자인은 꼭 이렇게 힘들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말한다. 어느 날 일의 과정을 천천히 검토하던 중 그 힘든 원인의 대부분이 디자인을 진행하는 과정이 아닌, 갑과 디자인이 만났을 때 생겨나고 있음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수정과 수정 사이에 늘어나는 디자인의 파일의 이름들과 또 그 사이에 들어야만 하는 원망, 욕설, 인격비하 등등으로. 디자인의 주인은 누구인가디자인을 하는 사람인가? 관리하는 갑인가? 디자인을 수용하는 고객들인가? 저자는 누구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가 되어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디자인 공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그것은 창의성을 말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디자인을 기존의 것을 가져온 설계로 생각할 것인가? 창의로 생각할 것인가는 논의의 사항이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하지만 곳곳에서 갑질은 여전하게 나타난다.

 

나가기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디자인과 호구가 되겠다. 디자인이 만들어 내는 사회가 바로 호구들이 양산되는 사회라는 의미도 된다. 디자인으로 인해 아팠던 시간들의 얘기가 이루어진 진다. 그것은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디자인은 창의성을 가진 전문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것에는 세금을 붙일 수가 없다. 그렇기에 공식적으로 창의성에 대한 가격을 산정할 수 없다. 그것은 고스란히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타인에게 소속되어 일을 하는 디자이너들은 시키는 대로 하고 주는 대로 받는 갑질을 당하게 되어 있다. 이런 불합리하게 진행되어온 지난 많은 시간들의 디자이너들의 얘기를 들려준다. 그로인해 이런 글도 쓰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갑에게 갑으로 맞서 보겠다는 의미도 될 게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의 아픔이 절절하게 들려와 디자인을 잘 모르는 내가 읽어도 사회가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가 이름과 돈을 가치로 여기는 시대에 차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인식도 더러는 필요하기도 하다. 일한 만큼 받고, 그렇게 자신을 주시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을 수도 있다. 의무적으로 다 같이 나누지 않는 이런 자유사회에서는. 하지만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적당하게 대우받지 못하게 되는 무명 디자인의 세계는 아픔 그 이상이다. 남의 밑에서 디자인을 노동으로 인식하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아픔이 호구라는 이름으로 제시되어 표현된다. 세상이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진한 아픔을 디자인의 세계를 통해서 생각해 본다.

 

(예스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j****3 2021.01.18. 신고 공감 1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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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회학
"호구의 사회학" 내용보기
호구의 사회학   이 책은    이 책 『호구의 사회학』은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석중휘, <디자이너로 여러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CI회사 로고파티를 운영하기도 했다. 2012년부터 숭의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조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친절한 디자인』등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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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회학

 

이 책은 

 

이 책 호구의 사회학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석중휘, <디자이너로 여러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CI회사 로고파티를 운영하기도 했다. 2012년부터 숭의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조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친절한 디자인등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호구의 의미를 살펴보자.

 

착한 사람이라고 했다. 일도 잘한다고 했다. 또 많이 베풀수록 성공에 가까워진다고, 그래서 당신은 꼭 성공할 거라고 했다. 나를 잘 알았던, 아니 몰랐던 많은 사람들도 말이다. 하지만 사실 나도 이미 알고 있었다. 착한의 뜻이 호구의 의미라는 걸 말이다. (288)

 

그 아래 호구의 사전적 정의를 밝혀 놓고 있다.

 

호구 (虎口)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 밖에 두 가지 다른 의미도 있는데, 대개는 위의 뜻으로 쓰이고, 이 책에서도 위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런 호구, 대개는 갑과을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서는 사람이 호구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디자이너인데, 디자이너가 호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디자이너로서의 애환, 호구 잡힌 사연들이 가득하다.

 

이런 말부터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책을 펴낸후 들었다는 말.

디자이너인데도 글을 잘 쓰네요. 이런 시선으로 당신만의 글을 계속 썼으면 좋겠습니다.”(13)

뒤에 나오는 말은 괜찮은데 앞의 말은 조금 거북하게 들린다.

 

본격적으로 호구 이야기 하자.

 

저자가 겪은 일이다. 아니 당한 일이다.

백화점의 전단지를 만드는 작업을 3 년여 하는데일의 속도가 전혀 빨라지지 않는 것이다. 항상 야근을 해야 하고, 때론 밤을 새워야 하는 일도 있었다.

