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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이 울기 좋은 곳이라는 건 목욕탕에서 울어본 사람만이 안다.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가 긴장하지 않고 살아갈 시간은 없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부딪히고 저기서 치이고, 그나마 알몸으로 들어간 곳에서나마 속이 시원하게 눈물이라도 흘릴 수 있는 거겠지. 이유는 다르겠지만, 나도 목욕탕에서 울어봤다. 눈이 빨개지도록 울면서 샤워 물줄기로 흘러내렸다. 가끔 집에서도 그럴 때가 있다. 누구나 비슷하지 않을까. 살면서 울고 싶은 순간이 없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보는 데서 울고 싶지도 않고, 왜 우는지 다 설명할 수도 없다. 나만의 공간에서 흘리고 싶은 눈물이라면, 집의 목욕탕이나 조금은 시끄러운 공중목욕탕은 울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나는 종종 공중목욕탕에서 우는 여자들은 본다’라는 첫 문장 때문에라도 이 소설은 저절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엄마 오혜자는 일찍 남편을 잃고 혼자서 딸 유라를 키웠다. 타고난 외모와 피부, 입담으로 동네에서 화장품을 팔며 제법 여유로운 삶이었다. 엄마가 남자를 만나고 사기를 당하면서 모녀의 삶을 바닥으로 내려왔다. 어린 딸을 데리고 공중목욕탕 선녀탕으로 입성한 엄마는 선녀탕에서 자고 먹고 때밀이로 일하며 악착같이 살았다. 유라는 선녀탕이 만수불가마사우나로 변하고 나서도 한참이나 그곳에서 지냈다. 우연히 무용을 배우면서 유라는 상도 타고 대학 진학까지 한다. 엄마의 고된 삶의 힘은 딸 유라였다. 무용가로 이름을 날리고, 남자나 결혼도 의미 없으니 딸의 성공한 삶을 바랐다. 엄마뿐만이 아니다. 유라 역시 무용가로 살면서 성공하고 싶었다. 여탕을 탈출할 유일한 기회였다.
목욕탕은 계급장을 떼고 사람과 사람이 알몸으로 만나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엄연히 서열과 위계가 존재했다. 여탕에서는 피부와 몸매 관리, 재테크, 자식 교육에 능한 여자들의 입김이 세고 서열이 높았다. 예쁘고 날씬한 데다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자식 대학까지 잘 보낸 엄마를 사람들이 대놓고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때밀이 아줌마를 부러워하는 사람은 없었다. 때밀이인데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돈을 잘 벌고, 자식을 잘 키운 여자. 엄마의 모든 행위 앞에는 ‘불구하고’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것은 아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엄마가 때를 밀어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내게도 마찬가지로 따라다니는 수식어였다. ‘불구하고’라는 수식어는 어쩌면 ‘불과하다’와 같은 말인지도 모른다. 때밀이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엄마를 추켜세우는 목소리는 역설적으로 그녀가 때밀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 모녀에게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106~107페이지)
엄마와 딸의 인생 대부분은 여탕에서였다. 오랜 세월 세신사로 일하며 삶을 꾸려온 엄마는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어도 여탕을 떠나지 않았다. 딸은 성인이 되고 더는 여탕에서 살지도 않지만, 여탕에 드나들며 여자들을 봤다. 사실 누구나 비슷하게 생각할 것 같다. 알몸으로 들어가는 곳, 다 벗고 들어가서 몸뚱이만 있으니 다 똑같다고. 계급장 떼고 알몸으로, 오직 사람으로 만나는 곳이지만 이곳에서도 위계는 있다. 그곳에 모여든 사람들은 자식 얘기, 돈 얘기, 정보력으로 서열을 만든다. 사람들은 오혜자의 몸매와 명문여대에 다니는 딸을 부러워하지만, 실상 그들이 보는 오혜자는 남편도 없이 딸 하나 키우는 목욕탕 때밀이에 불과하다. 그들이 말하는 정상 가족의 범주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 정상에 포함되지 않는 건 목욕탕에 드나드는 오회장도 마찬가지다. 상당한 카리스마로 수입품 취급하며 부자였고, 회장님으로 불리며 우러러보는 것 같지만, 그들의 눈에는 그저 정상의 삶이 아닌 무시의 대상일 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혜자에게는 몸을 맡기는 모든 이가 그저 똑같은 고객이다. ‘도둑년 돈이든 갈보년 돈이든’ 자기에게 돈이 들어오게 하는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쩌면 오혜자의 태도가 가장 살기 좋은 삶의 자세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목욕탕에 드나드는 여자들을 보면 알게 모르게 보이는 계급이 아니라, 그저 때를 밀러 오는 삶이 고단한 사람들이다. 몸의 고단함을 풀기 위해 오혜자를 찾고 목욕탕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다. 노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고 팍팍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반복이 거듭되는 와중에 세상의 기준을 놓지도 않는다. 오혜자에게 딸의 성공은 자신의 성공이기도 하기에, 딸을 무용으로 성공시키기 위한 의지를 놓지 못한다. 그건 목욕탕에 모인 여자들이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파악되는 서열의 문제이기도 하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많이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가고 유명해지고 성공하는 일이 자기의 일이 되어 자랑이 되는 일들. 낯설지 않다. 우리 주변 곳곳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익숙하게 보이는 장면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들에게 이게 삶의 전부일까. 남들에게 보여주고 비교하며 더 나은 삶이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을 만들려고 애쓰는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몸은 긴장한다. 느긋하게 몸을 쉬고 삶의 긴장을 놓으려고 찾아드는 곳에서 오히려 몸의 긴장을 더 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그런 내용은 엄마 오혜자와 딸 유라의 일상에서 더 잘 보인다.
