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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지붕의 집에선 매슈 아저씨의 일을 거들어줄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 했으나 전달과정에서 여자 아이로 바뀌어 앤은 이 집으로 오게 된다. 평소 여자라면 말도 못 붙이고 힘들어 하던 매슈는 앤의 쉬없는 재잘거림에 친근감을 느끼고 동생 마릴라 아주머니는 이 어긋난 상황을 되돌리고자 하지만 결국 불쌍한 앤을 다른 집에 보내기엔 마음에 걸려 앤과 같이 사는 것으로 결정한다. 상상력의 끝판왕, 긍정의 아이콘, 엉뚱한 짓의 대명사이지만 그녀의 매력속으로 빠져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다이애나와 평생의 우정을 나누기로 약속하고 학교에서도 여러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가는 앤은 학교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다. 잊을 만하면 큰 사고를 치고 어른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하지만 그런 그녀라도 매슈와 마릴라는 사랑스럽기만하다. 비록 앤이 바르게 자라는 마음에 따뜻한 말 대신 나무라는 말을 더 많이 하지만 마릴라는 앤이 가져다준 행복에 점점 빠져들고 앤을 항상 지지하고 응원하는 매슈는 조용히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물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걸 어떻게 알아요?" (p.37) "조용히 하고 있을까요? 그러시면 그럴게요. 마음만 먹으면 말을 안 할 수가 있어요. 힘들기는 하지만요. "(p.38) "예쁘다고요 매슈 아저씨를 처음 만나 집으로 오는 길 쉼 없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매슈 아저씨가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을 하지만 아저씨는 그런 앤이 싫지는 않고 오히려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고 재잘거리는 모습이 싫지가 않아 오히려 하고 싶은 말을 계속 하라고 한다.
" 저는요, 아무리 제라늄이라고 해도 이름이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그러면 물건도 사람 같잖아요. 그냥 제라늄이라고만 부르면 제라늄도 기분 나쁘지 않을까요?" (p.73) 자기에게 인상 깊은 것들에게 의미를 부여해 이름을 붙여주는 앤은 이곳에서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황홀하기만 하다. 이곳에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앤은 행복하고 그런 앤이 이상하고 이해가 안되는 마릴라는 표현은 퉁명스럽지만 조금씩 그런 앤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손안에 작고 야윈 손이 닿자, 마릴라의 가슴에서 뭔가 따뜻하고 기분 좋은 기운이 샘솟았다. 어쩌면 지금까지 잊고 살았던 모성이 꿈틀거리며 되살아난 것인지도 몰랐다. 그 낯선 포근함에 마릴라는 마음이 어수선했다. (p. 143)
앤에게 이제 진짜 집이라고 느낄 수 있는 집이 생겼음에 기뻐하며 마릴라의 손을 잡자 마릴라는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애정과 낯선 느낌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싫지는 않다.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처음 느껴보는 설레임이라 이런 것이지 않을까? 뭔가 따뜻하면서도 어색해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는 마릴라의 심리상태가 오히려 앤보다는 감정의 민낯을 보기 두려워하는 성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내가 먼저 맹세할게. 나는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마음의 친구인 다이애나 배리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p.163) 그토록 바라던 영원한 친구인 다이애나를 만나 서로에게 맹세하는 앤. 마음이 너무 잘 통해서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이끌려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우정을 쌓기 시작하는 앤과 다이애나의 모습에서 학창시절 저런 맹세는 하지 않아도 정말 영원한 친구를 꿈꿨던 내 모습이 생각났다. 지금은 연락이 되지 않는 친구들도 떠오르고 정말 한 번 만나자고 그리 약속을 하면서도 몇 년 째 못만난 친구도 생각나고 ... 학창시절 든든한 그녀들은 어디에 있던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가고 있을 거라 여겨진다.
"나도 그대를 영원히 사랑하겠소, 다이애나, 이 시간 뒤로 그대와의 추억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읽은 책처럼 나의 외로운 인생에 별처럼 빛날 것이오. 다이애나, 내가 영원토록 소중히 간직할 수 있도록 이별에 앞서 그대의 칠흑 같은 긴 머리카락 몇 올을 주시겠소?"( p.238~239) 다이애나를 초대해 우아한 어른들의 흉내를 내다가 산딸기 쥬스를 준다는 것을 그만 포도주를 다이애나에게 주고 그걸 맛있다고 3잔이나 먹고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간 다이애나. 다이애나의 어머니는 화가나서 앤과 다시 놀지 못하게 하고 둘은 슬픔의 이별 시간을 갖는다. 둘은 다시 친구로 지낼 수 없다는데 절망했으나 이 둘의 대화가 사실 너무 연극적이라 웃음이 절로 나왔다. 소녀들이 이렇게 귀엽다니 ...