저자 생각한다, 대체 왜 이렇게 변하지 않는 것일까 

일의 프로세스를 분석해 본 결과, 발주처인 백화점에서 피드백을 항상 그들의 시간에 맞춰, 즉 퇴근 때에 보내주기 때문에 디자인업체에서는 밤을 새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이유는 

디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 즉 백화점의 결재권자들이 디자인에는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의 단계에 끼어들어 그들의 목소리를 남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 구조 속 모든 이들이, 이 단계의 낯섦에 끼어들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새로운 디자인을 지적함으로써 그들 자신의 목소리가 그곳에 남겨지기를 원했다. 가장 위에 있는 까지도 말이다. 그것이 곧 그들의 성과라고 믿고 있었기에.> (28)

 

그래서 그들이 성과라고 생각한 것들이 다자인 업체의 밤샘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호구의 적나라한 실상이다.

 

저자는 그런 시선을 이제 외부로 돌려, 우리나라에에서 호구되는 것들을 보여준다.

 

그 중의 하나, 지하철 객차의 핑크 의자에 관한 논란.

임산부를 위한 배려로 만들어진 지하철 객차의 핑크 의자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이런 논의가 있었다.

 

- 노약자 석이 다른 곳에 마련되어 있는데 이 핑크석을 따로 만들어야 했는가 

- 이 좌석은 꼭 임산부만 앉아야 하는가? 혹은 임산부가 없더라도 좌석을 비워두어야 하는가 

- 노인은 이 좌석에 앉을 수 없는가? 바꿔 말하면 임산부는 노약자 석에 앉을 수 없는가? (252)

 

이런 논의, 황당하지 않는가 

이 좌석의 취지를 안다면, 저런 논의는 불필요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쓸데없이 논쟁을 부풀리는 걸 좋아한다. 어디 호구잡을 것 없나, 노리는 하이에나 같다.

 

다시 이 책은? - <내가 공짜로 일하지 않는 이유 7가지

 

저자에게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을 공짜로 부탁하는 일이 빈번하다는데, 저자는 그래서는 안되는 이유를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여 밝히고 있다. 한번쯤 음미해 볼만하다.

항목만 적어둔다.

 

- 시간이 든다.

- 대가를 지불하는 고객에게 피해가 간다.

- 창의력이 떨어진다.

- 대다수 사람들은 공짜로 얻은 것은 시시하게 여긴다.

- 디자이너는 전문직이다

-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 품질관리, 책임, 평판에 문제가 생긴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단면들을 꺼집어내어 보여준다.

호구의 사회, 뜻밖에 디자인으로 촉발되어 살펴보게 되자, 우리니라 호구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게, 보인다. 

s***h 2021.01.20. 신고 공감 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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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회학 :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호구의 사회학 :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내용보기
저자 소개가 독특하다. 스스로를 '호구'라 말하고 있다.   호구 : 어리숙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초록창 사전에서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스스로는 표현하기에 결코 적합한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당당하게 호구(?)라 말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디자이너이다.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작가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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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가 독특하다.
스스로를 '호구'라 말하고 있다.
 
호구 : 어리숙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초록창 사전에서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스스로는 표현하기에 결코 적합한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당당하게 호구(?)라 말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디자이너이다.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작가이기도 하다.
이력만 봐서는 대단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책을 보고나니 더욱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의 착하게 살기 위한 행동들이 '호구'로 보여지는 것 같다.
더구나 '을'의 입장이라면 더더욱 그러하기가 좋다.
단지 조금 더 배려하고, 조금 더 나누려고 한 것 뿐인데.
 
어쩌면 말이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오류는, 이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이 배려라는 삶의 의미로부터 말이다.
이유는? 그래야만 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테니까.
또 그래야만 비천하게라도 삶이란 걸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늘 안타깝다.
이 배려를 위해 소모해야 하는 시간이, 또 그 시간의 힘겨움과 싸워야 하는 우리네의 삶이 말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에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사회는 그 '차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성적순으로, 재산순으로, 명예순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높은 순서로 올라가기 위해 버둥거리며 살고 있는 것 같다.
'비천하게라도'라는 단어가 왜 내 가슴에 박히는건가?
 
우리의 세상 역시, 그때의 그들처럼 새로운 변화를 원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다양성의 모습으로 말이다.
그러해서 권력은 흔들렸고, 사람들은 파편화되었다.
그렇게 세상은 다시 질서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렇게도 원했던 자유의 모습을 갖춘 채.
그러고는 서서히 잊혀져갔다.
 
B급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세상의 질서는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사람의 노력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를 지원하고 뒷받침한,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민중들의 피와 땀이 만들어낸 것이다.
마찬가지로 후세들에게 물려줄 세상은 우리들의 노고로 만들어진다.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도전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며, 실수는 내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되었다.
지금의 대학은 말이다.
상대평가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실수가 곧 상대와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즉 성적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해서 지금 대학은 그런 곳이 되어버렸다.
남들이 떨어지기만을 바라는, 그런 비정한 의미의 장소로.
그래야 나의 성적이 올라간다.
그래야 내가 취업을 할 수 있다.
 
