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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다. 흐르는 시간마다 뿌려진 사랑, 고민, 고통, 아픔 등의 씨앗들이 비바람과 태양 그리고 혹독한 추위에 쓸려가고 또 견뎌내면서 뿌리를 내린다. 그 시간들이 싹을 틔우고 꽃 피우고 또다시 씨를 내리며 고목이 되어 우린 처음의 그곳으로 되돌아간다. 작가는 그 어디쯤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른땅에 단비처럼 조병준 작가의 지나온 시간들이 책이 되어 세상 속으로 나왔다. 30대 후반쯤의 나는 가슴은 널뛴 듯 뛰고 있는데 삶은 뛰는 가슴을 이상으로만 바라보게 할 뿐 현실과는 너무 먼 거리에 와 있었다. 작가와 시간 속 동년배인 나는 그의 책 속으로 들어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대리만족을 했었다. 그의 글은 그리움이자 희망이었고 늘 따뜻한 위로였다. 길에서 만난 인연은 꽃이든 나무든 사람이든 그 무엇이든지 카메라 렌즈 속에 담겨 생명 소리를 내었고, 찰나 같은 순간은 글로 살아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풀어놓고는 했다. 작가의 길 위의 시간들은 얼마나 달콤한 유혹이었는지 늘 달달한 두근거림이었다. 어느덧 달달했던 시간들은 뿌연 안갯속으로 갇혀버리는 세월을 건너왔다. 그런데 5년 만에 나온 책은 이전의 책을 배반했다. 이전의 책은 작가가 따뜻함으로 먼저 손을 내밀어 함께하자고 했다면, 이번 책은 내가 책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 작가를 또 나를 만나는 깊고 따뜻한 여행이었다. 조병준 작가의 철학과 순수함이 피어났고,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삶의 방식은 변하지 않는 진국 같은 따스함에 미소를 지었다. 그 많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편견 없는 생각과 겸손함은 그의 글 속에서 말속에서 그리고 행동에서 온전히 보여준다. 책을 통해 함께 웃고 울고 분노했고 때론 무지한 나를 만나기도 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지나온 시간 속 나를 꺼내보고 함께 치유하고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 잘 지내왔어, 최선을 다 했잖아,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순간이었어. 고민하고 아파하고 사랑하고 또 분노의 순간들, 모두 고마웠어!' 작가는 글을 통해 소곤거렸다. 내 지나간 시간을 만지작 거리며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