분홍색 가방에 담긴 키티 도시락과 보온병 세트를 생각하면 지금도 배가 고파진다. 그것은 내 허기가 아니라 엄마의 허영을 채우기 위한 도시락이었다. 엄마가 내게 무용을 가르쳤던 것도 그런 종류의 허영이었다는 것을 안다. (76페이지)
엄마는 사람들의 긴장된 몸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 힘을 쭉 빼고 누운 사람들의 때를 밀며 그들의 피로를 풀어준다. 손님으로 오는 사람들이 밖에서 긴장하고 보냈던 시간에 보상이라도 받듯이 몸의 이완을 만드는 시간이다. 오혜자의 역할은 그런 것이다. 반면 딸 유라의 삶은 몸의 긴장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무용하는 딸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어야만 한다. 엄마와 딸의 이런 삶이 운명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딸이 긴장을 풀려고 엄마에게 몸을 맡기지도 않는다. 같은 삶을 공유하는 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긴장과 이완의 삶을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이완을 또 찾아내는 일이 기적 같다. 이 기적은 몸의 불편함과 불완전함으로 긴장하던 사람들에게도 찾아왔다.
여탕에 자주 오던 오회장은 엄마에게 자주 몸을 맡겼다. 엄마가 자존감을 세우며 당당하게 일의 규칙을 정하며 살 수 있던 것도 오회장의 힘이 어느 정도는 작용했다. 그런 오회장은 유방암 수술을 하고 한쪽 가슴이 없음에도 여탕에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들었다. 처음에는 여자들이 그런 오회장의 알몸을 흘긋거렸는데, 점점 한쪽 가슴이 없는 오회장의 몸은 아무 일도 아닌 게 됐다. 무슨 영험한 장소라도 되는 것처럼 만수불가마사우나 여탕에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자들의 출입이 늘었다. 다른 곳이 아픈, 아팠던 사람들도 자주 드나들었다. 그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한쪽이 사라진 가슴 따위로 긴장하지 않았다. 감추고 움츠러들면서 여탕의 출입을 걱정하지도 않았다. 계급장 떼고 알몸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서로 동등한 곳이었다. 가슴 속 말이나 등급을 매기는 시선을 살짝 숨기고 있지만, 그건 누구라도 비슷할 테니까. 여탕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각자의 몸을 씻으면서 어디서 한 번쯤 봤을 사연의 주인공들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알몸이지만 알몸 같지 않은 태도를 가진 속내를 엿보는 기분이 들면서도, 내 몸이 가장 편하게 다가오길 바라는 갈증을 담은 이야기다. 충분히 나로 살아가기에 괜찮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해준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지나고 나면 전부 아무것도 아니더라.” (163페이지)
엄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허공에 대고 읊조렸다. “오늘 못하면 다음에 하면 돼. 인생은 지겹도록 기니까.” (165페이지)
그동안의 삶이 만든 관조적 시선일까, 아니면 그것 말고는 다른 답을 찾을 수 없었다는 유일한 답이었을까. 굳어진 몸으로 목욕탕에 왔던 딸에게 알몸으로 누워있던 엄마가 했던 말은, 오늘 못하면 다음에 하면 된다고, 인생은 지겹도록 길다는 거였다. 여탕에 드나드는 여자들의 고단한 삶을 보면서 엄마가 배운 인생이었는지도, 항상 긴장하던 딸의 삶에 누그러짐을 알게 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성공한 삶은 아니었지만 실패하지도 않은 삶이 나쁘지는 않더라고 말이다. 고달프고 쓸쓸했지만, 아무리 애써도 만족할 때까지는 못 갔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말한다. 바라는 곳을 향해 아등바등 살아가다가 나를 누르는 고단함이 쌓여가는 줄도 모르고 있던 순간을 지적해주는 것만 같다. 