너무나 현실적인 글이다.
그리고, 너무나 마음 아픈 글이다.
우리가 물려줄 세상은 이런 세상은 아니였는데... 너무 미안하다.
굳이 낭만까지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청춘을, 그 아까운 청춘을 이렇게만 보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책임지지 못할 것이기에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못하겠다.
 
다양한 사회, 문화적 주제를 통해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고 있다.
아무도 호구가 되고 싶어 하지 않고, 을이 되고 싶어 하지 않고, 약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 호구가 되고, 을이 되고, 약자가 된다.
왜? 도대체 왜?
 
'착함'이 '호구'와 동의어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착함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착한 행동을 점점 더 보기 어렵다.
 
모두들 착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착한 사람인가? 나는 호구인가?
l*****0 2021.01.26.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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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회학 /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 서평 [Book]
"호구의 사회학 /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 서평 [Book]" 내용보기
동생이 별다방 다이어리를 내민다. 자기 2개 있으니 하나는 나 가지라며...   대체 얼마의 커피를 마신거야~! 이런 별다방 호갱님같으니라고!! 라며 대답했지만 이미 내 손엔 기쁜듯 들려있는 다이어리.. 하핫   이미 나도 함께 호구 고객. 호갱이다.   그런 우리 자매들 같은 이들의 이야기인가?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작가가 디자인과 교수라서 그런지
"호구의 사회학 /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 서평 [Book]" 내용보기

동생이 별다방 다이어리를 내민다.

자기 2개 있으니 하나는 나 가지라며...

 

대체 얼마의 커피를 마신거야~!

이런 별다방 호갱님같으니라고!! 라며 대답했지만

이미 내 손엔 기쁜듯 들려있는 다이어리.. 하핫

 

이미 나도 함께 호구 고객. 호갱이다.

 

그런 우리 자매들 같은 이들의 이야기인가?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작가가 디자인과 교수라서 그런지 표지도 좀 감각적이다.

해맑은 스마일 무늬가 중심에 있고,

검게 타들어가는 속 만큼이나 까만얼굴

그와는 대조적인 밝은표정을 보이고 있는...

호구 녀석? ㅎ

 

 

내가 참 사회학은 영... 불편한데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에 이끌려...

나는 좀 "어리숙하여 이용해 먹기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호구에 좀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편이라

나를 위한 책인 것도 같아 용기 내서 읽었다.

 

왜 굳이 용기까지 필요하냐 한다면,

좀 어려울 것 같은 사회학이라는 제목과 괜히 내가 이용당했구나 하는 생각을

확실하게 증명해주는 내용일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노라 고백한다.

 


하지만 불편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던 초반의 마음과는 다르게

책은 빠르게 읽혀 나갔다.

 

어려운 내용 없이, 내가 살아온 시대에 대한 이야기들을

"착한" 사람의 틀에 맞춰 이런 저런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서

쉽게 읽혔다.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책은 디자이너로서의 사회 생활 부터 시작하여

영화의 디자인적인 측면 그리고 올림픽 등 다양한 사회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도 잠깐 디자인실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는데

내가 꿈꿔왔던 디자이너와는 정말 다른 사무실 풍경.

 

분명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보는 디자이너는 그런게 아닌데?

 

아무것도 없던 그냥 그런 제품이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너무나도 환상적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에 함께 나오는 환호성.

 

그런것들을 드라마나 영화로 보아와서 인가?

 

회사 혹은 클라이언트가 디자인실에 주는 미션은 꽤나 당혹스럽다.

최대한 깔끔하면서 눈에 띄고 단순하지 않게

촌스럽지 않지만 복고적인 분위기로 가되 세련미 있게

귀여움을 간직하면서도 때로는 성숙하게 다가 올 수 있게

등등 일단 문장 자체에서 이미 이루어질 수 없는 모순을

디자이너에게 요구한다.

 

뭐 요구하는 거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디자이너가 하는 디자인 작업은 화면에서 보던 디자이너 혼자 마구 그리며

탄생하는 어떤 예술 작품같은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다.

 

회의, 회의, 회의를 거쳐

시안, 시안, 시안을 무수히 수정하며

최종에 최종 수정에 정말 최종에 진짜 최종에 마지막 최종이라는

수 많은 최종 파일을 생성하며 끝내는 작업.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흡족한 대답을 들어야

비로소 진짜 디자인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시안의 컨펌 이후 행해지는 인쇄 혹은 제작 과정이 그때 부터 또 시작된다.

 

그리하야 정말, 남들 쉴때 일하는 시간이 많은 직업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야근과 철야는 밥먹듯 하는게 당연한 작업이었으니...

 

이렇듯 호구의 위치에 있는 디자이너로서의 사회 생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회 전반의 다양한 호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그 중에 내 마음을 홀랑 빼앗던 이야기.

 

남기남 영화감독....을 나는 이 책에서 처음 들었다.

