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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알뜨르비행장에서 종다리를 만났다. 노래를 듣고 싶어 찾아간 자리였다. 시조에서 우지짖는다고 표현한 노고지리, 노고지리는 종다리의 옛말, 이름에 높게 지저귄다는 뜻이 들어 있는 말 같다. 우지짖다는 표현에는 울음과 노래가 들어 있으니 종다리가 홀로 지저귀는 노래를 듣고 싶었다. 알뜨르비행장에 들어서니 종다리 소리가 밭에 가득했다. 수십 마리가 밭둑에 모여 지저귀는 듯했다. 하늘 높이 떠서 노래도 했다. 고구마밭에서 홀로 크게 지저귀는 종달새는 목을 떠는 것처럼 빠르게 쪼쪼쪼쪼리쪼리쪼리쪼쪼쪼찌찌찌찌 끊이지 않는 소리를 계속 이어가 한 마리가 아니라 서너 마리가 동시에 노래하는 듯 가볍고 화려했다.
니키가 반드시 종달새를 보러 가려고 한 것은 아니다. 종달새가 어떤 새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고, 아빠가 권유했기 때문이다. 여자 친구랑 헤어진 탓도 있고, 특수 학교에 다니는 형 케니가 동물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여 니키는 케니랑 개를 데리고 종달새를 보러 떠난다. 버스를 세 번 타야 하는데 첫 번째 버스를 두 번씩이나 놓칠 때부터 조짐이 안 좋았다. 황무지는 거칠어지고, 눈보라까지 휘몰아친다. 길을 잃고 헤매다 니키는 하천 쪽으로 떨어져 다친다. 형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러 개와 함께 떠나는데 개만 돌아온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모르는 채 니키는 추위에 떨며 힘이 빠진다.
눈을 가늘게 뜨고 눈부신 하늘을 바라보았다. 작은 새가 안간힘을 쓰며 위를 향하고 있었다. 제비나 칼새처럼 자연스럽게 솟구치는 비행이 아니었다. 엄청난 갈망과 희망과 의지로 온몸을 끌어 올리는 비행이었다. 날기 위해, 노래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했다. 아름다웠다. 마침내 종달새는 아주 높이 솟아올라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자유롭게 날았다.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높이 날아가 버렸다. (111쪽)
종달새는 영국, 유럽에서 캄차카에 이르는 유라시아, 아프리카 북부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겨울철 북방 개체는 남으로 이동한다. 국내에서는 다소 흔한 겨울 철새이며, 전국에서 번식하는 흔한 텃새였으나 급격히 감소해 드문 텃새로 변했다. “예전엔 봄이나 여름에 들판을 걷기만 해도 주위의 종달새들이 마치 갈색 폭죽처럼 하늘로 솟아올랐단다.” 아빠의 말을 보면 영국도 우리나라 종달새 상황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거친 환경에서도 종달새는 중력을 벗어나 경쾌하게 노래하며 살아간다. 홀로 어둠과 추위와 싸우면서도 형의 안위가 걱정되어 다친 다리 때문에 기어서 기어서 형을 찾아가는 니키처럼. |