굳어진 내 몸이 조금은 풀어지기를, 내 몸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면서 나를 옥죄는 것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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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목욕탕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는 그렇게 좋아한 것 같지 않은데 성인이 되고서야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이 좋아졌다. 특히 주변으로부터 시달림을 받은 날이면 뜨끈한 목욕탕에 들어가 모든 피로와 잡념들을 물 속에 풀어서 하수구로 보내고 싶었다. 요즘은 대중목욕탕도 가기가 힘들어져서 더욱 일상적으로 누리던 것에 대해 그리움과 간절함만 커지는 것 같다. 그 아쉬움을 책으로나마 달래고 싶어서 얼마전 대전의 독립서점에서 <아무튼 목욕탕>을 사서 읽었다. 생각했던 느낌과 내용의 책이라 흥미있게 보았다. 이번에는 좀 다른 결의 목욕탕을 배경으로 하는 책을 읽었다. 올 1월에 출간된 김유담작가의 <<이완의 자세>> 이다.
김유담작가는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핀 캐리」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2020년엔 소설집 「탬버린」으로 제38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목욕 대야, 환풍기, 모래시계, 사물함 키, 초록색 때수건, 목욕의자, 후끈한 열기를 내뿜는 목욕탕 욕조' 책표지에는 목욕탕을 연상시키는 물건들이 그려있다. "나는 종종 공중목욕탕에서 우는 여자들을 본다."라는 문장으로 글은 시작되는데, "혼자만의 욕실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거울 앞에 서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흘리는 눈물보다 여탕 목욕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흐느끼다가 샤워기에 씻어내 버리는 눈물이 나는 조금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7쪽)" 책 속의 문장을 따라가다 고개를 끄덕이며 목욕탕에 쪼그리고 앉아 뿌옇게 서리낀 거울을 닦아내며 내 얼굴을 마주하고 '수고했다. 잘 견뎠다.'위로해 주던 모습을 떠올렸다.
"만수는 제 엄마를 많이 닮았다. 기골이 장대한 외양부터 닮았고 성격도 비슷한 구석이 많다. 키가 187센티에 몸무게는 90킬로가 넘는데다 목소리도 크다. 만수가 길에서 알은체하며 큰 소리로 부를 때면, 나는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어진다. 어려서부터 녀석은 나를 누나라고 부르며 따라다녔다. 지금은 기분이 좋을 때만 누나라고 부른다. 만수는 야구를 잘한다. 중학교 시절에는 또래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좌완 투수였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났던 만수는, 환호성을 받으며 출루했지만 맥없이 아웃을 당한 타자처럼 집으로 돌아왔다. (...) 24시만수불가마사우나입구에 들어선 손님들은, 이 집 아들 만수가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따. 가로 80센티, 세로 110센터 크기의 액자 사진 속에서 유니폼을 입은 만수는 우승기를 흔들고 있었다. 만수가 일본에서 돌아오면서 그 액자는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다.(...) 하얗게 남은 액자의 자리는, 홀연히 사라진 만수의 꿈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이완의 자세, 9쪽)"
만수네 목욕탕, 24시만수불가마사우나가 '선녀탕'이었을 시절부터 그곳에서 '세신사'로 일하는 엄마와 목욕탕에서 먹고 자면서 지냈던 주인공, 유라. "만수와 나는 다르다. 엄마의 사물함 벽면에 붙어 있는 내 사진을 떠올렸다. 엄마는 내가 머리에 족두리를 쓰고 트로피를 든 채 찍은 사진과, 나에 대한 기사가 실린 무용 잡지 한면을 코팅해 사물함에 붙여놓았다. 나는 더이상 무대에 설 수 없지만, 엄마에게 얼른 그 사진들을 떼어버리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제 엄마는 대체 어떤 희망으로 그 조그만 사물함의 문을 여닫을 수 있을까.이완의 자세, 10쪽)" 만수와 자신을 언급하며 책의 첫꼭지가 시작된다.