B급 영화의 최고 감독.

아... B급과 최고라는 수식어가 사뭇 안 어울리기는 하지만,

여하튼. 저예산 영화 만들기에 따라 올 자가 없었을 만큼

대단했던 감독.

 

내가 감독 이름은 몰라도 이 분이 찍은 영화는 어느정도 안다.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

B급 영화가 뭐지? 싶다면 이 영화를 떠올리면 대충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 달 동안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2편의 영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는

남기남 감독의 이 경이로운 기록.

감독을 뭐라고 할 건 아니고, 그 당시의 우리 사회가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던 그 당시의 사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 디워, 심형래 감독의 영화가 나오고

흥행(?)을 이루기까지 어떤 호구적인 부분의

전략이 숨어 있는지까지 얘기를 해 주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호구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

 

서두에 얘기했던 별다방 호갱을 비롯하여

 

그것을 인지하든 못하든

자의로 혹은 타의로 호구가 되었든

 

그걸 알았다고 해서 더이상 호구 잡히지 않겠어!

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당연하게 호구인채 살아가지도 않겠지.

 

다만, 어쩌면 인생의 상당부분을 호구인채 살아갈 것이다.

그에 반대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나의 경우엔 그래도 내가 호구가 되는 편이 몸과 마음적으로 좀 덜 힘든 방향이 되기때문에..

 

호구가 나쁘다, 호구가 되지 말자 이런 책은 아니다.

그저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다양한 호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작가의 눈으로 작가의 생각으로 풀어 낸 책이다.

 

아직은 살만한 이 세상,

 

어떤 착한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호구의 사회학.

 


 

s*****4 2021.01.18. 신고 공감 2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호구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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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호구가 된다. 직장 내의 상하수직 관계에서도 갑을관계가 만들어지고, 수주를 받아 일을 하는 업체간에도 갑을관계가 형성되며 을의 위치에 놓인 업체는 호구가 된다. 때로는 을과 을 사이에도 호구가 되기도 한다. 을의 업체에서 일하는 말단의 직장인이라면 그야말로 을 중의 을, 슈퍼호구가 된다. 저자는 대표적인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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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호구가 된다. 직장 내의 상하수직 관계에서도 갑을관계가 만들어지고, 수주를 받아 일을 하는 업체간에도 갑을관계가 형성되며 을의 위치에 놓인 업체는 호구가 된다. 때로는 을과 을 사이에도 호구가 되기도 한다. 을의 업체에서 일하는 말단의 직장인이라면 그야말로 을 중의 을, 슈퍼호구가 된다. 저자는 대표적인 을의 집단인 디자인 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데 그쪽 업계에서 일을 하는 것은 고충이 많은 것 같다. 지인 중에도 디자인/마케팅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가 몇 있는데 비슷한 어려움을 토로하곤 했다. 이 책은 저자가 디자인 쪽 일을 하며 디자이너로서 경험하고 바라본 우리 사회에 대한 짧은 단상들의 모음이다.

 

오래전 무한도전에서 길을 가던 한 회사원과 인터뷰를 하는데 그 회사원은 스스로를 노비라고 소개했다. 또 일본에는 회사에 가축처럼 매인 신세라는 뜻의 사축이란 말이 쓰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회사와 연봉, 정규직과 비정규직과 같은 복잡한 계급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배웠지만 회사와 연봉에 따라 서열을 나누고, 정규직/비정규직으로 계급을 나눈다. 그 서열과 계급에 따라 회사간, 사원간에 갑을관계가 형성되고 이는 21세기의 새로운 신분제가 되었다. 이른바 직장계급사회이다. 그런데 웃기게도 을이 겪어야 하는 겪한 업무와 노동이 낭만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CM 등을 떠올려보면 이런 이미지가 자주 차용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열띤 회의를 하고, 하얀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올리고서 급하게 전화를 하거나 서류를 만들며 밤이 늦도록 일을 하다가 마감시간 전에 업무를 끝내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서류뭉치를 하늘로 날려버리는 그런 이미지들. 우리 사회는 그런 것을 열정이나 낭만으로 포장하고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는 것이고, 악덕 업주한테 당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말한다. 우리 시대의 낭만은 조직의 우두머리를 위한 효용의 역할로 계급간의 간극을 폭력적으로 메워가는 억압의 매개물이 되었다.

 

 

어쩌면 낭만은...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살기 힘겨운, 그런 시절에 대한,

또 나에 대한 자조적인 미안한 때문은 아니었을까?

우리의 비참함을 감추기 위한 그런 미안함에?

