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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의 모자이크] 누덕 누덕 기운 누더기가 화려한 빛으로
"[열두 살의 모자이크] 누덕 누덕 기운 누더기가 화려한 빛으로" 내용보기
나는 솔직히 조선족이나 새터민에 대해서는 조금 안다고 생각했다. 가끔 책이나 매체를 통해서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현재에 이르렀는지, 그들의 고단한 여정을 느끼면서 조용한 응원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열두 살의 모자이크>는 북한 출신이 아닌 '제3국 출생 북한 이탈 주민'이나 '중도 입국자'로서 남한에서 살아가는 12살 소녀의 이야기이다. 생소한 용어와, 미처 생각해보지
"[열두 살의 모자이크] 누덕 누덕 기운 누더기가 화려한 빛으로" 내용보기

나는 솔직히 조선족이나 새터민에 대해서는 조금 안다고 생각했다. 가끔 책이나 매체를 통해서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현재에 이르렀는지, 그들의 고단한 여정을 느끼면서 조용한 응원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열두 살의 모자이크>는 북한 출신이 아닌 '제3국 출생 북한 이탈 주민'이나 '중도 입국자'로서 남한에서 살아가는 12살 소녀의 이야기이다. 생소한 용어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어서 적잖이 놀랐다. 그만큼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은 것이리라. 관심이 그만큼 없었던 걸까? 찾아보니 중도 입국자와 새터민은 나뉘어져 있다. 정부의 지원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다. 엄마가 중국인 장에게 팔려와서 낳은 아이가 주인공 송제나다. 딸이라는 이유로 출생신고도 안 된 아이. 엄마는 장에게서 4년만에 탈출에 성공해서 남한으로 와, 다른 새터민 남성과 결혼해서 새 가정을 꾸리고 산다. 이 가정마저도 새아빠가 떠남으로서 끝이 나지만.

제나는 친구들에게 북한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렵고, 중국 애도 북한 애도 아니라는 것이 알려질까봐 끔찍하게 여긴다. 그런데 친구(은지)에게 도둑이라는 누명과, 자신이 그토록 숨기고 싶은 북한 출신이라는 걸 들키고나서 학교에서 중간에 나온다. 아무 버스나 타고 거의 종점까지 가서 그곳에서 만난 콩 두부 가게 노부부.

제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울지않는 단단한 아이다. 상황 판단을 예민하게 하고, 자기가 판단한 대로 믿어버리는 고집스러운 면도 있다. 그래서 엄마에 대한 불신과 안 좋은 감정이 커진다. 엄마가 성당의 시설에, 친아빠의 옥수수 농장에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한다. 또 새아빠를 만나기 위해 제나를 버리고 호주로 떠났다고 생각하고 자신도 엄마를 떠난다며 콩두부 가게로 간다. 그러나 엄마는 호주로 떠나기 전 다녀오는 이유를 말했지만(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제나는 건성으로 듣고, 흘려버리고 일이 벌여졌을 때는 원망한다. 자신이 생각한대로 판단하고. 제나가 이해가 간다. 나에게는 어린나이에 많은 것을 겪었기 때문에 마음을 닫고 긴장하며 사는 아이처럼 보였다.

콩두부 집에서 사흘간 지내면서 노부부로부터 마음에 난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은 제나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반아이들의 '요상한 말장난' 놀이에서 혜리는 제나를 '누더기'라고 표현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북한 애고 못생기고, 거지 같아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 이해하고 수치스럽게 생각하지만, 콩두부 집에서 지내다 온 제나는 그동안 겪은 자신의 삶이 누더기 같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자기 집 창문에 붙여진 조각조각 셀로판지에 빛이 통과해서 엄마 화장대에 반사된 햇살처럼, 마치 교회 창문의 모자이크처럼, 그것은 반공호 속에 드는 햇살처럼, 자기를 표현한 누더기도 밝고 따듯한 햇살이 되면 좋겠다고 여기며 얄밉게 군 친구들도 밉지 않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아침 햇살이 화장대 거울에 부드럽게 번져 있었다. 창문에 붙인 빨강과 주홍, 그리고 파랑과 보라 셀로판지를 통과한 빛이었다. 분홍 같기도 노랑 같기도 한, 하늘색과 연두색으로도 보이는 또 다른 햇살. 창문에 붙은 각각의 색깔이 아침 햇살을 받아 부드럽게 이어져 하나가 되었다. (중략)

셀로판지 밑에는 투명 테이프가 있고, 그 밑에는 깨진 유리가 있지만 어쨌든 아침에는 이렇게 예쁜 빛이 들기도 했구나. (중략)

빈집에 그래도 모자이크 빛이 머물러서 다행이다. 부드러운 게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누더기 같은 셀로판지가 그렇게 예쁜 빛으로 바뀐다는 걸 미나는 어떻게 알았을까. (중략) 

송제나로 사는 동안 보통 애들과 다른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셀로판지만큼도 예쁘지 않은.  - 115-116쪽 

새터민은 정부지원금으로 대학까지 마칠 수 있지만 중도 입국자는 대학 입학금 일부만 지원받을 수 있고, 다른 지원 또한 차이가 크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대학을 들어가는 경우도 적고, 졸업을 한다고 해도 취업이 더 힘들다고 한다. 이들과 관련된 영상을 몇 개 찾아보니 여전히 차별당하고 힘든 삶이 계속되는 듯 해서 마음이 불편하다. 

제나가 덜 상처받고 긍정적으로 씩씩하게 잘 살길 바란다.

이렇게 쓰면서도 모순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마음이 무겁다.

 

 

 

c*****y 2021.04.23. 신고 공감 8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