책의 제일 후반부에서 '만수와의 에피소드'가 다시 나온다. 조금 더 친밀해진 모습으로. 늘 유라에게 관심이 있었던 만수는 유라와 함께 술자리를 하게 되고 유라에게 자신이 관심이 있었던 것을 일본에서의 화려한 여자관계에 대한 시덥지않은 이야기를 하면서 넌지시 알리고 급기야 기습키스를 하게 되고 좀 더 친밀한 시간을 갖고자 한다.
"수면을 손으로 크게 휘저으며 온탕 속으로 들어갔다. 발끝부터 아랫도리까지 뜨거운 기운이 와 닿았다. (...) 이곳에서 나는 오롯이 혼자였다. 누구의 딸도, 대단한 무용가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채로 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나는 아무도 없는 욕조 속에서 생각을 지워야한다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조금씩, 조금씩 몸을 낮추면서 뜨거운 물속으로 몸을 집어넣고 앉았다. 두 가랑이를 넓게 벌려 앉으면서 두 팔을 수면 위로 띄운 채 스스로 눈을 감았다. 온몸을 휘감은 온기 속에서 내 몸의 모든 구멍이 열리고 있었다. 그 안에서 어떤 것이 쏟아져 나올지 나도 알 수 없었다.이완의 자세, 167쪽)"
만수와의 첫경험에서도 타인의 접촉이 부담스러워서 피하는 바람에 실패를 하고 엄마가 있는 목욕탕으로 가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혼자 온탕 속으로 들어가 몸을 담그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생각을 지우려는 상태, 몸을 물의 중력에 맡기고 두 팔과 다리를 벌리고 진정한 '이완의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세신사 엄마의 딸로 어렸을 적 엄마에게 억지로 때밀림을 당하며 거친 손을 어린 몸으로 감당하며 느꼈을 수치감과 불쾌함, 재능이 탁월하지 않은 평범한 대학생 무용수로 엄마의 허영된 꿈을 투영받은 무력함, 타인의 터치를 소름돋아 하며 사랑의 표현으로 느끼지 못하는 방어적 태도 등, 그간 고단한 그녀의 삶을 물 속 깊은 곳에 내려놓고 자신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완의 자세, 28쪽
주인공 유라의 엄마는 처음부터 때밀이를 시작한 것은 아니였다. 상고를 나와 서울시내 가장 큰 백화점의 화장품 매장에 용모단정의 이유로 취직을 했고, 재고 파악 및 주문을 위해 본사에서 나오는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유라를 낳았는데 지방출장길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해 세상을 뜨게 된다. 어린 아기를 포대기로 업고 화장품가방을 든채 이 집 저집 다니며 피부 마사지와 눈썹 문신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남편의 회사와의 산재 보상 싸움끝에 보상금을 받고 '뷰티케어'가게를 차린다. 10분 거리를 빨간 스포츠카를 몰고 다닐 정도였는데 다단계사업을 추천하는 허우대 멀쩡한 사람을 잘못만나 사기를 당하고 결국 목욕탕에서 때밀이를 시작한다.
"여탕 안의 난방 장치는 이미 꺼져 있었고, 내 몸은 금방 식었다. 때가 제대로 나올 리 만무했다. 때가 나오지 않는다며 엄마는 또 신경질을 부리며 나를 때렸다. 엄마와 나 둘밖에 없었지만 넓은 공간에 그렇게 벌거벗은 채로 누워 있는 것이 수치스러워서 눈물이 났다. 내가 눈물을 찔끔거리면 엄마는 또다시 손바닥으로 나를 매섭게 내리쳤다. (...)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어금니를 깨문 채로 추위와 아픔, 그리고 수치와 모멸감을 견뎠다. 버둥거리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몸에 힘을 뺀 채로 가만히 누워 있으라는 엄마의 요구 조건을 일곱살의 내가 모두 수용하기는 힘들었다. 나는 몸에 힘을 잔뜩 주고 긴장한 상태로 그 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나는 무엇이 그토록 엄마를 화나게 하는지, 엄마의 분노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몰랐다. 내가 참아야 하는 것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이완의 자세, 29쪽)"
"엄마는 손님이 없을 때면 만수 엄마 곁에서 아기 목욕을 도왔다. (...) 그런 엄마를 볼 때면 왈칵 서러움이 올라왔다. 나는 벌거벗은 미미 인형들을 세숫대야에 담그고 거칠게 씻겼다. 미미 인형의 가랑이 사이는 밋밋하고 딱딱했다. 나는 인형의 가랑이를 쭉 찢어서 비누칠을 했다.이완의 자세, 41쪽)" 세신사 딸로 엄마가 하는 일을 가까이에서 보고 자란 딸의 마음이 잘 드러난 문장을 보니 가슴이 먹먹했다.