 

이런 서열과 계급의 불편함은 결국 꼰대 담론으로 이어진다. 회사의 오너들, 즉 최상위 포식자들은 피라미드 아래에 있는 직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건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인가보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남들보다 앞서서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디자인 업계에서조차 꼰대들은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들 꼰대들은 언제나 아웃사이더의 속사포랩처럼 라때는..을 외친다. 사람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서 서로의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한쪽은 어린 세대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한쪽은 기성 세대를 꼰대라 욕한다. 꼰대는 결국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저자는 195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이 시작되었을 때도 작은 움직임이 당시의 환경과 기술의 바람을 타고, 사회와 사람들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때 그 변화를 주도한 사람들이 바로 지금 라때는말이야를 찾는 그 사람들이다. 한 때는 변화를 주도했지만 지금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그들이 꼰대라고 배척하던 바로 그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절의 가장 큰 화두는 스스로의 삶을 위해 사는 것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세대가 추구하는 것도 같은 것이다. 그것이 서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고, 그것으로 세대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저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했던 1950년대보다 오히려 지금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신에 잘 부합되는 시대가 아닌가 하고 말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키워드가 해체였다면 권위적인 중심세력이 모두 해체된 상태를 누리는 지금이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일 수도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지금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기준은 모호해졌고, 그것을 구분 지으려는 행태 자체가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역행하는 꼰대마인드가 되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소위 비주류의 B급문화가 주류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비주류, 꼰대들의 문화로 치부되던 트로트에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것도 포스트모더니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과거에 B급은 저질이고 쌈마이로 치부되었었다. 특히 해외의 A급 선진 문화와 우리의 B급 문화를 구분하여 A급은 확산하고 B급은 경멸하였다. B급의 우리의 문화는 지양하고, A급의 외국의 선진 문화는 지향하는 문화사대주의가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사회에 팽배했었다. 그러니 시간이 지난 지금 당시의 B급 문화는 추억팔이의 그리운 문화가 되었다. 그 시절의 B급 문화는 우리가 지향하는 이상의 하이웨이에서 잠시 벗어나서 추억속에 잠깐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 되어준다. 그랬던 B급 정서가 유행을 타고 이젠 권력이 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외국물을 먹은 것이 A급 취급을 받았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TV는 외국물 먹은 사람들을 영웅으로 만들었고, 영웅 신드롬이 되었다. 채소와 과일, 잡곡 섭취를 늘리고, 육류 섭취를 줄이는 자연식 건강요법을 한국에 소개한 이상구 박사 때문에 건강 신드롬이 불면서 정육점과 육류 식당에 손님이 줄고, 채소 소비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이상구 박사가 TV에 나와 채식만으로 영양 섭취가 가능하고, 육식은 성인병을 유발한다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웬걸 고기집에 손님의 발길이 뚝 끊어진 것이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이끈 이상구 박사가 단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영웅시 하고, 그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했었던 것이라고 분석한다. 88올림픽 직후 그 당시는 선진화에 목말라 있던 시기였고, 선진화와 미국화를 동일시하면서 미국에서 온 박사님의 말씀을 절대적인 것으로 맹신했던 것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애국마케팅을 하고 원더걸스가 미국에서 고생한 스토리를 풀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쪽 업계에서 호구로 살아가는 디자이너/마케터의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를 다양한 테마로 말하고 있는데 각각의 테마가 씨줄과 날줄처럼 이어져 있어서 각각의 사고가 하나의 사회를 직조하고 있는 듯 하다. 재미있는 주제도 있고, 생각해볼만한 테마도 있어서 나쁘지 않은 인문학 책이지만 문장이 필요 이상으로 멋을 낸듯 잰체하다보니 문장이 그다지 매끄럽지 못하고 쉽게 읽히지 않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m*******a 2021.01.1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호구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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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만만하게 보인적있다면 바로 호구였던 적 있다는 뜻일 거예요. 손님이라는 갑의 위치에서 점원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물건을 구매한 경우는 그 예가 되겠지요. [호구의 사회학]은 호구로 불린 저자가 말하는 세상살이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디자인업계에 종사하는 저자는 사람들이 디자인에 대한 기대와 기대를 넘어선 환상을 가졌다고 해요. 그들의 환상을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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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만만하게 보인적있다면 바로 호구였던 적 있다는 뜻일 거예요. 손님이라는 갑의 위치에서 점원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물건을 구매한 경우는 그 예가 되겠지요. [호구의 사회학]은 호구로 불린 저자가 말하는 세상살이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디자인업계에 종사하는 저자는 사람들이 디자인에 대한 기대와 기대를 넘어선 환상을 가졌다고 해요. 그들의 환상을 채워주지 못한 디자인은 욕을 들었구요. 대학을 위해 입시미술학원에 등록했을 때 저자도 디자인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서민갑부라는 프로그램에서 환상에 가까운 이야기라 소개되었다고 해요. 간판 하나로 망해가는 가게를 살려낸다는 간판계의 의사 여동진 씨는 주위에서 흔히 보기 힘든 소재와 디자인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답니다. 현재 포토존, 조형물 등 건물 외부 익스테리어까지 영역을 확장해 연 매출 1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구요. 


