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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는 늘 관심이 있지만, 아직 그림을 제대로 읽어낼 줄은 모른다. 그래서 가끔 이런 책을 통해서야 비로소 명화를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유독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그림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작가의 삶의 이야기에 비해 그림이 부차적인 역할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림이 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하나의 소재가 되었고,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써온 결과 책으로 엮여 나온 듯하다. 나는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세상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들의 창작 세계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각자의 고뇌가 담긴 작품임을 알기에 그 결과물들을 존중한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예술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대미술은 때로는 내게 너무 난해하고, 심지어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림으로부터 진정한 위로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 그림 관찰로는 부족하다. 그림 그 자체와 더불어 화가의 삶, 그리고 그 그림이 담고 있는 경험과 맥락이 더해져야 비로소 깊은 감동이 온다. 이 책에는 수많은 명화가 등장하지만, 정작 가장 크게 드러난 것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였다. 마치 오리지널 스피커보다 통역가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 많은 그림 중 작가와 가장 닮은 작품을 꼽자면 엘리자베스 루이즈 비제 르 브륑의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 이 아닐까 싶다. 왕족과 귀족의 초상을 그리던 궁중화가였지만,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결국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작가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였다. 그의 글은 특별한 수사를 쓰지 않아도 담백하고 진솔했으며, 읽는 이로 하여금 ‘나도 한번 글을 써볼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평이하면서도 진정성이 있었다. 또한 그는 글쓰기에 대해 여러 방식으로 따뜻하게 권면한다. 작가는 여러 화가들의 삶과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끊임없이 ‘꿈’과 ‘성실함’을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그녀는 우리에게, 꿈을 향한 여정은 거창한 도약이 아니라 매일의 삶을 성실히 기록하고 표현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