"남의 돈은 원래 더럽기 마련이라며 담담하게 때 묻은 돈을 세는 엄마 밑에서 나는 자랐다. 엄마는 바쁘다는 핑계로 내 스타킹을 빨아주지도, 교복을 다려주지도 않는 야멸찬 사람이었지만, 내게 건네는 용돈만큼은 천원짜리 한장까지 다리미로 다려주었다. 양말을 제때 꿰매주지 않아 때때로 내가 구멍난 양말을 신고 다니는 것도 모르는 엄마의 무신경함에 신경질을 내고 싶다가도, 졸린 눈을 부리면서 내 무용복 한복 저고리 동정만은 매번 손바느질로 새로 달아주던 엄마를 보면 맥이 풀렸다. 내가 태어난 이래 우리 모녀의 삶은 늘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하지만 동정받을 정도는 아니었고, 제자리를 지키면서 서로를 그럭저럭 지켜왔다. (...) 나는 엄마의 돈으로 무용을 전공했고 대학원도 다닌다.이완의 자세, 49쪽)" 엄마와 딸의 사정을 엿보며 녹록지 않은 삶에서 애증하는 관계로 살아왔겠다 싶었다. 두 모녀가 타인을 의식하지도 무시하지도 않은 채 적당히 자신의 마음과 삶을 지키며 사느라 얼마나 고됐을까 싶기도 하다.
<이완의 자세>에는 목욕탕에서 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는 모습도 나온다. "오전 9시 전후로 여탕에는 출근 멤버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 중년 여성들의 사교 모임은 평일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해지는데, 얼음을 띄운 녹차를 마시며 피부 관리와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를 나누다가 재테크와 사교육으로 화제가 옮겨가는 식이었다.이완의 자세, 97쪽)" 여성들의 질투와 시기심, 오해로 인한 싸움은 어딜가나 있길 마련이다. 그런데 그것이 목욕탕이란 장소에서는 좀 더 격상되는 느낌이다. '수리부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한 여자는 재테크와 사교육에서 전문가의 자질을 뽐내고 여러 추문에도 밝아서 여자들의 정보 중심에 있었는데 여자들의 험담으로 기분이 상한 수리부인이 그 험담을 주도한 사람으로 유라엄마를 의심했고, 급기야 인격모독까지 하며 싸움을 건다. 수리부인의 "여탕"이라고 부르는 호칭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나는 아줌마가 누군지는 전혀 관심 없고요. 로커 키 몇 번 손님인지, 나한테 키를 맡길 건지 말 건지만 궁금하거든요? 기분 나쁘다면 죄송하지만, 선불이 원칙이에요.이완의 자세, 100쪽)"라고 말하는 그녀의 당당함이 오히려 더욱 짠해 보였다. 그간 여러 힘든 일을 겪고 일반인들이 직업적 소명을 가지고 일한다고 생각하기 힘든 일을 하면서도 전혀 낙심하지 않는 모습이 자신의 기준과 틀을 만들고 묵묵히 일해왔던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일텐데 아직 난 편견으로 사로잡힌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 묵묵함 속에 감춰진 수치심과 모멸감이 보이는 것 같다.
한편의 흥미로운 소설을 보았지만 그 내밀한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책의 말미에 쓴 '작가의 말'중에서 "원하는 무언가로 살지 못하더라도 그 삶이 가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내가 꿈꿔온 나'가 아니더라도 '충분한 나'로 살 수 있을 거라는 낙관이 어쩌면 더 오래 쓰게 하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더 멀리 나아가고 싶다.(188쪽)"말이 와닿았다. 작가로서 '잘 써지지 않을 때'를 지나오며 저런 깨달음을 얻은 듯 하다. 저자가 생각한대로 이대로도 충분한 나라고 만족감을 얻으며, 글쓰는 삶을 더욱 만족해하며 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서평단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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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pinkpanda_sam/222434318531 소설을 단숨에 읽었다. 읽는 내내 지금의 나보다 더 어렸던 엄마. 그리고 그 시절 어린 내가 떠오르면서 내 마음도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이 책을 읽고나니 삶에서 힘을 빼는 것이 필요한 일이란걸 새삼 느끼게 된다. 책을 다 읽고나니 목욕탕이 너무 가고 싶다. 묵은 때를 빡빡 밀어내면서 수다떨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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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mate3416/222311853557 < 책방 하고 싶은 면서기 >
에포케epoche에 관한 논픽션인 줄 알고 골랐는데… 소설이다. 아무래도 어느 지면의 신간소개 코너에서 같이 읽어 헷갈렸던 듯. 살다보면 똘똘치 못함이 출산하는 즐거움이 있는데 이게 또 그 예상치 못한 맛이 꽤 쏠쏠하다. 쏠쏠하니까 너무 많이 똘똘해지는 건 자제하기로.