무턱대고 광고대행사를 설립했다 3억 원의 빚더미에 앉아 벼랑 끝에 몰린 순간 친구 옷가게 간판을 선물했고 그 간판을 보고 반한 사람들이 간판 제작을 문의하여 인생을 바꿨습니다.P.71



우리나라 프로야구계에서 한화 이글스 팬들은 보살이라 불립니다.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응원가와 달리 한화 이글스는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는 팀이예요.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행복하지 않을까? 안타의 순간, 도루의 순간, 삼진의 순간, 어쩌면 그들에겐...그 순간들이 모두 행복을 가져오는 바로 그들이 좋아하는 진짜 한화 이글스의 의미가 아닐까? P.167



지하철 핑크 의자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을 두고 우리에게 기호는 법이 자율로 자율이 강압으로 논란이 희생으로 희생이 당연함으로 여기에 더해 돈과 나이란 계급이 갈등의 주요한 매개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의 현실은 아니 미처 제도화되지 못한 우리의 선택은 아주 이상하고 모순적인 기호의 전형을 만들고 말았다. P.254



저자는 자신에게 공짜로 디자인을 부탁하는 걸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해요. 업무로 디자인을 하며 살아가는 일이 어떤가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디자인이라는 분야를 중심으로 착한이 호구의 동의어처럼 되어버린 사회생활을 이야기해요. 가볍지만은 않지만 읽기 쉬운 이야기예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b***t 2021.01.2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더 나은 세상을 위해 - 호구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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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회학> 우선 제목에 끌렸습니다.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한 처세술을 알려주는 것일까요? 그리고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라... 어째 제목과 부제가 쌩뚱맞아 보이긴 합니다. 일단 읽어 봤습니다. 저자는 디자이너로서 세상 곳곳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세상의 부조리와 편견들에 대한 여러 물음을 던집니다.   디자이너가 쓴 디자인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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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회학>

우선 제목에 끌렸습니다.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한 처세술을 알려주는 것일까요?

그리고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라...

어째 제목과 부제가 쌩뚱맞아 보이긴 합니다.

일단 읽어 봤습니다.

저자는 디자이너로서 세상 곳곳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세상의 부조리와 편견들에 대한 여러 물음을 던집니다.

 

디자이너가 쓴 디자인에 대한 책이지만 디자인책은 아니고, 인문학을 이야기 하지만 너무 철학적이지도 않은

다지안과 기호학, 사회학까지 함축된, 이상하지만 그렇다고 요상하지도 않은 재미있는 책이네요 ^^

 

저자가 디자이너로서 일을 해봤기에 우선 디자이너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합니다.

'왜 디자이너는 야근을 당연한 일상으로 여기는 걸까?'

우리의 선배들이 그러했고, 동료들이 그러했고, 디자인은 늘 그런 곳이니까...

그런걸 낭만이라고 여기는 '갑'과 '을'들에게 진짜 당연시 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인터넷에 떠도는 '머리 잘린 닭 마이크'에 관한 내용인데요, 많은 미디어에서 진실이라며 크게 떠들었고 지금도 위키백과에서는 진실처럼 이야기 되고 있는 이야기가 실제로는 페이크 다큐였다는 것이죠.

(위키백과는 제가 수정했습니다 ^^)

사람들은 환상을 믿으려 하고, 그 환상을 통해 현실의 힘겨움을 버텨내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생각합니다.

 

 


 

 

영화와 광고, 사회현상에 관해서도 아주 묵직한 조언들을 남깁니다.

A급과 B급에 대한 기호의 차이가 권력과 동경의 차이로 변환된 시대 (영구와 땡칠이, 남기남 감독),

'선진화'와 '미국화'를 동일시 하던 시대 (이상구 박사 신드롬),

이러한 시대들은 지났지만 여전히 바깥에서 우리의 영웅을 찾으려 하는 모습을 돌아봅니다.

다행히 세대가 바뀌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느껴지는 것이 긍정적이긴 하네요.