"아, 매슈 아저씨, 정말 근사한 아침이죠? 마치 하나님이 상상한 모습 그대로 세상을 만들어 놓은 거 같지 않으세요? 하느님이 혼자 즐기려고 말이에요. "(p.258) 다이애나의 동생이 편도선염으로 위험한 상황일 때 옆에서 잘 간호를 해준 앤 덕에 고비를 넘기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오는 앤은 몸은 힘들고 지쳤지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군가를 도움을 주고 결과가 좋았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기만 하다. 정말 행복한 날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이는 날이 나에게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기쁨 마음을 앤처럼 저렇게 표현을 한 날은 몇일이나 될까. 앤처럼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아름답고 감탄스럽고 황홀하다면 정말 세상엔 감사할 일이 넘치겠지. 앤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앤이 옷을 받아들고 한동안 경건한 침묵이 흘렀다. 아, 이 얼마나 예쁜지, 아름답고 부드러운 갈색 글로리아 옷감으로 만든 드레스는 실크의 매끄러운 광택이 돋보였다. ~(p.353) 마릴라 아주머니의 고집스러움은 앤이 허영심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 퍼프 달린 옷을 만들어주지 않았지만 매슈아저씨의 너그러움은 다른 아이들처럼 앤도 그런 옷을 입게 끔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해준다. 항상 좀 꼰대 분위기의 린드 부인이 그나마 그런 앤의 입장을 생각해 예쁘게 옷을 만들어주어서 다행이었다. 린드 부인에게 내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상상력은 기르면 생겨. 방금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어. 다이애나. 우리 둘이 이야기 클럽을 만들어서 글쓰기 연습을 하는 거야. "(p.368) 다이애나의 상상력 키우기 프로젝트 돌입~~ 이야기 클럽은 둘에서 네 명으로 다시 한 두명이 더 늘며 소녀들의 글쓰기가 시작된다. 이렇게 낭만적인 친구들과 함께 행복한 앤의 모습이 부럽고 예뻐보인다. 나의 사라진 상상력도 글쓰기로 복구 될 수 있을까? 이 소녀들의 멤버에 나도 한 명인 걸로 상상을 시작해 본다.
"손님방에서 자 보니 어쩐지 제가 늘 생각했던 것과 달랐어요, 아주머니. 어른이 되어 간다는 건 그런 나쁜 점이 있는 거 같아요. 이제는 조금씩 알 거 같아요. 어릴 땐 그렇게 간절히 바랐던 소원들도 막상 이루어지면 상상했던 절반만큼도 멋지거나 신나지 않는 거 같아요." (p.407) 베리 할머니집에서 몇 일을 보내고 온 앤은 매슈와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전할 말이 많았다. 그 중 손님방에서 자는 꿈을 이루었지만 상상했던 만큼 신나지 않았던 자신이 점점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라 여긴다. 나는 그 시절 내가 상상하던 일을 이루면 기분이 어떠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지금도 정말 기대하던 일이 이루어지면 그게 기대했던 만큼 좋은가에 대해 생각해보니 경우에 따라 더 좋을 때도 있고 덜 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앤의 상상력을 따라가지 못해서 일수도 있겠지만 ...
"잘 모르겠어요.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 예쁘고 소중한 생각들은 보석처럼 마음속에 담아두는 게 더 좋아요. 그런 생각들이 비웃음을 당하거나 호기심의 대상이 되는 게 싫거든요. 그리고 왠지 거창한 표현도 더는 쓰고 싶지 않아요. 아쉽기는 해요. 이젠 그런 말을 하고 싶으면 해도 될 만큼 컸는데 말이에요.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재미있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그런 재미는 아니에요, 아주머니." (p.439) 쉴새없이 재잘되던 앤이 어느 순간 말 수가 줄어들어 마릴라 아주머니가 물어보니 앤이 한 말이다. 이젠 정말 앤이 점점 성숙해지고 있음이 느껴지니 나조차 아쉽다. 마릴라 아주머니가 앤이 너무 커버린 것에 아쉬워 하듯 나또한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앤의 모습에서 그런 마릴라 아주머니와 비슷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커가는 걸 보면 가끔씩 예전 모습이 떠올라 참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어른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아이들은 커가는 것이 아이들도 성장하고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도 무언가를 배워가는 성장과정이라 여겨진다.