토요일 아침, 모든 창문을 열고 청소를 한 뒤 깨끗한 식탁에 앉아 김유담 작가의 『이완의 자세』를 읽었다. 손에 알맞은 판형에 하늘색 파란색 표지까지. 흐뭇. ‘나’의 엄마 오혜자는 (우린 그녀를 오혜린으로 불러들려야 한다) 때밀이 아줌마다. 잠깐. 혹시 지금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다면 다시 집어넣으시라. 홀딱 망하고 남은 전 재산으로 때밀이 자리를 사 여탕 탈의실에서 어린 딸과 숙식을 한 이 엄마는 ‘불구하고’의 때밀이 아줌마다. 남편 없는 빈털터리 때밀이임에도 불구하고 예쁘고 날씬하다. 작업복(빨간 브라 빨간 팬티)을 입고 때를 미는 그녀의 몸은 벌거벗은 여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프로 근성으로 열심히 때 밀고 마사지해 번 돈으로 재개발이 예정된 아파트도 샀고, 탈의실 정기장판에서 재우고 탈의실 평상에서 TV 보이며 키운 딸도 대학까지 잘 보냈다. ‘불구하고’였는데도 말이지. (울컥한 이야기, ‘불과’에 관해서는 직접 읽어보시라)
소설을 모두 읽고, 조금은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책 표지를 다시 보았다. 어째서 작가는 제목을 ‘이완의 자세’로 지었을까? 이완은, 자세는 무슨 이유로 다른 단어들을 제치고 선택된 걸까? 왜 한 번에 딱 모르겠지? 작가가 힘주어 쓴 무엇을 내가 그냥 흘려 읽었나? 대체 왜, 이완의 자세인거지?
어른으로 자라가는 ‘나’의 이야기를 경청하느라 때밀이 침대에 작은 몸을 뉘여 등짝을 맞고 눈물을 찔끔거리며 온몸이 시뻘게지도록 엄마의 연습용 몸이 되어야 했던 어린 ‘나’를 그제야 떠올렸다. 어른이 되었고 목욕탕을 벗어났는데도 누군가의 몸이 닿으면 얼음. 우스꽝스러운 모습, 부자연스러운 모양으로 굳어버리는 ‘나’를 땡! 해주기는 쉽지가 않다. 터치는 금지니까. 그렇게 여지없이 경직해버리는 ‘나’를 보고 있자면 어쩐지 ‘피난’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눈에 잘 보이는 안내문을 하나 들려주고 싶다. ‘지금은 난을 피하는 중입니다. 멀리서 다시 불러주세요.’ 궁서체로 단정하게.
그런 소설이 있다. 큰 울림이나 긴 공명, 날카로운 문제 제기나 정신 번쩍 드는 도끼질이 없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소설. 책꽂이 어디쯤에 꽂아놓고 어느 날은 아침 체조하며 힐끗, 어느 날은 침대 발치에 앉아 멍하게, 어느 날은 금요일 저녁이니까 와인과 다시 읽으려 반짝이며 눈을 맞출 책. 그런 책들은 나를 기분 좋게 한다. ‘불구’지만 ‘불과’일 수 없는 책들, 흐뭇하고 기특한 책들. 쾌적한 토요일 아침. 좋은 소설을 앉은 자리에서 모두 읽었다. 옛날옛날 어릴 때, 이모 손잡고 목욕탕에 끌려가 딸기우유 얻어먹던 그 옛날옛날을 애틋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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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정치인들이 회담할 때 목욕탕서 깨벗고 해야 된다고 그래야 감추는 거 없이 솔직한 얘기를 할거라고 하지만 이 소설을 읽어보니 깨벗고도 허세와 과시욕을 뽐내는 사람이 있으며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 애쓰는 사람도 있음을 보게 된다 '여탕에서 펼쳐지는 후끈 따뜻한 성장서사'라는 책의 소개글만 봤을 땐 카더라 통신의 근원지가 되는 여탕에서의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펼쳐지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재미있으면서도 묵직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남편과 사별한 후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며 어린 딸 유라와 살아가던 오혜자 한 남자를 만나 행복해지나 싶었으나 그에게 사기를 당하고 빈털터리가 된 채로 딸고 함께 목욕탕에서 거주하며 세신사로 일하게 된다 기술을 익히기 위해 어린 딸을 눕혀놓고 때가 나오지 않는데도 밀어대는 엄마 목욕탕 주인집 아들 만수를 왕자님 모시듯 하는 엄마 세신사라고 깔보는 사람 앞에서도 당당한 엄마 그런 엄마를 지켜보는 유라의 투정과 분노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었다 자고로 가족의 직장에는 함부로 찾아가지 말라 했는데... 그 모습을 어릴적부터 내내 지켜봤으니 유라의 마음이 좋을 리가 없다 괜히 인형에게 분풀이를 해보지만 씻기지 않았으리라 에세이인가 싶을 정도로 꾸밈없고 담백하게 쓰여진 소설 읽다가 중간에 다시 표지를 보며 '소설맞지?' 라고 생각할 정도ㅎㅎㅎ 순식간에 읽어버렸지만 생각은 오래오래 하게 된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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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유담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쫓기듯 펼쳐든 <이완의 자세> 생각보다 글이 잘 읽혔고, 몰입도 금세 되었다. 아빠와 일찍 사별하고, 진지하게 만나던 사람에게 다단계 사기를 당한채 딸 유라와 빚만 덩그러니 남은 엄마 오혜자. 어떻게든 살아야했기에 그녀가 선택한 길은 선녀 목욕탕의 때밀이가 되는 것이다. 목욕탕에서 딸과 숙식을 해결하며 지내는데, 유라는 따뜻한 황토매트와 축축한 공기 사이쯤에 있는 그 공간이 싫다. 