 

기호라는 것은 오랜 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기호는 법이 자율로, 자율이 강압으로, 논란이 희생으로, 희생이 당연함으로 그리고 여기에 더해 돈과 나이란 계급을 앞세워 한껏 휘두르는, 또 그것으로 생기는 갈등의 주요한 매개가 되고 있습니다. (p.254)

착함이라는 기호안에 숨어있는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바뀌고 제도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중간중간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 읽을 수 만은 없는 책이었습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a******9 2021.01.30.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실패를 해도, 시도는 해보았으니까
"실패를 해도, 시도는 해보았으니까" 내용보기
장점과 단점이 극명한 책이다.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는 신선하다. 하나의 글감을 여러 단락으로 쪼개서 보기 쉽게 구분하였다. 내용의 가독성을 배제한다면 읽기 편한 방식으로 보인다. 아마도 저자가 디자인업에 몸담고 있는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시각적 편의성을 고려해 편집에 신경을 많이 쓴 책이다. 인포그램을 사용하여 내용을 도식화하려는 작업도 같은 맥락인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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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과 단점이 극명한 책이다.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는 신선하다. 하나의 글감을 여러 단락으로 쪼개서 보기 쉽게 구분하였다. 내용의 가독성을 배제한다면 읽기 편한 방식으로 보인다. 아마도 저자가 디자인업에 몸담고 있는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시각적 편의성을 고려해 편집에 신경을 많이 쓴 책이다. 인포그램을 사용하여 내용을 도식화하려는 작업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그것의 효용을 따지기 전에 시도는 참신하다.

 

의도적으로 구어체를 사용했다. 군데군데 과한 면이 있지만, 역시 독자가 쉽게 읽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덜 지루하고 빨리 읽힌다. 줄 간격도 시원하고, 인용된 신문기사는 굵은 글씨로 구분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모두 독자 친화적이라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책은 세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챕터 구분의 의미는 크게 없어 보이므로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읽으면 된다. 챕터와 관계없이 내용을 구분해 보자면 '사회 이슈에 대한 저자의 의견''디자인업계의 관행에 대한 비판'으로 나눌 수 있다.

 

책 전체가 디자인 업계를 빗대어 접근하고 있지만, '하청용역 문제', '기업 간 갑을문화', '편향된 언론환경', '사업 관행', '교육문제', '개인적 사회 관심사' 등 한국사회 전반, 나아가 자본주의의 약점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합리적 관점에서 쓴 의견이라, 읽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신문기사를 군데군데 많이 인용하여 이슈에 대한 현장감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인용 내용이 길고 편집 없이 전문을 싣고 있어, 어떤 독자들은 성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보인다.

 

가장 눈을 끌었던 대목은 홈플러스 대행 건이다. 관련된 '회사와 인사'의 실명을 그대로 노출한 방식은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저자의 경험이 날 것 그대로 살아있어서, 마치 르포를 읽고 있는 느낌이었다. 물론 책 곳곳에 저자의 경험이 묻어나고 있지만, 이 대목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난 곳은 없다.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단점은 부수적일 수 있다.

 

책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독자의 개인적 취향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단점들이 그렇다. 객관적 단점이라기보다 취향의 차이에서 오는 아쉬움이다.

 

책을 읽다 보면, 완독 후에도 아무런 감회가 들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참 난감하다. 좋은 책이라고 해야 하나? 나쁜 책이라고 해야 하나? 어느 쪽에도 들지 못하는 경계에 있는 책.

첫 장을 펼치는 순간의 기대치에서 멀리 달아난 뒤표지의 태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면 더욱 뭉뭉해진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몇 번의 독서 중단의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책임감과 의무감은 '기회비용의 상실'을 감수하게 만들 수밖에.

 

아마도 기대가 높아서 일 것이다. "호구의 사회학"이라는 제목에서 기대되는 사회학적 해학과 풍자의 밀도가 짙지 않아서 일 것이다. 기대는 지속되는데 만족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는 쌓인다. 책 읽기를 중단하고 싶어 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책의 중간중간에 킬링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것이 약하다.

 

'기호학'을 한 챕터에서 다루고 있지만, 차지하는 양에 비해 실속은 없다. 이 역시 '기대과 충족'이 괴리를 보인다. 물론 개인의 취향 탓이다.

 

자본주의의 다양한 문제를 디자인업에 기대어 가볍게 다루고 싶어 한 작가의 의도는 알겠다. 하지만 성공하진 못한 것 같다. ''의 고충을 '호구'의 핍박으로 치환하여 이야기하고 싶었겠지만, 디자인업을 자세히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호구'에 깊게 감정 이입하는 건 힘들다. 설명으로 곁들인 인포그램은 용도와는 달리 혼란만 가중하는 느낌이다. 인포그램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뇌를 재부팅해야 하는 일은 이상하지 않는가 

 

서술 중에 맥락이 엉뚱하게 튀는 곳도 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동상과 관련한 일화에서 동상의 '디자인'이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다가, 갑자기 'K컬처'로 끝내버리는 것은 의아했다. 쓰다만 글 같은 느낌이다.

 

가장 거슬렸던 것은 남발한 구어체다. 아니 남발했다기보다 미련스럽게 고집한 두 단어가 눈엣가시였다.

창작물에는 어떤 식이든 "클리셰"가 들어가게 마련이다. 진부해 보이거나 닳아빠진 표현이어도 '필요'할 땐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 . . .

