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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서는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24번은 알겠는데 화신풍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제목 이십사번화신풍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절기를 기준으로 소한 1후부터 곡우 3후까지 총 24종의 봄 꽃이 필 때 부는 봄바람을 말한다. 총 24종의 봄 꽃에 대해 우리와 문화권을 공유하는 중국, 일본에서의 정보도 참고하여 우리 나라에서 부르는 꽃과 중국이나 일본에서 부르는 꽃의 이름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시해 두었다. 매화로 시작하여 동백꽃, 수선화, 서향화, 난꽃, 노린재나무꽃, 영춘화 등 눈과 함께 피어나는 꽃들을 소개하며 봄이 오는구나, 조금 날이 따뜻해 질 무렵의 유채꽃 등을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기술하였다. 꽃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고, 각 나라의 문화를 비교하고 또 그 꽃에 얽힌 설화나 전해지는 학자들의 한시 등을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꽃이라는 게 그저 보기 예쁜 식물인줄만 알았는데 각자의 의미를 품고 있는 생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작년 봄부터 코로나로 인해 꽃내음을 맘껏 느낄 수 없다는 현실이 슬퍼지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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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사번화신풍’이라는 말은 이 책 제목을 통해 처음 접했다. 책을 읽다가, 이 말을 검색해보았는데, 표제어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되어 있어서 놀랐다. 개념 정의가 “소한(小寒)에서 곡우(穀雨)까지 이십사후(二十四候) 사이에, 닷새마다 새로운 꽃이 피는 것을 알려 주는 봄바람.”으로 된 명사(名詞)다. 이 책에는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 “소한에서 곡우까지는 8절기(소한, 대한,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이고, 닷새를 1후라 하며, 3후(15일)가 한 절기가 된다. 즉, 절기마다 봄바람이 3번 불고 8절기 동안 봄이 이어지니 모두 24번의 봄바람이 불어온다(머리말 중에서).” 이 ‘이십사번화신풍’의 유래는 중국 남조시대 저술된 <형초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그러하다보니 24번의 봄바람에 따라 개화하는 꽃 이야기를, 중국에서의 절기와 꽃을 소개하고 한국의 꽃을 함께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24가지 꽃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꽃 사진과 함께 꽃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관련 설화나 일화 등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한시와 우리나라 고전시가나 현대시 등을 함께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즐겁게 읽었다.
동백꽃에 관한 서술 중, 동백기름이라고 불렀던 기름이 동백꽃나무가 아닌 생강나무 열매에서 짠 기름이라는 것을 알고서 놀라기도 했다. 이제껏 오해하고 있었다니! 특히 동백꽃 떨어지는 모습을 절묘하게 비유한 문정희 시인의 <동백> 시에 매료되었다. 시 전문을 찾아서 읽어보기도 했다. 수선화는 추사 김정희가 매우 사랑한 꽃이라고 한다. 이후로는 수선화를 보면 추사를 떠올리게 될듯하다. 유리왕의 <황조가>를 읽을 땐, 그 고대가요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앵두나무와 시간적 배경이 되는 3월 초순까지도 머리에 그려질 듯하다. 장미에 관련된 글에서는 장미전쟁을 다루고 있는데, 30년 동안 이어진 두 가문(랭커스터가 문장은 붉은 장미, 요크가 문장은 흰 장미)의 전쟁이 결혼으로 합쳐지며 일단락되면서 튜더 왕조가 탄생되었다는 것과, 두 장미를 합친 문장이 튜더 왕조의 문장이라고 해서 정보를 찾아 보기도 했다. 붉은 색과 흰 색의 장미를 절묘하게 결합한 문장이었다. 중국 한시는 당 현종과 양귀비 관련한 글이 흥미로웠다. 조선시대 기생을 가리켰던 ‘해어화(解語花)’라는 말이, 당 현종이 양귀비를 가리키며 한 말이라는 것과 이후 중국에서는 ‘미인’을 뜻하는 말로 자주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기름오동꽃에 관한 글 중 오죽헌의 오죽에 꽃이 피었다는 글을 읽고 사진으로나마 오죽의 꽃을 찾아보게 되었다. 오래 전 오죽헌에 들렀다가 세죽(細竹)만 보고 왔던 적이 있는데 그 검은 대나무가 꽃을 피웠다니 참 놀랍다. 대나무 생태에 대해서 알게 된 점도 좋았다. 가장 짧은 화기(花期)를 가진 ‘밀’의 꽃 글을 통해서는 달밤의 밀밭이 왜 그리 예쁘다하는지 알게 해주었으며, 조선 관기 홍랑의 시조 시구 중에 임에게 보내는 가지가 왜, 그 많은 꽃가지들 중에서 버들가지를 선택했는지도 알게 해준 ‘버들개지’ 가 내포하는 사연도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의 고전시가를 접할 때 꽃과 관련된 정서가 좀더 구체성을 띄게 되었다. 처음엔 화풍(華風)의 정보에 ‘시’를 이야기하고 있어서 융합적인 주제 엮음으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읽다보니 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화풍과 꽃 사진을 통해 실제의 모습을 아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꽃들이 어떤 환경에서 피고 또 어떤 모습으로 지는지를 알게 되면서, 꽃과 관련된 짧은 시구를 읽더라도 그 시구의 배경으로 담겨 있을 풍경이 그려진다. 중국 한시(漢詩)나 우리의 시가(詩歌)에 등장하는 꽃들의 자태와 향취에 대해 그 이해의 폭을 넓혀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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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주로 집에만 머물게 된 요즘, 바글거리는 사람들에 피곤하게만 느껴졌던 꽃놀이들이 그립다. 작년 봄, 몰리는 인파를 방지하기 위해 아름다운 꽃들을 밀어버리는 등 가슴 아픈 일들도 많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꽃놀이는 올봄도 보내주고 내년 봄을 기약해보아야 할 것 같다. 처음에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꽃들과 관련된 유래, 전설, 꽃말 등이 궁금해서였는데 책을 읽고 나니 마치 방안에서 꽃놀이하러 다녀온 기분이었다. 이 책에서는 중국의 고사들을 인용한 것이 많았는데 우리나라의 시인들 시도 많이 인용이 되어있었다. 그중에는 고등학교 때 공부해서 익숙한 시도 있었는데 학창 시절에도 좋아했었던 매창의 시도 있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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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나 중국 소설에서 꽃의 의미가 중요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요.
[ 이십사번화신풍]에서 중국 고전에 나온 24가지 꽃의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이 책은 봄꽃을 다루지만 시리즈로 남은 사계절의 꽃들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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