언뜻보면 계급장 때고, 알몸으로 평등하게 만나는 곳이 '여탕'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매끈하고 고운 피부와 날씬한 몸매를 가진 여자들 혹은 자식의 성적과 명문대의 진학은 그들 사이에 위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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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탕'의 세계에서 벌거벗은 여자들의 몸을 보고 자란 유라에게, 몸은 그저 몸일뿐이었고, 그것은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은, 끊임없이 씻어주어야 하는 살덩어리에 불과했다. 그런 유라에게 몸의 곡선과 움직임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해야하는 무용은 갈수록 무거워져만 가는데...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만지는 순간, 딱딱하게 경직되어 버리는 유라는 어린시절 자랐던 '여탕'이 어떤 의미이기에 그토록 딱딱하게 굳어버리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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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멸시와 무시 속에서도 '때밀이'라는 일을 꿋꿋하게 해나가는 엄마를 마음 아파하면서도 너는 밝은 무대에서 평생 춤만 추라는 엄마의 기대가 힘들기도 했던 유라가 마지막 장면에서 물 속에 몸을 띄운 채 스르르 눈을 감는 장면이 생생하다. 엄마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탕에서 스스로가 이완의 자세를 취하는 모습에서 유라가 조금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 뒤에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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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모가 특출난 엄마는 용모가 특출난 사람만 뽑는다는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에서 아빠를 만나 결혼했고, 아빠의 출장길에서 운명을 달리한 대가로 받은 위로금으로 엄마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피부관리실로 화려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반짝거리던 시기도 잠시 장교출신이라는 명함말고는 내세울게 없던 다단계 하던 아저씨를 만나 살림을 합쳤는데, 아저씨가 사라지고 나자 빛나던 엄마에게 빛은 사라지고 생각보다 많은 빚과 어린딸만 남아, 경기도 외곽의 한 동네에 선녀탕이란 목욕탕 여탕의 작은 공간에 있는 돈 다 털어 들어가게된다.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옷을 입은것보다 옷을 벗은 사람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한게, 엄마의 때밀이 솜씨가 좋아질때까지 밤마다 연습상대가 되었고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이 시기 트라우마로 남들에게 쉽게 자신의 곁을 내줄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목욕탕이란 좁은 공간에서의 자신만의 규칙을 정한 엄마,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들만의 질서를 가지고 살아가는 여자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목욕탕에서 여성들의 권력과 우위를 만들어내는 요소들의 이야기, 여자들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여자들의 시선으로 차근차근 설명해낸게 신기했다. 여탕의 질서를 대표한 오회장의 유방암 수술로 평소의 분위기가 반전되었고, 그 이후부터 늘어난 여성질환을 겪은 손님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가장 정상인 사람들만 다닐 수 있었던 그 공간의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한 계기를 만들어준 인식 전환의 계기를 바꿔준 이야기가 현실적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온탕속에 자신의 몸을 담그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그냥 제목이 생각났다. 이완의 자세에서 어떤게 쏟아져 내릴 지 모르는 그 모습, 이완을 대하는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고, 삶의 피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삶을 이야기하는 다른 통로로 여탕을 선택했다는게 신선했고, 그만큼 오래 기억에 남을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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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어떤 얘기일까
나의 호기심을 가장 크게 지극한 것은 제목이었고… ‘이완의 자세’ ? 수축과 이완 긴장하지 않고 다음에 오는 무언가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비우는 것이 이완
두 번째는 여탕이라 금남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나는 엄마와 함께 6살때까지 여탕을 다녔다. 우리 세대까지 가능한 일이었던 듯하다) 같은 글과 표현이지만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게 되니, 선정성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있었다.