이 책에서 사용되는 "맞다""~말이다"는 클리셰를 넘어 해석 불가능한 '기호'같다. 독서의 흐름을 끊고, 내용에 집중할 수없게 하는 '텍스트 소음'이다. 왜 그랬을까? 의도를 모르겠다.

'맞다'는 독자의 동의를 강제로 갈구하는 듯해서 폭력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말이다'는 일반적으로 강조된 도치 문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든 생각. 강조할 내용이 도대체 한 페이지 몇 개나 되는 거지 

 

취향 차이로 인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완독 했고, 많은 장점을 발견한 책이다.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다루는 내용은 2020년대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읽고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것들이다. 대부분 동의하는 바이다. 그래서 몇몇 단점들이 더욱 아쉽다.

 

저자가 다른 책을 기획하고 있다면 언급한 '단점'들을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 그러면 다음 책이 기다려질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e 2021.01.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호구의 사회학
"[서평] 호구의 사회학" 내용보기
<호구의 사회학>의 저자 석중휘는 디자이너로서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키고 있다. <호구의 사회학>의 부제는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이다. 인문 이야기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이 책은 디자인을 빌어 사회의 부조리를 논하고 있다. 즉 디자인이 지닌 미적인 부분을 다루기 보다는 디자인이 지닐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우리가 처한 혹은 누구나 처할 수 있는 현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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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회학>의 저자 석중휘는 디자이너로서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키고 있다.
<호구의 사회학>의 부제는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이다.

인문 이야기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이 책은 디자인을 빌어 사회의 부조리를 논하고 있다.
즉 디자인이 지닌 미적인 부분을 다루기 보다는 디자인이 지닐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우리가 처한 혹은 누구나 처할 수 있는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다고 해야겠다.

예를 들면 디자인 작업의 프로세스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고객측에서의 프로세스를 통해 디자인 작업이 항상 시간에 쫒기듯이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는 식이다. 그 고객이라는 프로세스 중 가장 중요한 최고위층(예를 들면 고객사의 회장님(???)의 심기를 고려하여 그 분이 퇴근하기 직전에 보고를 하기 때문에 항상 야근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마감시간에 쫒기듯이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디자인에는 값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 디자인의 값어치가 없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고객에게 제안을 하고 견적을 제시하는데 있어 디자인이라는 순수한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격을 매길 수 있는 항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에 든 두 가지의 예는 모두 을이 갑에게 제안을 하거나 혹은 작업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받을 때 일반적으로 겪는 사항이 아닐까 싶다. 즉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조리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하 이러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구나 하는 하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y******y 2021.02.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를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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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많이 공감하고 공감하고 또 공감하고세상에 호구야 많고 나같은 사람도 참 많다는거야 익히 알고 책도 많지만 이 책처럼 공감되긴 또 처음이었다논리적으로 책을 잘풀어내서 읽기도 좋았다난 거절을 잘 못하는편이다회사에서도 개인적으로도회사에서 내가 만드는 파일이 있는데 공통양식이다다른부서의 친한대리가 자기가 만든양식을 주면서 여기에 맞춰서 다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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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많이 공감하고 공감하고 또 공감하고
세상에 호구야 많고 나같은 사람도 참 많다는거야 익히 알고 책도 많지만 이 책처럼 공감되긴 또 처음이었다
논리적으로 책을 잘풀어내서 읽기도 좋았다

난 거절을 잘 못하는편이다
회사에서도 개인적으로도

회사에서 내가 만드는 파일이 있는데 공통양식이다
다른부서의 친한대리가 자기가 만든양식을 주면서 여기에 맞춰서 다시만들어줄수 있냐고 해서 열어봤더니 내가 만든 양식을 열어서 해당항목에 맞게 금액만 넣으면 되는거였다
그래서 타팀 대리에게 열어보니 금액만 복사해서 붙여넣기하면 되더라 새로 들어가는 항목이 없으니 직접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긴 숫자만 보면 속이 울렁거린단다ㅡㅡ
외부제출서류 틀리면 어떻게 하냐고 한번만 부탁한대서 들어주었다
매달 갖고 온다ㅡㅡ
그리고 다른양식도 주면서 이것도 부탁한다고

난 야근을 하는데 그친구는 항상 정시퇴근
어느순간부터는 내 일도 밀리기 시작해서 값복사니 직접하라고 너무 어려우면 내가 한거 보고 전달거랑 값 비교하면서 넣으라고 말을 했는데 이건 원래 내 일인데 자기가 왜하냐고 적반하장

부탁은 참 쉽다
너한테는 이게 쉬운일이잖아 어짜피 만드는김에 이것도 해주면 좋잖아
그러다 한번 거절하면
이전의 내가 해준일에 대한 보상대신 비난이 날라온다

읽으면서 너무 공감하고 나에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v******h 2021.02.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