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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스트 박태원의 눈에 비친 30년대 청계천변, 빈부와 근대와 봉건이 혼재하는 공간-천변풍경
"모더니스트 박태원의 눈에 비친 30년대 청계천변, 빈부와 근대와 봉건이 혼재하는 공간-천변풍경" 내용보기
중고등학생시절에 박태원보다 앞선 작가인 이광수나 김동인, 현진건 작품은  여러 편 읽었는데. 박태원 작품은 전혀 읽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교과서에 실려있는 국문학사에서 박태원 작가는 거론돼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월북작가라 그랬던 것이다. 그래도 학교 다닐 때에는 2,30년대 작품을 공부하는 심정으로라도 읽었는데 졸업한 뒤로는 우리 근대문학작품에는 거의
"모더니스트 박태원의 눈에 비친 30년대 청계천변, 빈부와 근대와 봉건이 혼재하는 공간-천변풍경" 내용보기

 

 

중고등학생시절에 박태원보다 앞선 작가인 이광수나 김동인, 현진건 작품은  여러 편 읽었는데. 박태원 작품은 전혀 읽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교과서에 실려있는 국문학사에서 박태원 작가는 거론돼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월북작가라 그랬던 것이다.

 

그래도 학교 다닐 때에는 2,30년대 작품을 공부하는 심정으로라도 읽었는데 졸업한 뒤로는 우리 근대문학작품에는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일단 고투의 낱말부터해서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멀어졌던 것이다.

 

'천변풍경'은 청계천 주변 풍경에서 살아가는 군상들의 욕망과 삶을 짧게 짧게 여러 편으로 나누어 담고 있는데, 이곳에서 사람들의 모습에서 도시화되고 근대화돼가는 모습과 함께 여전히 가부장적인 생활 방식이 존재돼 있는 모습이 포착돼 있다. 

구직을 위해 고향을 떠난 상경자, 노동자, 카페 여급, 선거 출마자에서는 근대적이고, 자본주의적 삶이 구가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여전히 남아있는 조혼이나 결혼생활에서 피해를 당하는 여성들, 그들의 불행을 묘사하고 있다.

 

사실 '천변'이라는 장소 자체가 다분히 도시화되는 경성의 모습을 상징하는 곳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청계천일대는 도시빈민에 가까운 이른바 토막촌이 형성된 곳이었고, 거기에 한약방주인이나 주사같은 재력을 갖춘 중산층 인물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특정 주인공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인물들의 삶을 통해 도시의 빈부를 드러내고 환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통과 근대가, 또 자본주의적이고  물질적인 가치와 전통적인 가치가 혼재돼있는 30년대 경성의 풍경화가 천변을 배경으로 파노라마처럼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박태원, 그가 경성으로 이주해온 각양각색사람들이 펼쳐가는 천변풍경에 주목한 것은 우연히 아니었을 것이다.

동그란 안경태에 일자형으로 자른 앞머리하며 박태원은 외모에서부터 모던 보이다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신식 문명세례를 받고 일본유학까지 다녀온 그의 눈에는 근대와 봉건이 혼재되고 가치가 균열돼가는 경성의 모습이 예사롭게 여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단어였다. 고어투의 단어야 읽을 때부터 각오한 바였지만, 중간중간 일어와 영어가 등장하는데, 그런데 그게 이질감으로 다가오지 않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서구의 문명과 가치가 일제에 의해 조선으로 이식되는 상황. 모더니스트 박태원은 이를 결코 간과할리가 없었던 것이다.

e****0 2017.11.30.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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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무표정함은 곧 세상의 완강함
"일상의 무표정함은 곧 세상의 완강함" 내용보기
식민지의 가난하고 쪼들리는 살림에 힘겹게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팅겨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천변풍경}에서 따스하게 읽힌다는 데서 이런 점들은 짐작할 수 있다. 상처입은 것들을 따스하게 감싸는 것, 감쌈으로써 그것이 의미있음을 드러내는 것, 이런 방식으로 박태원은 세상에 응전한다. {천변풍경}이 혁명을 위한 소설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혁명은, 그것이 낙관이든, 비
"일상의 무표정함은 곧 세상의 완강함" 내용보기
식민지의 가난하고 쪼들리는 살림에 힘겹게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팅겨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천변풍경}에서 따스하게 읽힌다는 데서 이런 점들은 짐작할 수 있다. 상처입은 것들을 따스하게 감싸는 것, 감쌈으로써 그것이 의미있음을 드러내는 것, 이런 방식으로 박태원은 세상에 응전한다. {천변풍경}이 혁명을 위한 소설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혁명은, 그것이 낙관이든, 비극이든, 어떤 처절함을 비장하게 동반하기 마련인데, 이 소설에서는 '격렬함'이나 '처절함'을 찾을 수 없고, 모든 사건이 따스하게 읽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일상을 꼼꼼이 그려낸다. 일상은 모든 기억이 새겨져 있는 곳이다. 이런 소설을 읽을 때는, 읽는이의 몫이 아주 커진다. 작가가 그려내는 일상의 삶이 내보이는 무늬에다가, 읽는이가 자기손으로 그 무늬의 결에 알맞은 색을 칠해서 한편의 온전한 그림을 창조해내야 하는 까닭이다. 이점은 {천변풍경}의 성과인 동시에 한계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있을 때, 한 사람은 그 의미를 강하게 읽어낼 것이고, 또다른 한 사람은 그저 재미거리로 읽을 것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소설이라면, 이 두 사람 모두에게 강한 울림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소설에 너무 많은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일까.

[인상깊은구절]
부모를 여읜 뒤, 더욱이 얼굴이 못생긴 가난한 계집은 주위에 한 사람의 사랑하는 이도 가져보지 못한 채, 사람의 정이니, 은혜니, 그러한 것을 도무지 받아 보지 못하고 지내왔다. 오직 혼자서 외롭게 걸어온 길---, 그것은 어쩌면 죽는 날까지 그대로 통할 것인지도 몰랐고, 또 그렇더라도 자기는 역시 애닳게 고개 숙여 걸음을 내어 딛는 수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미, 그러한 것을 혼자 슬퍼하지 않아도 좋았다. 한가지 불행한 동무들과 함께, 서로 믿고, 의지하고, 깊은 사랑과 따뜻한 정을 가져 나갈 때, 참말 '삶'의 기쁨은 생과 같이 서로서로의 가슴 속에 용솟음칠 것이다.
z******8 2001.04.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