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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종로서적에서 출판한 시집인데 벌써 30년이 훌쩍 지났네요. 책은 바랬지만 내용은 여전히 주옥 같은 작품을 담고 있고 여러 차례 이사하면서도 가지고 있던 책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을 총망라하여 대표적인 시를 수록하고 배경 설명까지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있어 시에 문외한 사람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편제한 시집입니다.
김희보 편저자에 의해 총183명의 시인과 755 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는 데, 광복 이전 작품은 시대순으로 배열했고, 광복 이후엔 작가의 가나다 순으로 정리하고 있다.
한국 현대시 문학사의 흐름에 충실해 신체시부터 낭만시, 순수시, 주지시, 생명파, 자연파, 광복과 전후 시, 6-70년대 시등 시대 흐름에 맞추어 이해를 돕고 있다.
국내 유명 시인은 거의 망라되어 젊은 시절 누구나 한 권씩은 소장하고 싶어했던 그 당시의 청소년, 지금은 4-50대이지만, 의 심중을 헤아린 측면이 강하다.
교과서에 수록된 시는 거의 포함되어 있고, 심지어 납북 혹은 월북한 시인들 조차 포함하고 있어 한국 현대시를 살피는 데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시인으로 김억을 들 수 있다. 생전에 300여편의 시를 남겼으며, 김소월, 홍사용, 김동환에 이르는 민요조 서정시의 붐을 일으키기도 했을 정도로 후배 시인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서정적인 가락과 민요풍, 애수를 띤 전형적인 한국시의 기풍을 담고 있다.
대표적인 시, <물레>를 감상해 보자.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어제도 오늘도 흥겨이 돌아도 사람의 한 생은 시름에 돈다오,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외마디 겹마리 실마리 풀려도 꿈 같은 세상은 가두새 얽힌다.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언제는 실마리 잠자던 도련님 인제는 못 풀어 날 잡고 운다오,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원수의 도련님 실마리 풀어라 못 풀 걸 왜 감고 날다려 풀리나.
이 가을, 시인의 마음으로 떠나가는 계절을 다독여 보며 시인이 되어 시 한 수 읊어보는 자유로움을 만끽해 보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