"글쎄다. 남자아이 열두 명을 준대도 너와 바꾸지 않을 게야, 앤. 잊지마라. 남자아이 열둘보다 네가 나아. 에이버리 장학생이 남자아이는 아니었지, 아마? 여자아이였는데, 우리 딸, 자랑스러운 내 딸 말이다." (p.498) 처음 이 집에서 원했던 남자아이가 아니어서 매슈 아저씨의 일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을 가진 앤에게 매슈 아저씨가 한 말이다. 친자식 아님에도 이렇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인 매슈아저씨가 앤에게 딸이라고 한 말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서로에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집으로 돌아와 창가에 앉았던 그날 밤 이후로 슬픈 일들이 연이어서 얼마나 일어났는지! 그때만 해도 앤의 마음은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했고, 미래는 장밋빛 약속으로 채워진 듯 보였다. 그날 이후로 몇 년은 지난 느낌이었다. 그러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앤은 미소를 머금었고 마음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앤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용기 있게 마주했고, 마음을 내려놓고 순순히 받아들이면 의무도 친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p.514~515) 매슈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이젠 마릴라 아주머니의 시력도 나빠져 잘 관리하지 않으면 6개월내에 눈이 먼다고 하니 앤의 슬픔은 더 무겁게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녀가 누구인가 긍정의 아이콘 앤은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일을 회피하지 않기로 하며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닌 마릴라 아주머니 옆에 남아서 교사가 되는 길을 선택한다. 앤의 이런 고운 마음에 감동하고 공부도 꾸준히 하겠다는 계획도 세우는 것을 보니 어려운 일도 피할 수 없으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파도를 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앞으로 나아갈 길은 보이기 마련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앤의 천진난만하고 발랄한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슬퍼도 기뻐도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앤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런 앤에게 마음을 빼앗긴 매슈와 냉정하게 남자아이가 아니면 이 집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마릴라의 모습에서 그동안 삭막했던 이 남매에게 앤이 가져올 변화가 너무 기대되었는데 역시나 그들도 사랑스런 앤에게 푹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앤이 계속 내 귀에 대고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없이 좋았던 그녀의 재잘거림. 주변에 자신에게 큰 영감을 준 것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는 앤을 보며 나도 우리집 제라늄에게도 이름을 붙여줘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화를 참지 못하고 바로 표현을 해버리는 앤의 성격도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너무 과하게 화를 내지 않았으면 하면서도 내가 정말 정말 듣기 싫은 소리를 상대방이 나에게 한다면 나는 과연 앤처럼 상대방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 같긴 하다. 앤이 자기 또래들을 만나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앤의 상상력과 엉뚱함은 지속되고 그런 앤이 좀 차분해지길 바라는 마릴라 아주머니는 따뜻한 말보다는 앤을 나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니 이해가 가면서도 조금만 더 친절하게 말씀해주시면 안되나 하는 아쉬움도 남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나마 매슈 아저씨가 앤의 마음을 다 받아주시니 다행이었다. 그녀가 기뻐한 날엔 나도 기뻤고 앤이 슬퍼서 많이 운 날은 나도 그런 앤과 함께 슬픔을 나누었다. 매슈 아저씨의 죽음이 너무 안타까워서 내가 앤인 것처럼 눈물을 흘리며 앤이 이 초록 지붕의 집에 더 빨리 왔더라며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 마음도 들었다. 앤은 그런 슬픔 속에서도 자연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또 마릴라 아주머니에게도 힘이 되고 책임감 있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에 또 감동을 하게 된다. 그런 앤이 부럽기도 하고, 나는 얼마나 긍정적인 사람인지 돌이켜보니 그렇지 못한 점들이 더 많이 생각나서 반성도 하고, 앤이 날 이렇게 기쁘게 해주었으니 앤을 더 사랑해줘야겠다.
앤을 만나는 동안 앤은 나의 친구가 되기도 했고, 내가 앤이 되기도 하고, 앤이 내 딸처럼 느껴지는 정말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앤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제 앤의 성장과정 속의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를 또 기다리고 있으니 내가 그녀를 만나러 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앤 조금만 기다려줘 너의 교사 생활을 어떻게 잘 해나가고 있는지 보러 갈테니~ 그동안 더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길 바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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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빨강머리 앤은 여러권이 있어도 나쁘지 않은 책이다. 그런데 이번권은 좀 낚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좀 다른 특별한 앤인가해서 구매를 했는데 전에 구입한 여러 종류와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앤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그래도 좋다.여러권이면 또 어쩌겠는가! 앤이지 않는가!역시 앤이다.만화로봐도 완역본으로 읽어도 또 내가 좋아하는 그림가득한 책으로 읽어도 늘 좋다. |
| 아,그렇다,우리집에는 만화로 된 빨강머리앤부터 세권짜리 완역본 빨강머리 앤,그 외에도 빨강머리 앤이름이 들어있는 에세이집까지 여러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또 이 책을 샀을까?만화그림이 그대로 이야기책에 들어가서 소설책의 감동과 만화책으로 봤을 때의 반가움을 동시에 보고 싶어서였다,빨강머리 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만화의 앤의 모습을 반가워하고 사랑하리라 생각한다 빨강머리앤 초록지붕의 그 소녀를 한 권으로 온전히 보고싶다면 사두고 오랫동안소장해도 좋을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