대중탕이 찜질방으로 바뀌는 시대. 내가 성장기와 어느 정도 비슷한 시기. 대중탕을 자주 가지 않았고- 이유는 훅하는 열기에 갑갑함, 엄마와 함께 갈때는 항상 등을 포함한내 몸은 늘 빨갛게 때가 밀려져 있었고, 그 후엔 답답함에 집에서 샤워하는 걸로 변경. 싸우나나 찜질방도 자주 가지 않는다.
그런 공간을 편하게 느끼지 않는 나는 궁금하다. 매일 출근하는 아주머니들… 그들만의 공감대.
남녀의 차이와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가치관의 차이에서 출발하고 경험의 차이에서 굳건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이 채워지기보다 증폭되었다. 답을 찾기 보다는 인정하는 것이 옳을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소설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저자(이유라)와 엄마(오혜자)의 이야기는 안타까움과 부러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부모 자식간의 사랑 한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고, 특히 딸과 엄마의 애증의 관계라고 하는 말에 수긍이 가기도 했다. 아들로 태어났지만 효도하지 못하는 자신… 효도는 큰일이 아닌데~ 가까이 있을 때와 멀리 있을 때는 차이도 알게 된다. 동성 사이의 관계이지만 엄마와 딸의 관계, 아빠와 아들의 관계는 비슷할 수 없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지나고 나며 전부 아무 것도 아니더라.”(p163) 엄마가 딸에게 해주는 이 말이 key라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몽실북클럽 서평이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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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문학상수상 #김유담소설 #몽실서평이벤트 ♤이완의 자세 "오늘 못하면 다음에 하면 돼. 인생은 지겹도록 기니까." 2020년 신동엽문학상 수상작가 김유담의 신작소설! 여탕에서 펼쳐지는 후끈 따뜻한 성장서사 뚝심 있는 작가 김유담이 그러내는 이완하는 삶 ♤남편의 죽음과 시댁측과 연 끊고 억척스럽게 살아가다 다단계사기를 당해 모든것을 잃어버린 엄마가 어린딸을 데리고시댁에서 받은 돈으로 집대신 세신사 자리를 사서 지하1층 목욕탕에 자리잡기위해 펼쳐지는 모습과 서툰 때밀이 실력을 연습하기 위해 어린딸에게 실습하고 하기싫은 딸은 엄마의 거친 손질과 매맞음이 트라우마로 남게된다 몸무게에 관계없이 그사람의 위치에 관게없이 때를 밀러온 사람으로만 보고 억척으로 번 돈으로 딸을 무용으로 유명대학보내고 빚을 갚고 차곡차곡 살림을 느리는것과 달리 오로지 여탕을 벗어나기를 꿈꾸던 유라의 성장사를 여탕을 중심으로 펼쳐내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 두모녀를 객관적입장에서 보고 조언을 해주던 무용학원 윤원장과 재래시장상가협회장을 지냈던오회장을 통해 두 모녀는 자신의 내면에 있던 물음에 작은 답을 찾아갑니다 ♤유라는 한번도 자기자신을 온전히 가져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을 제대로 내어주지도 내려놓지도 못한다고 나는 나 자신인 채로 살아본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던 여탕의 온탕 속에서 타인의 손길에 몸이 굳어버렸던 몸을 이완하는 과정을 느끼면서 글이 맺음을 마친다 #이완의자세 #김유담 #창비 #신동엽문학상수상 #여탕 #목욕탕 #이완 #세신사 #성장서사 #금남의구역 #여자들의내밀한이야기 #몽실북클럽 #몽실북클럽추천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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