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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1920 ~ 1930 년대의 대표적인 한국 단편 소설들이 실려 있다. 거의가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들이라 어느정도 눈에 익숙한 작가와 작품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삼십년대는 특히 일제가 문화통치를 표방하던 시기라 그런지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소설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단편 소설들이 많은 역량있는 작가들에 의해 창작되었다.
이 시기의 대표적 작가라 한다면 현진건, 나도향, 김유정, 채만식, 김동리, 김동인 등등 그 이름만 들어도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많다. 그중 나 개인적으로는 김유정과 현진건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고, 해학적인 요소를 많이 넣은 김유정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 김유정은 단편만을 주로 쓴 작가로 짧은 생애에 비해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주로 하층민들의 삶의 애기를 질퍽한 사투리와 생동감 있는 의성어 등을 써가며 무척 해학적으로 그려내기로 유명하데,웃으면서 읽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찡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봄봄"은 TV 드라마로도 여러번 제작 되었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주인공 "나"가 1 인칭 시점으로 풀어나가는 이 소설은, 성례를 전제로 예비 장인집에 들어간 "나"가 결혼은 시켜주지 않고 일만 시키는 장인과 알콩달콩 다투는 이야기로 몇년씩 지나도록 키가 그대로인 딸 점순이 핑계만 대고 요리조리 일 시킬 궁리만 하는 장인과의 한바탕 소동에서 그 절정을 이루고 있다.
요즘 같이 책의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어중간한 소설들을 읽느니 정말 소설의 맛이 살아 있는 이런 명작 단편 소설들을 읽는다면, 단편이라 시간에 구애도 별로 받지 않고 감동은 몇 배로 즐길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상깊은구절] 장인님이 일어나라고 해도 내가 안 일어나니까 눈에 독이 올라서 저편으로 횡허케 가더니 지게막대기를 들고 왔다. 그리고 그걸로 내 허리를 마치 들떠 넘기듯이 쿡 찍어서 넘기고 넘기고 했다. 밥을 잔뜩 먹고 딱딱한 배가 그럴 적마다 퉁겨지면서 밸창이 꼿꼿한 것이 여간 켕기지 않았다. 그래도 안 일어나니까 이번에는 배를 지게막대기로 위에서 쿡쿡 찌르고 발길로 옆구리를 차고 했다. 장인님은 원체 심청이 궂어서 그렇지만 나도 저만 못하지 않게 배를 채었다. 아픈 것을 눈을 꽉 감고 넌 해라 난 재미난 듯이 있었으나 볼기짝을 후려 갈길 적에는 나도 모르는 결에 벌떡 일어나서 그 수염을 잡아챘다. 마는 내 골이 난 것이 아니라 정말은 아까부터 부엌 뒤 울타리 구멍으로 점순이가 우리들의 꼴을 몰래 엿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